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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같은 여성결혼이민자

  • 등록일
    2010/02/28 13:54
  • 수정일
    2010/02/28 13:54

우리센터에 함께하고 있는 여성결혼이주민이 몇명이 있습니다.

그중 4월 같은 여자... 필리핀이 고향이고, 한국에 온지 13년이 된 메지아 글로리아지라는 여성이 있습니다.

 

가슴속에 묻은 아들과 지금 아래층 다솜공부방에 나오는 인철이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4월같이 항상 밝은 여성.... 푼수 같지만 4월 들판의 꽃들처럼 하늘의 햇살처럼 맑고 순수한 사람입니다.

큰 눈을 갖은 그 여성... 늘 센터에 나오면 먼저 나와 있는 여성....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아랫동네에 살아서 아침 일찍 센터로 출근할 때면 인철이가 지각했다고 가방을 메고 인철이와 함꼐 학교로 뛰어가는 여성입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던 여성.... 그래서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넓어졌나 봅니다. 한 아이를 가슴속에 뭍어두어야 했던 여성.... 그래서 병을 앓았던 여성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늘 순수한 여성입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문화라고 이야기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원의 손길이 사회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텔레비젼 방송에서 농촌의 여성결혼이주민이 나오는 공익광고도 보지만 이전에 온 여성은 정말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말을 가르쳐 줄 곳이 없어 혼자 동네아주머니들과 어울려 배워야 했고, 그도 여의치 않으면 혼자 집안을 지키며 유일한 소통구인 자녀와 함께 외롭게 있어야 했을 것입니다.

 

2006년 말에 인연을 맺기 시작하여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보다 일찍 센터에 나와 컴퓨터도 하고 그렇게 있습니다. 또 저희 사회적일자리사업에 참여도 같이 하였구요.... 마지막 산재를 당해 조금은 고생도 하였지만요.....

 

늘 아주머니들에게 배운 말로 누군가를 부를때면 너... 니가 불쑥 나오고.... 혼자 말하고 혼자 웃고.... 가난하지만 늘 배풀기를 좋아해  먹을 것을 많이 사옵니다. 먹을 것을 사와 센터 식구들에게 타박을 받습니다. 앞으로 먹을 것을 사오면 센터 출입금지라고 엄포도 놓지만.... 배풀기 좋아하는 습관 때문에 센터 식구들 모르게 모르게 먹을 것을 사와 나눠주다가 혼도 나고 구박도 많이 받습니다.

 

 

그런 글로리아씨는 아픔이 있습니다.

3년전 큰 아들을 가슴속에 뭍어야 했습니다.

인근 천변에 나가서 큰 아들이 사망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마음의 깊은 병이 들었습니다. 우울증 증세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한국에 온 이주여성 특히 저소득계층과 결혼한 여성은 늘 가부장제 권위적 가족관계라는 울타리에 갖혀 살아가야 합니다. 한국사람 또한 어려운데 문화가 다른 사람들의 이질감 그리고 소통의 부재로 인한 두려움은 상상하기도 싫겠지요.

 

다문화사회라고들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속에 빈곤으로 이주하여 유입한 이주여성의 시각은 없습니다.

한국사회 정주시키기 위한 귀화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다문화라는 것은 철저히 자국민화라는 시혜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문화라를 외치지만 다문화라는 허울속에 이주여성의 존재감은 상실하고, 예산투여와 성과 위주의 정책들만이 난무합니다. 과연 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서 문화공존을 위한 매개자로 그리고 활동가로 양성되는 곳이 있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손길을 내밀지만 손길을 내밀기에 우리 손길이 짧아서 그런지 손 잡아주기에 주저하는 것 같습니다. .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소소한 것에서 서로가 교감 것인데... 주변을 보면 사업이라는 울타리 장막에 이주민 지원단체 스스로를 가두어 놓은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문턱을 낮추고 이주여성 그녀들이 함께 어울리고 방문하고 그녀들이 바라보는 한국사회를 이야기할 수다방 그리고 함께 배우며 커갈 공간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추구하는 다문화 그건 예방 낭비의 전형적 틀입니다.

고민의 깊이.... 이주여성 그녀들과 살아갈 존중과 배려의 미덕은 없이 프로그램이라는 무수한 행사 치르기에 이주여성들은 대상자로 그 위치가 지여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녀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함께 즐거운 것을 만들고, 그녀들이 원하는 것을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적은 것 같습니다. 주변에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있겠지만 여전히 미비한 것 같습니다.

 

글로리아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사회의 배타성 그리고 관용과 배려는 여전히 적은 것 같습니다.

물질의 우위가 사람의 지위를 가늠하는 우리사회가 과연 미래지향적 사회인지... 한국이 경제성작에 비해 문화, 사회적 성숙이 여전히 미비함을 발견합니다. 

 

물질적인것도 경제적인 것도 아닌 가장 낮은 마음을 나누는 소소한 일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하고 있지 못합니다.

 

작지만 쉽게 할 수 있는 관심과 귀를 이주여성에게 귀기울이고,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그러면 메지아글로지아씨 같은 화사한 4월의 여자를 볼 수 있을 거에요. 저희는 메지아글로지아씨가 와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동화책을 읽으며, 웃고 있는 그녀.... 만득이라는 글 읽기 배우기를 하면서 만득이 욕하는 대목에 우리에게 욕을 하면서 깔깔 웃는 그녀.... 밝은 미소를 머금은 그녀들이 있어 행복하답니다. 배우고 나누고 함께할 수 있기에.... 늘 배움을 주고 늘 초심을 읽지 않게 해주는 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그리고 수 많은 친구들이 있어 행복하답니다.

 

4월 꽃의 화사한 만큼 저희 마음에도 글로리아지씨 같은 분이 있답니다.

 

얼마전 마음속에 품은 큰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잘 생겼지 하는 그녀의 말속에... 아이에 대한 어머니 사랑의 깊이를 느껴보았답니다. 모든 어머니의 모성처럼 마음속은 한결같지만 사진속 큰 아들 또한 아마도 하늘에게 엄마를 부르겠죠...... 글로리아지 가슴 깊은 곳 묻어 두었던 아이를 훔쳐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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