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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를 뒤흔든 77일] 쌍용차 투쟁과 변혁운동의 과제 토론회 열려

8월 27일 토론회, 쌍용자동차 투쟁과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과제. 투쟁이 뜨거웠던 만큼 토론회 자리도 꽉 찼다.



자본에 위기전가에 맞서 싸우는 공동투쟁본부(이하 맞선 공투본)는 지난 8월 27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한국을 뒤흔든 77일, 쌍용차 노동자투쟁과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160여명이 참석하는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맞선 공투본은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공투본 활동 평가 토론을 비롯해 향후 이어지는 노동자투쟁 전망과 과제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낼 계획이다.

강력한 투쟁만이 투쟁을 확대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 점거파업 전술이 오류였다는 평가가 제기된바 있다. 이에 대해 토론회 발제자들은 ‘비정규직-중소사업장은 속수무책, 공공은 양보교섭과 노사담합이 횡횡하는 등 노동자 투쟁이 벌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강력한 사회적 투쟁을 통해 공론화를 해야 했다’는 평가다. 점거파업은 당연했다는 것. 실제 파업은 당시는 물론이고 현장에 복귀한 지금까지도 자본과 MB정권은 어떤 타협도 허용하지 않은 채 자본의 계획을 무조건 관철하는 것에 혈안이 돼있다. 심지어 노조 존립자체를 부정하면서 민주노조운동 씨말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점거파업 전술의 문제라거나, 정리해고 철회는 비현실적 요구고 사회안전망 확대 요구가 마치 현실적인 요구였던 것처럼 평가한다. 그것이야말로 자본에 대한 헛된 기대와 환상이라는 것을 쌍용차 현실이 웅변해주고 있는 대도 말이다.

반MB전선의 한계, 노동자민중투쟁 위한 연대질서 구축
토론회 발제자들은 ‘반MB 전선의 한계’를 지적했다. 의회정치내의 입지만을 고려했던 야4당 연대, 5월 열사투쟁 한 가운데서 이뤄진 교섭위한 냉각기간 설정, 노무현 애도국면에서 보여 준 대중추수적 반MB 공조 등은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정당이 주도한 반MB전선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실제 쌍용차 투쟁에서 반MB 공조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신자유주의 10년을 진두지휘했던 민주당세력과의 반MB투쟁이 실제 노동자민중 투쟁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투쟁을 조직해야 할 시점을 놓치고 전선을 교란시키기만 했다는 것. 하지만 과제 설정은 서로 달랐다. 다함께는 ‘개혁세력이 주도하는 전선에 개입해 사회주의 세력이 대안적 지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강조점을 뒀다면 사노준을 비롯한 다른 발제자들은 ‘노동자민중운동의 독자적 투쟁과 전선구축’을 강조했다.

‘외부세력’이데올로기 공세와 연대파업 실패, 변혁운동세력은?
쌍용차 노동자파업에 ‘최선을 다한 투쟁’이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쌍용차 노동자들은 치열하게 투쟁한데 비해 이를 엄호하는 투쟁이 너무 미약했다는 평가다. 발제자들은 민주노조운동을 계급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현장활동가들의 실천 조직화, 정치적 대안을 갖는 투쟁 조직 등을 과제로 제기했다. 실제로 연대투쟁은 언론과 자본에 의해 ‘외부세력’으로 호명되면서 저들의 분리타격, 고립 공세를 뛰어넘지 못했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의 상층지도부의 관료주의, 동력 부재론을 핑계로 현장/지역 차원의 활발한 연대파업 조직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국유화 및 노동자통제 문제는 공투본 내 논란을 거듭하면서 좀 더 과감한 주장과 대안적 논의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처럼 발제자들의 발언 속에서 변혁세력들의 실천은 냉정하게 평가됐다.
쌍용차 투쟁 평가는 결코 쉽지 않다. 어쩌면 점거파업 77일 보다 더 오랜 기간동안 심도깊게 논의할 문제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쌍용차 노동자 파업은 추락하고 있었던 민주노조운동의 잠을 깨웠고 많은 활동가들을 부끄럽게 했으며 변혁운동세력에게는 노동계급에 기반한 자본과의 투쟁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더불어 ‘해고는 살인’이라는 진실을 온 몸을 바쳐 전체 노동자민중에게 알렸다.  현재 자본이 벌이고 있는 노조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변혁운동의 과제는 바로 끝나지 않은 쌍용차 투쟁을 다시금 엄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윤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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