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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도 화전민이셨지.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조그만 산을 선산으로 받았어. 먹고 살려니 땅이 있나, 어린 나이에 산에 불을 질러 밭을 일구시고 일가를 이루어 자식들을 먹이셨어. 지금 그 밭을 찾으려면 다시 불을 질러야 할 터이지만 아버지는 많이 늙으셨고 지금은 동네에서 손바닥 만한 텃밭을 가꾸고 계시지 문득, 벌초 길에 굽은 등으로 돌아앉은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다. 소작 질을 견디지 못한 일제 강점기부터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농사꾼으로 ......, 화전민, 화전민, 화전민, 화전민, 화전민.......
박지원
화전민(火田民)은 산에 불을 놓아 들풀과 잡목을 태운 뒤 그 곳에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다. 화전은 일정한 땅을 정해 불을 놓고 불에 탄 풀과 나무의 재를 비료로 이용한다. 몇 년 동안 한곳에서 계속 농사를 지으면 지력이 다해 농작물의 수확이 감소하므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 화전을 일군다. 현재 인도,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지에 약 2억 명 정도의 화전민이 살고 있는데, 열대우림을 파괴한다 하여 오래전 우리나라처럼 화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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