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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다는 관념

  • 등록일
    2004/08/24 11:50
  • 수정일
    2004/08/24 11:50

오늘 사무실 음식물 쓰레기통에 있는 음식물을 비밀봉지에 담았다.

냄세가 고약하다.

악취가 이런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면서 들었다.

 

과일과 각종 음식물들은 상품으로 팔릴때는 참 맛깔스럽게 보이는데

음식물로서 生을 다한 후에는 어찌도 이리 처량하게 느껴지는지

냄세는 왜이리도 고약한 것이야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을 것을

현대화가 음식물을 자연으로 방류하지 못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지만 어쩌랴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편함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것을

분리수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보고 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냄세의 고약함과 생을 다한 음식물이 썩으면서 생긴 모양에 그리 호의적이진 않다.

이에 사람들은 음식물 쓰레게를 분리수거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교육에 있다고 본다.

의식에서 파생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인식.... 냄세는 차치하고라도 이에 대한 중요도는 별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지 않는다.

어려서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의 틀의 확립....

 

그러나 개똥의 일생을 다룬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보라...

화려하지 않고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개똥 자신이 볼품없고 사람들로부터 천대받는 존재라고 낙담하지만, 민들레를 만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한다.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그 개똥 이야기는 모든 사물은 자신의 역할과 쓰임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어린이나 어른들에게 일상의 모든 사물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음식물 쓰레기도 마찬가지 이다. 이미 교육을 통해 각인된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음식물 쓰레기가 개똥과 같이 중요한 존재이다. 관념이라는 것 그리고 악취에 대해서 조금 불편함이라 일깨우며 스스로 미래를 위한 투자에 동참하기를....

 

음식물 쓰레게를 비밀봉지에 담으면서 잡스러운 생각이 들어 끌적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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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설치다. 올림픽이라는 전쟁때문에....

  • 등록일
    2004/08/24 10:48
  • 수정일
    2004/08/24 10:48

어제 저녁 피곤에 찌들어 잠을 청하였는데... 올림픽이라는 국가간 전쟁으로 잠을 설쳤다.

난 개인적으로 스포츠(올림픽, 아시안게임, 국가간 축구전, 야구, 각종 종목 등) 이전에 좋아하였지만, 운동이라는 바닥에 맞닿으면서 스포츠를 직접하는 것은 즐기나 스포츠를 관람하지는 않는다.

 

어제 탁구에서 누가 금메달을 땄다는 기사를 오늘 신문에서 보고서야 어제 우리동네 집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올림픽이 끝나는 날까지는 잠을 청하기 어렵겠구나....

 

동네가 시끄럽지 않은 곳이라서 귀뚜라미 소리(여름엔 매미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곤 하였는데.... 월드컵 기간이 있는 동안 동네사람들의 환호성에 잠을 자다가 깜짝놀래서 깨곤한다. 동네 사람들 이리도 목청이 큰지는 미처 몰랐다. 허걱^^ 피곤하다.

 

환호성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서글픔이 들었다.



민중들은 올림픽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환호하는지... 자신의 생계보다 더 우위에 놓고 이 무심한 밤  TV(바보상자) 앞에서 기쁨에 환호하는지.... 삭막한 세상 가슴 시원한 일이 없는 이들에게 대리만족 수단으로 전락한 스포츠는 민중들에게 분노를 삭히는 수단일 것이다. 

 

자본은 스포츠 방송 중간중간 광고방송을 통해 물건을 살것을 강요하며 스포츠만 볼 수 없도록 민중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자본은 자신의 상품을 최대한 홍보하고,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는 흥분된 어조의 목소리로 자랑스런 대한의 건아라는 맨트를 통해 한국 전민중들은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자가 될 것을 강요한다. 난 텔레비젼을 전원을 아예 올림픽 기간동안 빼 놓았다. 좋은 경기를 보는 이들은 스포츠는 스포츠 자체로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주지만, 이 어찌 자유스러운가? 미디어 속성을 아는 이라면 스포츠가 갖고 있는 민중우매화 정책에 대해 잘 알것이다. 

 

공중파 매스미디어들은 스포츠라는 무기를 통하여 자본과 정권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 민중들은 그들의 선전선동에 웃고 울고 분노하면서 그들에게 길 들여진다. 보라 역사적으로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제일먼저 한 것을.... 침공한 후 제일먼저 장악한 곳이 방송이다. 이에 레지스탕스는 자체내 구국의 방송이라는 라디오 단파를 통하며 선전선동하며 그들의 독립투쟁을 알렸다... 이렇듯 미디어는 자본과 정권에게 있어 주요 통제수단이 된 것이다. 그 중 국가통제에 제일 이바지하는 것이 스포츠이다. 

 

우리는 스포츠 경기 기간동안 마법에 걸린다. 스포츠를 통하여 민족주의자 나아가 국수주의자가 되고, 이전 벌어진 자본과 정권의 만행을 망각하고 만다.

지금 보라 청와대앞에서는 살아있는 돌부처인 지율스님 단식 56일째 천성산을 살리기위한 하루하루 죽음의 나날을 버티고 있고, 이라크 파병반대의 물결은 붉은악마의 광화문 선전전으로 뭍히고,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 이주노동자, 국회의 파행운행, 태풍 메기로 인한 피해상황 등 다양한 영역에서 민생을 이반은 올림픽에 뭍힌다. 특히, 재해를 당한 수재민들에 대해 방송사들은 수재위헌금 모금운동을 벌이던 방송사들은 올림픽 방송으로 인원이 다 빠져나가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수재민들에 대한 따뜻한 정성을 모금하는 방송도 등안시 한다. 수재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올림픽이 기간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뭐.... 다들 자신의 일이 아니면 초기엔 관심을 갖다.... 잊고 마는데 우리내 인심이 아닌가....

 

자신이 당하지 않으면 초기 마음으로 위로하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 이게 세상사 이치이다. 다들 보라 김선일씨 죽음과 지율스님의 외침에 초기에 관심을 보이다. 

올림픽이라는 기간이 .... 스스로들 민족주의자나 국수주의자가 되어 TV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있지 않은가?  난 광화문 붉은악마의 광기에 소스라 친다.... 제발.... 개인이 즐기는 것을 전체국민에게 선전선동하지 말라.... 우리는 싸워야할게 너무 많다. 축구경기를 생활이 빠듯한 민초들이 과연 즐기기나 할 수 있냐...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지 낮 뜨거운 뙤앗볕에서 자신의 전신을 들어내면 비질땀 흘리고 노동으로 언명하는 이들에게 스포츠는 사치이다. 간혹 보는 이는 있으나 세상사 그렇게 녹녹치 않다.    

 

스포츠를 통해 민중을 통제하고자 하는 자본과 정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엘리트 스포츠 금메달을 따면 국민체육기금연금을 준단다.... 이 돈이 있다면 생활대상보호자, 장애인지원기금 등 각종 사회복지기금으로 환원하지.... 금메달이 뭐 대수라고 그들에게 돈으로 보상을 해주는가? 그들이땀흘린 것에 대해서는 환호와 박수를 보내지만... 국민의 혈세가 이러한 돈으로 빠지면서 사회복지기금이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월드컵,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스포츠에서 우리는 국가간의 보이지 않는 총성없는 전쟁에 온 국민들은 환호와 열광한다. 민초들의 억압에 대한 또다른 분노의 폭발이라 보이지만 이는 제국과 자본이 만들어낸 민초들에 대한 통제를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미국을 보라 다양한 스포츠와 매스미디어에 의해 미국민들이 얼마나 국가적 통제에 헌신적으로 복무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서 CNN의 언론보도는 마치 컴퓨터 게임(전자 오락기)의 시뮬레이션을 옮겨놓은 듯 공중파를 타고 각 가정으로 방송이 내보내 지고 있다. 마치 전쟁에서 쓰러져가는 병사들의 모습이 컴퓨터 게임(전자오락기)의 가상인물로 표현되면서 말이다. 이 처럼 미디어는 민중을 분노케도 하지만 민중을 통제하고 제도화시키는데 유용한 도구이다.

 

어제 잠을 못잤다. 정확히 말해서 열받아서 잠을 자지 못하였다. 운동을 하는 이들이 여전히 소수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않다. 그래도 내길을 갈란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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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윤동주] 별똥 떨어진 데

  • 등록일
    2004/08/23 21:33
  • 수정일
    2004/08/23 21:33

밤이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농회색으로 캄캄하나 별들만은 또렷 또렷 빛난다. 침침한 어둠뿐만 아니라 오삭오삭 춥다. 이 육중한 기류 가운데 자조하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를 나라고 불러두자.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되고 이 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 그대로 생존하나보다. 이제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하기는 나는 세기의 초점인 듯 초췌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 바닥을 반듯이 만들어주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내 머리를 갑박이 내려누르는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마는 내막은 그렇지도 않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처공에 부유하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하루살이처럼 경쾌하다면 마침 다행할 것인데 그렇지를 못하구나!



이 점의 대칭위치에 또 하나 다른 밝음(明)의 초점이 도사리고 있는 듯 생각한다. 덥석 움키었으면 잡힐 듯도 하다.

 

마는 그것을 휘갑기에는 나 자신이 둔질이라는 것보다 오히려 내 마음에 아무런 준비도 배포치 못한 것이 아니냐, 그리고 보니 행복이란 별스런 손님을 불러들이기에도 또 다른 한 가닥 구실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될까보다.

 

이 밤이 나에게 있어 어린 적처럼 한낱 공포의 장막인 것은 벌써 흘러간 전설이오. 따라서 이 밤이 향락의 도가니라는 이야기도 나의 염원에선 아직 소화시키지 못할 돌덩이다. 오로지 밤은 나의 도전의 호적이면 그만이다.

 

이것이 생생한 관념세계에만 머무른다면 애석한 일이다, 어둠 속에 깜빡깜빡 조을며 다닥다닥 나란히 한 초가들이 아름다운 시의 華詞가 될 수 있다는 것으 벌써 지나간 제너레이션의 이야기요. 오늘에 있어서는 다만 말 못하는 비극의 배경이다.

 

이제 닭이 해를 치면서 맵짠 울음을 뽑아 밤을 쫓고 어둠을 짓내몰아 동켠으로 휘언히 새벽이란 새로운 손님을 불러온다 하자. 하나 경망스럽게 그리 반가워할 것은 없다, 보아라, 가령 새벽이 왔다 하더라도 이 마음은 그대로 암담하고 나도 그대로 암담하고 하여서 너나 나나 이 가랑지길에서 주저주저 아니치 못할 존재들이 아니냐.

 

나무가 있다.

 

그는 나의 오랜 이웃이요 벗이다. 그렇다고 그와 내가 성격이나 환경이나 생활이 공통한 데 있어서가 아니다. 말하자면 극단과 극단 사이에도 애정이 관통할 수 있다는 기적적인 교분의 표본에 지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처음 그를 퍽 불행한 존재로 가소롭게 여겼다. 그의 앞에 설 때 슬퍼지고 측은한 마음이 있을 거라곤 하였다. 마는 돌이켜 생각컨대 나무처럼 행복한 생물은 다시 없을 듯하다. 굳음에는 이루 비길 데 없는 바위에도 그리 탐탁치는 못할망정 자양분이 있다 하거늘 어디로 간들 생의 뿌리를 벅지 못하여 어디로 간들 생활의 불평이 있을소냐, 칙칙하면 솔솔 솔바람이 불어오고, 심심하면 세가 와서 노래를 부르다 가고, 촐촐하면 한 줄기 비가 오고, 밤이면 수많은 별들과 오손도손 이야기할 ㅅ ㅜ있고 - 보다 나무는 행동의 방향이란 거추장스런 과제에 봉착하지 않고 인위적으로든 우연으로서든 탄생시켜준 자리를 지켜 무진무궁한 영양소를 흡취하고 영롱한 햇빛을 받아들여 손쉽게 생활을 영위하고 오로지 하늘만 바라고 뻗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스럽지 않으냐.

 

이 밤도 과제를 풀지 못하여 안타까운 나의 마음에 나무의 마음이 점점 옮아오는 듯하고, 행동할 숭 있는 자랑을 자랑치 못함에 뻐저리듯하나 나의 젊은 선배의 웅변에 왈 선배도 믿지 못할 것이라니 그러면 영리한 나무에게 나의 방향을 물어야 할 것인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 등의 어디냐 서가 어디냐 남이 어디냐 아차! 저 별이 번쩍 흐른다. 별똥 떨어진 제가 내가 갈 곳인가보다. 하면 별똥아! 꼭 멀어져야 할 곳에 멀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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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52일] 지율 스님이 동생에게 남긴 당부

  • 등록일
    2004/08/23 14:11
  • 수정일
    2004/08/23 14:11

"내가 죽으면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하고 네가 꼭 가족장으로..." 

궂은비가 갠 맑은 하늘에 제법 신선한 바람이 부는 20일(금) 청와대 앞. 단식 52일째를 맞은 지율 스님에는 검버섯 같은 까만 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님은 떠나고 계십니다."

 

♪ 생명, 사랑, 공명(도롱뇽 친구들) ♪



천성산 대책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 제목이다. 19일 지율스님을 찾은 여동생은 "언니는 '내가 죽으면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하고 네가 꼭 가족장으로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여동생은 "바짝바짝 말라가는 언니를 보면 애가 타지만 겉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언니가 얼마나 천성산을 사랑하는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피나게 노력하며 싸웠는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지율 스님이 동생에게 한 당부

이날 오전 11시 지율스님과 함께 천성산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도롱뇽 친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위해 최소한 6개월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청와대에 또다시 호소했다.

 

이들은 현재 부산고법에서 진행중인 '도롱뇽 소송'에 힘을 싣기 위해 벌이고 있는 100만인 소송인단 모집 활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병상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대표는 "천성산이 살고 지율이 살기 위해서는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하는 이들의 간절한 뜻이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며 절박한 심경을 피력했다.

 

모두 49개 단체가 '도롱뇽소송 시민행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명단을 들여다보면 어찌된 일인지 불교환경연대, 청년환경센터, 참여불교재가연대,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등 헌신적인 활동을 보여왔던 몇몇 단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소한 이름들이다.

 

내로라 하는 환경단체들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고, 스님의 단식이 시작된지 50일이 넘었건만 논평 하나 내놓지 않고 침묵하는 단체도 있다. 그나마 녹색연합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천성산 문제에 나서고 있는 정도다.

 

20일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조계종 총무원은 "정부당국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뼈저린 반성을 촉구"하긴 했지만 "지율스님 역시 '극단적인 방법을 지양하라'는 종단 제방의 염려에 귀를 기울이라"며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더이상 메이저 단체들을 믿지 않는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천성산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른바 '영향력 있는' 단체의 지원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에 들어갔다. 그늘 밑에 앚아 지친 몸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지율 스님은 "그들의 침묵에 면죄부를 주지 않겠다"며 "더이상 메이저 단체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천성산을 살리는 것은 나 지율이 아니다"며 "천성산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의 절규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이들이 지금 비구니 한명의 목숨을 놓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율 소식이 아니라 생명과 아이들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지율 스님이 건낸 동영상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죄도 없이 저항도 없이 죽어가야 할 그 꽃들 풀들 다시 만나면 이 부끄런 얼굴 쳐들고 뭐라 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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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전문] 지율스님 여동생의 호소 
 
다음은 지율 스님 여동생이 19일 천성산 대책위 홈페이지에 올린 호소문 전문이다.... 편집자 주

 

저에게는 언니가 둘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언니지, 나이 차이가 많은 언니들은 저에게는 엄마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한 언니는 저를 먹이고 입혀서 키웠고, 다른 한 언니는 제게 산과 강으로 여행을 시켜주며 자연을 보여주고, 어린나이에 이해하기 힘든 문학과 음악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런 엄마 같은 언니가 지금 50일이 넘는 단식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언니가 얼마나 천성산을 사랑하는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피나게 노력하며 싸웠는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바짝바짝 말라가는 언니를 보면 애가 타지만 겉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속상해하면 저를 집으로 보내려고 할 것이란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설마 죽게까지야 놔두겠냐고 생각하면서 버티기를 50여일, 속살에는 여름장마에 습기가 차 생긴 피부병과 영양부족으로 검버섯 같은 까만 점들이 수없이 박혀 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걷고 말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어떤 사람은 뒤에서 뭘 먹고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이 30일 정도만 단식을 하고 바로 다른 음식을 삼켜보라고. 아마 죽지 않으면 위독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저는 3번의 단식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단식을 하는 것보다 단식이 끝난 뒤 더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단식이 끝나도 바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우선 여러 잡곡을 푹 끓여서 꼭 짜내고 국물만 먹었습니다. 제철에 나는 채소와 다시마 끓인 국물 정도로 일주일정도는 속을 다스려야 죽이라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긴 단식 중에는 물 종류 이외에는 먹을 수 없다는 것을 단식을 해본 분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언니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억지로 등을 떠밀어 집에 오기는 했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속상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맡겨놓은 아이들을 데려올 생각도 않고 펑펑 울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울만큼 울면 속이 시원해지는데, 왜 울면 울수록 답답해지는 것일까요? 누구를 원망할까요? 단식을 하는 언니를 원망할까요, 아니면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는 청와대를 원망할까요, 그것도 아니면 하늘을 원망할까요?

 

제게 언니는 내가 죽으면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하고 니가 꼭 가족장으로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저는 알았다고 안심을 시켰지만, 기가 막혀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이없는 환경영향평가로 산과 계곡을 마구잡이로 훼손시키는 사람은 죄가 없고,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은 죽음 앞에 서야하는 게 우리의 자연보호 현실이었습니다. 지키는 것 역시도 우리의 몫입니다.

 

모든 분들이 공이 적고 많음을 따지지 말고 한마음으로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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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여우(firefox)야,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막아라

  • 등록일
    2004/08/23 13:01
  • 수정일
    2004/08/23 13:01

“인터넷은 공공의 창의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공공의 주도에 의해, 국가기관에 의해 개발됐는데, 이 공공의 성취물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사기업에게 넘어갔습니다. 1995년이었지요. 그것은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공공재가 사기업에게 넘어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모든 결정이 비밀리에 이뤄졌음은 물론입니다. 이제 사기업은 권력을 다원화하고 민주주의를 신장하는 도구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려 합니다.”

 

1998년 5월, 노엄 촘스키, 기업감시(Corporate watch) 인터뷰 가운데.




사용하고 계신 브라우저로는 세이클럽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세이클럽을 이용하시려면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5.0 이상의 최신 버전을 설치하신 후 다시 접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다른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에 접속한 사람은 이런 안내문을 맞닥뜨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은 이 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우즈 XP의 소비자 가격은 48만 원을 웃돈다. 세이클럽에 접속하기 위해 당신은 이 프로그램을 사거나 불법으로 복제해서 당신의 컴퓨터에 설치해야 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인용 컴퓨터의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95%를 훨씬 웃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99%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의 마이크로소프트 점유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가 깔려 있지 않은 컴퓨터가 있는가. 우리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이외의 대안을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가 컴퓨터를 살 때 컴퓨터 가격에는 윈도우즈의 가격이 포함돼 있다. 컴퓨터 회사마다 다르지만 용산 전자상가의 조립 컴퓨터를 기준으로 윈도우즈 XP의 공급가격은 24만6천4백 원이다. 컴퓨터를 한 대 살 때마다 컴퓨터 가격의 10~20%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몫으로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3백42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1조 원이 넘는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매출이 2천1백32억 원에 이른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이 한 회사 제품을 써야 한다는 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세계 모든 나라와 모든 산업을 통틀어 유례가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가격을 아무리 비싸게 매겨도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불법 복제도 많지만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인터넷=마이크로소프트?

문제는 운영체제와 인터넷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터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아니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공공의 아이디어와 자산을 쏟아부어 만든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대적인 점유율에 밀려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더 깊이 파고들수록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많은 돈을 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말 기준 4백66억 달러, 우리 돈으로 56조 원 규모에 이른다.

 

인터넷 초기 시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는 넷스케이프의 네비게이터에 한참 뒤졌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에 익스플로러를 기본 장착해서 팔기 시작하면서 네비게이터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게 이른바 끼워 팔기 논쟁이다. 운영체제에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을 끼워 팔면서 경쟁업체를 죽이는 전략이다. 익스플로러는 결코 공짜 프로그램이 아니다. 윈도우즈에 익스플로러의 가격이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독점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쓰지 않으면 접속할 수 없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고 접속은 되더라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이트도 많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온라인 게임도 안 되고 인터넷 뱅킹도 안 된다. 인터넷을 즐기려면 당신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돈을 치러야 한다. ‘인터넷=마이크로소프트’라는 등식이 갈수록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시장 독점이나 국부 유출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터넷의 표준이 무너지고 있다는 데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의도적으로 표준을 무시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표준이 되려고 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걸 만들어 내놓으면 그게 곧 사실상 표준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은 그만큼 막강하다.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새로운 표준을 기꺼이 따르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길을 걷는 경쟁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정책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러 표준을 깨뜨리고 있습니다. 표준이 지켜지지 않으면 누구나 참여하고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든 걸 쥐고 흔드는 완전 독점시장으로 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를 쓰지 않으면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모든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모질라 재단의 불여우(파이어폭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무료 프로그램인 불여우는 팝업 창 차단 기능을 비롯해 탭 브라우징과 검색 툴 바 등 획기적인 기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용량도 4.6메가바이트에 지나지 않아 익스플로러보다 훨씬 가볍고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월 15일 0.9버전 영문판이 출시된 데 이어 29일에는 한글판도 출시됐다. 이번에 출시된 0.9 버전은 1.0 정식 버전 출시에 앞서 나온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테마 설정과 확장 기능 등이 크게 강화됐다.

 

불여우 시장 점유율 급증

시장 조사업체인 원스태트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6.0 버전의 시장 점유율이 69.3%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5.5와 5.0 버전이 각각 12.9%와 10.8%를 차지, 이들 상위 세 브라우저의 시장 점유율이 93%를 넘어섰다. 불여우의 시장 점유율은 2.1%로 4위를 기록했다. 불여우에 이어 오페라와 사파리가 각각 1.0%와 0.7%를 기록했고 익스플로러 4.0 버전이 0.6%를 차지했다.(모질라 재단에서는 불여우 말고도 모질라라는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또 불여우의 전신인 넷스케이프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이글에서는 혼동을 줄이기 위해 모두 불여우로 통일했다.)

 

불여우는 인터넷 초기 시절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탐색 프로그램이었던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의 계보를 잇는다. 19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넷스케이프는 1998년 아메리카온라인에 인수됐다가 지난해 8월 독립해서 떨어져 나온다. 넷스케이프는 결국 불여우로 이름을 바꾸고 오픈 소스로 돌아선다. 오픈 소스라는 건 프로그램의 내부구조가 모두 공개돼 있어 누구나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고쳐 쓰거나 무료로 배포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불여우를 개발하고 있는 모질라 재단은 100%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재단이다. 60여 명의 개발자와 2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글 불여우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근무하고 있는 윤석찬씨를 비롯해 이정민, 박상현, 신정식씨 등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불여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은 익스플로러와 다른 차별화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불여우의 탭 브라우징이나 검색 툴 바도 한번 써본 사람들은 기꺼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버릴 만큼 매력적이다. 서로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100% 독점하게 되면 사용자들은 이런 선택의 기회마저도 박탈당하게 된다.

 

또 불여우에는 팝업 창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성가시게 튀어나오는 팝업 창을 하나하나 닫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에 팝업 창 차단 기능을 집어넣지 않는 것은 이들이 사용자 편의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과 그들의 사업 효율성에 중심을 두기 때문이다.

 

검색 사이트 구글과 연결된 주소 검색 창도 매우 편리하다. 주소 대신 핵심 검색어만 집어넣어도 관련된 사이트를 바로 연결해 준다. 이를테면 불여우의 주소 검색 창에 ‘김성일과 황윤길’이라고 집어넣으면 곧바로 월간 『말』 7월호의 편집장 칼럼, ‘김성일과 황윤길이 너무 많다’라는 기사가 올라 있는 디지털 말 사이트로 연결된다. 인터넷 주소가 아니라 열쇠 말만 집어넣을 경우 최적의 사이트를 찾아 연결해 준다는 이야기다.

 

불여우에서는 주소창에 ‘소프트웨어진흥원’이라고 입력하면 바로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사이트로 옮겨갈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에서는 넷피아 사이트가 뜨면서 한글 인터넷 주소를 등록하라고 요구한다. 한글 이름이 바로 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하려면 누군가가 이 이름과 관련, 해마다 6만6천 원을 넷피아에 내야 한다. 돈을 낸 사이트만 연결해 준다는 이야기다. 불여우는 수익을 위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조장하는 이런 얄팍한 수작을 부리지 않는다. 수많은 사용자들이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이니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인터넷에 접속 못해?

불여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뿐만 아니라 리눅스나 매킨토시 운영체제에서도 돌아간다. 불여우는 철저하게 인터넷의 표준을 지키고 모든 운영체제를 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표준을 깨뜨리고 경쟁업체를 몰아내는 것과 대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6년에 출시할 차세대 운영체제 ‘롱혼’에서 인터넷을 아예 운영체제에 결합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야심은 최근 불여우의 약진에 밀려 주춤하는 추세다. 6월 28일 미국 컴퓨터 긴급 대응팀(US-CERT)은 최근 미국 전역을 휩쓴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이용하지 않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바이러스는 자판 사용 기록을 저장했다가 전송하도록 설계돼 있다. 감염된 컴퓨터에서 신용카드 번호나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표준을 어기면서 만들어낸 웹 응용프로그램에서 비롯했다. 엑티브엑스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웹 사이트가 사용자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여기서 수많은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피시매거진』에 따르면 긴급 대응팀의 발표 이후 모질라 재단 사이트에서 불여우를 내려받는 사람이 하루 평균 2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익스플로러보다 불여우가 훨씬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진 덕분이다.

 

통계정보 사이트인 W3스쿨에 따르면 불여우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 8.2%에서 5월 말 기준 10.7%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익스플로러 6.0과 5.0 버전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84.1%에서 82.3%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윈도우즈 XP의 점유율이 44.1%에서 51.0%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 감소는 자못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윈도우즈를 쓰면서도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물론 이건 미국의 경우다. 우리나라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불여우, 마이크로소프트의 걱정거리”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일찌감치 지난 2월 불여우 0.8 버전의 출시에 맞춰 “더 좋은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 만들기”라는 기사를 통해 불여우를 극찬한 바 있다. 『포브스』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만족할 만큼 훌륭하고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겼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여우 사용자들의 모임인 모질라진은 최근 “익스플로러를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이유”를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어낸 심각한 보안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그 대안이 바로 불여우라는 이야기다.

 

모질라진은 “불여우로 할 수 있는, 그러나 익스플로러로는 할 수 없는 101가지”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만든 참신하고 유용한 기능들이 망라돼 있다. 이 기능들은 더하거나 빼거나 모두 자기 입맛대로 바꾸어 사용할 수도 있다. 불여우가 100% 공개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용자들은 불여우의 개방성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이들이 주장하는 익스플로러를 버리고 불여우를 써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표준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인터넷은 조만간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중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인터넷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표준이 필요하고 지켜내야 한다.

 

정보공유연대 강성룡 정책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부분 사용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쓰기 때문에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의도한 대로 모든 웹 사이트들이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웹 사이트 개발자들도 표준이 뭔지 제대로 모릅니다. 그냥 익스플로러에서 잘 보이면 그게 표준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겁니다.”

 

불여우로 접속할 때 화면이 깨져 보이거나 제대로 뜨지 않는 것이 불여우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의 표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이트 관리자의 문제라는 이야기다. 접속조차 못하게 막아놓은 세이클럽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프리챌, 싸이월드의 경우도 심각한 수준이다. 독점은 종속을 낳고 중독을 확산시킨다.

 

한글모질라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윤석찬씨는 그럴수록 의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불여우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최적화된 사이트가 너무 많아서 마이크로소프트를 계속 써야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굴복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바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의도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유혹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유혹과 중독을 넘어서는 방법은 끊임없이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깨뜨리려면 불편을 감수하고 불여우로 접속하고 불여우 사용자도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개발자들에게 항의를 계속해야 한다. 대부분은 프로그램을 간단히 손보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문제들이다. 이들을 움직여 표준을 지키도록 강제하려면 불여우의 사용자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과 그들의 음모를 세상에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불여우를 비롯한 대안 프로그램들을 널리 소개하고 활성화하는 일이다. 불여우 사용자가 5%만 돼도 개발자들에게 표준을 강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독일 뮌헨시 마이크로소프트와 결별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벗어나는 좀더 본질적인 접근으로는 아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개 운영체제인 리눅스가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다.

 

실제로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그 바람은 제법 거세다. 독일 뮌헨시는 6월 21일, 1만4천 대의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대신 리눅스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처음에는 가격이 문제였지만 논의가 진행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횡포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이 날아와 가격을 낮춰주겠다며 수습을 하려 했지만 뮌헨시는 이미 마음이 돌아섰다.

 

1989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스가 개발하고 자기 이름을 따붙인 리눅스는 불여우처럼 완전 공개 소프트웨어다. 세계 여러 나라에 걸쳐 5백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리눅스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하는 엄청난 비용의 일부분만 들여도 쓸 만한 리눅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독점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 절감과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활성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다.

 

독일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베르겐시도 최근 공공기관의 컴퓨터에서 윈도우즈를 들어내고 리눅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중국도 국책사업으로 리눅스 도입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은 사무용 컴퓨터의 경우 윈도우즈와 리눅스의 비율이 이미 반반에 이를 정도로 리눅스가 활성화돼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태국, 말레이시아도 정부가 나서서 리눅스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리눅스 열풍이 한창이다.

 

성공회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김명철 교수는 우리나라도 리눅스 사용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나서서 리눅스를 도입하면 관련한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늘어나고 그래야 시간이 지나면서 리눅스도 윈도우즈 못지않은 품질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그때 비로소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넘어서는 일도 가능하다. 그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에서 쓰는 컴퓨터는 인터넷 검색과 워드 프로세서, 더 필요하다면 오피스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정도라면 지금 당장 리눅스 컴퓨터로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벗어나느냐 마느냐는 결국 정부의 의지 문제죠.”

그러나 아직 일반 사용자들에게 윈도우즈를 들어내고 리눅스를 쓰라고 권유하는 건 무리다. 리눅스를 쓴다는 건 인터넷 채팅이나 스타크래프트, 싸이월드 등을 못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와 익스플로러는 리눅스나 불여우보다 훨씬 편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그 편하고 익숙함이 앞으로 가져올 재앙은 자못 심각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독점의 폐해를 염려해야 할 때다.

 

불여우 쓰기는 인터넷의 미래를 지켜내는 일
결국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불여우다. 불여우 쓰기 운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을 막고 인터넷의 미래를 지키는 데 동참하는 의미있는 운동이다. 모질라 재단 사이트에서 불여우의 최신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다. http://www.mozill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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