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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맺음이란....

  • 등록일
    2004/09/01 04:19
  • 수정일
    2004/09/01 04:19

월요일 귀한 이를 만났다.

일년동안 연락이 두절되어 만나지 못한 이를 만났다.

이 블로그에서 나의 소식을 접하고, 나에게 연락을 하였던 것이다.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우리집에 찾아왔다. 그냥 빈손으로 오지 않고 돼지고지 삼겹살 4근을 사가지고 왔다.

 

그래서 우리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구워먹으면서 기간 살았던 이야기를 하였다.

궁금했는데....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인연이 되는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만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해결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싸하였다. 만나는 이들이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이 자본주의 세계에서 자신의 의지가 아무리 투철하다 한들 무엇하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경제적으로 부자유스러운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왜 내 주변에는 잘 사는 사람들이 없는 것인지.... 로또나 당첨되어 벼락졸부가 된다면 이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해줄 수 있으련만... 로또는 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오 신이시여.... 왜 나에겐 로또의 행운을 주시지 않으시오니까.... 제발 로또는 차치하고서라도 신용카드 복권이라도 당첨되게 해주옵소서.... 체크카드도 더불어서.....

 

경제적으로 그나마 궁핍하지 않는 나로서는 뭐 혼자 살기는 부족함이 없으나 남을 도와줄 정도로 경제적 여유는 없다. 돈 만 있었다면.... 내가 무엇이든 도와줄 수 있겠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든다. 돈 많은 졸부에 되어 어려운 이들을 도와줄 상상만을 잠시 해보았다.

 

졸부가 되어 있는 나를 꿈꿔 본다. 누가 그랬던가 꿈은 현실의 반대라고.... 나는 졸부는 커녕 빈대로 살아갈 운명인 것 같다. 꿈에서는 늘 무적이지만 현실은 무적하고는 전혀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꿈에서나마 행복하게 살고 있어서 위안을 받고 있다. 잠의 나라에서도 빈대로 살면 정말 괴로울 것이다.

 

그가 와서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누군가에게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나의 하찮은 고민에서 귀와 눈을 대고 이야기를 해주는 모든 사람이 있기다는 것에 난 참 행복한 놈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와의 이야기는 주로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진보네 블로그 그리고 만나지 못한 기간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안부를 물었다. 우리집에서 낮부터 소주에 삼겹살... 그리고 부족해서 맥주를 사다가 마셨다. 아이스크림도 함께... 참 맛나게 먹었다. 아직도 먹지 못한 돼지고기가 냉장고에 꽁꽁 얼어있다.

 

배가 부른 우리는 음악을 들었다. 요즘 내가 주로 듣고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들었다. 더더의 4집과 2집과 1집을 듣고, 박기영 1집, 박혜경 4집을 들었다. 참 중저음의 노래에 우린 배부른 속에서 나른함을 느꼈다. 참 간만에 느껴보는 여유였다. 배부르고 등따시고 귀까지 즐거우니 희노애락의 극치가 따로 없었다.

 

몇시간을 우리집에서 보낸 그와 나는 불광천이 흐르는 산책로로 나갔다. 새절역에 인접해 있어 불광천에서 성산대교가 위치한 한강까지는 불과 4.5km만 걸어가면 된다. 한강변에 가지 않으면 월드컵 경기장에서 쉬는 때도 종종 있다. 한강변에 가서 우린 한강물과 성산대교의 네온사인을 보면서 담배를 꼬나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그는 비오는 날 한강변에 나오면 좋겠다고,... 다음에 비오는 날 한강에 오자고.... 이런저런 이야기는 못하였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참 마음이 안락하였다. 달빛은 가을하늘의 청명함에 자태를 뽑내기라도 하듯 왜이리도 곱더냐.... 참 새색기 얼굴 같은 수줍음을 머금은 듯이 빛나고 있는 달빛과 청명한 하늘의 검푸른 하늘 빛은 서울 도시야경과 더불어 절경을 빚어내었다. 참 맑다 고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이야기를 하고 우린 서로의 집을 향하기 위해 일어났다.

 

한강변 망원지구로 나가 마을버스에서 담배 한가치를 피우고 그와 조우를 끝마쳤다. 내가 힘들다고 판단되어 직접 찾아와준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이가 그리 흔한 일인가.... 전화로도 위안을 받았는데 직접 찾아 힘내라는 이야기까지 해주고 같이 술한잔 해준 그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월요일 달빛의 화사함 처럼 나의 마음 또한 청명해졌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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