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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수첩

  • 등록일
    2004/10/28 17:57
  • 수정일
    2004/10/28 17:57

한 권의 시집이 3000원이던 시절

나는 모든 시인을 숭앙했고

모든 시어로 아침을 맞이했다

전봇대에 가는 띠로 매달린

전선 노동자를 우러러 보았고

아스팔트에 항문을 씻는

동네 개와 달리기 시합을 했다

아버지의 오동나무 책상에 앉아

하늘빛과

친숙한 벗들을 그리워 했고

십자가 무덤 같은

서울의 비정함을 저주했다

- 서울에선 내 친구들이

끊임없이 쓰러졌고

모든 아픈 무덤들은

환락가의 사연이 되었다

정가 3000원의 맨 뒷장이

너무 낯설어진 지금,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지?

나는 시인 한 명 생각나지

않으며

관계 없이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

그 허상에 질척거리다가

나는

아침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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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배움이 큰 하루에 감사하며....

  • 등록일
    2004/10/28 17:32
  • 수정일
    2004/10/28 17:32

날마다 하루하루 배움으로 충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다솜교회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배우고 나가서는 아저씨들에게 배운다.

세상은 늘 배움으로 충만한 공간임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늦은 깨달음이지만 참 행복하고 즐겁다.

 

이 곳 아이들 때로는 엉뚱하지만 해맑음과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다.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지니고 사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늘 해맑은 미소가 끊이질 않기를 바램해 본다.

세상은 이곳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이곳 아이들에게 도움의 눈초리는 필요치 않다.

이 곳 아이들에게 동정의 눈초리 마음으로 대해주기 보다 이 곳 아이들에게 절실한 것은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대해주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커가는데 필요한 덕목이다.

이 곳 아이들은 도움의 대상이 아닌 우리내 동생들이다.

 

사람들은 그러나 이 곳 아이들의 남과 다르기에 많이 배풀어주고자 한다.

초기에 이들에게 배품은 고마움을 낮겠지만 점차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고 스스로가 사회에 나가 홀로서기를 할때 그 배품은 이들에게 크나큰 상처로 남는다.

이들에겐 똑같은 눈높이와 똑같은 교육.... 학교에서 해주지 못한 사회의 구석구석 낮은 시선과 사람이 가져야할 기본적인 소양으로도 바르게 살아갈 수 있음을 함께 생활하며 일깨워주는 것이다. 아니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다.  

 

늘 아이들의 행동에서 배우고 깨닫는다.

아이들은 약속을 하면 보이는 곳에선 지키려 한다. 그러나 정작 어른이 된 나는 약속이라는 것에 둔감해 진지 이미 오래되었고 어린 아이들 처럼 규제되거나 통제되지 않는다.

자유는 부여되었지만 그 자유에 대해 내 자신이 누릴 내 생활에 대한 규범은 없다. 아이들에게 아이들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이야기만 한다. 나 자신은 전혀 그렇지 못하면서....

아이들에게 난 무엇하나 말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규범이라는 틀에 속박하려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불평없이 내 말을 잘 따라준다. 고마울 따름이다.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전 이제 나도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는 모습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겠다.

 

내 생활이 하루하루 나태함을 아이들에게 들킬까 봐 조심조심 살아 간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듯이 나 또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기전 나 스스로 부터 그런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겠다.

 

아이들에게 늘 배우면서 사는 것도 참 재미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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