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술 먹는 이유...

  • 등록일
    2004/09/17 01:06
  • 수정일
    2004/09/17 01:06

술을 왜 먹는지 나도 모르겠다.

술을 잘 먹는 이들은 술 이야기를 하면서 각양각색의 술 이름을 이야기하며 어떤 맛이 난다고 하지만, 난 아직 이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다. 양주는 목넘김이 좋지 않아 먹지 않는다, 술은 목과 혀 중간에서 쓴맛과 가슴속 후려치는 맛이 나야 한다. 그런데 양주는 목넘김이 좋지 않다. 열이난다고나 할까 무신맛이야.... 소주 처럼 캬 소리를 낼 수 있는 술은 지구상에 없다. 소주는 영원한 내가 즐겨마실 술인가 보다... 캬 소주 땡겨.... 그냥 글 쓴 후  또 소주 한잔 해야 겠다.... 소주 생각을 하는데 군침이 돈다... 알코올 중독...

 

양주나 독한술(알코올 25도 이상인 술)에 대한 맛도 모르겠다... 양주를 먹어본 이들은 양주맛이 좋다고 하나 난 양주는 독해서먹지 않는다. 돈도 비싸구 목넘김이 좋지 않아서/// 뭐 먹어볼 기회도 없지만.... 소주가 나에겐 최고의 술이요. 즐기기 위한 술이다.



 

비오는 날은 선술집에서 대포잔에 막걸리 한사발에 파전 한 조각을 먹으면서 비를 즐기기를 좋아한다, 이도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요즘 하지 못하는 행사이다. 막걸리 참 비오는 날 먹는 술로는 제격이다.

 

내가 술먹는 이유는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자리가 좋아서 이다. 술을 매개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이런 저런 세상사를 떠벌리며 가슴속 멍든 조각를 날려버릴 수 있어서 술을 즐긴다. 아마 난 술자리를 내 성격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좀 내성적이여서 술 자리를 통해 사람과의 친화력을 가지기 위한 나만의 관계 형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술을 통해 누군가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난 이런 술자리를 좋아하고 즐긴다... 아니 동경한다.

 

술을 먹는 것보다 안주가 땡기고 안주가 땡기는 것보다 이야기가 있어 좋았던 술자리....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자리를 갖기는 참 힘들다.

 

술자리는 그냥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자리 이상의 의미가 없다. 비오는 날, 술이 땡기는 날  내가 아는 이 누군가에게 전화 또는 손전화를 통해 술한잔 하자고 하고 싶지만 이도 용이하지 않다. 그래서 간혹 술이 땡기는 날이면, 난 혼자 술을 사가지고 한강변으로 나간다. 우리집 주변에 까르프가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술과 안주를 살 수 있다.

 

혼자 한강변에서 소주 한잔에 달빛 안주를 삼아 술을 먹는다. 참 운치 좋지... 그러나 주변엔 웬 연인과 가족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은지.... 부럽다. 그래도 난 달빛과 네온사인을 벗삼아 술한잔을 한다. 참 운치 있다. 누군가 부르고 싶지만... 나에겐 이런 사람들이 적다. 다만, 부르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민폐를 끼치지 싫어서 혼자 술을 먹는다. 혼자 생각하며, 혼자 노는 것도 재미있다. 나에게 질문하고 내게 답하는 것도 재미난 행위이다.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는 요즘에는....

 

오늘 오래된 벗하나 만나 술한잔 하였다. 오래된 벗 마냥 보아도 좋다. 내가 연락안해도 만나기만 하면 정다운 벗... 언제 만날지 기약은 없지만... 살아있음만 확인되면 힘이 되는 벗...

그 벗에게 오늘 엄청 욕 먹었다. 못난 놈이라고... 그래도 어쩌라 그 벗 욕하는 게 무안했던지 술을 먹으면서 나를 위로해 준다. 나를 감싸준다. 나를 아는 이이기에... 나보다 더 힘들게 살지만 나는 그에게 위로를 종종 받는다. 운동이라는 길을 들어서고 아직까지... 그래서 그를 보면 늘 힘이 난다. 나를 추수려 본다. 나를 믿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이니까.... 근 2년만에 만났다. 살아 있음만 확인하던 터라... 내가 지금 무엇하는지 관심하나 없다. 다만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이 그에겐 중요한 일이다.... 나에겐 그래도 벗이 하나 있구나... 내가 위로 받기 위해 찾아 갈....

 

난 벗과 친구와 그리고 아는 이와 술자리를 좋아한다. 술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술을 앞에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가 그리고 운치가 좋다. 그러나 난 그 운치와 분위기를 즐기다 술에 먹히고 만다. 그래도 좋다. 나를 지켜줄 이가 있을때 술에 먹히니까....

 

난 술맛을 모른다. 다만 술은 나와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내가 내성적이라서 그런가 보다. 맨정신엔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술만 먹으면 왜 이렇게 무모한지... 내 몸에 내재된 용기가 분출한다. 아~~~~ 나는 소심맨이다... 그래도 좋다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나를 반성하고 사람과 사람에서 다는 아니지만 나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난 이런 술자리가 좋다. 술은 매개체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대화를 만드는 창구이다. 술이란 뭐 취하라고 만들어 놓았지만.... 난 그 술자리를 통해 많은 지인을 만들었다. 그래서 술자리는 조직화의 주요한 무기이나 보다. 노조에서 술자리는 조직화 수단이게.... 서로가 서로를 알아나가는 자리... 믿음을 주고 파는 자리.... 그런 술자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마냥 술자리가 좋았던 시절.... 난 대학때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었나 생각난다. 하루도 걸으지 않고 마신 술.... 선배, 후배 밥은 사주지 않아도 담배, 커피, 술은 많이 사주었다. 그래서 늘 저녁은 술집에서 해결하였다. 밥을 먹었냐구 아니 술과 안주로 배를 채웠죠.... 늘 선배와 후배의 구박에 굴하지 않고 안주발을 세우면서 술을 먹었죠... 후배들 내가 오면 선배 안주좀 그만먹어요... 구박주고 선배 야 술먹고 안주먹어라.... 하던 기억들.... 학교 앞 술집은 나의 밥집 아니 내 허기진 배를 체우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나의 술먹는 지론.... 새우깡에 절대 술 안먹기... 안주가 부실하면 술 안먹기.... 술은 안주를 먹기위한 준비 단계라 주장하며.... 선배들에게 구박 받았던 기억들.... 술은 나에게 있어 참 많은 것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입니다.

 

요즘은 혼자 술먹기.... 남들은 자작이라고 하지만.... 난 이런 자작을 즐깁니다. 알코올 중독 초기냐구요... 그럴수도... 그러나 사람과 사람관계 맺기가 소원치 않는 요즘... 자작을 통해 나와의 대화를 한답니다. 대화의 내용은요 독백입니다. 그냥 노래를 들으면... 과거를 떠올리는 거죠... 

 

그래도 요즘 블로그가 있어 이런저런 독백을 써내려갈 수 있어 좋답니다.

술은 나에게 있어 먹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끈입니다.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