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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이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2)
    간장 오타맨...

오늘 유인물 한장을 달랬다.

  • 등록일
    2004/11/12 22:01
  • 수정일
    2004/11/12 22:01

오늘 공무원노조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모습을 퇴근 길에 보았다.

그러나 추운날씨인지 아니면 언론에서 호도된 보도탓인지 아무도 공무원노조 유인물에 손을 내밀지 않았다.

아 답답하구나....

나는 그 길을 지나가면서 공무원에 다가가 유인물을 달라 손을 내밀었다.

내 모습을 아래 위로 훌터 보더니 유인물을 내준다.

아무말 없이... 나도 아무말 없이 뒤돌아서 그 유인물을 한손에 들고 가면서 읽었다.

 

유인물에 내용보다는 이 추운날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는 공무원의 모습이 처량해 보였다.

아 저모습... 나도 유인물 나눠줄때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난 웬만한 유인물 명함 나눠주는 것을 닥치는 데로 받는다.

아마 동업자의 의식에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유인물을 나눠줄떄 내용이야 어쟀든 내민손 부끄럽지 않게 받아주는 것도 예의 아니 그 추운데 고생하거나 아니면 삶을 위해 필연적으로 노동해야할 대상에 대한 일상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오늘 유인물의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그 공무원이 눈에 아른거린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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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희중] 오늘, 은행나무는 해방되었다.

  • 등록일
    2004/11/12 21:52
  • 수정일
    2004/11/12 21:52

바로 오늘 은행나무는 해방되었다.

우연히 나는 보았다. 비바람이 불어

마지막까지 버티던 은행잎들이 다 졌다

시들어 말라버리지 않고 싱싱하게 그들은 졌다

그때 나는 무심하게 바라보았지만

내 방에 돌아와 생각한다

하나도 비참하지 않게 가라앉던 은행잎새들

너덜너덜 질 줄 모르는 내 잎새들

어느 날 나도 그처럼 해방 될 것이다. 설마

그 비바람 내 마음의 열린 창으로 들이치면

마지막까지 버티던 내 사랑도 무더기로 질 것이다. 제발

부서지기 전에 저버리는 지독함의 아름다움

나는 이길 수 있을까

이제 은행나무는 날아오를 것이다

그 은행나무에 새 잎이 돋을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

나도 날아오를 것이다. 이 믿을 수 없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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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겨울 비가 모처럼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 등록일
    2004/11/11 09:55
  • 수정일
    2004/11/11 09:55

아침 용역사무소를 나갔다가 보슬비가 내려 일거리가 없는 관계로 오늘 하루 공쳤다.

비가 내리는 날... S.E.N.S 의 투명한 음악 첫번째 테마음악인 "사람과 시간과 바람 가운데"와 열두번째 테마음악 "heaven's song"을 듣고 있다.

 

보슬비가 내리는 이 아침 캄캄한 공간에서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잔잔해지는게 참 평한하다. 모처럼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다.



 

아침 늘 일어나면 부산하게 용역사무실을 나가기 위해 헐레벌떡 화장실로 달려가 고양이 세수를 하고 양치한 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나가는 그런 일상만을 겪다 아침에 여유와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얼마만 인가?

 

내가 듣고 싶은 음악도 맘껏 들어놓고 흐른 겨울하늘을 바라보며 아 내가 살아있고, 2004년 겪였던 또다른 시작에 한복판에 홀로서 있음을 직시한다. 

 

이 아침 조용히 나에게 물어본다.

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지금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조용히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난 삶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길에 대해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내 인생 조용히 다스려보려는 오만을 떨쳐버리기 위함이다. 세상을 조금 알고 있었다고 자만하였던 나를 책망해 본다. 지금 정작 나를 돌아보고 노동을 하면서 난 알맹이 하나 없는 허상만을 쫓아서 살아왔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였지만 이 열심히라는 것은 나만의 자만이었다.

 

참 부족한 내가 욕심과 허영심에 사로잡혀 살아왔음을 하루하루 지금 하는 일에서 느끼고 배우고 있다.

 

부족한 내가 앞으로 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나에게 주어질 내일이라는 미래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다짐 또한 해본다. 그러나 사람인지라 이 다짐이 공염불로 흐르지 않을까? 약간의 두려움은 있지만.... 난 더 이상 이제 혼자가 아님이 반갑다.

 

외로웠고, 누군가의 손이 절실했던 나에게 그 외로움과 누군가의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는 오산에 내려왔기 때문이다. 말없이 묵묵히 들어주고 배려와 나눔으로 넘쳐흐르는 곳... 늘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 삶에 충실하다면 그 배려와 나눔에 나 또한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침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아 정말 흐린 겨울하늘... 여유를 가져보며... 나에 대해 또한번의 지껄임을 해보았다. 이제 살면서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을 많이 갖고자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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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 등록일
    2004/11/11 09:17
  • 수정일
    2004/11/11 09:17

감옥에서의 사색.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색'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기수'와는 더욱 연관짓기 힘든 이 아름다운 말, 생각, 편지들...

그것은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학업에 시달려 맘 편히 책을 손에 잡아 본 것이 벌써 옛날인 듯 한데, 한 글자 한 글자가 머릿속, 아니 마음속에 박혀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 이 책을 샀을 때, 처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얇다더니 뭐 이리 두꺼워~" 라는 비명 섞인 한숨이었다. 게다가 몇 년 전인가 「사형수가 어머님께 남기는 글」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은 온통 '푸른 하늘이 그립다','이제 다시는 보지 못할 이 세상'과 같은 말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이 책도 어두운 말들로 가득 차 있겠거니 하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을 넘겨 가면서 나는 어느새 감옥에 들어앉은 수인이 되어 있었다. 그 좁은 방 구석구석 묻어 있는 그의 생각에 공감하면서.

 

20년이라는 긴 긴 세월을 그는 어떻게 버텨 왔을까.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많은 날 동안 어두운 감옥에서 청춘을 보낸 사람. 어쩌면 그 곳이 그를 이만큼이나 성숙시켜 주었는지도 모른다. 봄과 가을이 없어 '하동하동'의 반복이라는 감옥에서 오히려 부모님을 염려하면서 빼곡히 채워 넣었던 작은 엽서들이 이제와 나에게도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쇠창살의 풀 한 포기에 감사하는 그의 맑은 마음을 대하면서 뭔가 모를 찡함이 자꾸만 느껴졌다. 책을 읽다 말고 문득 창 밖을 보니 벌써 불그레한 가을이었다.  눈만 돌리면 이렇듯 가까이 있는 가을의 향기를 왜 나는 느끼지 못했을까.

 

감옥의 조그만 창으로 본 가을을 이처럼 간절하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다. 여지껏 난 세상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모르고 지나쳤던 모든 사물-심지어는 천장의 먼지 하나까지도-이 내가 느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내가 앞만을 보고 달려왔던 것은 아닐까. 아니, 주위에 있던 것들은 일부러 보지 않으려 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성취해야할 목표를 위해, 방해되는 것은 잊어버리자는 생각 때문에... 이 책에서 무엇보다 놀랐던 점은 그의 감옥에 대한 생각이었다.

 -육순 노인에서 스물두어 살 젊은이에 이르는 스무남은 명의 식구가 한 방에서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바짝 몸 비비며 살아가는 징역살이는 사회·역사 의식을 배우는 훌륭한 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방의 기쁨이란 새로운 사람들과 또 그들의 아픔을 만나는 일이라고 할 만큼 그는 그곳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감옥'이라면 으레 떠오르는 욕설과 폭력이 그의 글에 나타나지 않은 대신 세상 사람에게 소외당하고 버림받은 징역수, 무기수들은 너무도 순수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서문에 나오듯 그가 한 장 한 장의 엽서에 담으려고 했던 것은 그의 아픔뿐만이 아닌 우리 시대의 모든 고뇌와 양심이었던 것 같다.

 

나는 갑자기 감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옥에 가서 이처럼 아름다운 생각만을 할 수 있다면. 매일 정신없이 돌아가는 생활에서 벗어나 감옥이란 곳은 어쩌면 너무 평화스러운 곳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의 생활을 탓하면서 감옥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말은 배부름에 겨워 현실에서 도망치려는 무책임한 소리일 것이며 또 그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을 갈고 닦은 신 씨에게는 너무도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조금만 마음에 여유를 가진다면 어디에서라도 '사색'은 충분히 할 수 있을 터인데.

 

나는 요즘 '2학년이 되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파릇파릇한 1학년으로 고등학생이 되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내년이 되어 생일이 지나면 만 16살, 이젠 나이만 한 살 더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평생 동안의 인격은 가장 감수성이 풍부하고 자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청소년기에 결정된다는데 공부에 찌들어 있는 내 모습은 과연 어떤가. 항상 하는 생각들이 눈앞의 이익만 위한 것이 아닌, 우리의 어른들에 대한, 그리고 이 사회에 대한 불만만이 아닌, 좀더 나 자신을 고결하게 하는 것이라면 좋겠다.      


 뼈저리는 옥고 속에서도이처럼 아름다운 생각만을 할 수 있었던신영복 씨를 언제까지나 기억하며, 또 오늘의 이 감동을 영원히 마음속에 새기며,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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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갈대

  • 등록일
    2004/11/10 23:07
  • 수정일
    2004/11/10 23:07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 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움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주)

우리는 무엇이 이리 바쁜가? 내 머릿속의 오늘은 왜 이리 복잡한가?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가?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여기까지 달려온 세월은 또 무엇인가? 언제 한번이라도 나 자신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지나온 삶을 뒤적여본 적이 있던가? 외로워서, 외로운 내가 외로운 나에게 눈물을 흘려주었던 일이 그 언제였던가. 허리 굽혀 신발끈을 매는 이 아침, 아,. 나도, 살다가, 때로, 조용한 갈대가 되어 울어보고 싶은 것이다.

 

                                                     시가 내게로 왔다.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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