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서울] 살인적인 재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

젊은이들의 거리인 홍대입구 동교동, 그 서울 한복판에서 용역을 앞세운 마구잡이 철거가 이뤄졌다. 그런데 철거가 진행되는 한 가운데 홀로 남아 이러한 막가파식 재개발 정책에 반대하며 투쟁하고 있는 ‘두리반 식당’이 있다. 11군데 세입자 가운데, 10명의 세입자들은 형편없는 이주보상비만을 받고 최근 떠나갔고, 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두리반 식당’ 3층 건물만이 우뚝 서있다.

치솟는 땅값, 쫓겨나는 세입자
이 지역에 경전철이 놓이게 되면서 땅값은 치솟았다. 이에 땅 건물주인은 비싼 값에 팔아넘겼고, 세입자들은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작년부터 조합과 협상이 들어갔지만 터무니없는  보상금에 세입자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건설자본 측의 각개격파를 막아내지 못하고 세입자들은 하나 둘 떠나갔다. 먼저 나간 세입자들 또한 보상받은 돈으로 현재 어딜 가서 장사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 많은 건설사의 재개발 방침에 따라, 가난해서 어디서도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채 쫓겨나게 된 것이다.
‘두리반’ 투쟁 대책위원장이신 안종려 동지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 정책의 문제점을 쏟아냈다. 열악한 지역에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 조금 더 인간답게 잘 살게 하기 위한 재개발이 진짜 재개발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현재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의 현실은 어떠한가? 돈 많은 자본건설사에서 있는 돈 투자해서 더 벌기 위해 좋은 건물 짓기 위한 재개발이고 그 과정에서 거기에 살던 가난한 세입자들은 길바닥으로 쫓겨나고, 다시 세워지는 좋은 건물에 들어갈 생각은 엄두조차 낼 수 없게 만드는 재개발이 벌어지고 있다며 분노한다.
재개발로 쫓겨난 철거민들은 더욱 열악한 곳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자본이 횡포를 부릴 때 정부가 나서서 약자들을 보호하는가? 택도 없는 소리다. 돈 없는 세입자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되는 순간, 건설자본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현재 법이다. 형편없는 보상에 반대하며 나가지 않고 있으면, 서울 한 복판에서 그것도 한 낮에 용역들이 달려들어, 폭력을 행사하고 철거해도 합법인 세상이다. 돈을 위한 개발이고, 돈을 위한 법이다.

싸우는 게 서로에게 힘이 되길
“크리스마스 전날, 용역들이 들이닥쳐 ‘집딸림’을 하고, 내 가게를 못 들어가게 막아놔서 다시 식당에 쇠사슬을 끊고 들어올 때 고민 많이 했다. 처음에 용역에게 당하고 했을 때, 너무 거대한 권력으로 느껴지고 두려웠었다. 그런데 내가 당당하기에,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말도 안되는 자본의 폭력과 불의에 굴복할 수 없어서 이렇게 저항하고 있다. 이렇게 싸우고 있는 것이 투쟁하고 있는 다른 철거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럽게 1월 14일 7시에 두리반 투쟁 현장에서 용산 참사 현장에서 진행되었던 종교계의 촛불예배가 진행된다는 말을 꺼냈다.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홀로 남은 세입자의 투쟁으로 시작했지만, 자본의 폭력에 맞서기 위한 연대의 힘들이 조금씩 모아지고 있었다. 개인의 문제로 시작했지만, 이것이 잘못된 재개발 정책과 제도를 바꿔 나가는 데 힘을 보태는 투쟁으로, 투쟁하고 있는 철거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 하셨던, 안종려 동지의 얼굴이 아직도 떠오른다.
 

영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