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시/백무산] 욕망을 생산하는 공장

  • 등록일
    2004/09/14 08:49
  • 수정일
    2004/09/14 08:49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일 가운데 저 사막을 보아라.

공놀이하자고 숲을 베어 만든 황무지를 보아라, 포클레인으로 찍어 죽이고, 농약으로 태워 죽이고, 땅속 지렁이 두더지가 공놀이에 걸리적거린다고 독극물로 땅 깊이 절여버린 녹색 사막을 보아라.

 

세상에서 젤 재밌는 일이 누워서는 그 짓이라 하고 앉아서는 노름이라 하고, 서서 하는 일 가운데는 골프가 제일이라 하는데, 계보를 위해 이 나라 정신나간 각하께서는 혀가 남발한 일이 낮뜨거원서 한다는 소리가, 노동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나는 골프를 치게해달라고 조르는 노동자를 본 일이 없고, 골프 칠 여유있는 노동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 일도 없는데, 그는 왜 그따위 소리를 했을까, 지들은 언제난 야비하게도 피해자를 공범자로 끌어들이고, 그들을 타락시켜 죄를 돋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찾지.



오늘도 저들은 국회를 열어 이기심을 생산 유포하고, 말씀의 독극물을 살포하고, 들끓는 아귀다툼의 욕망을 생산하고, 그리하여 온 국민과 공범관계를 끝없이 조작하고, 그리하여 저 사막을 보아라, 저것도 인간이 자신의 존재방식대로 개조한 것, 그래서 저도 하난의 인격이다. 국가의 토목공학적 인격이다. 배타적 독점 인격이다. 국가의 인격이다. 사막이다.

 

                                                                                   백무산 시집 初心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