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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 등록일
    2005/03/29 01:08
  • 수정일
    2005/03/29 01:08
어제 새벽 4시를 가르치는 초침을 보고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였다. 의자에서 자는 것도 간만이지만 참 포근하게 사무실이 다가온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평수가 한 4평이 조금 넘으려나... 그러나 컴퓨터 3대 놓고 사용하고 회의할 수 있는 탁자까지 있으니 그래도 사무실 치고는 아늑한 공간이다. 오늘 경기도청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신청서를 최종마감하고, 다시금 숫자를 컴퓨터 계산기에 두드리고 모든 마무리 마치고 도장을 찍고, 강의 계획안을 첨부하고... 하나를 오산 자원봉사센터에 갔다내고 왔다.


그리고 오늘 오산 장이 열리는 날이라 이리저리 시내가 분주한 가운데... 가을옷 하나가 눈에 들어와 그냥 충동구매를 하였다. 가격은 1만 5천원 옷값이 그래도 비싸지많은 않다. 시내 구경을 하고 5일장 구경을 할까 망설이다. 그래도 남은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는 일념하나에 충동구매한 봄 점퍼를 들고 룰루랄라 사무실로 왔다. 사무실 평온하다. 이주노동자 무료진료 사업을 오산시 보건소장이 개인적인 월권으로 해주지 않겠다고 하여 그럼 한판 붙어보자 할 요량으로 지역에 있는 공무원노조 형님과 소장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후 컴퓨터에 앉아서 일을 하려는데 졸려드는 잠에 취해 자세를 잡고 의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도통 불편하다. 밤에는 그럭저럭 잠자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낮에는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 20분 잠이라기 보다 명상에 가깝게 눈을 감고...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써내려 가지 않았던 대목에 대하여 그림을 그려 보았다.. 이렇게 하면 될려나.. 아니 저렇게 하면 될려나... 아니 그러다 잃어나 되는데로 되라지하고 그냥 써내려 갔다. 폼이 매년 바뀌는 프로젝트.... 얍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작년에 없던 페이지 하나 턱 버티고 있고, 지원 항복 2개 항의 명칭이 바뀌어 있다. 뭐 달라진 차이를 못보겠는데 바뀌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2004년도 진행사업만 등재하면 될 항목이 2005년 항목까지 등장하고, 지원 받을 계획에 대한 소요비용까지 2005년도 사업계획안에 첨부하라고 쒸어져 있다. 계획안이 이전과 판이하게 다르지는 않지만 바뀌어 있었다. 행정주의 그리고 규격이라는 폼이 주는 짜증은 뭐 견딜만하지만 프로젝트 문서 쓰는데 자유롭지 못하고 틀에 박힌 틀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보내다 저녁을 맞이하였다. 오늘은 저당잡힌 일정이 있는 날... 중학생 5명에게 내 주제에 공부라는 것을 가르치는 날... 오늘은 아이들에게 그동안 빠졌던 날들에 대한 벌금을 모으는 날... 아이들이 벌금으로 피자를 먹으러 가잔다. 아이들 등산에 떠밀려 그냥 피자집으로 향하였다. 음 동네 노란피자라는 집이 생겼다. 그곳에 라지사이즈 피자를 시켰다. 여자 아이들이라 호기심이 발동하여서인지.... 피자가 어떻게 반죽되고 만들어지는지 피자 가게 기계를 쳐다보며 서로들 신기해한다. 거금 14900원 짜리 피자... 아이들 벌금 10000원 난 밥을 많이 먹은 터라 배도 불렀고 그리고 아이들이 먹는 음식...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한점도 먹지 않았다. 아니 먹을 수 없었다. 위에 음식을 채워넣기에 저녁식사를 너무 맛나게 하였다. 그래서 여자아이들이 피자를 먹는 모습.... 그래 아마도 이 순간만큼은 행복할꺼라 그냥 생각해 보았다. 공부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캐리어엘지노조위원장이 한원CC 교섭과 관련하여 이야기와 담소를 나누기 위해서 오신 것을 보았는데.... 가신다. 인사를 하고 배웅을 한 다음 오늘 하나는 못해도 끝내야 겠다는 생각으로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공부방에 큰 난리가 났다. 아이들이 가뜩이나 힘든 선생님에게 컴퓨터를 더하겠다고 가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었다. 늘 냉철한 이성보다는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을 대하는 선생님.... 요즘 속성 사회복지사 사이버 대학 강좌로 매일 밤 나보다 더 늦은 시각 강의를 수강하고 집안 일하고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보건복지부 지원금 관련 서류... 결식아동 급식비 오산시청 사회복지과 영수증 수발, 아이들 2과 2명을 한부모가정으로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다. 무척 고단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선생님은 늘 힘들다는 내색없이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늘 마다하지 않고 하는 스타일... 일을 버리기 보다는 일을 보듬어 쌓았는 그런 분이다. 마음이 너무 착해서 마음이 너무 따스해서.... 아이들에게 마음에 있는 정을 다 퍼다 주려고 그렇게 열심히 하는 분에게 아이들은 실망을 가져다 주었다. 나무와 같은 선생님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이내 내 눈에 비춰졌다. 늘 냉철한 이성과 과학적 사고라는 틀을 유지하였던 선배들과 대조적이지만 그들은 다 떠나고 삶의 현장에서... 노무현 지지를 위한 노사모 회원으로 되어 있지만 냉철한 이성보다는 따쓰한 감성과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을 향해 내려가는 선생님이 더 위대해 보이고 더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 일이 너무 많아 과부화가 걸리셨다보다. 한마디 말보다 열번 실천을 하던 그분의 우직함에 때론 그러나 일나지 하던 말이 불씨가 되었나 보다. 그래 그래서 사람이야 지지고 볶고 산다는 것이 그런것이지... 우리 삶... 언제 늘 행복하고 희망만 넘치면 멋 대가리 없는 삶이겠지... 이런일 저런일 들이 모여서 그리고 하나되어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것이지 않을까? 마냥 우리보다는 너와 나 서로서로가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희망을 싹을 엿보았다. 힘들지만 그래도 보듬어 않고 함께가는 것.... 힘들면 힘들다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늘 따스함으로 감도는 분.... 그래서 같이 한다면서 함께하지 못한것들이 많아 미안스럽다. 그래도 선생님 화이팅 이에요... 오늘은 그냥 잠이나 잘련다. 머리가 도통 여유가 없다. 내 돌머리를 굴려가며 하는 글쓰기 내가봐도 신기하기 그지 없다. 이런 소소함이 모여 하나가 되고 하나가 혁명의 씨앗의 밑거름이 되지 않으려나 생각해 본다. 혁명은 책속 귀절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논 역사적 과정이기에... 무엇이 올바르고 그른지는 행동과 투쟁이라는 소소한 곳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지... 이는 결코 따스한 가슴과 감동을 담아낼 마음이 없으면 이루기 힘든 일이다. 결단과 판단은 그런 아픔이 쌓이고 쌓여서 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있기에 가능하리라... 늘 노동자 민중의 삶에 가까이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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