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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0/03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3/29
    (6)
    손을 내밀어 우리
  2. 2010/03/17
    3월에 내리는 눈(3)
    손을 내밀어 우리
  3. 2010/03/01
    봄이 온다(4)
    손을 내밀어 우리

초등학교 졸업한 지

어언 36년 되었다.

 

야, 꽃샘추위다,

3월의 마지막 주말에

봄 소식을 불러 모으듯이 친구들이 모였다.

 

김천 직지사 근처 어느 음식점,

36년 세월을 거슬러 달려온 동무들은

먹고 마시고 떠들면서 아이들처럼 놀았다.

 

낮에 만나도 해는 금세 저물고 

먼저 일어나 돌아오는 길에 달을 만났다.

 

솜털 곧추세우며 상여집 지나던

어린 소년을 잡아채던 달.

 

나이 쉰을 앞두고

여전히 철부지라며 놀려대는 달.

 

누군가 마냥 그립다며

파란 밤하늘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201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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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내리는 눈

 

3월 중순에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다 오전에 대전구치소 3번 면회실에서 만난 동지를 생각한다 연고도 없는 대전에서 올 한해는 꼬박 살게 생겼다며 환하게 웃던 동지는 작년부터 햇빛을 못봐서 구릿빛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한달 전쯤에 다른 동지를 면회하고 나올 때는 진눈깨비가 내렸구나 세월이 이렇게 거꾸로 가면 동지가 나올 날이 더 멀어지는 건 아닐까 기왕 눈이 내릴 것 같으면 6년 전 봄날처럼 50센티미터쯤 와서 온갖 지저분하고 추악한 것들 다 파묻었으면 좋겠다 힘있고 부패한 자들이 파묻는 것보다 차라리 눈에 파묻히는 게 낫다 그리고 꽁꽁 얼어붙었다가 좋은 시절이 오면 지금 모습 그대로 다 드러내도 좋으리라 우리의 죄가 잊히지 않고 저들의 죄를 심판할 수 있게 말이지 3월에 내리는 눈을 맞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이렇듯 부질없고 속절없는 한바탕 꿈을 꾸고 있다.

 

아침에 내다 보니

우리집 앞, 막 꽃이 핀 구기자나무에도

눈꽃이 활짝 피었다.

 

하루 빨리

저 눈꽃처럼 환한 얼굴로

갇혀있는 동지들이 달려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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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

 

찬 바람 밀어내고

여봐라, 새순이 돋는다

 

겨우내 도망치던 동무들아

봐라, 봄이 온다

 

만물은 앙다물고 부릅뜨고 살아

기어이 저렇게들 되돌아 오는데

 

나는,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고

어찌 한 시절도 버티지 못하는 것이냐.

 

(2010. 2. 28. 안동 도산서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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