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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다솜 어린이집 아이들....

  • 등록일
    2005/02/22 11:53
  • 수정일
    2005/02/22 11:53
*** 소식지를 만들다가 다솜 어린이집(놀이방) 선생님이 쓴 글이 눈에 들어와 옮겨본다. 랍비 : 주먹만한 머리 햇볕에 그을린 듯한 반짝이는 피부에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눈을 가진 아이. 미숙아로 태어나 심장이 약해서인지 다른 아이에 비해서 체격과 체중이 적은 편이지만 소리 지르거나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을 보면 활기차 보인다. 부모님의 국적이 방글라데시인데 랍비의 식성은 한국의 아이보다 더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매운 김치도 잘 먹고 밥을 국에 말라 배추김치를 얹어 먹는 것을 좋아하며 김치 부침개, 고구마, 김 등의 반찬도 잘 먹는다. 특히 랍비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카레로 2-3번 더 먹는 것은 기본이다. 랍비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랍비가 약해 보여서인지 여기 어린이집에 오면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다.


밈 : 연필을 ala의 속눈썹에 올려놓아도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아이 처음 알라를 만났을 때 기저귀를 차고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 한국 아이와 똑같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집에서 방글라데시 아빠와 엄마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도 될 정도의 실력이 향상되었다. ala을 보면 아이들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알라는 한 가지 심한 병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공주병으로 혼자서는 신발이나 양말을 벗거나 신지 않고 누군가 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 ala에게 양발을 벗거나 신는 연습을 시키면 ala의 비명소리가 어린이집 공간에 울려 퍼져 밖에서 들르면 큰일 난 것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욕심이 많아서 보는 물건마다 모두 ‘알라 것이야’ 라고 외치는 알라는 책을 좋아하고 집중력이 강하며 머리를 짧게 잘라서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물어 보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장미꽃을 닮았다. 피아 : 해바라기처럼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 아이. 피아를 보면 슬픈 일이나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도 걱정 근심이 사라져 행복해 질 것 같은 밝은 미소가 아름다운 아이이며 자기 장난감을 다른 친구에게 양보도 잘하며 랍비나 ala이 화장실을 갈 때나 옷을 입거나 벗을 때 또 음식을 먹을 때도 엄마처럼 잘 돌본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 가는 것처럼 노래도 잘하며 춤도 잘 추고 다른 친구에게 즐거움을 준다. 잔 : 브레이크 댄스 경연대회에 참석해 대상을 받을 것 같은 춤 실력을 갖추고 좌충우돌 다른 친구들과 싸움을 잘하지만 뒤돌아서서 우는 동생을 달래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 해맑은 눈에 필리핀 아빠와 엄마 보다 한국 사람을 더 닮은 잔이는 채소 종류를 먹는 것보다 고기가 반찬일 때 훨씬 밥 먹는 속도도 빠르고 음식도 많이 섭취한다. 이애지 : 책읽기와 쓰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어린이집에서 놀이를 할 때도 아이들을 이끌 줄 아는 아이 약간의 새침데기 기질과 똑똑함이 어우러져 빈틈이 없지만 주사 받을 때의 모습은 도살장을 방불케 할 만큼은 비명을 질러댄다. 음식은 골고루 잘 섭취하는 편인데 먹는 음식에 비해 체중이 늘지 않는 편이다. 특히 과일 종류의 간식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이다. 이해천 : 멋진 팔자걸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아이 밈과 힘의 경쟁에서 밀리더니 차츰 차츰 알라에게 공격을 가하기도 하며 해천이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면 급하게 먹어 체할 것 같은데 하나님이 위장을 튼튼하게 만드신 것 같아 감사하며 오른손보다 왼손을 자주 사용하고 있어 왼손잡이 선수로 엉거주춤식 운동도 곧잘 한다. 이태은 : 똑 부러진 성격에 하얀 피부가 눈부신 아이 선생님이 반찬을 준비하면 선생님보다 더 말을 많이 하고 비닐봉지에 반찬을 나눌 때 자기도 달라고 졸라 집에 챙겨갈 간다. 체격은 밈보다 작아도 밈의 양말도 신기고 벗기기도 하며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규율도 깨우친 것 같다. 가위질을 잘해서인지 간혹 책을 자르거나 낙서를 가리지 않고 해서 선생님에게 야단을 p.s 난 행복한 공간에서 낮에는 어린이들과 아이들과 뛰어놀기도 하고, 저녁 늦은 시간 지역민들과 사랑방을 개최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들... 그 동안 머리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내뱉고 있다. 그리고 그들로 부터 마음에 쌓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전 혼자아닌 혼자로 살아가야 했던 시기의 삶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다. 참 포근한 삶이다. 아이들 밥이나 하러 올라가야 한다. 오늘 밥이 늦어져 아이들로 부터 들을 언성이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마냥 신난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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