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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아저씨의 귀향

  • 등록일
    2010/03/07 16:04
  • 수정일
    2010/03/07 16:04

중국조선족 아저씨.... 1년이 넘게 건설현장의 체불임금으로 인하여 여러 상담소를 거쳤지만 번번히 해결되지 않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법률원을 찾아 저희 센터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1년이 넘게 걸린 상담.... 한국에서 법을 몰라 물어물어 간곳에서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무심코 집회장에서 도와달라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부탁을 하여 법률원에서 저희센터로 상담을 의뢰해서 지난달 14일 만나게 되었다. 

 

아내의 죽음에도 체불임금을 받지 못해 떠나지 못했다며 연실 눈시울에 눈물을 흘리는 아저씨....  아내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코리아 드림을 꿈꾸었지만 돌아온것은 아내의 지병과 체불임금으로 황폐해진 몸덩어리.... 매일 쑤시는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아내의 지병을 걱정하며 열심히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내의 치료비를 벌기위해... 그리고 자식들의 학자금을 송금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업친데 덥친격이듯 아내는 병으로 쓰려져 아이들의 학자금을 송금하기는 커녕 학업을 중단시켰다. 6개월의 치료로 벌은 돈은 거의 탕진하였다. 그러나 더더욱 문제는 아저씨가 다녔던 회사가 공사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공사가 중단되면서 일거리가 없어지고, 체불임금이 발생하였다. 

 

작년 3월, 4월 밀린 임금 310만원.... 그리고 이 와중에 아내는 지병이 도져 중국에서 작년 4월 15일 사망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내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자식들에게는 돈을 받으면 곧 돌아갈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하며 다녔던 현장소장에게 애원을 하며 밀린 체불임금을 줄 것을 요청하였다. 

 

소장이 곧 준다는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소장은 이내 연락이 되지 않아 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다. 그리고 한참을 노동부에서 이리가라 저리가서 도움을 요청하다. 마지막 심정으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를 찾아갔다고 한다. 

 

돈을 못받으면 가지도 못하겠구나 하며, 이를 꽉물고 부인의 곁으로 갈 생각가지 가졌다며 연실 눈물을 흘리는 아저씨.... 아저씨가 가져온 쪽지와 내용을 잃고,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담당근로감독관은 회사를 수소문하여 강원도 원주로 회사가 이전하였다며, 서울지방노동청 원주지청에 사건을 이감하였다고 하였다. 

 

그리고 4일을 기다리고 원주지청에 전화를 걸어 출석요구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5월 29일 원주지청에 함께 동행을 하여 근로감독관을 면담하였다. 아저씨는 온몸을 불불 떨면서 체불임금으로 기간 겪었던 이야기를 근로감독관에게 털어놓았다. 나에게 이야기하였던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이야기 내내 눈에서는 굵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근로감독관도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건에 대하여 꼭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해주겠다며 아저씨를 위로하며, 좋은 소식을 기다리라며 아저씨를 위로해 주었다. 

 

한국에 와서 이렇게 고마운 말은 처음 듣는다며 연실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말과 인사를 하는 아저씨의 모습.... 모든 이주노동자 그/녀들의 심정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몰라서 당하고, 이주민이라는 천대로 인해 마음을 술로 달래는 그/녀들은 오늘도 이 아저씨 처럼 상념과 마음의 고통을 간직하며 코리아에서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오늘 아저씨가 밝은 얼굴로 왔다. 비행기 티켓을 보여주며 돈이 입금되었다며 드디어 치루지 못한 아내의 장례식을 치루고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나보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다들 이렇게 해피엔딩만은 아니다. 

 

저번달 평화시장 수선공장에서 10년을 일한 필리핀 이주여성이 폐병을 얻어 그만 기숙사에서 사망하여 고국으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천안에서는 이주노동자 한분이 기계에 산재를 당해 사망하였다. 연실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의 소식을 듣지만 여전히 현실은 개선되기는 커녕 기계부품 하나가 없어진 것으로 치부된다. 

 

산재를 신청하더라도 위임장을 받는 것도 어렵기에 상담을 통하여 산재승인을 받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렇듯 우리의 이웃이며, 아시아 가족인 이주민은 한국에서 위와 같은 삶을 살아간다. 단지 꿈 나와 같지 않는 삶을 가족과 나라에 주기 위한 이주노동자 그/녀들의 바램은 막다른 형태로 치닫지 않으면, 강제추방이라는 불안한 삶에 노출되어있다. 

 

지원을 한다거나 도움을 주는 곳, 쉼터를 제공하지만 근본적인 이주노동자 그/녀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자유로운 노동이 존재하지 않는 한 이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이주노동자 그/녀들이 우리의 이웃이요 친구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나가면서 차별를 극복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주노동자 그/녀들의 한국에서의 제도 개선은 이주민 지원단체만의 몫이 아닌 우리모두의 과제이며, 아시아로 다가가기 위한 한국사회의 발전모습이며 한국이 아시아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이다,

 

오늘 아저씨의 웃음으로 그나마 작은 기쁨을 맛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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