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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간지 빌트의 1면 여성누드게재폐지는 애플사의 압력?

자본주의하의 기업은 주기적으로 뭔가 획기적인 것을 도입했다고 자랑한다. 그때마다 혁신을 내세우고, 종종  - 여성누드사진을 더 이상  1면에 게재하지 않겠다는 빌트가 그러듯이 - 시민사회의 요구를 반영했다고 포장해서 선전한다. 고정관념이  헷갈리고 아타가 불분명해지는 순간이다.
 
이럴 땐 아주 진부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약이 아닌가 한다. 돈 따먹기가 힘들어졌나? 자본의 본질이 자기가치증식(Selbstverwertung), 쉽게 말해서 -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을 배제하고 - 돈 놓고 돈 따먹는 것이라면 혁신, 시민사회 요구 반영 등은 돈 따먹기가 힘들어졌다는 걸 이야기하지 않나 한다.

 
인쇄언론 사업모델이 붕괴되고, 머지 않아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필립 마이어는 이미 2004년에  <소멸하는 신문/The Vanishing Newspaper >에서 2043년에 마지막 신문이 인쇄될 거라고 예언한바 있다.

 

그리고 대중매체가 변하고 잇다.


„우리가 우리 사회에 관하여 아는 것은,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관하여 아는 것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아는 것이다.“1


페이스북을 모르고 트위터를 모르는 선사시대 이야기다. 뉴스의 전달과 함께 그 개념까지 새롭게 되고 있다. 새로운 참여모델과 „다성지성“이 웹 2.0이라는 플랫폼으로 재현되는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접한 대중매체는 업친데 겹친격으로 금융위기까지 닥쳐 인쇄언론을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한다. 인쇄언론 사업모델을 인터넷시대에 부응하는 사업모델로 대체해서 얼른 돈을 따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자본은  발빠른 행보를 하는데 언론인들은 아직  자폐증에 빠져있거나 아니면 자기 가슴을 두드리면서 <내 죄 올시다> 자탄하고 있다. 대중매체가 이런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언론인의 잘못으로 언론의 질이 땅에 떨어진데 그 이유가 있다는 것. 지난 20여년간 대중매체가 „자기생산적인 유명인사만들기“(autopoietische Prominentenproduktion)에 급급했다는 것. 독일 문법의 기초인 격구분도 잘 못하는 <골빈 여성> 베로나 펠트부쉬가 떠들던 걸 포스트 모던적인 의미상실의 체현이라고 침이 마르게 극찬하던 좌우지성인들이 <내 죄 올시다>,<네 죄 올시다> 하면서 자기들이 다  <베로나 푸트 원리>에 마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현혹되었던 것처럼 자타를 탓하고 있다.



„TV 엔터테이먼트의 가장 부실한 신용, 즉 유명인사세계의 위조화폐에게도 이젠 진실의 순간이 닥쳐왔다. 그 여성은 [베로나 펠트부쉬/현재 재혼해서 베로나 푸트] 근 15년 동안 배설물로 돈을 만들었다. 그러나 믿을 만한 가치를 놓고 씨름하는 시대에서는 이런 연금술이 각광을 받지 못한다.“ 2



전통을 자랑하는 신문들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거나 아니면 종이신문을 폐지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독일 언론자본의 심금이 그리 편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 발행부수 저하, 이윤 저하, 독자 고령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저들은 물적토대를 갈아치우는 현실적인 행보를 한다.

빌트(Bild), 디 벨트(Die Welt) 등 수많은 인쇄매체를 발간하는 독일 깡보수 언론그룹 악셀 스프링어(Axel Springer AG) 총수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이하 MD)는 최근 들어 온라인 우선 정책을 강화하고 신문의 미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있다고 강조하고, 악셀 스프링어 그룹 소속 편집부의 기기를 애플사의 것으로 까는 등 애플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3

근데 바로 여기에, 즉 애플사와의 협력에 걸림돌들이 있다.

2011.8.15 독일 매니저 매거진(manager magazin/이하 mm)과의 인터뷰에서 되프너는 애플사와의 협력을 „애증관계“라고 표현하고 애플사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한 매출의 30%와 고객 데이터를 혼자 챙긴다고 불평하고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4


(…)
mm:  높은 커미션만이 항의정신을 일깨우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MD: 애플사는 우리 상품의 가격대를 규정하고 고객데이데에 직접 접근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경향과 함께 우리가 수락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mm: 지금까지 애플사가 성공적인 기업활동을 위해서 스프링어사의 오퍼가 필요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애플사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이 도데체 있단 말인가?
MD: 전자페이퍼 정기구독과 관련해서 요청가격을 폐지함으로써 애플사가 우리의 요구사항 하나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예를 들어 „빌트“에서는 내용을 통제하려는 조건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mm: ... 여성의 유두를 흐리게 할 필요가 없겠네요.
MD: 에로틱한 것에서 시작한 게 어디까지 갈지 누가 알아요? 암튼, 나는 이 부분 낙관한다.
(…)  (강조는 ou)



빌트에서 여성의 유두를 흐리게 할 필요는 없었지만 1면에서 3면으로 숨겨야만 했었나 보다.
 

참고문헌

Krise der Printmedien: eine Krise des Journalismus? http://books.google.de/books?id=lZnjg_1s-_oC&pg=PA32&lpg=PA32&dq=krise+der+printmedien&source=bl&ots=HcC23BNutG&sig=bdfu877OziN_CPhy9EYXp9dbIS0&hl=de&sa=X&ei=lA9fT_0pi8yzBu-s8ZAG&sqi=2&ved=0CFUQ6AEwBg#v=onepage&q=krise%20der%20printmedien&f=false, S. 32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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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as wir über unsere Gesellschaft, ja über die Welt, in der wir leben, wissen, wissen wir durch die Massenmedien.“, Niklas Luhmann, Die Realität der Massenmedien. Opladen 1996 (2. erw. Aufl., S. 9) http://www.scribd.com/doc/24857017/DIE-REALITAT-DER-MASSENMEDIEN-Niklas-Luhmann-2-Auflage-1995텍스트로 돌아가기
  2. „Auch für den faulsten Kredit der Fernsehunterhaltung, das Falschgeld der Prominentenwelt, ist nun der Augenblick der Wahrheit gekommen. Die Frau machte fast 15 Jahre lang aus Scheiße Geld, doch in einer Zeit, die um verlässliche Werte ringt, findet solche Alchemie keinen Zuspruch mehr.“ (SZ Magazin, Nr. 4 v. 2009.3.4 : 6, zit. nach: Krise der Printmedien: eine Krise des Journalismus? 텍스트로 돌아가기
  3. 서명준, 악셀 스프링거, 온라인 우선정책 강화, www.kpf.or.kr텍스트로 돌아가기
  4. http://www.manager-magazin.de/magazin/artikel/0,2828,775328,00.html텍스트로 돌아가기

엘자 트리올레 (Elsa Triolet)

« Ainsi, moi je suis bilingue. Je peux traduire ma pensée également en deux langues. Comme conséquence, j’ai un bi-destin. Ou un demi-destin … Être bilingue, c’est un peu comme d’être bigame : mais quel est celui que je trompe ? »


(Elsa Triolet, La mise en mots, 1969, zit. nach:http://www.florence-herve.com/page-daccuei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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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와 마초

뭐 이런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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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스캔들, 스포츠  ‚3ㅅ’으로 유럽에서 영국 ‚Sun’과 발생부수 1,2위를 다투는  독일 빌트지가 1면에 Girl  누드사진을 더 이상 게재하지 않겠단다.

 

한 클릭 뒤에 접할 수 있는 포르노에 비하면 선사시대의 벽화나 될 것 같은 여성누드사진을  아이캐쳐로 게제하는 걸 폐지했다고 떠들썩하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모든 여직원들에게 1일 휴가를 주고 남성 직원들이 이렇게 결의했다고 자랑이다.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기사와 사진으로 구독률을 꾸준히 올려왔던 빌트가 왜 그러지? 언론윤리를 지키지 않아 독일언론위원회의 질타를 제일 많이 받은 빌트가, 피해자에 대하여 보도할 때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피해자를 단지 도구로만 사용한다는 질타를 받기 일쑤인 빌트가 왜 이러지? 반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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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이후 독일 언론위원회의 질타를 받은 언론 순위. 빌트가 109회로 압도적인 선두주자다.

(2008년 7월 현재) 출처: http://de.wikipedia.org/wiki/Bild_%28Zeitung%29

 

 

아니면, 독일 페미니즘 할머니 알리스 슈바르쩌(Alice Schwarzer)가 빌트의 컬럼니스트로 일하면서 물밑 작업을 했나? 아니면 한때, 그러니가 1990년대 2000년대에, 페미니스트들이 지리하다고 사납게 물고 늘어지면서 몸을 자랑스럽게 가꾸고 내놓고 의기양양하던  „Girlie Feminism“이 한 물 지나간 별 볼 일 없은 것이 되어 버리고  더 이상 재미가 없어서 그러나?
 

"Girlie-페미니즘"의 대명사 베로나 펠트부쉬(Verona Feldbusch)와 독일 페미니스트 기수 알리스 슈바르쩌(Alice Schwarzer) 간 2001.7 독일 제2공영방송 ZDF에서의 논전. 베로나 펠트부쉬는 미스 독일 출신으로 "모던 토킹/ Modern Talking" 프론트 맨 디터 볼렌이 키워 독일 TV 성 매거진 "Peep"의 진행자로 일하면서 부각된 Girlie. 이 논전이 배경은  "베로나는 [여성해방을 말하는] 여성의 뒤통수를 치는 여성"이라는 슈바르쩌의 발언에 펠트부쉬가 발끈한데 있음. 성을 상품화한다는 슈바르쩌의 비판에 "So what?"하는  펠트부쉬.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한때 발행부수 440만을 자랑하던 빌트가 2011년 말에 들어서는 270만부로 떨어지고 영국의  "Sun"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말까지 있다 (슈피겔: http://www.spiegel.de/kultur/gesellschaft/0,1518,820310,00.html).

 

 

암튼 얼른 이해가 안간다. 마초로 유명한 빌트 주필 카이 디크만(Kai Diekmann)이 마초의 기를 내린 것일까? 이런 마초의 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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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테 렌크(Peter Lenk)가 만든 빌트 주필 카이 디크만의 거시기. 독일 좌파 일간 taz 본사 벽에 있음. 빌트지 사무실이 있는 (주)악셀 스프링어 빌딩에서 아마 보일 거임. 디크만이 "이게 나라면 전승기념탑도 나라고 할 수 있겠다,"라고 했다는데 암튼 자기가 베를린 "x대'라는 생각은 조금 있나보다.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

 

빌트라는 상품 플랫폼을 다듬고 있겠지. 그건 다른 이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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