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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들녘 추수가 늘어선 들판 한해농사의 결실의 계절

  • 등록일
    2015/10/23 13:58
  • 수정일
    2015/10/23 14:00

가을들녘 추수가 늘어선 들판 한해농사의 결실의 계절...

소작농의 시름이 시작되는 시기...

소작료, 비료값, 종묘사 돈 내고 나면 늘 빈털털이가 되는 농심이 흐르는 추수 걷지 계절... 땅을 일구지만 시름만 늘어난 계절이기도 하다. 농협에 진 빛 한해 흉년 진 빛을 이고사는 근심이 흐른다. 도시에서 다시 힘겨워 이내 내려와 고향 더부살이 친구들 농심의 근심이 흐르겠다. 신경림 시 읽으며 황금들녘 농심의 근심을 상기해 본다.

 

농무(農舞)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 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뿐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꺼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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