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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러시아인 세르게이씨

  • 등록일
    2004/12/14 20:51
  • 수정일
    2004/12/14 20:51
세르게이씨와 함께 어제 막걸리를 먹었다. 한국에 온지 1년하고도 몇개월이 지났다는 세르게이씨는 12월 19일 모스크바로 떠난다. 모스크바에서 형을 만나서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간다. 카자흐스탄 음악인이었던 세르게이씨는 한국에 와서 고생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어머님의 병치레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관광비자로 무작정 한국행으로 왔다고 장목사님에게 들었다. 얼마나 급했으면 관광비자로 와서 일거리를 찾기 위해 왔을까?


카자흐스탄엔 73세의 어머니와 부인과 자식이 하나 있다고 한다. 한국에와서 한국어를 몰라 고생하였고, 일거리를 찾기 위해 지금 내가 나가는 동네 용역에 나가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어 매일 다솜교회로 오곤 하였다고 한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세르게이씨는 일거리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한 2달간 이렇게 다솜교회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러시아인 친구를 사귀어서 그 친구가 송탄에 있는 공장으로 데려가서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임금 70만원에 일거리를 찾았다고 한다. 세르게이씨 일거리를 찾아 행복했을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러나 이 행복도 잠시... 일을 못했던 세르게이씨에게 일거리는 참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세르게이씨가 받은 70만원이란 임금이 눈에 걸린다. 우리내 70만원 돈을 보고 적다는 이야기를 종종하지 않던가? 이 임금에 행복해 하였을 세르게이씨 그러나 세르게이씨에 대한 정당한 노동의 댓가는 지불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국에 대한 세르게이씨의 인상은 어떠했을까? 별로 좋지 않았을 것이다. 돈 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온갖 욕을 먹었을 것이다. 세르게이씨의 입에서 나오는 한국말... 서툴지만 또렷한 씨발이라는 말이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얼마나 욕을 많이 먹었으면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는 세르게이씨가 정확한 발음으로 씨발이라는 단어를 말한다. 그리고 불법이라는 말도 종종한다. 모두다 타향에서의 배타적 차별이 때문이겠지... 세르게이씨가 사준 막걸리를 마시면서 아마도 이 막걸리 세르게이씨의 눈물이 아닐까? 상상해 보았다. 12월 19일이면 떠나는 그... 연실 장목사님에게 몸짓을 써가며 자신의 나라에 오면 낚시해서 고기 구워먹자고 하는 모습을 보여가며 이야기 한다. 이에 장목사님 꼭 연락처 남기면 카자흐스탄에 놀러간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세르게이씨 고생을 많이했다고 장목사님이 이야기해주었다. 장목사님은 이어 세르게이씨에게 고생많았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연실 고국에 갈 생각에 뜰떠있는 세르게이씨 모든 힘든 일 잊어버린듯 얼굴에 환한 미소를 뛰우고 있다.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세르게이씨와 같이 환한 미소 잃지 않기를 바램해 본다. 그래 나도 오산에서 길을 거닐며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만나지만 마음은 눈인사라도 해야지 하면서 눈인사는 커녕 눈길 마주치기 어렵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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