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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용추계곡으로 떠난 수련회 2

  • 등록일
    2004/08/23 11:39
  • 수정일
    2004/08/23 11:39

알코올 나라에서 무아지경으로 헤메이던 저는 어떻게 잠을 청한지 모르고 그날 평상에서 누군가가 덮어준 침낭에 의지한채 잠을 잤나봅니다. 어찌하여 술만 먹으로 필름이 끊기는 것이냐.. 허걱 또 몇시간 내 두뇌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지무지 궁금하다.

 

아침 8시 인근 놀러온 가족들이 뭐가 그리 급했는지 아침부터 계곡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어 시끌벅적하여 대낮인줄 알고 일어났는데.... 아침 7시.... 대단한 가족인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과 차디찬 계곡물에서 물장구 치며, 수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잠이 든 동안 뒷풀이 준비 및 설겆이 담당자가 가지런하게 짐 정리를 해놓아서 비교적 말끔한 공간에서 노숙을 하였습니다. 주변의 자연을 벗삼아 공기좋은 곳에서 잠을 청해서 그런지 속쓰림은 없더군요, 안주가 좋아서 그랬나... 하여튼 가지고 온 술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습니다.

 

1시간 경과후 일행들이 하나둘 민박집에서 나오더군요.



나온 다음 아침 식사 준비를 하더군요, 저는 일단 몸을 씻고 제가 잤던 공간을 대강 정리하였습니다. 아침 메뉴는 북어 해장국.... 속쓰림이 들하여 북어 해장국의 위력은 실감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맛나게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아침 스페설로 수박을 먹었답니다.

수박이 조금 잘익어서 맛은 꿀물의 당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박을 먹으면서 꿀물로 속을 다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일단 아침을 해결한 우리는 계곡가로 나가서 물가에 몸을 담가보기도 하고 계곡 맑은 물에서 노닐고 있던 피래미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참 물 시원하게 콸콸 흐르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날 계곡을 찾는 이유도 시원한 물소리에 의지하여 더위를 이겨보는 것은 아닐까요.... 계곡 물도 맑답니다. 텐트를 들고 온 이들은 계곡 주변에 완만한 평지가 있으면 그곳에 텐트를 치고 노닐고 있는 모습도 정겹더군요, 가족단위로 하루 나들이 나온 이들도 부쩍 눈에 많이 뛰었습니다.

 

계곡의 맑은 물이 여행 온 피서객들의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앍고 있었습니다.

계곡 주변주변 사람들이 운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 그리고 텐트를 치고 난 자리를 보면 온통 쓰레기로 뒤범벅 되었습니다. 자연휴양림에서 여행을 와서 산림욕이나 자연운치를 감상하고 노니는 것은 자유이겠지만 최소한 자신이 가져온 쓰레기는 듬성듬성 있는 휴지통에 벌이면 다음 놀러오는 사람들과 내년도 후년도에 놀러올 사람들이 깨끗한 자연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갈 수 있는데.... 얌채처럼 자신들이 가져와서 먹고 남은 음식이나 쓰레기를 몸이 조금 힘들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버리고 간 흔적을 보면서 씁씁할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단 이곳만의 문제이겠습니까???

한강 상수원이 낚시꾼과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접한 터였지만, 가평 용추계곡의 실태를 직접 목격하니 심각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주로 산에 등산을 다녀서 간혹 등산객들이 버린 과자 봉지를 등산하면서 목격은 하지만 극히 제한적인 양인데.... 용추계곡은 신작로 반대편인 산을 끼고 있는 공간에서는 여지없이 쓰레기 더미들을 발견한답니다. 참 심각한 수준이더군요. 용추계곡의 바위틈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바위 뒷편을 보면 자연휴양림의 뺴곡한 수림을 비웃기라도 하듯 쓰레기들은 꼭꼭 숨겨져서 버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버린 양심을 발견합니다.

 

다들 계곡가에서 노다니다.... 몇몇 사람들끼리 무리를 지어서 용추계곡 산책을 떠났습니다.

저는 좀 쉴까하고 잠시 평상에 있다가 사람들이 떠난 후 조금 시간이 지나서 용추계곡이 얼마나 방대한지 탐문하기 위해 신작로가 아닌 계곡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계곡을 올라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많더군요. 계곡의 길이가 송추, 일영을 종종 다녀보던 저로서는 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엄하고 빼어나며.... 경치와 물 깊이도 일정정도 있어 계곡에서 물놀이하기엔 정말 좋은 곳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계곡... 초입구에서 한참을 올라왔는데도 계곡은 자신의 발원지를 저에게 내보이지 않더군요.... 오호 좋아라^^

 

계곡을 따라 한 IKm 정도를 올라갔는데.... 여기에서 저는 모자 하나를 주었습니다. MBL 보스턴 레드삭스의 모자가 바위틈새에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주웠답니다. 누군가 수영을 하던 도중 떠내려간 모자를 줍지 못해 버리고 간나봅니다. 모자의 제작년도도 확인해 보니 2004년 2월로 되어 있더군요. 저는 속으로 심봤다 외치며 황급히 주웠답니다. 횡재하였습니다.

"누가 그랬던가 땅을 파면 10원짜리 동전하나 나오지 않는다". 나는 땅만 바라보고 거금 1만원에서 2만원정도 되는 모자를 주웠다. 이 어찌 횡재가 아니고 뭐겠는가?

 

계곡 발원지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 올라왔던 계곡을 다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계곡을 내려가는데 바위들이 미끄러워 그냥 신작로로 내려갔다. 맨발로 올라왔던 터라 신작로에 듬성듬성이 있던 작은 돌맹이들로 인해 발바닥이 무지 아팠다.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예전에 나도 검정고무신을 아끼기 위해서 맨발로 다닌 적이 많았는데... 그때는 그리 아프지 않았는데.... 신발이라는 놈이 나의 발바닥을 약하게 만들었나 보다....

 

계곡에 내려와서 우리 일행은 계곡에서 잠시 있다. 일행중 누군가가 물을 끼얹지면서 물싸움을 하였다. 다들 옷이 물로 흠뿜.... 계곡에서 수영은 하지 않았지만 옷이 젖은 상태에서 계곡에 몸을 담고 냉수욕을 하였다. 하하^^ 몇년 묶은 때를 벗긴 이도 있었으니.... 아래 하수원에서 물놀이 하는 이들은 이 오염된 물로 혹시 피부병은 걸리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물놀이를 마치고 일단 휴식기 다들 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하던가 그렇지 않은 이들은 올림픽경기를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평상에 누워 그냥 한가로이 시간을 때웠나. 조금있다 다들 시장기가 도는지 중식으로 라면에 칼국수를 끓여 먹었답니다. 참 맛있더군요.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일행은 떠날 준비를 하지 않고, 평상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좀 일찍 나가 양수리에서 노젓는 배를 타야하는데....

일행들은 곤한 잠을 청하고 한 3시 30분경에 일어나서 30분 짐을 정리하고 4시경에 가평 용추계곡을 벗어났답니다.(참 서울근교에서 이렇게 경치좋은 곳이 있다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더군요. 대성리, 강촌, 셋터, 양수리는 북한강물의 유유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맑은 시냇물이 콸콸넘치는 가평 용추계곡의 자태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물이 있고, 산이 있고, 바람이 있고, 그늘이 있는 가평 용추.... 한번 주말에 다녀와 보세요. 먹을 것은 할인마트에서 산 후 돗자리와 입장료 1천원만 준비한다면 드라이버, 삼림욕, 휴식 등 3박자를 다 즐길 수 있답니다. 단, 가져가신 쓰레기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가져오셔야 됩니다.)

 

4시 가평 용추계곡을 떠났습니다.

토요일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차들이 조금 많았습니다. 저희는 샛터에서 양수리 방면으로 빠져서 서울로 입성할 예정이었습니다. 샛터에서 양수리로 빠지는 도로도 참 예쁘더군요. 그리고 서울종합촬영소가 있는 곳, 자동차를 갖고 있으며, 시간 되시는 분들은 주말 여행코스로 가평 용추계곡에서 일박한 다음, 조금 일찍 일어나 서울남부촬영소에 방문하고, 양수리 배타는 곳에서 노젓는 배를 탄후 배타는 곳에서 삼겹살에 시장기랄 가진후 양수리 드라이브 코스로 해서 서울로 돌아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좋은 경치를 감상해 보는 것이 방콕에 있는 것보다 훨 좋을 것입니다.

저희는 셋터에서 양수리로 도착 양수리 노젓는 배를 타볼 요량이었는데.... 일행중.... 일찍가야하는 이가 있어 다음을 기약하고, 양수리에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참 짧았지만 경기동북부의 빼어난 경치에 감탄하면서 좋은 휴식을 취하고 왔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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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조은재] 우리들의 어머니

  • 등록일
    2004/08/23 01:08
  • 수정일
    2004/08/23 01:08

시장 한쪽 구석에서 어머니들의 걸쭉한 이야기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영희 엄마는 대학에 들어간 막내딸이 장학금을 받았다고 즐거워하고, 군대 간 아들에게 면회를 다녀온 철수 엄마는 아들이 늠름해졌다면서 흐뭇해 합니다.

순이 엄마는 새로 본 며느리가 아직도 가끔 밥을 태운다면서 빙그레 웃고, 준호 엄마는 큰아들이 첫 월급으로 사 주었다며 자식 자랑을 그칠 줄 모릅니다.

 

고추 훌렁 드러내놓고 물장구 친 적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미보다 훌쩍 켜서 제 앞가림은 물론 어미의 타는 속마음도 제법 읽을 줄 압니다.

아무리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러도, 점점 사람구실을 하는 자식들을 지켜 보노라면 하나도 힘이 든 줄 모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편지 한 장 써 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까 싸 주신 도시락이 셀 수 없이 많았어도 고맙다는 마음 한 번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소용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따뜻한 이야기" 행복한 도시락 중에서.....



이 글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참 저도 어머니에게 무심한 녀석이 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 겨울 감옥에 있는 아들 면회온다고 바리바리 음식 싸와 울고가신 어머니가 오늘 따라 사뭇 보고 싶습니다. 이 글 작자가 말한 것 같이 저도 고맙다는 말 한번 못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철이 들어서 어머니가 보고 싶어도 우리 어머니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참으로 철부지 같은 저에게 무한 사랑을 배풀어준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말 한번 못한게 천추의 한이 될 줄은 몰랐는데..... 늘 계시던 어미니가 떠난다는 생각을 미처하지 못한 불효자의 불충이겠지요... 이 밤 이글을 보면서 그리운 어머니가 무지 보고 싶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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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도종환] 누군가를 사랑하면 마음이 선해진다.

  • 등록일
    2004/08/23 00:46
  • 수정일
    2004/08/23 00:46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나가는 것은 어찌보면 쉬울수도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을 알아나가는 것은 진실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행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열병에서 이별의 슬픔에 젖어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제일중요한 것은 내가 과연 당사자에게 얼마나 진실하게 대하고 그에게 얼마나 나를 보여주었는가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사랑은 어찌보면 허망할 수도 있습니다. 라디오를 켜고 새벽 음악을 들으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누군가의 편지를 들으면서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간접 경험해 보고, 이별한 이의 고뇌에찬 사연 글에서는 슬픔을 읽어냅니다. 사랑과 이별은 참으로 어려운 난제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얼마나 그 사람에게 진실했는가 입니다. 

 

사랑의 과정에서 그 상대방에 대한 소유에 대한 욕망은 갈구하지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신영복 선생의 글을 빌어 말하자면....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개인적 사견을 조심스럽게 밝혀봅니다.

 

도종환 선생의 산문집에 실린 글 하나 올려봅니다.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면 선한 마음을 갖게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데 욕심과 집착에 빠져 있다면 그건 진정으로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의로운 마음이 된다. 마음이 맑고 순해진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진짜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를 둘러싼 다른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는데도 마음이 탁해지고 악한 생각과 계산하는 마음에 빠져 있다면 자신의 사랑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사랑하면 마음이 착해지는데 착해지는 것에도 일곱가지가 있다고 한다.

 

"고난을 만나더라도 버리지 않고, 가난하다고 하더라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어려운 일을 상의하고, 서로 도와주고, 하기 어려운 일을 해주고, 주기 어려운 것을 주고, 참기 어려운 것을 참는 것"이 그것이라도 "사분율"에서는 말한다.

 

당신이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한 가지씩 물어보라.

 

서로 사랑하다가 고난을 만나더라도 고난 때문에 상대방을 버리지 않을 것인가. 고난을 함께 겪으며 헤쳐 나갈 자신이 있으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 때문에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는가.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정에서 서로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하지 않고 깨끗한 선택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대답하면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어려운 일을 늘 상의하는 사람, 그래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 늘 대화하고 생각이 서로 통하는 사이라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다.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일로 서로 감사하고 기뻐하는 사이인가. 서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고 배려하는 사이인가.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기 어려운 일을 해주는 사람인가. 자신의 처지만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처지에 서서 생각하고 상대방을 위해 하기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랑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주기 어려운 것을 줄 수 있는가, 내가 가장 아끼던 것을 내 줄 수 있는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그에게 줄 수 있는가. 다른 무엇보다도 그가 소중하기 때문에 주기 어려운 것까지 줄 수 있는 마음이 되어 있다면 그는 지금 사랑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참기 어려운 것을 참을 수 있는가. 내가 참고 있다면 상대방도 지금 참고 있는 것이라 한다. 참을 수 있는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과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지만 그를 위해서 참기 어려운 것을 참을 수 있는 마음이 되어 있다면 그는 사랑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 보라,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선해지는가를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도종환 산문집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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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희덕] 어린 것

  • 등록일
    2004/08/23 00:26
  • 수정일
    2004/08/23 00:26

어디서 나왔을까 깊은 산길

갓 태어난 듯한 다람쥐새끼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맑은 눈빛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고집할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어린것들은

내 앞에서 눈부신 꼬리를 쳐들고

나를 어미라 부른다

괜히 가슴이 저릿저릿한 게

핑그르르 굳었던 젖이 돈다



젖이 차 올라 겨드랑이까지 찡해온면

지금쯤 내 어린 것은

얼마나 젖이 그리울까

울면서 젖을 짜버리던 생각이 문득 난다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않는

난만한 그 눈동자,

너를 떠나서는 아무데도 갈 수 없다고

갈 수도 없다고

나는 오르던 산길을 내려오고 만다

하, 물웅덩이에는 무사한 송사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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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이 시는 페미니즘의 여러 유형 가운데 에코 페미니즘에 속한 시이다.

 

에코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연과 여성을 동일한 범주와 차원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즉, 남성 억압에 의한 여성의 수난을 인간 억압에 의한 자연의 수난과 동일시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사적 대상에 대한 모성적 측은지심이 체험적 진실에 힘입어 보편적 감동을 유발하고 있다. "갓 태어난 듯한 다람쥐새끼"를 바라보고 있는 시적 자아의 정서는 연민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모성적 사랑이야말로 모든 사랑의 근원이다. 이 시에는 대상과 세계를 유용성과는 거리가 먼, 지고지순한 사랑과 연대의 관계로 파악하려는 거룩한 삶의 태도가 들어있다.

 

어린 다람쥐를 보고 시인은 "괜히 가슴이 저릿저릿한 게/ 핑그르르 굳었던 것이 돈다"라고 말하고 있다. 생명 지닌 것들에 대한 외경을 생활로 삼지 않으면 불가능한 시적 표현이다. 시인은 나아가 이 어린 다람쥐에게 자연스럽게 집에 두고 온 아이를 떠올린다.("지금쯤 내 어린것은/얼마나 젖이 그리울까") 시인은 오르던 산 길(삶, 인생)을 내려오고 마는 것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 사랑을 저버린 욕망의 실현이란 모두가 부질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을 체험적 진실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 물웅덩이에는 무사한 송사리떼". 어린 다람쥐와 젖이 그리운 아이와 송사리떼는 여기서 동일한 존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생명의 존재라는 차원에서 그것들은 결코 장애를 겪거나 훼손되어서는 안 될, 더 없이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들이다.

                                                                                                             - 이재무 -

 

69인의 좋은 시를 찾아서 긍적적인 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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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용추계곡으로 떠난 수련회 1부

  • 등록일
    2004/08/22 15:44
  • 수정일
    2004/08/22 15:44

1년에 2번 있는 하계수련회를 이번엔 가평 용추계곡 자연휴양림으로 선택해서 갔습니다.

 

사무실에서 식단을 제가 짜고, 이런저런 준비를 한다음.... 가평으로의 출발.... 여름여행을 떠나지 못한 저로서는 참 들뜬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공짜로 술을 먹을 수 있고, 자연이 보여줄 무궁무진한 경관에 감탄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저는 한껏 들떠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분의 자가용을 타고 가평으로의 출발....

 

한강변 88대로를 타는데 태풍 메기로 인해 한강 수위가 올라가서 그런지 강변 주변주변엔 낚시꾼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고, 서울에서 흔치 않게 가시거리가 좋아서 멀리있는 산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청명한 하늘아래 떠나는 수련회,.... 여행이라 해야 겠죠. 자동차 창박으로 펼쳐진 풍경은 참 운치를 떠나 멋졌습니다. 햇빛도 구름에 가려 내리 쬐지 않고, 바람은 선선히 불어서 기온도 그리 높지 않고,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88도로에는 자동차가 즐비하더군요. 금요일이라 마지막 휴가를 떠나는 이들의 행렬인지 아니면 늘 차들이 밀리는 건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늘 한강변 자전거도로(엄밀히 말해서는 한강남단 산책로 임.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토너, 걷는 이들로 가득한 길이니까요.... 방화대교 밑 강건너편은 행주산성에서 시작해..... 양재까지 난 도로는 정말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타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한번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달려보세요. 강변 사람들 풍경, 자전거 타는 이,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이로 분주한 모습에서 활기를 느끼고, 자전거 타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를 통해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갈때 자전거도로 옆에서 보던 대로를 자동차로 가는 기분은 한마디로 끝내줍니다로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88도로를 타고 가다가 무슨 다리인지는 모르겠는데 강을 건너서 경춘가도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버는 경춘가도가 드라이브하기엔 좋은 길(밤운전은 위험하지만, 다른 국도에 비해서 오래되었고, 시설이나 가로등이 많지 않아 밤운전할때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이라고 하더군요.

 

그 길을 따라서 마석 초입구인 천마산 스키장 근처 즐비하게 들어서는 흉물(아파트 단지)을 보고 개탄하고, 마석 가구(상성공단인가????)공단을 지났습니다. 마석 가구공단과의 인연.... 내가 학생운동할때 알던 이가 예전 경인지역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장을 하고 있던 터라.... 마석에 위치한 이주노조지부 사무실을 몇번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방문은 물론 컴퓨터 관련하여 조립해 주기 위해서죠....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꼬빌과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명동성당 농성장에 찾아가지 못했는데.... 강제추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안함이 크게 들었습니다. 다행히 올해 인도 뭄바이 사회포럼에 참석한 노동넷 운영위원장님이 비두와 꼬빌 동지를 만나고 왔다고 하길레.... 안부나 전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가시더군요. 

 

마석 가구공단을 지나는 과정에 여러가지 희비가 교차하던군요.

 

마석 조금 지나면 나오는 셋터는 내가 대학들어갔을때 처음으로 앰티로 와본 곳입니다. 호남향우회 엠티도 셋터에서 하였습니다. 과거 과 엠티와 호남향우회 엠티가 생각이 나더군요. 셋터에서 추억 아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호남향우회 사발식때 냉면그릇으로 소주 한대박 먹고 그자리에서 기절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집이 전라도라 술에는 웬만해서는 자신이 있었는데.... 빈 속에 환영회랍시고, 호남향우회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그 무지막지만 사발식을 강요받고 그만 졸도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호남향우회 선배들은 놀랐을까요... 아니 올시다 입니다. 그 선배들은 내가 졸도한후 숨쉬나 안쉬나 보고, 숨쉬는 것을 확인하고, 이상없다는 것을 판단코는 소주를 퍼마셨다고 합니다. 무심한 선배같으니라구.... 사발식 하면 졸도하는 이가 매년 몇명씩 나와서 사건이 발생하여 그냥 숨쉬는 것만 확인히고 개의치 않고 술을 먹는다고 합니다. 저는 선배가 되어서는 저와 같은 일이 발생하면 선배들과 똑같이 확인하고는 술의 세계로 풍덩^^. 하하^^  술먹고 사고 났다는 사건은 모면서 가슴이 싸해질때가 많았지만.... 저희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사발식을 하고도 다들 잘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사발식에는 남녀 차별이 없습니다. 공정합니다. 한번에 쭈욱 들이켜야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납니다.

 

셋터를 지나 대성이 초입구인 마석모란공원..... 대학 1학년인 저는 과엠티를 끝내고 방문하던 장소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과 학생회 임원들은 모란공원으로 데리고 와서는 이분들이 어떻게 산화하셨는지 설명하도 하고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래서 알게된 이가 청년 전태일.... 그리고 무수한 노동선배열사들의 이름을 여기에 각인된 돌비석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매월 5월5일 친구들과 선배 몇명이 끈질기에 찾아오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맑스의 태어난 날을 기념하여 모란공원에 가자는게 화근이었죠...^^

 

대성리는 저에게 추억의 공간입니다. 내가 그토록 짝사랑했던 여후배와 긴밤 지세워가며 이야기 했던 추억, 의문사로 죽어간 선배 후배와 놀러와서 술먹고 진한 밤을 보내던 공간입니다. 저의 20대 삶에 아주 중요한 획을 긎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농활이 끝난 후 정치조직 여름, 겨을 TR(training)을 종종하면서 운동을 해야 겠다는 막연한 포부를 늘 가슴에 간직하고 돌아오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저의 삶에 아주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공간입니다.

 

이전에 비해 모텔과 호화 민박집이 많이 생격난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내가 살았던 그 시대를 고스란히 간직하는 공간입니다. 이전과 다르게 강변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과 주변 경관과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선 것 이외엔 변한 것이 없더군요.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물만은 시간의 흐름에 아랑곳하지않고 유유히 흐르고 있더군요. 노를 젖는 배를 타던 기억이 강물을 보면서 흐린 기억 속에서 떠오르더군요.

 

대성리를 지나 청명을 지나 가평 시내에 도착하였습니다.

가평 도착하는 것에 대한 주민의 환영인지 뭔지 모르는데..... 가평 육군 운수교육대 즉각 이전하라는 플래카드가 가평시내에 즐비하게 장식하고 있더군요. 군부대로 인해 개발이 제한되고, 군의 차량으로 인한 소음이 그 원인이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땅을 가진 이들이 군부대로 인해 그린밸트 단지 설정되어 개발이 제한된 것이 정확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민들의 입장에선 군의 운수교육대 이전이 중요하겠지만, 전 군부대가 평화를 위협하는 공간이기에 반대에 심정적 지지를 보내 보았답니다. 마음으로 요. 그러나 어찌보면 환경보호를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분단의 상징인 군부대의 존재는 유의미할 수 있습니다,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군부대로 인한 개발제한구역 설정은 그나마 자연녹지를 보전하는데 일정정도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부대에 의한 자연훼손의 심각성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가평시내에 곳곳에 육군 운수교육대 이전하라는 플래카드가 즐비하게 걸려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15분 정도를 지나서 용추계곡 초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용추계곡 초입지에서 마을 주민인지.... 가평군에서 고용한 분인지 모르는 나이 지극한 어르신이 용추계곡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국립공원 도립공원도 아닌데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더군요. 참 자연휴양림이라서 받는 거겠지 하였지만.... 이 강산 구석구석 자연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선 돈 없으면 안되겠다는 씁씁한 생각이 스쳐지나가더군요. 돈이 무엇이길래....

 

입장료를 내고 예약한 민박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볼때는 민박집이 운치가 있더니만.... 다른 민박집들과 비교하였을 때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공무원 휴양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국립공원 어느곳을 가더라도 자신들이 쉴 공간이 있어서.... 정부에 종사하는 그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돈 없고 빽없으면 비싼 돈을 내고 이 공간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씁씁함도 함께요.

 

민박집 도착 선발대로 도착한 저는 첫날 음식과 설겆이 담당이라 쌀을 씻고, 국거리를 하였답니다. 저희 사무실에 새로 모집된 상근자중 환경운동단체에서 일하던 분이 있어서 국거리를 끌이는데 조금은 애 먹었습니다. 부분적 채식을 하는 분이라 조미료 사용을 극히 제한하고 있어서 국을 끌이는데 천연 조미료에 들어갈 야채(무, 양파, 다시마)를 준비하지 않아서 국에 소금, 만두찍어먹는 간장으로 맛을 냈답니다. 흐흐.... 술안주도 삼겹살은 채식을 안하는 분들이 먹기 위한 안주로 준비하였고, 그분을 위하여 콩으로만든 소시지, 버섯, 아몬드를 준비하였고..... 참 먹고사는게 이리도 어렵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이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육식이 가장 저렴한 음식물입니다. 달걀과 돼지고기, 고등어나 이면 생산 등은 그리 비싸지 않아 손쉽게 먹거리로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국산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 중국산 야채을 사다가 먹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다들 먹고살아야죠.... 저는 중국산이 없다면 육류에 음식꺼리를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싼가격이니까요. 외국산 농산물들은..... 우리 농민들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제는 중국산 또는 칠레산 등 외국의 값싼 농산물이 없다면.... 반찬없이 쌀에 달걀과 간장으로 비빔밥을 해 먹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더군요. 이전 가난한 날의 행복이라는 수필에서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 지징한 고구마에 간장 한 종지를 먹으면서도 풍류를 느낀 그분의 내공에 무한한 감동을 보내지만, 저는 그분 같이 살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기밥솥에 밥을 안치고, 미역국을 끌여놓고 식사준비하기 위한 준비를 얼추 끝내고 후발대를 기다렸답니다. 후발대는 강변북로를 달려 우리보다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일찍 도착하여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술안주로 장만한 삼겹살을 반찬으로 먹자고 다들 아우성 치길레 준비해온 숯과 왕겨탄을 태워 삼결삽 바베큐에 약간의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마쳤습니다. 

 

설겆이 거리는 정말 장난아니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낳다는 속담이 있듯이 저는 먼저 밥과 설겆이 당번을 자청한 터라.... 식사 마무리 일을 하였죠....

 

그리고 회의..... 회의는 정말 골치아파.... 상반기 평가.... 하반기 사업계획..... 서로 오가는 이야기들.... 사람들이 다들 노는데 정신이 팔렸는지.... 입을 함구하더군요. 그래서 예상보다 시간이 그리 길지 않게 끝냈답니다. 2시간 약간 넘는 시간을 회의로 소진하고, 아기대하고기다리던뒷풀이..... 수련회의 꽃 하이라이트인 뒷풀이를 시작.... 참고로 사무실 사람들은 술을 거의 먹지 않아서 저혼자 술먹을때 원맨쇼를 한답니다.

 

반주로 소주 500cc 짜리를 2/3를 혼자먹은터라.... 소주를 먹는이는 거의 없어 혼자 소주를 안주와 같이 홀짝홀짝 마셔서 소주 500cc를 혼자 먹었답니다. 아유 써~~~~ 이 소주를 왜 먹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삼겹살에 소주가 땡기는 걸 어쩌나.... 존재는 의식을 규정한다 처럼 존재 속에서 규정된 의식의 힘을 빌어 소주를 먹고.... 가져온 맥주로 주종목을 바꾸어 술을 먹음..... 그런데 이런 불상사가..... 그놈의 필름이 끈기고 만것이다..... 어찌하랴.... 술먹는데는 고난이 따르는 법..... 이후 이야기는 2부를 기대하시기를....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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