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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희성] 이곳에 살기 위하여
    간장 오타맨...

[시/정희성] 이곳에 살기 위하여

  • 등록일
    2019/08/21 08:59
  • 수정일
    2019/08/21 08:59

이곳에 살기 위하여

정희성

한밤에 일어나
얼음을 끈다 
누구를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보라, 얼음 밑에서 어떻게 
물고기가 숨쉬고 있는가
나는 물고기가 눈을 감을 줄 모르는 것이 무섭다
증오에 대해서
나도 알 만큼은 안다
이곳에 살기 위해
온갖 굴종과 어둠과 압제 속에서
싸우다 죽은 나의 친구는 왜 눈을 감지 못하는가
누구는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봄이 오기 전에 나는
얼음을 꺼야 한다 
누구는 소용없는 일이라지만
나는 자유를 위해
증오할 것을 증오한다

<1978. 미밢표>
...정희성 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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