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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아줌마 와 백원

  • 등록일
    2005/01/13 18:13
  • 수정일
    2005/01/13 18:13
길가에서 채 한 평도 안된 공간이 그 일터이다 붕어, 햄스터, 토끼도 팔고 여름이면 파충류 도마뱀도 판다 언제나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북적거리고 아이들과 싸우는 것이 하루일과다 벌써 길가에서 살아 온지가 30년의 긴 세월이 흘렀고, 고단한 세월 속에서도 언제나 씩씩하고 부지런함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 아줌마를 우리 이웃들은 붕어아줌마 라 부른다 그 붕어아줌마가 목련이 필쯤이었던가? 새봄 어느 날부터 하루에 무조건 백원씩만 내라는 것이다 "무엇하시게요' "앗따 참말로 말이 많네 내 라면 내야지" " 그래도 어디에 쓸것인지는 알아야지요?" " 나중에 쓸 때 말 헐 것 인께 무조건 내씨요" "....."


날마다 노점 하는 이웃들에게 돌아다니며 돈 백원씩을 수금했다 도대체 백원을 모아 무엇에 쓸 것 이든가? 로또 을 살려고 할까? 아니면 관광을 가려고 할까? 당시에는 약간의 의문도 있었지만, 받으로 다니는 붕어아줌마보다 내가 귀찮아서 오백원, 천원씩을 주면 그 어두운 눈으로 꼬박, 꼬박 치부책에 기록을 하는 것 이였다 세상에 거지도 백원 주면 받지도 않는 세상인데 발 품이나 나올까? 그러고 잊어버렸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고 년 말이라고 세 및은 부산스럽기만 한다 지독한 불경기에다 노점에서도 하루 몇 만원 벌기가 한마디로 전쟁이다 며칠 전, 붕어 아줌마가 백원씩 모인 돈이 27만원이라고 하면서 3만원 자기가 보태어 30만원 보육원에 보내자고 한다 세상에...... 백원씩 모인 돈이 27만원...... 몇 사람에게 몇 달을 모은 돈이던가? 실패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노점상들이라고 하지만 이런 내 이웃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고맙고 눈물이 핑 돈다 국가 유공자 남편은 일직 사별하고 네 자녀 휼륭히 키워 다 시집장가 보내고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붕어 아줌마, 더 산만큼 몸으로 배워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조금 이나마 보태드리려고 하는 아름다운 실천..... 겨울이라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포근할 듯 하다 아름다운 붕어아줌마 곁에 내가 서 있으니.... 출처 : 해방글터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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