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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키케로의 "국가론"

marishin님의 [핵심 비껴간 세습 비판] 에 관련된 글.

 

marishin님의 [핵심 비껴간 세습 비판]에 lois님이 올린 덧글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태크를 날린다.

 

키케로의 “국가론”(De re publica)에 기대어 이북을 한번 살펴볼 수도 있겠다.

 

우선 lois님이 참조한 키케로의 “국가론” (De re publica, 1,39-1,41; http://www.gottwein.de/Lat/cic_rep/Cic_rep138.php 참조. 그리고 아래 내용은 이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을 상당부분 참조한 것이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위에 제시된 "국가론" 부분에서 아프리카누스는 <res publica>대한 정의를 한다. 이 정의과정은 2단계로 구분된다.

 

아프리카누스는 우선<res publica>=<res populi>라는 명목 정의를 한다. 이런 정의는 사실 동의어 반복으로서 내용적으로 얻어진 것이 없다. 하지만 <res publica>의 <publica>라는 형용사를 <populus>라는 명사의 소유격으로 대치함으로써 <res publica>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 좀더 명확하게 물어볼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populus>에 달려 있다. 우선 <res populi>에서 <populi>라는 소유격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소유격을 주격 소유격으로 이해하면 “인민”이 주체로 등장하여 뭔가를 다룬다는 이야기가 되겠고, 이런 의미의 연장선에서 인민이 소유하는 그 무엇이 되겠다. 막역한 “그 무엇”은 영역을 표현하는 소유격으로 이해하면 “인민”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설명하는 소유격으로 이해하면 “국가”=”인민”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res publica>는 “인민”이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무대로서, “인민”은 그 무대에 타자로 등장하지 않고 주체로 등장하고, 이렇게 등장함으로써 <res publica>가 실재하는 모습을 스스로 규정하는, 헤겔을 따르자면, “인민”의 인륜적(sittlich) 상태라고 할 수가 있겠다.

 

여기에<populus>란 것이 무엇인지 아프리카누스는 근류와 종차를 포함하는 정의방식을 사용해서 <populus>를 설명한다.

 

근류로는<hominum coetus>를 제시한다. [coetus는 coitus, 즉 성교와 어원이 같다. 어쩌면 여기에 <populus>를 “성교”를 바탕으로 하여 끈끈하게 이어진 것으로 이해하는 오류의 원천이 있을 수도 있겠다. 허나 분명한 것은 그리스와 로마가 <populus>를 이렇게 이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민족”과 “인민”은 구별되어야 한다. 그리고 “민족”하면 왠지 고리타분한 느낌이다.] 여기서 <coetus>가 사람들을 한군데 모아 놓은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한 곳에 모인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 다음 종차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iuris consensus>, 즉 일정한 법에 대한 합의를 이룬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utilitatis communio>, 이익공동체를 이루는 모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populus>를 정의한 다음 <populus>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살펴본다.지형적으로 알맞은 곳에 어울려 살다가 언제가 그 거주지역을 “울타리”로 구별하여 (oppidus/[영어 town/시의 어원은 독어 Zaun/울타리와 같다]) “고을”을 형성하였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더불어 로마의 “국가”개념은 이렇게 “고을”에 기반하고 있다.] 이런 원초적 구별을 바탕으로 하여 “도시”라는 거주영토는 자연.지형적인 요소보다는 공동체 삶의 영역, 예컨대 종교활동, 문화활동, 정치활동 등을 담는 공간으로 분절된다.

 

아프리카누스는 이렇게 [개념적으로 그리고 시공간적으로 분절되어] 구성된 (“constitutio”) <populus>를 <civitas>라고 호명한다. 문제가 있지만 <civitas>를 ”시민사회”라고 번역해 본다. [이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이 말하는 공민과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의 <res populi/인민의 것/공간, 공화국, 국가>에는 항상 <consilium>이 우두머리로 있어야(“regere”/조정하다; 지배하다; 지배자, 즉 왕이 되다) 한다고 한다. 여기서 <consilium>은 독어 <Rat>, 즉 평의회, 위원회와 같은 의미로 번역하는 것이 제일 좋겠다. 독어로 시청을 <Rathaus>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consilium>이 항상 “시민사회”가 생성된 이유와 관계가 있어야 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살펴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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