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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 당시 회고

  • 등록일
    2005/02/17 17:40
  • 수정일
    2005/02/17 17:40
오늘 사무실에 있는데 운영위원장님이 91년 안양에서 박창수 열사 투쟁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 하였다. 그 당시 투쟁 그리고 전경과 대치.... 긴박한 상황... 체루탄 연기가 뿌연 거리에서 거리를 지켜야 했던 당시의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도 거기에 한 대오를 차지 하였고, 구호를 외치며 투쟁하던 시기....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의미심장하게 들려온다.


정확히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터 집회는 다른 양상을 띄었다. 주로 물리력을 대동한 투쟁은 화염병 엄단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지고, 방패를 동원해 전경들이 집회대오를 압박하는 형태... 간헐적으로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대동되었지만 경찰의 압박에 무기력하게 ㅤㅉㅗㅈ겨야 했던 당시 상황들.... 그렇게 투쟁은 사글어 들었다. 아니 투쟁을 전개할 수 없는 조건으로 조건들은 만들어졌다고 해야 겠다. 14년전의 이야기들 그 때를 회상하는 것들이 이상하게 다가온다. 무용담을 갖고 살아가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금과 과거를 비교하는 버릇... 현실에 안주하지 못한 자의 자책이겠거니 하지만 너무 쉽게 정세는 변하였고 상황도 변모하였다. 지금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물어보지만 그 대답은 찾기 힘들다. 아니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무기력하게 만들었는가? 어느 유인물에서 보았지만 노동운동의 위기는 없다고 한다. 그러기를 소망해 본다. 그러나 보자! 왜 노동운동의 위기론이 대두되었는가? 과거 같이 가열차게 가투를 하지 못해서 아니다. 과거 같이 대중이 운집해서 아니다. 과거 같이 시대에 주요한 이슈가 없어서 아니다. 문제는 현장에 조합원이 노동운동을 뒷받침하고 전체 민중이 투쟁의 동력으로서 스스로 형성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 않을까? 정확히 말해 지역은 사라지고 주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합원은 없고 활동가만이 난무하는 시대가 아닌지... 쉽게 분노하고 쉽게 타오지 않았던 그 당시 상황들.... 술 안주 감도 아니요 술자리 입담거리도 아니지만 언제부터 인지 회상을 하면 그 당시를 회고한다. 그래서 괴로울때도 종종 있다. 그 당시 과연 내가 무어라 말 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하였던가? 치열하였다면 지금 시기 난 무엇을 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 나에 대한 대답들... 결코 무용담으로 이야기하거나 흘려보내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이야기 속에서 변질되고 만다. 아 그ㅤㄸㅒㅤ 나도 그랬지... 쇠파이프를 들고 화염병 들고 희뿌연 체루가스 날리는 거리를 투쟁구호를 외치며 투쟁하였다는 말이 오늘따라 이상하게 다가온다. 그 당시를 나의 진정성은 사라지고 그 행위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연휴일까? 난 과연 그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사고를 갖고 활동이라는 것을 지향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잘 모르겠다. 과거의 내 이미지가 참 이상하게 다가오고 오늘 무용담 비스무리 한 이야기를 하면서 부끄러웠다. 그런 이야기 하지 않으마 다짐하였지만 그 시대에 기억들을 꺼내면서 난 스스로 그 당시 무엇을 하였다라고 스스름 없이 이야기를 지껄인 것.... 매우 부끄럽다. 현재와 미래를 과거속에서 투영하여 보겠다던 그 포부와 생각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그 당시 희뿌연 거리에 서 있는 내자신을 발견하였다. 그 때와 난 다르지 않은데... 왜 난 자꾸 과거라는 이미지에 계속해 빨려들어가고 있는가? 그것이 부끄럽다. 그리고 이 현실을 이끌지 못하고 위기론으로 조장된 현실에 서 있어야 할 내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이 부끄러움이 이제 활동이라는 연으로 이어지기를 다만 바램해 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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