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생각_펌 - 2006/06/22 23:48

동네 한량들에게 맛집 블로그라도 하나씩 만들라고 닥달했건만,

하나도 곧이 듣는 이 없네. XP

하는 수 없이 쫓아다니다가 괜찮은 집 있으면 올려보려고...

b.u.t. 후각이 좀 발달하긴 했지만 원래 음식에 크나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는 지라 제대로할 자신은 없으니 분류는 따로 안만들고... 그냥 주변 한량들에게 압력 행사 차원에서...ㅋㅋㅋ

 

울산에 갈 때마다 달동 농협 근처에 있는 울산여성회 사무실에 빌붙어 이것저것 사용하는데 그 옆에 '남가네'라고 콩나물국밥 하는 집이 있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데 자그만치 20분이 걸리는 이 집은 두사람이 한끼 시켜도 충분할 만큼 콩나물밥 인심 좋은 집. 한끼 5,000원에 맛도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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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2 23:48 2006/06/2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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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6/06/17 21:50

여러 주인공들을 시켜 감정을 늘어놓기 시작하는 영화는 수습하는 데 한참을 헤매게 된다.

그러다가 감정선 하나라도 놓치면 진짜 별볼일 없는 영화가 된다.

처음엔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부부 중 부인이 아프게 되고,

건물 관리인인 한 남자는 건물에 근무하는 근사한 여자를 - 남모르게 - 쫓고,

한 고등학생은 채팅으로 만난 동성 여학생과 사랑에 빠지다 바람맞게 된다.

 

그러다가 그 여인, 쳉이 은근슬쩍 화면에 끼어든다.


 

 



쳉은 어릴 때부터 귀가 먹고 눈이 먼 사람이다.

세상과의 소통이 매우 어려울 듯 보이는 그녀는 그러나, 화면 안의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학교의 선생이다.

그녀가 등장할 때는 배경음악이 전혀 없다.

그녀가 말하지 않을 때, 즉 그녀가 타인과의 소통을 하고 있지 않을 때 그녀의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가 자막으로 흐른다. 처음엔 '영화 자막 잘못 나온 것 아니야?' 싶을 정도로 고요 속에 흘러가는 것이라곤 그녀의 움직임과 자막뿐이었다.

감독은 마치 그녀가 사는 고요의 세상을 맛보게 해주려는 듯 하다.

 

 

이렇게 열정적이지만 고요의 바다에 사는 그녀의 삶이 지나가는 중간중간,

아프던 부인은 죽었지만 남편A는 부인을 위한 식사를 여전히 준비하고 있고,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쫓아다니던 관리인B는 드디어 그녀를 위한 편지를 준비한다.

자신을 버리고 남학생에게 가버린 연인을 위해 여고생C는 끊임없이 문자를 보낸다.

 

아, 짧은 시간안에 흩날리는 감정들...

게다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을 것 같은, 아주 가슴 먹먹한 감정들이다.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떤 결말을 준비해놓고 있길래 이렇게 가슴의 응어리를 계속 쌓게 만들어 놓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술 영화랍시고 중간에 '뚝!' 끊 듯 끝나버리면 '그저 그런 영화 봤다'며 화낼 생각도 살짝 들었다.

그렇게 영화는 결말을 내야 하는 시간에 가까워가고 있었다.

 

A는 우연한 기회에 부인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쳉에게 먹이게 된다. 그리고 쳉은 생전 처음 본 A지만 그에게서 받은 음식의 기운을 그녀 특유의 행복한 기운으로 되돌려 보내준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 순간 A는 깨닫는다.

그는 자신의 부인이 오랜 시간 곁에 머물길 애원했으나 부인은 편안한 긴 잠을 소원하였고, 실제 그렇게 하였다.

아무리 희구하여도 얻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이제 A는 '보내야함'을 매우 매우 확실하게 깨닫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완벽하게 깨닫는 이 순간은 쳉에게서 행복의 기운을 받은 바로 그 순간이다.

쏟아지는 서러운 눈물의 A를 쳉은 소리없이 보듬어 안아준다.

 

한편 B는 결심의 결심을 거듭하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그녀에게 전하러간다. B를 한번도 보지 않은 그녀에게로 가는 길, B는 신바람이 나지만 스크린을 쳐다보는 관객들에겐 위태 천만 그 자체이다.

C는 역시나 자신을 버린 연인에 대한 미련을 접어버리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애정을 날려보내던 핸드폰을 옥상에서 바닥으로 날려보낸다. 그리고 핸드폰과 함께 자신도 날려보내고 만다.

그런데 C가 옥상에서 떨어지는 순간,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던 B와 쿵!

B는 사방에 번지는 자신의 선혈 속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편지를 보며 죽어갈 수 밖에 없었고,

B와 부딪치는 바람에 '죽음'이라는 선택을 완수하지 못한 C는 병원에 실려 새로이 인생을 시작해야하는 처지를 맞이한다.

 

결국 A,B,C 모두

아무리 애틋했던 감정도, 절절했던 소원도, 상대방에게 닿지 못하였고,

그들의 감정을 추스리려는 노력은 무엇하나 성공하지 못하였다.

숨막히게도 영화는 이렇게,

늘어놓기 시작한 감정선들을 느려보이지만, 매우 자연스럽고 확고하게 정리한다.

 

씨네21의 어떤 글을 보니

고요하게 감정을 뒤흔들어놓고는 배경음악도 안깔아줘서 울지도 못하게 만들었다고 괘씸해한다.

맞는 말이다.

아무도 외치거나 울지 못하게 만들면서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게 만든다.

그리하여 느끼게 되는 먹먹함, 뭔가 벗어나고 싶은 마음의 소용돌이,

그러나 감독은 '그게 사는 거'라고 '그렇게 사는 거'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어느날 A,B,C 모두 (B는 확인할 수 없겠군-_-)

인생의 모든 경험과 감정과 노력을

쳉과 같이 행복의 기운으로 바꾸어나갈 수 있게 되길 빌며...

그러나 지금의 가슴 아픔 또한 일생에 여러번 갖기 힘든 소중한 감정임을 잊지 말길 바라며...

지금의 이 가슴 저릿함, 꽤 오랫동안 내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 출처 : 씨네21(http://www.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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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7 21:50 2006/06/1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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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풍경관람기 - 2006/06/13 10:59

어제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발표하는 공청회 자리가 있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저출산 부분이었는데, 이 사진만 보면 얌전히 잘 끝난 것 같지만...



공청회 밖 복도부터 진치고 있는 자들이 있었으니, 유아미술학원 쪽들이네요.

여성가족부가 보육 5개년 계획 발표 공청회할 때는 민간어린이집원장들이 난리를 치더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공청회 하니 이젠 유아미술학원원장들이...

공공성은 차치하고

'왜 학원같은 민간 사업자에게 지원금을 줘야하나?' 일반서민들도 의아하겠지만,

'내놓으라'고 너무나 당당히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 속에 결국 공청회는 무산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의견 가진 사람들이 할지 모를 집회 결사의 자유를 생각하면,

이들의 자유도 인정해야 겠지만 왠지 정리시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네요...-_-

내 맘이 간사한 건가?^^;; 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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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3 10:59 2006/06/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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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6/10 13:15

10일 MBC의 편성표. 공영방송이라더니 뉴스도 못 보겠네.

오~ 필승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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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0 13:15 2006/06/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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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6/10 13:00

이상한 주다.

연 이틀동안 1년 내내 거의 없던 경조사가 쏟아졌다.

8일엔 친구 아이 돌잔치, 9일엔 노조조합원 부친상 장례식장.

 

9일 - 산 자를 위한 자리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쭌모]]님을 볼 수 있었는데, 언제나 인생이 쿨한 쭌모님은 이런 경조사 자리가 별로란다.

(밝혀도 괜찮은 거죠?^^;;; 미리 자진 신고(-.-)/ )

 

듣고 보니 나도 실은 경조사같은 행사를 별로 않좋아하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서 "가자!"라고 말을 들을 때 흥쾌히 발이 떨어진 적이 참 드물다. 주변엔 신심으로 경조사를 챙기는 사람들이 꼭! 있다. 결국 그런 사람들의 에너지에 이끌려(말려들어?^^) 그 자리에 가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뻔한 얘기를 하자면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데, 그냥 잘 살고 잘 죽으면 좋은 것 아닌가 싶다. 아마도 나에겐 그닥 친하지도 얼굴도 못봤었던 사람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하거나 기뻐해줄 여력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이 자리가 (전적으로 나에게) 좋았던 점이 두가지 있다.

첫번째는 쭌모님을 만난 것일테고,

두번째는 조합원의 눈물.

이미 펑펑 울어버린 조합원의 퉁퉁 부운 눈을 마주치면서 손을 부여잡으니,

어느새 그녀의 눈가에 다시금 눈물이 쏟아진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울고 싶은 걸 꾹꾹 눌러 참는다.

'운다'

얼마나 오래전에 겪었던 경험인지? 

진심어린 그녀의 슬픔에 어느새 동화가 되어버린다.

물론 얼굴 한번 못본 조합원 아버님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자리도 곧 우리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와 마찬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날 흩뿌려진 엄마의 눈물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많은 우리 부모님의 인간 관계 확인과 그간 뿌린 돈을 추수하는 마음이 식의 대미를 장식했었다.

 

나 역시 이번 장례식을 그렇게 이용했다.

오랜만에 본 쭌모님과 조합원을 반가워하면서...

 

이거 완전히 산 자들의 심신 회복 택 같다.



8일 - 어른을 위한 자리

 

7일날 저녁에 친구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런데 왠지 목소리가 영 시원찮다.

'사는 게 힘들다'느니 하며 한숨 나올 듯, 그러나 나긋나긋하게 말을 건넨다.

워낙 조용하고 진중한 사람이라 '무슨 일 있는 거 아닐까'라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왠지 만나야 할 것 같은 기분에 "내일은 시간 어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내일이 바로 아이 돌잔치 있는 날이란다.^^;;

이것저것, 이 사람 저 사람 챙기다가 바로 전날 저녁 11시도 넘은 시간에

나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 친구, 왠만해선 그 시간에 남의 집에 전화 걸 성정이 아닌데다

전화로 어찌나 미안해하던지...

오랜 기간 전화를 못 건 내가 더 미안해지면서 여전히 수비범위 안에 끼워넣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친구 아이 태어난지 일주일때인가 한번 봤으니까 거의 1년만에 얼굴 보는 거다.

솔직히 그 녀석 아들은 관심 밖이다. 이름도 모르겠다...-_-;;;

 

 

 

준비하는 자에겐 가는 자를 위한, 내 아이를 위한 누구나 하는 최선의 방식이겠지만

솔직히 요즘 경조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쁘고 슬프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지 의심스럽다.

완전 목표 위반이다.

그래도 안 하면 이상한 기분마저 들게 되어버렸다. 뭔가 그닥 말끔하지 않은 끈으로 얼기설기 엮인 기분이다.

 

산 사람들이, 어른들이 잘 못 살아서 그런거 아닐까?

잘 못 사니까 맨날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죽은 자를 위한 자리, 어린이를 위한 자리를 자꾸 침범하고

산 자스럽게 어른스럽게 탈바꿈시켜버리지.

 

잘 살자.

경조사 때마다 너와 내가 친구였음을 확인한다는 게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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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0 13:00 2006/06/1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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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6/08 23:46

레니님의 [나의 투병기-_-] 에 관련된 글(이나 완전 스포일러라네).

 

레니가 너무 거창하게 제목을 뽑는 바람에 글을 다 읽은 것은 물론 '임파선'을 검색하는 열성까지~!

읽다보니 불현듯 나 담배끊던 날이 생각났다.

태어나서 그렇게 심한 독감은 처음.

사무실에 열흘가량 못 나갔다.

 

처음엔 하루이틀 쉬다보면 금새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다 싶었다.

그러다가 며칠이 더 지나도 전혀 차도가 없었다.

좀 정신이 들면 잠깐 나가 먹을 것과 약을 사오고, 다시 집에 들어와 내내 누워있고...

 

사무실에 출근을 안하니 사무실 식구들이야 내가 아픈 거 다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에겐 알리지 않았다.

(레니 아버님처럼 불안하게시리 갈굴까봐 경계한건가?ㅋㅋ)

좀 웃기지만 부모님이 내 독감에 대해 알게 된 건 '아파서 선보러 못나간다'고 상대에게 연락하자, 그 상대가 중매자인 이모에게 전화를, 이모가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독감 7,8일쯤 되니 사무실 식구들도 무더기로 병문안(?)오는 놀라운 용기를~!

(용기는 가상하나 이 동네 아프면 끝장 아닙니까? 동지애만 충분히 받고 적당 자제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때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혼자 있게 할애하면서

아주아주 이상하고 미묘한 평온을 만끽했던 것 같다.

(물론 나를 본 사람들은 꿀꿀 그 자체였겠지만...^^;;)

 

그러나 확실히! 뼈가 으스러지는 것 같은 몸살의 기억만 생각하면 다시는 그렇게 아프고 싶지 않다. 그리고 독감이 진정되고 사무실 출근하면서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문 순간 그 구토감 역시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지금도 사람들이 담배를 어떻게 끊었냐고 물어보면,

나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대답한다.

내 생각에 신의 계시는 내 몸이 내게 보내는 signal.

 

레니는 보아하니 신의 impact!가 약간 부족한 듯 싶어.

아직은 담배 인생 청산 못하겠네.

운동 실천도 쉽지 않을 듯 싶은데, 조만간 몸신의 신호 계시를 지대로 내려받길 바래.(^^)/

몸조리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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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23:46 2006/06/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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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풍경관람기 - 2006/06/05 13:08

2,3일 공공연맹 합동간부수련회에 갔다왔습니다.

작년과 같이 오전부터 총파업하자고 열심히 외치고 저녁에 부흥회 한판~!

작년에는 어떤 토론에서든 '현장 준비가 안되어 파업 못한다'는 얘기를 대놓고 하면서 격렬히 논의했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사람들이 가타부타가 없어서 맥이 빠진 분위기라고나 할까?

작년 테마 '비정규 철폐', 올해 테마 '노사관계 로드맵 분쇄'라는데,

확실히 정규직 노동조합이 맞다싶은 생각도 들어요.

파업은 해야겠고, 조직은 안되고, 이래저래 다들 침묵 -.-

그래도 놀때는 확실히..ㅋㅋㅋ

 

대나무싸움하는 사진이 희한하게 나와서 한두장 올림.




 

 

달집 태우기 사진도 올림.

 

이 사진은 손모으고 머리 위로 올라간(약간 에밀레종 그림 비슷한) 사람 모습처럼 보이지 않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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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5 13:08 2006/06/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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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6/05/29 13:32

40년대에 태어난, 이제는 장년층의 작가들.

그들 3명이 함께 한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지나간 시간을 돌아가보는 계기로 기획되었단다.

 

첫번째 보게 된 작가 [손장섭]은

4.19혁명, 광주항쟁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꽤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이 [6월의 춤](1988)인 듯 싶다.

전경의 방패앞에,

그 유명한 사진인 강경대 열사 모습 앞에,

마치 죽은 자의 조상인 양 액자틀에 갇힌 얼굴들앞에,

바닥에 웅크려 얼굴 들지 못하고 있는 민중들 앞에,

한 여인이 춤을 추고 있다.

그의 춤사위 표현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파도가 치듯 밖으로 퍼져나가도록 그려져 무척 인상적.

 

삶의 애환을 담은 듯한 작품들도 있는데

[삶](1986)은 부서진 포장마차와 그걸 바라보는 그늘지고 눈코입없는 얼굴의 사람 모습에서 '삶이란 이리 고된 것인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달동네](2006)는

집인지 잿더미인지 쓰레기더미인지 알 수 없는 무더기가

하늘의 구름을 찌르듯 쌓여올려진, 지금도 올려지고 있는 느낌이다.

 

 

역시 90년대 들어서는 자연을 많이 그린 것 같던데

[이천백송](1995)이나 [영주안정 느티나무](2005), [완도정좌리 느티나무](2006) 등의 작품은 작가가 마치 나무의 기운을 느낀 듯. 나무 중심으로부터 자연의 氣가 하늘로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그러고보니 나뭇잎도 사방으로 퍼지는 느낌.

 

 

[변산기행](1991)은 2/5와 3/5의 재미있는 면 분할을 가지고 있다.

왼쪽엔 깍아지를 듯 절벽 아래 뭔가 해산물 줍는 사람들이,

오른쪽엔 폭포수 아래 아래 거대한 백송 아니면 느티나무가 보인다.

희한하게도 그 아래 철조망 비슷한게 쳐져있어 우리는 '그 곳에 못간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T.T

 

 

 



두번째 보게 된 작가 [김경인]은

소나무를 많이 그린 작가라는 데, 현대인의 모습에도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은둔](1989)의 경우, 침대 위 또와리를 튼 듯 눈감고 누운 모습이 그야말로 누가 뭐라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혼자 자기 침대에 갇힌 현대인의 자화상같다.

 

[절규](198)는 마치 거대한 하얀 세상이 거인의 상반신을 지우고 이제 하반신만 남아있는 상태로 보인다. 거인과 더불어 세상도 흔적이 슬슬 사라질 듯 보이는데, 좀 있으면 사라질 그 곳에 넓게 펼쳐있는 붉은 천은 무슨 의미일지 궁금 O.O?

 

 

[老와少 그리고 주검](1984)은 매트릭스의 관같은 통은 아니지만 칸칸이 쳐진 벽마다에 갇힌 개인들을 보여준다. 그 중 나이들어보이는 자는 무릎에 해골이 얹어져있지만 노인이든 청년이든 느낌이나 자세가 비슷하다. 결국 老와 少는 한끝 차이일 뿐?

 

[공포](1990)는 거대한 진흙무더기가 흘러가는 사이로 빼꼼이 내민 공포에 일그러진 얼굴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서있는 현실 역시 칠흙같은 어둠뿐.

내가 보기엔 오히려 보이는 것-눈앞에 흘러가는 무더기들-이 훨씬 공포가 덜해보인다.

 

소나무의 작가이다보니 다양한 소나무 그림들도 많이 있다.

[순흥 소낭구](2006)의 경우, 자연스러운 하늘색 소나무와 아이보리 하늘을 표현하여 마치 소나무 안에 들어가면 하늘안에 들어온 느낌일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석송령의 지평](1995)은 나무가 워낙 거대하다보니 군데군데 철구조물로 기둥을 세운 모습을 표현했는데, 그 모습이 왠지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드넓게 퍼져도 불안해보이기보다는 포용력 있어보인다.

 

[소낭구이야기](2003)는 엄청나게 큰 작품이다.

크게 둘로 분할되어 있는데,

왼쪽은 마치 겨울의 일본 신사문 앞의 눈 속 소나무,

오른쪽은 앵무새와 나시티입은 사람, 꽃뱀이 있는 여름의 아이스같은 소나무가 있다.

특히 오른쪽은 껍질 표현이 마치 얼음조각들 같다. 음... 맘에 들어^^

 

세번째 보게 된 작가 [윤석구]는

나무를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보이고 있다.

 

작품들 중에서 [Rainbow ***] 시리즈가 많았는데 나무 자체를 소재로 사용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왠지 기분이 나쁘다.

써있는 바로는 작가가 순수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심정도 어느정도 있긴 한 것 같은데,

Rainbow 시리즈만 봐서는 왠지 자신의 내재된 상태로 자연이 변형되어주길 바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Rainbow 05-01](2006)은 양쪽 다섯갈래씩 퍼진 나뭇가지가 있고 순이 나올 자리에 오색이 칠해져 있다.

 

[Rainbow 05-02](2005)은 자연스레 퍼지는 나뭇가지 끝에 다양한 색이 칠해져있다.

 

 

포스트에 올린 그림들은 사실 전시 전반의 느낌과 약간 동떨어진 그림들이다.

전반적으로 '나무'가 많은 전시회였다.

자연은 확실히 마음의 안식처인 듯, 전반적으로 그림만 봐도 살짝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계곡은 나름 푸르렀다'..ㅋㅋㅋ

 

40년생이면 이제 60대던가? 노년이라 불리우기엔 좀 젊은 그들.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고 과거형으로 불리기엔 살짝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확실히 과거의 향기가 나는 것은 맞다.

동일 연대의 작품들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연도를 무시하고 뭉뚱그려봐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 뭔가 진중한 것 같으면서도 무게는 가벼운 느낌이다. 윤석구 작가 빼고...^^

 

한편 60~80년대 그림에 사회상과 관련된 내용이 등장하는 걸 보면서 사람이 사회와 부딪혀 가장 치열하게 살만한 나이를 굳이 꼽자면 20~40대 사이인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르게는 그들의 그 시기가 사회의 격변 그 자체였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림 출처 : 일민미술관( http://www.ilm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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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9 13:32 2006/05/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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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5/28 12:29

광화문역을 올라가자, 엄청나게 커진 박주영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허걱  O.O




밑에 사람들 사이즈 보이시는지?

상은 보통 사람키의 3배는 넘을 거다.


 

드뎌 사람들이 이성의 세계에 염증을 내기 시작한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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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8 12:29 2006/05/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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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6/05/28 00:47

방금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

이상하다. 요즘엔 별의별일이 다 기사화되는 데,

최근 본 TV 내용 중 오늘만큼 가슴 벌렁거리며 본 적도 참 드문 것 같다.

 

대략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요즘에 밥사주는 엄마, 외식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데,

실제 아이들의 신체보다 정신 장애가 더욱 심각하다는 내용이다.

 

두어번 '엄마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다'라든가, '엄마가 직장을 관두고 밥을 해주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은 한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질문을 할 때도 밥해주는 주체는 '엄마'이고

아이들에게 감상문을 받을 때의 주제도 '어머니와 밥'이다.

한 초등학생이 15년만에 직장을 관두고 아들에게 밥을 해준 엄마에 대한 감사와 요즘 맛있게 먹은 요리에 대한 품평을 한다.

 

인터뷰를 한 어른들도 모두 엄마인데,

집밥 주장하는 엄마들은 멀쩡히 나오고

외식시키는 엄마들은 모자이크 처리해서 나온다.

외식시키는 엄마중에 '이젠 후회한다'고, '아이가 날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태초부터 누군가에게 밥 한번 안해주었을 우리네 아빠들은 그 옛날부터도 아이들에게 생 무시당하며 살았었던가?

요즘 새삼 떠오른 부권 상실이 아빠가 밥을 안해주어서였단 말인가?

(음... 그런거였어????)

 

아이들 때는 발육이 좋아 신체적 이상이 극명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데,

그럼 신체적 이상이 더 극명하게 나타날 만한 엄마의 영양상태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다.

게다가 전제에 그 엄마는 직장을 가진 자이다.

직장도 없는 주제에 외식시키는 엄마는 아예 존재 자체를 거부당했다.

 

어쩌라고? 어떡하라고?

나도 아이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문제 생기는 건 누구보다 싫은 사람이다.

그래도 너무하지.

도대체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 뭐지?

 

무엇이든 풍족하다고 뻥치는 자본주의 세상에,

선택의 자유라는데 농약 쳤는지, 불량한 음식인지 머리터지게 고민해야 하는 세상에,

기껏 밥 한끼 먹는 걸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만큼 가족이 아무것도 아닌 세상에,

경쟁으로 몰아가 타인에 대한 신뢰란 한톨도 없으며 심신이 모두 피폐해지고 있는 세상에,

이젠 감정도 노동으로 하는 세상에,

부모와 사회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분담하여야 할

진짜 풍족하지 못한 것은 바로 '감정을 나눔', '마음을 나눔'이 아닐까?

 

아이들은 집밥을 먹든 외식을 하든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좋은 음식물과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 마땅한 소수자들이다.

그 책임의 덤탱이는 부모와 사회 모두가 조금씩 나누어 짊어져야 '어머니'와 같은 희생자가 아닌 사회구성원으로써의 책임과 의무로 승화할 수 있는 거다.

 

언제까지 돌봄의 책임을 엄마라는 여자들에게 몰아버릴건지...

요즘 여러가지로 느껴지지 않나? 여자들은 슬슬 엥꼬가 났다는 사실.

 

하여간 오랜만에 엄청난, 노골적인 폭력이(었)다.

 

*사족

음... 세끼 다 외식한다는 홍콩사람들은 어쩌라고? 

이렇게 비교하면 또 '나라마다 풍속이 틀리다'고 말하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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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8 00:47 2006/05/2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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