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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재개발 지구에서의 추억

  • 등록일
    2004/10/17 22:48
  • 수정일
    2004/10/17 22:48

2000/03/13 23:35
 
추억이라 하기에는 좀 그러한 철거촌 아니 재개발 지구에서의 세입자 투쟁에 결합적이 있었다.

 

나는 가슴과 마음 그리고 뼈속으로 스며드는 그들의 아픔을 모르면서 투쟁이라는 말들을 하고 설치고 다녔었다. 그들의 고충과 그리고 철거라는 그들의 자의감에 대한 생각없는 투쟁이라는 당위에 대한 말들... 용역깡패들이 몰려오면 골리앗 사수투쟁을 하라는 말들... 네가 철거민이 아니니까 쉽게 말하고 쉽게 행동하 는 그러한 모습 속에 난.... 철부지 였는지 아니면 투쟁을 쫓아다니는 몰이배 였는지도 모르게 난 당위와 그리고 원칙이라는 가식들을 가지고 그들을 대했다.

 

그러나 그들은 철거투쟁을 하면서 늘 구호로  임대주택 쟁취!  가수용 단지 건설! 등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아픈 그들의 마음을 정작 보지 못했다.  아니 보려고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단지 투쟁이 좋아서 그들이 싸우니까 노빈학연대이니 뭐니 그런 허울 뿐인 단어에 휩쓸려 모리배 정도로 정착했을 지도...



그들도 가족을 거느린 사람들이다. 그러나 철거민들의 투쟁을 보면서 늘 생각하지만 늘 안묵적으로 그들에게 투사가 되라 아니면 철거투쟁가가 되라는 보이지 않는 압박과 강요들이 그들을 때론 힘들게  때로는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철대위분들이 그렇듯이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부분의 남자의 경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철거지역 사수와 투쟁에 온힘을 기울인다.

 

그러다보면 그들의 가정은 점차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니 모아둔 저축통장을 하나둘씩 깨가면서 투쟁을 한다는게  올바르겠군... 그러다 보면 또한 가족이란 울타리에 보호받고 귀여움을  맘껏 받으면서 자라야할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고 죄스러움들이 때론 그들을 힘들게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교 고등학교의  자녀를 둔 철대위 분들은 자식들이 학교에서 받는 어려움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그들을 죄여 온다...


그들도 철거민이기 전에 이땅의 국민이요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 땅의 어버이 들이다. 어찌 자식사랑에 지위 고하를 구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무너져 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몇푼의 이주비를 받고 철거싸움을 종료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그들이 이주비를 받고 떠나서 철대위가 무너졌다고 분노하는 많은 학우들,, 단지 우리가 철대위분들 이주비 챙겨줄려고 노빈학연대투쟁을 했냐고 푸념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정말 안타까움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히 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푸념과 함께 나는 철거민이 아니면서 왜 그들에게 투쟁만을  왜 쳤을까.. 그들이 늘 그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난 무엇을 하였단 말인가... 그들이 자식걱정을 할땐 난 골리앗 보수와 철대위 강화를 위한 교육을 하자고 말한 것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  지금 들어선 정말 한심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투쟁도 어찌보면 전쟁에서와 마찬가지로 보급과 무기의 문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지금 든다.

보급이라면 그들이 늘 자식 학비 걱정, 생계걱정, 집걱정 없이 늘 자신들의 주장을 펼수있는 그런 조건들이 구비되었으면 과연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


그후가 어떤 무기인가? 무기라고 해서 뭐 사물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끝까지 자신들의 영구임대 주택쟁취! 가수용단지 건설! 이땅의 노동자 민중 빈민들의 주거권 쟁취라는 더 커다란 내용들의 무기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뭐 지금도 투쟁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건 나라는  주관에서 너라는  존재가 서로 만나 주관이 아닌 서로 상호관계속에서 만들어내는게 아닌지... 잘 모르지만 그때는 그들의 심정을 아무것도 보지 못 하였다. 싸워주는 그들만 바랬을 뿐...

 

정말 아픔을 함께 가지고 투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나누고 함께 나가는 그러한 모습으로....

 

인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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