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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열리는 사랑방

  • 등록일
    2005/01/26 14:39
  • 수정일
    2005/01/26 14:39
오산에 내려와 부쩍 말 수가 늘었다. 이전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게 주였다면 오산에 내려와서는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참 정겨운 일이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고 혼자 고민만하고 혼자 살아왔던 나에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정겨운 일이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후 저녁 사무실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하는 이야기들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누군가의 삶을 훔쳐본다는 것은 어렵지만 서로간의 연대와 인간적 유대를 강화하는 좋은 수단이다. 자신의 역사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며 판단이 오고가는 이야기 자리... 올바름이 자리하기 이전 서로간을 알아나갈 수 있고 서로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거울 같은 이야기들... 나 자신과 대화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 이야기들 속에 내가 얼마나 나를 중심으로 나의 세계에 갖혀 살았음을 발견한다. 저녁이 기다려진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하루를 정리할까 매일 기대가 되는 시간.... 일 속에서 노동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그 발견을 삶으로 이어나가고 운동으로 치환하기 위한 이야기... 그런 사랑방이 나를 풍요롭게 한다. 혼자 고민해야 했고, 혼자만을 위해 살아온 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툴거나 관계 맺기를 잘 못하던 나에게 있어 사랑방... 아니 다솜공동체는 비를 피하고 안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이제 삶의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늦은 저녁 소주 한병 가지고 새벽 4시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행위인가? 내가 이 공간에 귀거해서 이야기 자리가 열리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계속되어왔던 이야기인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서 오간 이야기... 이야기라 하기엔 좀 진지하고 따스한 말들이 삶에 자신감을 준다. 난 이런 곳에서 부자로 살아가고 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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