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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만들기...

  • 등록일
    2005/01/12 18:45
  • 수정일
    2005/01/12 18:45
썰매 만들기를 구경해본지 언 몇십년 만인가? 잊고 살았던 썰매만들기를 오늘 다솜 공부방 아이들이 만들었다. 아 신기하고도 재미있다. 난 다른 일정이 있어 처음 만드는 것만 구경하고 갔는데... 어느새 썰매는 다 만들어져 있다. 야 신나겠다. 요즘 눈썰매장에 가는 아이들 비닐부대를 타고 뒷동산을 온통 눈썰매장으로 만들었던 기억을 알고 있을까? 모르겠지... 부모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겠지만 그 남해화학 비닐 포대의 성능에 대해선 직접 시험해 본적이 없어 모를 것이다.(그 당시 우리 읍내에 이발소가 하나 있었지만 시골 전역을 돌며 이발을 해주는 아저씨가 있어 이발은 한달에 한번 이 아저씨에 의해 동네 아이들 전체가 통일적으로 이발을 하였던 기억이 난다. 머리에 하얀 분말가루 무엇인지 모르지만 부모님이 좋다고 하기에 이발하고 나서 뿌렷던 그 약품이 DDT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학 입학한 후 좀 지나서이다.)


사담으로 우리는 주로 비료포대를 남해화학(밭농사 지을때 질소비료를 많이 뿌리는데 남해화학이 인근에 인접해 있어 전라도에서는 많이 사용하였던 기억이..) 비닐 봄에는 아이스케키(일명 하드) 10원짜리와 교환해서 먹던 기억.... 동네 엿장수가 오면 엿과 바꾸어 먹던 아주 휼륭한 재활용품이었다. 이 남해화학 비닐포대는 겨울엔 우리에게 아주 유용한 눈썰매였다. 앞에 눈을 조금 넣으면 앞으로 나가는 추진력(속력)을 더 가속시킬 수 있었고, 안전 범퍼역활을 휼륭히 수행하였다. 어린 나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터득하였을까? 처음 이 남해화학 비닐포대로 눈썰매를 탓던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그 다음으로는 썰매이다. 논바닥에 얼음이 얼면 아이들과 나무 막대기를 짤라 아이스하키도 하고 널판지를 구해와 썰매를 만들어 타던 기억... 쇠가 귀하였지만 다들 썰매를 만들기 위한 쇠를 부모님들이 장터에 나가면 하나둘 사온다. 그러면 망치를 갖고 우린 연실 겨울놀이를 위한 준비를 한다. 지금 눈이 소복히 쌓이면 산에 올라 토끼잡이를 한다. 토끼는 뒷다리가 길어 위에서 아래로 몰아서 잡는다. 그래야 토끼가 도망을 치지 못하고 뒷다리 추진력을 잃고 중심을 잡지 못해 잡히고 만다. 겨울에 하였던 오징어 찜, 구슬까기, 딱지치기, 비석까기, 자치기, 깡통차기, 술레잡기, 얼음놀이, 땅따먹기, 말뚝박기, 제기차기, 닭싸움, 나무타기 등등 여러가지 놀이들이 우리 생활발전과 교육열로 사라져 가고 있다. 이 정겹던 공동체 놀이... 모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너나할 것없이 무엇하자 합의보고 하였던 놀이... 바닥만 있으면 노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공이 없으면 공을 만들어 놀았고, 기구가 없으면 기구를 만들어 놀았던 그 당시... 겨울 해가 짧은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 겨울 기나긴 겨울날 화롯불에 앉아 군밤을 구워먹거나 아니면 뒷마당에 있는 감을 따서 먹었던 기억... 동치미 국물에 콩고물에 쑥떡을 뭍혀 먹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런 먹거리를 먹고 싶어도 쉽게 찾기 힘들다. 오늘 아이들이 썰매를 만들고 놀이를 준비하는 것을 보는데 아이들이 한편으로 대견스러웠으나 놀이문화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쉽게 다가온다. 청소년들이 쉴 공간과 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 또한 문제이다. 이전 골목길은 다 우리들의 유용한 놀이터 였다. 골목길에서도 얼마나 재미나게 축구를 하였던가... 그런데 그 자리는 도로를 넓혀 차들에게 내어주고 나서 아이들이 놀 자리를 하나둘 잃어버리더니 지금은 아예 콘도나 웰빙이라는 상품으로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놀 공간을 돈주고 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가 그만큼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고, 뒤보다는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 세월의 그림자가 아닐까? 오늘따라 가로등 밑에서 동무들과 다방구를 하였던 중학생 시절 나를 회상해 본다. 참 산동네에서 재미나게 놀았는데... 달도 밝았고 나무 전봇대에 백열등의 환한 불빛이 우리는 반기며 동네 여기저기 아무개를 외치는 정겨운 우리 동네 아저씨 아주머님 목소리는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이 정겨운 소리는 차의 경적소리로 다 바뀐지 너무 오래되었다. 아 그때는 다시 올수 없는 것인가??.....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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