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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초래한 한국 영화계의 혼란과 파행을 우려한다'
-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입장
지난 3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 영화인 선언>이 발표되었다. 영화인들은 이번 입장발표를 통해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시네마테크에 대한 공모의 문제점과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비정상적인 운영방안 등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행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화인들은 현재 한국 영화계의 발전을 도모해야할 민간자율기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영진위가 다시금 올바른 자리를 찾아갈 것을 촉구하였다.
이번 영화인들의 입장발표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은 깊은 공감을 표하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영진위가 책임 있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영진위의 비상식적인 파행행정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 영진위의 행보를 비판하는 지점은 사회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공모제, 그 본래 취지 자체가 아니다. 철저히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하여 시작된 공모제가 그 과정에 있어서도 너무도 정치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기에 비판을 하는 것이다. 또한 “사업자 선정”에만 급급하여, 그간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다양성, 독립성, 자율성을 기반으로 수년에 걸쳐 축적해온 사회적 성과와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한 영진위의 무능력함이 이번 공모제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이러한 영진위의 무리한 공모제 추진과정과 그 결과는 공모제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객관성, 전문성, 투명성을 상실하고, 오로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리와 조작만이 난무하였다. 이로 인해 이번 영진위의 행보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시민들에게도 아무런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영진위는 영화계와 소통은커녕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없이 비민주적인 절차로 오히려 영화계의 퇴보를 조장하고 있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정책과 사업이 생산되어야 할 기관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당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영화계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이에 영진위는 이번 공모제에 대한 영화인들의 우려와 문제제기를 겸허히 받아드리고,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영화인들과 함께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영진위의 일방적이고 파행적인 행보는 한국 영화계에 혼란과 실패만을 양산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0년 3월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일동
강내희(문화연대 공동대표), 강세진(푸른영상), 강지은(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극단지회), 강환규(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무용단지회), 고남현(풍물패 터울림), 고명철(평론), 고승욱(미술작가), 고영직(평론), 고재선(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고준식(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고창수(미술), 고한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극단지회), 곽경안(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곽은태(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곽재영(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구승택(풍물굿패 삶터), 권경우((사)문화사회연구소 연구기획실장), 권명현(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권범철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권상원(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권정일(문학), 권혜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강(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김경화(공연기획자), 김근(시), 김기영(연극연출가), 김남은(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남일(소설), 김동원(푸른영상), 김동원(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 김두범(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두진(문화예술기획자), 김명신(문화연대 공동대표), 김민경(미술작가), 김민수(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민숙(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민정(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민정(춤), 김백겸(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전충남지회장), 김병균(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인천지회부지회장), 김보건(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무용단지회), 김상화(부산국제 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상훈(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서령(소설), 김선관(연극), 김선민(풍물패 터울림), 김선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선효(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성범(전남작가회의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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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선언문 출처:한독협 게시판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
일시 | 2010년 3월 16일(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
기자회견 참가자 |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 <발레교습소> 변영주 감독,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경계도시2> 홍형숙 감독,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오로라 공주> 방은진 감독(/배우), 한국영화아카데미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
영화인 1천인 선언 참가자 |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차승재 대표, <괴물> <마더> 봉준호 감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 <말아톤> 정윤철 감독, <전우치> 최동훈 감독 등, 1,692명
[선언문]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 영화인 선언
2010년 3월 현재, 한국영화의 미래를 고민하는 중심축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주체의 사업성과와 정책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무리하게 공모를 진행해서 파행을 이미 예고했습니다. 두 사업에 대한 공모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의혹과 문제점이 국회와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공모를 책임지고 있는 영진위는 ‘문제없음’이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답변만을 개진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1일부터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운영단체로 선정된 단체들 또한 독립영화감독들을 비롯한 영화계의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공간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공모와 관련한 여러 문제점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진위는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반발 속에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공지를 냈습니다. 그러나 민간에 의해 설립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에 연간 예산의 30% 수준의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사업자를 첫 번째 공모에서 선정하지 못했던 것처럼,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에는 아무 단체도 공모에 응하지 않아 공모제 자체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영진위는 3월 12일자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재공모한다는 공지를 내어 영화인들과 관객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그리고 시네마테크 사업은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관객의 문화향유권을 위한 사업입니다. 이 사업들은 애초에 민간에 의해 제안되고 주도된 사업들입니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민간단체들이 낸 것이고, 전반적인 운영 정책도 민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공모가 필연적으로 파행을 불러온 것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영진위에 있음을 우선 밝히고자 합니다. 영진위의 조희문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에 의한 독단적인 전횡이 파행적인 공모를 불러왔으며, 문화공공성 확대라는 구체적인 정책에 의한 공모제가 아닌 ‘나눠먹기’와 ‘제 사람 챙기기’가 이 사태의 본질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의견수렴 절차는 애초에 무시되었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조차 원천봉쇄 되어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희문 위원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사태는 이런 비민주적이고 비문화적인 독단적 행정 집행이 낳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구체적인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채 2개월 반 동안 원장이 공석인 채로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영진위의 철학과 계획 부재에서 오는 행정 무능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학생들과 동문들은 영진위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아무 답변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27년 동안 수많은 영화인을 배출해온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는 영진위와 학생들과 동문들이 함께 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의 합의제 준 민간기구인 영진위는 최소한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여러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공감하는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테크 등과 같은 소중한 공공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민들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진위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영진위는 그런 기본적인 역할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영화계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을 위한 영진위는 존재하지 않고, 정부의 문화정책에 과잉충성하는 영진위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영진위가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촉구하며, 영진위 정상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최근 현안에 대해 영진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자 합니다.
하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에 대한 공모과정의 정당성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를 재공모하라!
두 공간이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의 그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현재의 비정상적인 공모를 즉각 철회하고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라!
하나.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정상화하라! 아울러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에 대해 민주적인 공론화과정을 충분히 거쳐 정책을 입안하여야 한다.
2010년 3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일동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 촉구 영화인 1천인 선언 , 총 1,692명]
갈재민(<땅의 여자>촬영), 감효정(감독), 강국현(전국영화산업노조 촬영지부 <스파이파파>), 강경훈(<죽어도 해피엔딩>감독), 강금영(<성폭력에대처하는우리들의자세>작가, 여성영상공동체 핀다), 강나루(<탈주>연출부), 강다은(진주시민미디어센터 제작팀), 강대웅(<땅의 여자>스틸), 강명찬(강제규필름 라인프로듀서), 강명현(<상유를 만나다>감독, 광주독립영화협회), 강미자(<푸른강은 흘러라>연출), 강민석(영화음악감독), 강민석(한양대 연극영화학과 학생), 강민영(<0.1kg>, <이상한 나라0의 이상한 상식들>감독,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편집장, <네오이마주>편집에디터), 강민우(신씨네), 강백룡(동국대 영화영상), 강병성(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산(음향감독), 강상협(<껍데기>촬영), 강새미(건국대 영화전공), 강석필(<경계도시2>프로듀서), 강선형(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성식(<마강호텔>, <스위치>촬영감독), 강성한(<꺾여진 날개>연출), 강성훈(<후회하지 않아>, <화려한 휴가>조명감독), 강소영(디마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강소영(씨네2000 기획실,<거북이 달린다> 외 3편 마케팅 관리), 강소원(부산대학교영화연구소 전임연구원), 강수림(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수연(<액션V>PD), 강수진(중앙대 영화학과), 강수진(<프랑스중위의 여자>프로듀서), 강숙(전국영화산업노조 연출지부, 콘티작가 <너는내운명>,<그놈목소리>,<그림자살인>), 강승표(<졸업영화의 이론과 실제>감독), 강시민(감독), 강연하(<수진들에게>연출), 강영수(<방독피>미술부), 강유가람(<왕자가된소녀들>제작팀), 강유석(한양대 영화학과 학생), 강유진((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크리닝매니저), 강윤희(<계몽영화>분장팀장), 강이관(<사과>연출), 강준원(<정현아>연출), 강진국(
(2010년 3월 16일, 총 1,692명)
*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국내신작전 상영작 (가나다순)
[장편]
<개청춘>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 2009 / DV / Color / 83분
<꽃다운> 장희선, 김진상 / 2009 / DV / Color / 61분
<대추리에 살다> 정일건 / 2009 / DV / Color / 83분
<땅의 여자> 권우정 / 2009 / HD / Color / 95분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홍지유, 한영희 / 2009 / DV / Color / 117분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조세영 / 2009 / DV / Color / 72분
<오체투지 다이어리> 지금종, 최유진 / 2009 / HD / Color / 83분
<쿠바의 연인> 정호현 / 2009 / DV / Color+B&W / 93분
<호수길> 정재훈 / 2009 / Beta / Color / 72분
[단편]
<그 날 이후,> 김주현 / 2009 / DV / Color / 26분
<나의 길 위에서> 하샛별 / 2010 / HD / Color / 38분
<내 청춘을 돌려다오> 김은민 / 2009 / DV / Color / 35분
<명소> 김민지, 조샛별, 허철녕 / 2009 / HD / Color / 33분 15초
<미얀마 선언> 최신춘 / 2010 / DV / Color / 31분
<방, 있어요> 석보경, 정동욱, 장경희 / 2009 / DV / Color / 21분 33초
<수현 지현> 박정회 / 2009 / DV / Color / 23분 30초
<시야 미안하다> 김휴리 / 2009 / DV / Color / 21분 16초
<역사(歷寫)> 나들 / 2009 / HD / Color / 3분 52초
<자기만의 방> 심민경 / 2010 / DV / Color / 8분 32초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24> 임덕윤 / 2009 / DV / Color+B&W / 33분
<행복한가요?> 정혜은 / 2009 / HD / Color / 48분 11초
<현기증 ver1.0> 노경태 / 2010 / DV, HD / Color / 12분
* * *
(본문 내용중 굵은 글씨와 밑줄은 제가 강조한 것임)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국내신작전 심사총평
2009년 동안 제작되어진 다큐멘터리 중 '인디', 즉 '독립'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우리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58편입니다. 작년 77편의 출품작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나라님들이 좋아하는 숫자 놀음에 편승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내, 외적인 독립영화에 대한 공격과 그로 인한 위기 속에 이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근심 어리게 바라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번에 출품작들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눈의 띄는 점은. 중견 다큐멘터리스트들의 노력과 그 성과입니다. 우리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 했었던 정호현, 이미영 감독님의 'return of the SIDOF'와 2000년대를 관통한 '대추리와 사람'들에 대한 사려깊은 시선을 담아주신 정일건 감독님. '농가일기'에서 '땅의 여자'로 더욱 깊어지는 작품세계로 사람들을 주목하게 한 권우정 감독님. 그리고 독특하면서도 매혹적인 스타일로 전국의 음신(音神)들을 소개해주는 기채생 감독님. 어떻게 보면 독립다큐 키드에서 이제는 자기만의 세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이들의 변화를 짚어보는 것도 이번 영화제가 관객 분들과 나눌 소중한 테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막, 카메라를 들고 세상과 소통 하려는 젊은 작가들에게 우리 시대는 경쟁의 피곤, 불안정한 미래, 그로인한 공간의 파괴로 함축될 수 있을 듯 합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속에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카메라와 다큐멘터리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고, 그 소중한 결과는 이번 영화제의 단편 다큐멘터리 향연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지와 시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도 이번 단편 다큐멘터리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낡은 것들에 대한 새로운 것에 대한 매력은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이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시도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는 것도 이번 영화제와 관객들의 몫일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이런 신진 작가들과 중견 작가들 사이에 놓인 '사라져 버린 현장'입니다. 중견 감독이 자기만의 세계로 긴 시간동안 세상과 시대를 사유하는 동안, 신진 작가들은 '주변의 스토리텔러'로서의 자기규정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2009년 용산에서의 철거민 참사와 평택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권력의 사냥에, 독립다큐멘터리가 ‘현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는 단지 소재 차원에서의 문제는 아닙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과 접근이 있을 수 있지만, 진보적인 사회변화를 위한 다큐멘터리의 정치적이며 미학적인 고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서입니다. 거대담론과 현장이라는 독립다큐멘터리의 도그마는 사라져야겠지만, 독립 다큐멘터리의 밑바탕에 대한 실천까지 사라져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그동안 이분법적으로 사고되고 평가되어졌던 독립다큐멘터리의 정치와 미학의 실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또 다시 봄은 올 것입니다. 거대영화제의 물량과 브랜드 사이에서 이 영화제가 봄의 연두와 함께 지속적으로 푸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관객 여러분들과 지난 1년을 거침없이 달려온 출품 작가들의 순전한 덕일 것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작품을 출품하고 비록 상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다큐멘터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작가 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상영의 기회를 얻은 25편의 작가들에게 자그마한 축하 말씀을 남깁니다.
분노와 웃음, 따뜻함과 냉철함의 축제가 될 이번 영화제가 어서 오기만을 바래봅니다.
-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프로그래머 (가나다순)
안정숙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현 영화인)
오정훈 (미디액트 교육실장)
태준식 (다큐멘터리 감독)
기자회견을 하는지는 몰랐고, 연대서명을 한다는 이메일이 왔길래 '저도 넣어주세요' 했더니
오늘 그 결과물이 또 이메일로 왔다. 다들 추운 날 고생이 많으시다. 당장 달려갈 수도 없고
무슨 큰 돈을 기부할만한 처지도 아니지만, 이렇게 제 이름이라도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주시라. 아무리 정신 없어도 하루에 한번 이메일 확인은 꼭 할테니.
( 이메일 주소 : 다큐나루 @ 쥐메일 닷 컴 )
* * *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에 반대하는 독립영화감독 100인 기자회견
일시 : 2월 18일 14시
장소 : 참여연대(서울 종로구 통인동 132 대표전화 02-723-5300) 지하 1층 느티나무 강당
사회 : 김동명
발언 : 박동훈, 신동일, 양익준, 양해훈, 이충렬, 장형윤, 주현숙 외 독립영화감독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을 규탄한다!
1. 무엇을 위한 운영주체 공모제 전환인가?
2년 2개월간 독립영화배급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던 인디스페이스, 출범 이후 8년간 독립영화 창작 지원 사업과 시민 대상 영상 미디어 교육의 근거지로서 국제적으로도 전례 없는 성과를 올려왔던 미디액트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조희문/이하 영진위)의 느닷없는 ‘독립영화전용관/영상미디어센터 운영주체 1년 단위 공모제 전환’ 결정으로 간판을 내리고 거리로 내몰렸다.
2. 졸속/편파의 과정으로 독립영화를 철거하고 있다
졸속으로 치러져 결국 선정자를 내지 못했던 1차 심사에서 각각 차하위, 최하위를 받고 탈락했던 단체의 임원들이 2차 심사에서 버젓이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고, 이름만 바꾸었을 뿐 1차 때와 그 구성원과 추인세력이 동일한 신생유령단체들이 이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되었다. 이들 (사)시민영상문화기구와 (사)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는 모두 조희문 위원장이 법인 설립자인 (사)문화미래포럼과 그 협력단체 (사)비상업영화기구와 관련이 깊을 뿐만 아니라 1차 공모 당시 (사)문화미래포럼과 (사)비상업영화기구가 낸 서류와 2차 공모에서 선정된 (사)시민영상기구의 서류가 법인명과 이사진의 명단만 다를 뿐, 사업계획서가 거의 동일해 심사가 졸속/편파로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다.
3.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창작물은 상영되지 않을 것이다
졸속/편파심사로 얼룩진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운영업체 공모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사)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에 의해 운영되는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우리의 창작물이 상영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성명을 내는 현재부터 발효되어 영진위 측의 납득할 만한 응답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지속된다.
4. 근시안적 공모제도 철회를 촉구한다
영진위가 사업연속성과 정책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근시안적 공모제도를 철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에 기초한 합리적인 사업자 선정 체계를 원점에서부터 재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연대서명인 155명 (가나다 순)
강미자(푸른 강은 흘러라) / 경순(쇼킹패밀리) / 고은기(내 사랑 유리에) / 공미연(전장에서 나는) / 구자환(우공이산) /권우정(땅의 여자) / 권효(원웨이 티켓) / 김경만(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 김경묵(청계천의 개) / 김곡(고갈) / 김동명(이상한 나라의 바툼바) / 김동령(아메리칸 엘리) / 김동원(송환) / 김명준(우리 학교) / 김미례(외박) / 김선(자가당착) / 김성균(기타이야기) / 김숙현(모던한 쥐선생과의 대화) / 김영남(내 청춘에게 고함) / 김영근(산책가) / 김예영(산책가) / 김유리(뭐 때문에 살아) / 김은경(뉴스페이퍼맨: 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 / 김은민(내 청춘을 돌려다오) / 김이찬(동행) / 김일란(3xFTM) / 김일안(피바랜 광주) / 김조광수(친구사이?) / 김종관(Down Down FTA!) / 김준호(길) / 김주현(그날 이후) / 김지곤(오후 세 시) / 김지현(앞산전) / 김지현(고양이들) / 김진열(진옥언니, 학교 가다) / 김태진() /김태일(안녕 사요나라) / 김현성(흩날리는 것들) / 김형남(외가) / 김홍완(기차역에서) / 김환태(국경은 없다) / 김효정(춤추는 동물원) / 김희철(진실의 문) / 나루(돌 속에 갇힌 말) / 나비(개청춘) / 남다정(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 / 남태제(학교) / 란희(쉼터를 만나다) / 류미례(엄마…) / 류형기(너와 나의 이십일 세기) / 문정현(할매꽃) / 민동현(지우개 따먹기) / 민용근(도둑소년) / 민환기(소규모아카시아밴드이야기) / 박경태(나와 부엉이) / 박동훈(계몽영화) / 박성용(춤추는 동물원) / 박소현(우리 학교) / 박수정(다시, 삶으로) / 박은영(토굴 속의 아이) / 박인희(청춘예찬) / 박정숙(동백아가씨) / 박종필(거리에서) / 박준영(허웅이야기) / 박지완(여고생이다) / 박홍열(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 박홍준(소년마부) / 백승기(출동 사십삼 호) / 백승빈(장례식의 멤버) / 백현진(디 엔드) / 변해원(철탑, 2008년 2월25일 박현상씨) / 부지영(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서동일(핑크팰리스) / 서재경(외출) / 선우문영() / 성충경(출동 사십삼 호) / 소상민(나는 곤경에 처했다) / 소준문(올드랭사인) / 손경화(개청춘) / 손광주(단속평형) / 손영(잊지 않을 거야) / 손영성(약탈자들) / 송해나(환심) / 신이수(구보씨일보) / 신동일(반두비) / 안슬기(지구에서 사는 법) / 양익준(똥파리) / 양해훈(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 언저리(그의 자연) / 연상호(사랑은 단백질) / 오건영(에필로그) / 오영필(서쪽나라) / 유동종(간이역) / 윤강로(가지 않는, 모든 것들) / 윤성호(은하해방전선) / 윤영호(바이칼) / 윤지석(스위치) / 이강길(살기 위하여) / 이강현(파산의 기술) / 이걸기(시합) / 이경원(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 이란희(파마) / 이마리오(주민등록증을 찢어라!) / 이성강(살결) / 이송희일(탈주) / 이숙경(어떤 개인 날) / 이승영(여기보다 어딘가에) /이영(OUT: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 / 이용배(사랑을 찾아서) / 이우정(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 이유림(새끼여우) / 이재수(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 이정아(남의 속도 모르고) / 이종필(불을 지펴라) / 이지상(몽실언니) / 이지연(김문정) / 이진필(알고 싶지 않은) / 이충렬(워낭소리) / 이현정(192-399: 더불어사는집이야기) / 이혜란(우리들은 정의파다) / 임덕윤(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24) / 임창재(바람의 노래) / 임춘민(평촌의 언니들) / 임호경(Act of life) / 장건재(회오리바람) / 장세경(누구세요) / 장은주(교미기2. 비밀스런 짐승) / 장형윤(무림일검의 사생활) / 장훈(불한당들) / 전경진(학교이야기) / 정경록(고기도시) / 정미나(불안의 최전방) / 정병길(우린 액션배우다) / 정재훈(호수길) / 정지연(봄에 피어나다) / 정창영(경계에 선 인생) / 조대흠() / 조세영(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 조재형(그 날) / 주현숙(계속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 / 지민(개청춘) / 지윤정(Page_214) / 진소영() / 채기(빛나는 거짓) / 최신춘(알바당선언) / 최영태(스크린플레이) / 최창환(호명인생) / 태소정(더 밴드) / 태준식(샘터분식) / 한영희(레즈비언 정치도전기) / 한범승(가리봉 오거리) / 홍지유(레즈비언 정치도전기) / 홍형숙(경계도시2) / 황윤(어느 날 그 길에서) / 황철민(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그 때, 그들을 만나는 대신 제대로 싸웠어야 했다.
그들은 적어도
'워낭소리'가 상영되던 극장과 '미디액트'에서
웃으면서 만나 악수를 나눠도 될 사람들은 아니었던 거다.
그들은 나와 당신의 뒤통수를 치며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 때, 그들을 만날 것인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서로 좀 더 들어보고 더 좋은 생각으로 다듬을 수 있었다.
귀를 기울이기 전에 훈계하기 바빴던 그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려나.
들을 사람도 말할 사람도 없이 지금 나는 혼자라
한없이 답답하지만
그래도, 기운을 내보자
그 때 그 논란보다는 현명하게, 그리고 좀 더 신중하게
이번에는 좀 더 제대로 대처하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믿는다.
라울님의 [독 08]에 관련된 글
일일이 찾아뵙거나
메일이나 전화로 직접 연락드리면서 부탁하는 게 도리인데
제가 요즘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 다큐멘터리 마당, 게시판에서
->링크: 중앙운영위 발송 공개질의서, 연명 참여 요청
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보신 다음
관심있는 분들의 연명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공개질의서 전문은 윗글의 첫머리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연락처도 그 글 말미에 있습니다
시작은 함께 했지만 마무리를 보지 못하고 떠나야 할 것 같아서
이런 짧은 글로라도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판단의 실수, 성급한 결정,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의도로 좋은 결과를 위해 움직였지만 비난받기도 하는 것이 삶입니다
충분히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이해 못할 일, 용서 못할 일이란 드물고
사적으로는 그 어떤 실수나 판단착오에 대해서도 위로와 격려를 할 수 있지요
그러나
MB의 워낭소리 관람을 전후해서 일어난 일련의 일들과 논란에 관해서는
좀 더 분명하고도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특히 며칠 전 언론을 통해 접한 '디지털 악마'관련 발언은
독립영화 관련자들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모든 분들께도 충격을 안겼습니다
발언하신 분이 현재 한 영화의 제작자로 더 부각되어 있으나
그 이전에 막중한 책임을 맡아 활동해온 조직이 있고
그 조직의 존재의의와 사회적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조직 내부에서도, 그리고 이 일련의 일들을 주목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보다 납득할 만한 문제해결 과정이 공개되길 바랍니다
제가 그 조직의 회원이 아니기에 적극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2월 11일 기자회견 이후 계속 진행되어온 몇 가지 일들에 대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질의서를 보내는 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서
지금까지 합의하지 못한 원칙이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많은 문제들을 풀수 있기를,
그래서 곧 서로가 자긍심을 되찾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보고 싶지만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 보기 위해
비싼 돈 들여 비디오나 디비디를 사려고 헤매지 않더라도
영화를 배우기 위해서 특별한 교육기관에 가지 않더라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너무 높은 문턱을 넘지 않더라도
보고 듣고 말하고 공감하면서 자유롭게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극장이 마을마다 생겼으면 좋겠는데
서울에서도 밀려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요?
오프라인에서 함께 할 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대신 온라인 서명이라도 함께!
* * *
우리는 우리의 시네마테크를 지키려 합니다
“옛날 옛적에 시네마테크에서...”
옛날 옛적부터, 시네마테크라고 불리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곳에서 처음 영화를 만났다 말하고, 누군가는 그곳에서 아련한 기억 속 영화들을 되짚어보았다 말합니다. 알음알음 물어 알게 된 구석의 조그마한 상영관, 그리고 그 곳에서 상영된 수많은 영화들, 그 모든 것이 시네마테크가 아니었다면 얻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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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일방적인 통보”
지난 2월 9일, 시네마테크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통보의 내용은 현재까지 진행해왔던 시네마테크 전용관 지원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네마테크는 영진위로부터 전체 예산의 30%정도를 지원받고 있는데, 영진위는 새로운 내부 조정과 함께 이러한 지원을 공식 경쟁체제로 전환한다고 말합니다. 영진위는 시네마테크 ‘일부’의 지원을 통해, 시네마테크의 역사를 뒤바꾸고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상식 이하의 생각을 감행하려고 합니다. 수 년 동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땀을 흘려 힘들게 지어낸 집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는 영화애호가들이 모여 만든 민간단체이자 관객의 것이지, 정부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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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의 시네마테크 공모제 전환에 반대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보낸 시간들을 영화진흥위원회의 공모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왜 그들이 우리의 시네마테크를 선정할 수 있단 말인가요? 시네마테크는 우리 관객들의 성역입니다. 정부는 그런 우리들의 공간, 우리들의 추억 자체를 무시하며 그간 공들여 쌓은 탑의 머릿돌을 빼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시네마테크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앞장서 시네마테크를 살려내야 합니다. 말 뿐인 영화진흥위원회의 시네마테크 공모제 전환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을 모아 시네마테크를 지켜내야만 합니다.
서울아트시네마를 사랑하는 관객들
'워낭소리'를 보고나서 느꼈던 혼란스러움에 관해
그리고 지금까지 독립영화를 보면서 품었던 의문에 관해
긴 글을 작성하다가 지웠다
하고 싶은 말을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던 건
'독립영화, 그 중에서도 독립다큐멘터리'를
내가 과연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작업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격론이 벌어졌던 한독협 게시판에서
서로 사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서울영상집단에서 제안했던 토론회는 무산되었다
갈 수 없었던 사람으로서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한편 이해하면서도
입장의 차이만 확인하고 서둘러 봉합하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
첫 문제제기는
한독협 사무총장을 비롯한 독립영화 활동가들이
장관과 대통령을 만나기로 작정한 동기를 추궁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다른 관점에서 좀 더 본질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저마다 다른 과정을 거쳐 걸어왔지만
오랫동안 힘겹게 만들어온 독립영화의 원칙과 존재의의에 대해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2009년 현재의 결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마무리를 기대한다
2009년 2월 11일, 영진위의 독립영화 배급지원 폐지에 항의하는 기자회견
2009년 2월 12일, 전날 기자회견 내용에 관해 유인촌 장관과 간담회
출처:씨네 21
[포커스] 독립영화 지원제도 개선될까
글 : 문석 사진 : 최성열 | 2009.02.17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독립영화인들과의 만남에서 오간 이야기들
유인촌 장관(왼쪽 사진)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독립영화인들은 흔치 않은 기회를 맞아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2월12일 오후 5시 광화문 미디액트에서는 이례적인 자리가 마련됐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독립영화인들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격의없는 대화를 나눈 것. 이 자리는 전날 6명의 독립영화 감독이 열었던 ‘독립영화가 살아야, 한국영화가 삽니다!’라는 기자 간담회에 대한 유인촌 장관의 응답인 셈이다. 2월11일 6명의 감독은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독립영화조차 ‘수익을 올려야 하는 영화’로 잘못 인식될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독립영화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정책이 축소되는 것에 대해서 성토했다.
영진위에 대한 옐로 카드로 해석?
유인촌 장관은 배우 출신답게 영화계에 대한 견해를 자신있게 피력했다. 그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라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해 기존 지원제도에 얼마간 손을 댈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아무리 주무부처라지만, 문광부 장관이 직접 독립영화 감독들의 목소리에 응답한 것은 의외의 일이다. <워낭소리>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고, <똥파리>가 로테르담영화제에서 VPRO 타이거상을 수상하는 등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높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이날도 여러 차례 지적했듯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영진위에 대한 옐로 카드 차원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은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주무부처 장관이 우리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는 사실 자체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인촌 장관과 고영재 사무총장을 비롯해 <동백아가씨>의 박정숙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극장체인 씨너스의 정상진 대표, 미디액트 김명준 소장 등이 참석했다.
유인촌: 아침에 매체에 기사가 많이 나서 깜짝 놀랐다. 뭔가 해서 영진위에 전화했더니 영화진흥위원회 강한섭 위원장은 베를린영화제에 출장 갔다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싶었던 것이다. 사실 장관에 취임했을 때부터 독립영화에 대해서는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업영화는 이제 관이 개입해서 중흥하는 단계는 넘어갔고 산업 자체의 논리에 의해서 굴러가야 한다고 봤는데, 단편영화나 독립영화는 영화산업의 밑받침이 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가 책임진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 그러다 기사를 보니까 독립영화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왜 여태까지 이야기하고 밀고 왔던 방향과 다른 결과가 나오나. 특히 요즘 <워낭소리>가 흥행도 되고 관심도 끌고 있는 마당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를 만든 지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장관님을 뵙는다. 이런 기회가 마련돼 좋게 생각한다. 독립영화는 수치와 지표로 판단할 수 없다. 예산문제로 기획재정부 관계자분들을 만나도 독립영화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많이 바뀐 것을 느낀다. 독립영화에서 무슨 수익을 이야기하냐고 말하는 분도 있고, 마케팅 같은 부분을 도와줘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그런데 영진위는 독립영화 개봉지원사업을 폐지했고, 독립영화 제작지원 예산은 몇년째 6억원으로 고정돼 있다. 그리고 ‘독립영화’라는 이름을 뺀 이유와 근거도 모르겠다. 두 번째로 그동안 다양성 영화 복합상영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는데, 규모를 지나치게 확대하려다가 영진위 부산 이전 문제와 뒤얽혀 올해를 넘겨버렸다.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또 미디액트, 독립영화 전용관, 시네마테크 운영을 놓고 공모제를 실시한다는데 이 또한 이해가 안된다. 지정위탁을 맡겨놓고 그 성과가 나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데다 독립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단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게다가 안정된 공간이 확보된 상황도 아닌데 공모제를 실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정책이라는 건 결국 동의와 설득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 언로가 막혀 있고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다 독립영화 관련 조항이 자꾸 삭제되니 어제 같은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영화인들 “검증된 작품의 마케팅 지원을”
김명준: 한편으로는 <워낭소리>가 독립영화를 ‘굶어가면서 영화를 만들어 몇 십억원 버는 영화’로 인식되게 할까 걱정된다. 그런 영화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적이고 실험적이고 비판적인, 본래 의미에서의 독립영화도 만들어져야 한다. 그처럼 독립영화의 사회문화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를 동시에 끌어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본다. 우리의 바람은 영진위가 현장에서 논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관광체육부와 이야기를 하고, 또다시 조율된 의견을 현장에 전하는, 즉 설득과 동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박정숙: 우리 스스로 독립영화 감독의 삶은 아르바이트 인생이라고 말한다. 짬짬이 촬영이나 편집 일을 하면서 자신의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 독립영화 제작지원제도가 생겼다. 그때 나의 <소금>이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됐는데, 600만원이라는 지원금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영진위라는 국가기관에서 이런 주제에 동의하고 뽑아줬다는 것 자체가 감독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됐다. 사실 독립영화를 한다고 생각하는 누구나 스스로가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려 하지만 지원을 받으면 책임감을 더 갖게 된다. <동백아가씨>는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돼서 지난해 극장에서 개봉했다. 게다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2008년 올해의 좋은 영상물로 뽑히기도 했다. 만약 이런 지원제도가 없었다면 관객을 만날 기회가 없었고, 이렇게 선정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고영재: 참고로 말하면 <워낭소리>가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는데 개봉이 안됐으면 아예 후보작 자격도 얻을 수 없었다.
유인촌: 독립영화, 예술영화만을 전문으로 상영하는 극장이 여러 곳 있지 않나. 25군데의 아트플러스 체인이 있는데, 그런 데서도 개봉이 잘 안되나.
정상진: 시네마테크와 예술영화 전용관이 있는데 그곳만으로는 독립영화가 일반 관객과 호흡하기 어렵다. 지역적으로 봐도 시내 중심가에는 거의 없고. 지원받는 극장들이 열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원받아서 극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관객과 호흡할 좋은 독립영화가 많은데도 관객이 외면하는 것은 사실 홍보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초반부터 <워낭소리>를 개봉했지만, 개봉 초기에는 많은 정보가 없어서 관객이 선뜻 표를 사지 못했다. 검증된 독립영화의 마케팅을 지원해주면?? 다양한 멀티플렉스나 상업영화 공간에서도 영화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영재: 제작자 입장에서는 단관에서 개봉을 해도 포스터와 전단만 만들어도 700만원 정도의 마케팅비가 든다. 여기에 광고라도 조금 내면 그냥 2500만원에서 3천만원이 넘어간다. 극장이 아무리 많아도 홍보가 안되면 안된다는 이야기다.
양익준: <똥파리>를 준비하면서 내 개인 돈을 다 썼고, 촬영을 하면서 아버지와 친구들로부터 돈을 꿨다. 그러던 와중에 고영재 프로듀서를 만났다. 결국 <워낭소리>가 벌어들인 돈으로 4월 중 개봉하게 됐는데,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듯 내 방 보드판에는 돈을 갚아줘야 하는 사람 20명의 이름 쓰여 있다. 빨리 로테르담 상금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내겐 상보다 상금이 절실하다. 그리고 7개월 동안 나와 함께 작업한 스탭들에게 거의 한푼도 임금을 주지 못했다. 개봉을 못하면 그들에게 일말의 인건비도 주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장관 “확실한 쪽을 밀어주는 게 낫지 않나”
유인촌: 여러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지원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은 액수의 지원을 하는 것보다 확실한 쪽을 밀어주는 게 낫지 않겠나. 나머지에겐 인큐베이팅의 기회를 주면 된다. 시나리오 한장부터 조금씩 발전시켜서, 한 단계를 거치면 조금 더 지원하고 더 가능성이 보이면 더 지원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상이라든가 좋은 성과를 낸 작품에 대해서도 지원을 해주면 된다. 영진위쪽에서 듣자하니 개봉지원을 없앤 데 이유가 있더라. 그런데 그게 현장과 잘 맞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을 영진위가 좀더 해줬으면 좋겠다. 머리를 맞대고 잘 논의를 해서 다음에 또 이런 자리를 갖자. 지금 <워낭소리>도 잘되는데 이럴 때 바람을 타는 게 좋지 않나. 힘을 받을 수 있게 서로 노력을 해야 한다.
2009년 2월 15일, 이명박 부부가 워낭소리를 관람하다
2009년 2월 20일, 워낭소리의 수익금 30%를 독립영화 발전을 위해 기증하겠다고 밝힘
2009년 2월 16일, 태준식의 글 - 명박이 행차에 따른 몇 가지 궁금증
2월 20일, 한독협의 답변 - 한국독립영화협회입니다
* * *
그 어떤 해명으로도
덮을 수 없는 과오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큰 돈을 선뜻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 있다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이 있다
그랬더라도
솔직하게 과오를 시인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11일부터 20일까지 '워낭소리'를 둘러싼 해프닝이 계속 벌어지는 동안
독립영화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만들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참담했다
독립영화 지원정책은 이명박 정권 이전에도 숱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보완하기 위해 계속 싸워야할 지점이 있었다
그런데 11일 기자회견 이후 온라인에서 검색해본 관련 기사들은
관련 정책의 문제를 부각하고 이마저 폐지되고 있는 현실을 진지하게 비판하기 보다는
독립영화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일관했고
한 연출자의 부채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해가며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인용한 '배가 고픕니다'라는 이충렬 감독의 말은
이번 기자회견과 면담을 '정치적 구걸'로 해석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11일의 기자회견 이전에도 이후에도
장관이나 대통령을 면담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왜 발언하고 만나야할 것인지에 대해
(발언할 사람과 내용과 시기와 장소와 방법과 이유를 결정하는 하나의 절차로서)
한독협 홈페이지나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메일링을 통해
더 치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
하루 전에라도 사전정보를 공유했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해서 일단 기자들과 장관과 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면
그 직후에라도 언론보도에서 누락된 부분이나 진행과정을 좀 더 자세히 공유했어야 하고
그랬다면 이 며칠 동안 벌어진 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언론을 처음 대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더 예민하게 한국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켜봤을 사람들이
각 언론사의 견해나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편협한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점,
사석에서 무심코 흘린 말까지 기사화될 수 있는 것을 왜 몰랐을까.
최소한의 공론화와 조직화도 시도하지 않고
일단 기자들을 불러모아 발언하고 면담을 진행한 다음에야
'순수한 의도였다', '할일을 했을 뿐이다', '부당하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해명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었다
그 해명의 자리가 또 다시 기자회견장이어야만 했는지 안타깝다
한독협 홈페이지에 올린 태준식의 문제제기에 관해
공감하고 답변을 기다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워낭소리'가 과연 독립영화인가 아닌가,
독립영화인들이 지지할 수 있는 영화인가 아닌가,
왜 이 영화가 이토록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토론하는 일은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왜 아직 그런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지도 의문이지만)
독립영화가 '작업할 수 있는 자격, 혹은 발언할 수 있는 권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언제든 참여해서 더 나은 세상을 같이 만들어가는 운동의 하나'
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한독협의 답변과 사무총장 고영재의 20일 기자회견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책임회피의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충격적이다
수익금 30% 기증을 기자들 앞에서 약속하기 전에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이 있다
이 사태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실망하고 분노했을 여러 동료들과 더불어
이 며칠 동안 일어난 일에 관해 솔직하게 대화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지금이라도 속히 가지길 바란다
독립영화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많은 사회운동세력과 마찬가지로
어쩌다 찾아온 기적같은 흥행작이나 엄청난 후원금이나 세련된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낡은 틀을 허물고 장애물을 헤쳐가면서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과 연대를 통해
더 단단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아직은 믿고 싶다.
* * *
(23일 월요일 저녁7시에 덧붙임)
워낭소리에 관해 -
제작동기, 제작비, 제작과정, 연출방식, 사용 장비 등을 기준으로
이 영화가 독립영화인가 아닌가를 분석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는 분이 기꺼이 제작자로 참여했고,
2008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와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영화'로 상영했으며,
이후 넉 달 동안 계속 '독립영화'의 하나로 상영하고 있는 영화에 대해
지금에 와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건 슬픈 일이다
나는 이 영화가 독립영화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보고 싶은 영화도 아니었고, 극장에 나갈 형편도 아니었는데
어떤 분의 제안을 받고 2월 초순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다
보고 나서 몇 가지 당혹스런 문제를 발견했는데 다른 분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 글들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굳이 따로 글을 쓰지는 않았다
오늘 한독협 게시판을 다시 찾아보니
어느 분이 '저게 무슨 독립영화냐'라는 말을 썼는데 그 말은 자제하는 게 좋았다.
지금 벌어진 논란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발언이다.
다만 나중에라도 이 영화의 정체성이나 가치에 대해, 미덕과 한계에 대해
독립영화 제작자들이나 관심있는 분들의 공개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장관과 대통령 면담에 관해 -
만나자고 연락이 왔는데 무조건 피할 수는 없다
만나는 쪽으로 결정한 사람들에게 무조건 만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이 무조건 집회여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지적하고 싶었던 건, 면담을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시기가 좋지 않고
그 대응이 너무 성급했다는 점이다
그쪽에서 정한 날짜와 시간과 장소에 맞춰줄 필요는 없었다
언론과 정부가 예상치 못한 칭찬을 하고 제안을 할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닌가
그 손을, 단지 '독립영화를 살려보겠다는 대의' 하나로 덥석 잡아서는 안되는 거였다
오늘도 길에서 파업현장에서 감옥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할 말이라도 한번 하고 싶어서 집회를 열었다가 죽고 다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상황에서 독립영화만 살리면 되나
때문에 오늘 발견한 한독협 사무총장 고영재의 답변은 한없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래도 독립영화, 계속 해야하나
2월 22일, 사무총장의 답변 -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멘터리 마당 게시판.
2009/02/02 13:20
네이버 블로그에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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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식 감독의 글 - 블타는필름의연대기 시즌2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는 1편으로 끝날 수 없는 작업이다. 시즌2를 제작한다면 제목은 바뀌어도 좋고, 그 작업을 해야하는 이유만 이어가면 될 듯 하다. 이런 작업이 10년 20년 이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세상이 좀 달라져서 절망보다는 희망을 담는 연대기를 만들어야 할텐데 착잡하다.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참여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길 바란다. 이대로 계속 한국에 머물거라면 불필연 시즌2에 참여하겠지만 더 이상 일정조절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아쉽다. 30대들에 머물지 말고, 10대와 20대, 40대와 50대도 같이 뛰었으면 더 좋겠다.
공동체상영, 이라는 배급활동의 내면을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상영하던 전례를 벗어나서 다양한 지역에서 더 많은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훌륭한 업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댓가를 바라지 않고 사생활을 희생하며 오랫동안 고생했던 몇 몇 소수의 활동가가 있었다는 것과 그들의 노고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던 것을 기억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이 네트워크를 통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얻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독립영화라는 이름을 가지고 영화운동, 혹은 미디어운동에 참여했던 1세대 2세대 감독들과 '독립영화'를 화두로 놓고 작업중인 20대 감독들 사이에는 멀고 깊은 강이 놓여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창립 10주년을 지낸 지금, 독립영화의 존재감이 흐릿해지고 언론에서나 비평계에서 함부로 폄하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하는 동기를 단지 정권의 탓으로만 돌릴수도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때 보다 성찰이 절실한 시기, 과연 누가 어떻게?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글 2009/02/01 11:45
다른 사람의 제작일지를 보는 것은 예습이기도 하고 복습이기도 하다. 어떤 분은 당을 하나 건설해도 될만큼 대단한 정치력을 발휘해서 제작비와 출연자와 스태프까지 광범위하게 확보한다. 어떤 분은 옆에서 그렇게 말해도 귀담아듣지 않던 문제를 의외의 장소에서 깨닫고 편집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일지에서 서로 비슷한 고민을 확인하기도 하고, 비슷한 상황이지만 고민의 방향이 전혀 다르다는 걸 발견하기도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제작 과정에서 보완하고 수정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감독이 그것을 '적어도 이 정도는 말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갖춘다면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는 점이다. 모호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영화도 있고, 자책이나 자신감이 지나쳐서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히는 감독도 있다. 그 날 그 날 성과를 차분하게 정리하고 거듭하지 말아야할 실수를 꼼꼼하게 기록한다면 모두가 미로에 부딪히는 일은 막을 수 있을 터. 부디 지금 그 작업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올해는 좋은 영화가 여러 편 완성되겠다. 기대한다.
2009/01/17 10:03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것은 살아오면서 터득한 모든 경험과 인식의 총체를 카메라 앞에서 재확인하고 촬영하는 대상과 소통하면서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다. 자신의 잘난 점과 못난 점에 대해 솔직해야하고, 달콤하지만 양심을 외면할 수 있는 여러 유혹들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하며, 돈과 체력과 의지 사이에서 날마다 싸워야 한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여성이라면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도 맞서야만 한다.
TV나 유명한 극장이 아니라 각종 독립영화제나 온라인 상영회, 집회 현장, 작은 세미나룸에서 단 한편이라도 독립다큐멘터리를 관람한 적이 있다면 아래에 링크한 사람들도 소개하고 싶다.
캐나다에서 영화공부를 하는 후배가 갑자기 귀국했고
오늘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고 하길래 급 검색
'서울 프라이즈'가 뭔지, '세계 한국어 방송인 대회'가 뭔지
방금 처음 알았다
거, 미리 미리 좀 알려주지, 우수상 씩이나 탄다는데 방송 못보잖아
이런 건 재방송도 안할텐데 말이다
아쉬운 마음에 포스팅이라도 남긴다
고생 많았고
KBS 나 방송사들 말고 조그만 영화제에서도 가끔 작품을 볼 수 있기를
건강하거라
* * *
2008 KBS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 개막
대회 개회식 및 서울프라이즈 시상식은 10월29일(수) 오후 5시 10분부터 50분간 KBS 1TV와 위성채널인 KBS World로 생방송된다.
이날 개회식에는 서울프라이즈 TV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우리는 그녀를 배명사라 부른다’의 주인공인 메리조 프레슬리(75)씨가 출연한다.
프레슬리씨는 한국전통무용의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인 배한라 여사의 제자로 미국 하와이에서 40년 넘게 한국 전통춤을 배우고 가르쳐온 무용인이다.
이에 앞서 오후 3시40분부터 오후5시까지 서울프라이즈 TV부문 수상작들이 KBS 1TV로 방송된다.
한편, 10월30일(목)에는 KBS 라디오공개홀에서 작곡가 이호섭씨와 최원정 아나운서의
사회로 특별공개방송 ‘동포방송인 어울림 한마당’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 한국어로 방송하는 세계한국어방송사는 16개국 90여개에 이르며 KBS는 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 1995년 ‘세계한국어방송인대회’를 창설하고 프로그램 제공과 제작진 연수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무국 연락처 : KBS 국제협력팀 김평렬 선임, 최성민PD (010-9015-9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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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수) 오후 3시 40분 ~
KBS 1TV 방영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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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눈사람 : http://www.redsnowman.com/
<쇼킹패밀리> 카페: http://cafe.naver.com/shockingfamily
가정의 달, 가족을 쇼킹하게 되짚어볼 수 있는 영화
*인디스페이스 가는 길
책 빌려준 친구에게 책을 돌려주고
임금님 밥상처럼 차려주는 점심을 먹고
무한 리필해주시는 천원짜리 원두커피를 마셨다
바람이 불고 풍경소리가 나던 그 골목
또 가자

[일단 지지] 에 관련된 글.
*전문 링크 - 더 이상 틈새의자유에 만족할 수 없다
2008년 4월 29일 화요일
- 인권영화제가 거리 상영을 선택한 이유
김일숙(인권영화제 활동가)
사전검열제가 엄존했던 1996년, 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기치로 닻을 올렸다. 대학가 상영관을 찾아 상영하고, 이적표현물을 상영했다는 이유로 대표가 구속되었을 때는 거리로 나앉기도 했다. 그런 뒤에 영화진흥법이 재개정되어 형식상 사전검열제는 폐지되었고, 인권영화제도 2001년부터는 영화상영관으로 옮길 수 있었다.
13년째, 12회를 맞는 인권영화제는 올해 다시 거리에 선다. 지난 12년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 검열을 거부해왔던 인권영화제는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이 허용하는 작은 틈새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현재 심의제도 자체가 표현의 자유에 어긋남을 알리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영비법 개정 운동을 하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과 ‘영상물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비법에는 여전히 검열과 규제의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행 영비법에 따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아야 한다(29조 1항). 인권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가 아니므로 법해석에 따라 등급분류를 받을 의무는 없다. 그러나 ‘누구든지’ 상영등급을 분류 받지 아니한 영화를 상영하여서는 아니 된다(29조 3항)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벌칙을 가하도록 정하고 있다(94조). 결국 무료로 상영하여도, 영상등급을 분류 받지 않은 인권영화제는 대관을 허용하는 영화 상영관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독립영화 또는 예술영화 전용관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런 현실은 ‘국가’가 인권영화제 개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영관의 ‘영업 정지’나 ‘등록 취소’라는 행정처분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전 검열의 잔재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영비법은 등급 심의를 받지 않는 영화에 관해 일부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29조 1항). 대가를 받지 않고 상영하는 단편‧소형 영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추천을 받은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문화관광부 장관이 등급분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영화가 그것이다. 이러한 예외조항은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문화적 권리 향유를 위한 문화 공공성을 보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부 예외 조항으로 문화 창작자와 수용자에게 틈새에서 소통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문화향유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큰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등급분류는 문화적 생산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문화향유권을 보호하고, 사회공공성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거대한 영상산업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관객들을 위해 문화생산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를 기술하여 수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시장성과 관계없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실험적으로 제작되는 창작물, 특정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등급분류를 면제해야 한다. 그것은 ‘문화 다양성’ 보장과 ‘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관객의 볼 권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행 영비법의 등급심의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주장의 근거 중에 하나로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아마도 그것은 청소년들이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노출될 때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것일텐데, 지금 현실에서 영비법의 심의제도를 통해서 ‘청소년의 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영상물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 이미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든, 다른 매체를 통해서든 자신들이 원하는 영상물에 쉽게 접근하고 있다. 영화와 사회를 연관시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나, 그럴 듯 해 보이는 통념들도 실재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쏟아지는 모든 영상물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것을 하려 할 때 강제성을 띠게 마련이다. 아무리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진행하고 그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그 심의정책이 강제적이고 일률적이라면 검열의 성격을 벗지는 못할 것이다. 문화 다양성 안에서 토론과 합의를 통해 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것, 그 속에서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 다양성과 사회공공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12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월 30일, 아직은 어느 거리일지 모르는 ‘어떤’ 장소에서 개막한다. 거리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인권영화제의 의미를 직접 관객과 만나 공감하려고 한다. ‘사회공공성’과 ‘문화적 권리’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작업은 인권영화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권영화제는 수년간 심의 정책의 개선을 위해 싸워온 문화운동가, 영화인, 문화 민주주의 안에서 자유를 찾는 일반 시민들과 함께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영비법 개정 공동행동(가칭)’을 꾸려서 이런 일을 해나갈 것이다. 끝까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의 지지가 이어지길 바란다. <끝>
*문단나누기, 밑줄과 굵은 글씨로 강조하기 등은 본문을 퍼온 뒤에 제가 했습니다.
계속 지지합니다.
4월 18일,
관련포스팅을 하고 나서 인권영화제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간단한 공지사항이라도 올라오기를 간절히 바랬고
일부 언론에서 다룬 기사 내용으로 인해 오해가 번지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사실을 밝혀주었으면 싶었다
그리고 인권영화제가 12회를 맞이하기까지 해마다 작품을 상영했던
여러 감독들의 다양한 의견도 기다렸다.
오늘(5월 3일) 윗글을 발견하기까지 보름,
사람들은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극장 혹은 영화제작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보다 관객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걱정하고 발언하는 것을 목격했다
참 답답했다
그리고 결국 인권영화제는 거리상영을 결정했다
한국에서 독립영화를 단 한 편이라도 만들었던 사람이라면
독립영화를 단 한 편이라도 찾아가서 봤던 사람이라면
아니, 굳이 한국이 아니라도, 굳이 독립영화가 아니라도
'국가'라는 틀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상황에 대해 책임이 있다
물론 짧은 포스팅 하나 달랑 올려놓고 기다리기만 한 나도
그 책임으로부터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
무엇이 검열인지,
인권영화제의 결정이 과연 옳은지
이들을 지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각자 스스로 판단하겠지만
자신이 가진 책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예전에 회사다닐때는 참 열심히 이것저것 챙겨서 봤는데. 요즘이 오히려 더 영화를 못보네요. 흙. 어케 잘지내시죠?~~~~
회사보다 빡센 그 곳은 어디? ㅋㅋ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좋은 사진들, 잘 보고 있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