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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한잔

  • 등록일
    2004/12/07 04:32
  • 수정일
    2004/12/07 04:32
어제 폭주를 하였다. 술집에 들어간 기억은 나는데... 도통 술집에서 언제 나왔는지 기억이 없다. 그럴것도 간만에 술집을 5곳이나 이동하면서 막걸리, 소주, 막걸리, 소주,,, 소주를 마셨으니 기억이 나지 않는것이 당연한 일이겠지.... 이제 겨울 살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용역 아저씨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설날이 되기까지 하루벌이가 신통치 않겠다는 이분들의 말씀이 매년 횟수를 반복하면서 겪었을 한해 살이의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다. 일거리가 없으니 당연스럽게 술잔을 주고 받는 일이 많아진다.


오산 중앙시장을 누비면서 마신 술보다 용역 아저씨 겨울나기의 말이 더 속을 쓰리게 한다. 포근한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건설일이라는게 겨울철에는 별로 없다. 다만 관공서에서 예산소모를 위해 보도블럭을 갈아 엎거나 조그마한 시설공사를 하는 것이 지금 일의 전부이다. 그래서 용역 아저씨에겐 겨울은 동면의 휴식시간이다. 용역아저씨의 겨울나기... 그리고 한숨섞인 어조로 월세를 내야한다는 말이 귀가에 맴돌고 있다. 없는 사람들에겐 월세, 각종 세금을 내는 날은 왜 이리도 빨리 돌아오는 것인지... 과거 나도 달동네라는 곳에서 월세 살이 해보았지만 돈내는 날은 어김없이 빨리 돌아온다. 그 돈내는 일이 얼마나 버겁던지... 없는 사람들에게 돈은 쓰는데 없이 세어나가는 것이다. 바둥바둥 하지만 모이지 않는 돈.... 돈에 울고 세상에 우는 사람들....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 남들은 그들이 게으러서 술을 좋아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그들에 대한 이해 없는 지껄임이다. 그들은 남ㅤㄷㅡㄼ보다 열심히 살고자 하였으나... 세상이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이 속한 공간에서 최선을 다한다. 다만 돈에 대한 관념이 돈 있는 놈보다 부재한 것 뿐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림을 좋아하는 그들.... 술 먹는 횟수는 만치만... 결코 자본가들 처럼 사치를 부리지 않는다. 그들의 술자리는 언제나 서민이 즐겨가는 공간에서의 공존을 꿈꾼다. 그 삶의 공존의 굴레에 나도 한번 동참해 보았다. 하루종일 쓰린 속 붙잡고 잠을 잤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를 시작해야 ㅤㄱㅖㅆ다. 오늘 하루일이 있으려나 기대를 해보며 이 새벽... 새벽별을 보면서 하루 운을 점쳐봐야 겠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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