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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돌아와

  • 등록일
    2005/02/14 11:15
  • 수정일
    2005/02/14 11:15
지리산 산행도 마치고 일상생활로 접어들었다. 이제 두번의 신년이라는 행사를 모두 마쳤으니 일년 어떻게 살 것인가가 문제이다. 들떠있던 기분 그리고 지리산에 대한 추억을 접고 이제 무덤덤한 일상사에서 내가 하는 일들 하나둘 차곡차곡 준비하고 한해살이를 시작해야 겠다. 어제 이주노동자 무료진료가 있어 아침에 일어나 지리산 산행 1을 쓰고, 내가 자주가는 진보네 블로그에 들리고 오산 보건소로 갔다.


미리 도착한 노동건강연대 분들은 프리젠테이션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이주노동자들이 무료진료를 받기위해 얼마나 올까 고대를 하며 오산보건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고 있었다. 새롭게 오신 내과 의사선생님과의 인사. 그리고 몇몇 이주노동자들이 무료진료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풍경... 이게 나의 일상이다. 다솜공부방에 와서 아이들 떠드는 소리, 내가 살아가는 공간. 이전 단체에서 하였던 일들과 다르지만 여유가 있지만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들이 조금 무겁게 다가오지만 결코 불편하지만은 않다. 점점 사라져가는 지역운동의 한 자락을 부여잡고 새롭게 일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들은 늘 설레임을 나에게 던져준다. 무엇을 만들까? 보다 함께하는 것이 좋다. 부족하지만 배울것도 많은 생활에 난 안식과 여유 그리고 활동이라는 방향성의 막연함을 하나둘 구체화 시켜가고 있다.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최소 5년이라는 기간 어떠한 것을 만들까? 라는 고민을 하면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힘이고, 기쁨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그 약속의 기점에 난 지리산을 갔다. 산은 그런것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오르막인 봉우리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아무리 사람이 많다지만 조그마한 깨알처럼 작게 흩어져 있다. 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작은 마을에 불과한 곳에서 사람들은 아웅다웅하며 싸우고, 즐거워하고, 슬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나도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갖기란 참으로 힘들지만 산을 거닐며 생각한 것들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생각들... 그래 부족하지만 늘 채워져 있는 내 주변의 소소하고 중요한 것들을 바라보지 못하면서 왜 앞만보고 달려왔는지... 최소한 산에서 오를때 아래만 쳐다보지만 오르막을 오르고 다음 산을 보던, 내가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것, 그게 인생이 아닐까? 아니 활동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 그렇게 바뻣는지 모르겠지만 산에 오르는 기본 처럼... 난 운동을 위해 체력(활동을 위한 기본 소양)과 산을 오른 후 앞산과 뒷산을 바라보는 것(전망과 과거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한번이라도 해보았던가? 반문해 보았다. 이전 삶이 그렇지 못해 나혼자 만들어놓은 도그마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경험들... 이제는 그렇지 말아야지 산행을 하면서 다져보았다. 그래서 나에게 산행은 또다른 시작의 의미로 다가왔다. 어제 수도권이주노동자건설을 위한 지구대책위 구성을 위한 회의를 하였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모였고, 아직도 이 동지들간에 조직간에 있었던 분신의 씨앗이 가시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이 올바르고 명확한지 난 잘 모르지만 이주노동자 주도의 이주노동자 전국 산별조직 건설의 초석을 수도권이주노동자노조가 건설이 되어 초석을 다지기를 희망해 본다. 이 길에 내가 그리고 우리 센터가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한국인들에 의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지도라는 개념은 이제 서서히 역사적 뒤안길로 활동은 접어야 한다. 초기 더디지만 그래서 그들의 힘으로 그들이 봐온 현실... 노동운동에 대한 여타 교육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주체로....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으로 서서히 자신을 발견하기를 바램해 본다. 어제 이야기된 수도권이주노동자지구위원회 그 논의에서 난 그래도 희망을 봐왔다. 지금 비록 더디지만 그들 스스로가 인식하고 인식 속에서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고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찾아가는 길... 그 길이 어떻든 노동자로서 새로운 세상과의 접하는 신세기가 아닐까? 부디 지금 비록 서로가 의견이 충동하고 반목이 되지만 그 길에서 노동자로서 이주노동자가 한국노동자의 하나의 주체로서 전지구노동자의 일원으로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무료진료에서 또다르게 접한 노동건강연대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어렵지만 산재문제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교육을 해주면서 하나 둘 발전을 일구어내는 길에서 우리도 함께 무언가를 하기보다 함께 그들을 위해 배운만큼 실천하고 모르는 것을 탐독하여서라도 함께 논의하고 투쟁할 것은 내 스스로 다짐해 보았다. 산행도 좋았지만 내 일상사에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서로 악수를 나누면서 열심히 하자고 고맙다고 말하는 그들이 난 되려 그들이 있기에 배우고 있고, 투쟁이라는 것을 새롭게 일구어나갈 수 있어 내가 되려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고마웠고 함께 우리 멋진 운동.... 내가 바라는 지역운동이 서울의 단체들과 유기적으로 연대하며 운동이 어렵다는 현시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 내가 머물고 앞으로 활동을 터가 될 곳이 전국 지역운동의 일주체요. 일치단결된 운동의 전형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작은 소망을 소원으로 빌어본다. 이제 들떠있는 기분 추수리고 내 일상사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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