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경제공황

경제위기, 뭉치지 않고 살아남을 길 없다!

지난 11월 2일(월)부터 7일(토)까지 경제위기를 깨부수고, 반자본 투쟁이라는 기치를 걸고 2009노동해방선봉대가 생존의 고통에 내몰린 수많은 노동자와 함께하고자 전국 순회투쟁을 진행했다. 요즘 연일 뉴스에서 각종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다고 보도되지만 전국 수많은 노동자들의 생존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리해고로 인해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있는 노동자
포레시아 21명, 위니아만도 93명, 발레오공조 92명, 캐리어 에어컨 280명, 대림자동차 385명(계약직, 파견직 90명 포함). 노동해방선봉대가 다녔던 지역 중 사업장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해고된 수치이다. 자본은 경제위기를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함으로서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위기를 모면하는데 그치지 않고, 경제위기로 축소된 이윤을 이후에 더 크게 회복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위니아 만도는 정리해고 후 비정규직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DAS지회는 물량을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떠넘겼다. 자본은 인원조정 뿐만 아니라 현장을 더 열악한 고용형태로 재편하고 있다.
또한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무력화시키려 한다. 발레오 공조 자본은 경제위기를 기회삼아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획득했던 임단협, 복리후생 등을 박탈했다. 포레시아의 경우 민주노총 소속의 조합원만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단결권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미 노동권과 생존권이 박탈당한 노동자
앞서 살펴본 사업장은 경제위기를 틈타 자본이 총공세를 펼쳐 해고의 자율성 획득하면서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박탈하려 한다. 그런데 이미 그것들이 일상화 되어 고통받고 있는 사업장도 있다. 바로 비정규직 사업장이다.
충남의 동희오토, 부산의 센텀병원, 보람상조. 그 자본들은 비정규직을 고용함으로써 고용과 해고의 권한을 자신들이 온전히 가지고 노동자들을 처참하게 살인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노동권과 생존권’을 획득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을 하고 있지만 저들의 손아귀에 있는 노동자들의 목숨줄을 찾아오기 굉장히 어려운 상태였다. 특히 납작 엎드려도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이 경제위기 시기에는 불안정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기란 더욱 어려운 조건이었다.

뭉치지 않고 살아남을 길 없다
자본은 경제위기를 계기로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무력화하여 더 많은 이윤을 획득하고, 노동자들을 더욱 관리하기 쉬운 방향으로 만들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전국의 수많은 투쟁사업장은 각자 최선을 다해서 투쟁하고 있지만 정권과 자본의 총공세에 의해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통해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온 힘을 다해 투쟁해야 한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지역에서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아직 희망은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총자본에 맞선 전국적인 투쟁의 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넘어 경제위기 시기를 통해 자본주의의 야만성을 밝히고 우리 대안인 사회주의의 정당함을 알리면서 주체적인 힘을 키워야 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이다.
 

안그라미(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위대한 투쟁, 쓰라린 패배, 남겨진 과제

위대한 투쟁

 

77일간의 공장점거파업, 84일간의 굴뚝농성. 그냥 싸운 것도 아니다. 물, 식량, 의료진, 전기 차단이라는 반인권적 상황에서, 구사대-용역-경찰 살인적 진압과 청산 협박 속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은 싸웠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말잔치뿐인 보잘 것 없는 연대에도 불구하고,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깃발을 결코 내리지 않았다. 도장 2공장으로 토끼몰이 식으로 밀려난 후, ‘죽음이냐-항복이냐’란 무시무시한 협박 앞에서야 그들은 ‘죽지 않기 위해’ 사측 안을 수용했다.

 

그들은 “원하청 공동투쟁이 이뤄진 것 그것만으로도 승리했다”(서맹섭 비정규부지회장)는 말대로, 파업을 통해 정규-비정규간의 강고한 벽을 허물면서 같은 동지(노동자)임을 확인했다. 지도부의 조합원에 대한 확고한 신뢰, 헌신성, 투쟁의지를 통해, 조합원이 주체가 된 투쟁과정을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투쟁을 조직했다. 쌍용차투쟁이 위대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쓰라린 패배 
 
그러나 쌍용차 투쟁은 사측의 정리해고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왜 인가? 우선 상상을 초월한 국가폭력을 통한 ‘죽음이냐-항복이냐’란 강요했기 때문이다. 쌍용차 투쟁의 패배 원인을 놓고 노동운동 안에서조차 ‘옥쇄파업이라는 전술상의 오류’, ‘강성노조’, ‘정리해고 반대라는 반대에 갇힌 투쟁’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정권이 저지른 국가폭력에 면죄부를 줄 뿐이다. 
 

오히려 점거파업전술로 쌍용차투쟁은 거점을 형성해 투쟁할 수 있었으며, 강력한 투쟁으로 ‘해고는 살인’임을, 그리고 국가의 계급적 본질과 폭력성을 만천하에 알려냈다. 쌍용차투쟁을 평택(지역) 문제에서 전국적 문제로 떠오르게 하고, 각계의 연대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 정리해고 대상을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것도 강력한 투쟁 때문이었다. ‘반대에 갇힌 투쟁’ 때문에 사업장에 갇힌 투쟁이 되어버렸고 패배했다는 평가도 어불성설이다. 

 

쌍용차투쟁은 경제공황 아래 ‘구조조정(정리해고) 관철-노조 죽이기’를 통해 자본의 위기를 탈출하고 자본의 천국을 만들려는 정권의 의도에 맞서 정리해고 분쇄를 분명히 함으로써, 오히려 단위사업장 투쟁을 넘어 총노동의 투쟁이 되었다. 그리고 ‘기업과 경제는 자본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존과 삶을 위해 운영되어야 함’을 제기하였다. 

 

또 누군가는 말한다. ‘국가폭력에 맞설 힘이 없기 때문에, 정리해고 분쇄투쟁은 승리할 수 없다.’ 그런가? 만약 쌍용차투쟁이 금속노조, 나아가 민주노총의 투쟁으로 확산되었다면, 진보정당들이 반MB연합전선 형성과 선거에 집중하는 노력만큼 쌍용차투쟁의 엄호와 확산, 발전에 힘을 기울였다면, 이명박정권이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주체 내적으로 볼 때 패배의 원인은 ‘노동자 죽이기-구조조정과 노조 죽이기’를 밀어붙이는 자본과 정권의 공격에 맞서 ‘총노동의 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한 노조운동과 진보정치운동에 있다. 

   

남겨진 과제

  

쌍용차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투쟁 이후에도 정권과 자본의 탄압과 노조 죽이기 공세는 예상을 뛰어넘어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한 즉각적, 총체적 대응이 쌍용차노조를 넘어 전체 운동진영 차원에서 시급히 조직되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민주노조운동과 진보정당운동에 대한 발본적 성찰과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쌍용차투쟁을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리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협소한 인식, 이를 알고도 연대투쟁을 적극 조직하지 않거나, 강성노조가 문제며 정리해고는 불가피하다는 관료주의적·반노동자적 조류의 확산, 투쟁을 조직하지 않는 지도부와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며, 노조의 공식방침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고 내 사업장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선진활동가들의 현 상태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선거와 원내진출에 활동의 주초점을 두고 자본주의 틀 내에서 진보와 개량을 추구하며 중재와 협상에 치중하는 진보정당이 아니라, 분명한 반자본(주의)의 입장에 서서 대중투쟁을 엄호하고 이 투쟁을 확산,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변혁적 투쟁정당(사회주의 정당)이 건설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노동운동 내에 반노동자주의·투쟁회피주의·관료주의·조합주의를 극복하는 길과 변혁적 투쟁정당을 건설하는 것은 바로 선진활동가들이 계급운동과 당운동(변혁운동)의 중심주체로 서나가는 것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80년 광주민중항쟁이 ‘영웅적 투쟁, 패배’로 끝났으나, 당시 운동진영에 값진 교훈이 남기면서 80년대 변혁운동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듯이, 쌍용차투쟁도 계급적 노동운동의 재조직화와 변혁적 투쟁정당(사회주의 정당)건설이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남겨주고 있다. 

장혜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유럽의회 선거 제3의 길, 신자유주의로 전향한 중도좌파의 참패

40%의 대표성?

 

국내 보수 언론들은 지난 6월 7일 유럽의회를 다퉈 보도하며 ‘우파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우파가 승리했다는 제도언론의 호들갑은 기만이다. 외형상 집권 중도좌파/사민주의 세력의 패배가 곧 우파의 승리로 등치하는 데 속임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유권자의 60%가 선거에 불참했다. 이는 유럽의회 선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유럽의회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의회 선거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여 왔다. 이번 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다.

 

40%의 대표성으로 제도정치 전체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기만이자, 현재 부르주아 정치에 대한 대중의 환멸 또는 최소한 무관심이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관심이 높다는 대선이나 총선의 경우도 대부분 50~60% 정도의 투표참가율인데 이러한 낮은 투표율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제도언론의 상투적 관행임을 고려한다면 최근 언론보도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읽어낼 필요가 있다.

 


 

 

집권 중도좌파의 참패와 극우파의 득세

 

극도로 낮은 투표율을 전제로 하더라도, 이번 유럽 의회선거의 결과는 우파의 승리라기보다는 집권 중도좌파의 패배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제3의 길이 사기라는 것이 이미 대중적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중도좌파의 신자유주의적 전향은 명백한 사실이며, 특히 경제위기 대책에 대한 대중적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중도좌파 집권당이 사상 최저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해서, 우파적 의제가 승리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중적 불만은 집권 중도좌파에 대한 심판을 통해 우파의 반사이익으로 귀결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려스런 점은 일부 국가에서 극우파 파시즘 세력이 유럽의회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에서 반이슬람, 반유럽 극우정당이 16.4%(4석)를 득표했고, 영국에서 영국민족당(BNP)가 6.7%(2석), 그리스에서 7.2%를 얻었다. 이는 경제위기 국면에서 극우파의 반이민 인종주의 선동이 일정하게 득표로 연결되었음을 보여주며,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위험한 결과이다. 현재로서 이들이 곧바로 파시즘 세력의 대규모 준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경제위기와 사회적 불안이 극우파시즘으로 왜곡될 개연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급진좌파의 현주소

 

중도좌파 왼쪽의 좌파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특별한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녹색당이 전체 의석수를 60석으로 늘였지만, 최근 10-20년간 녹색당의 사민주의화로 인해 이들이 새로운 좌파형성에 새로운 주체로 결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독일의 좌파당(Die Linke)은 기존 수준의 득표율에 머물렀고 중도좌파와의 선거연합으로 몰락했던 이탈리아의 재건공산당 역시 3.23% 득표에 머물러, 유럽의회 진출에 실패했다.

 


 

 

반자본주의 좌파 중에서는 포르투갈의 좌파블록이 의석을 유지했고, 트로츠키주의 계열의 아일랜드 사회당이 처음으로 의석(조 히긴스)을 내기도 했다. 반면 관심을 쏠렸던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 공산당(PCF)과 좌파당(PG)의 선거전선인 좌파전선(FG)이 6.3%의 득표로 4석을 확보한 반면, 독자적 반자본주의를 고수한 반자본주의신당(NPA)은 4.98%(840,713표)를 얻었지만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다. 반자본주의신당(NPA)의 경우 비록 유럽의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내외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신생 단일정당으로서 일정한 선거정치의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경우 노동당의 몰락은 물론, 노동당 왼쪽의 좌파(NO2EU연합) 역시 1% 수준의 빈약한 성과에 머무른 반면, 극우파 영국민족당(BNP)의 사상 첫 유럽의회 진출이 좌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최근 좌파연합 Respect의 좌초 이후 분열된 영국 좌파의 무기력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높다.

 


 

 

혼돈의 유럽정치 - 대표성과 정당성의 구조적 위기

 

유럽의회선거의 의미는 제한적이다. 2005년(프랑스와 네덜란드)과 2007년 (아일랜드) 유럽헌법은 국민투표에서 모두 패배했다. 따라서 유럽의회의 권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에 비해 행정부나 유럽중앙은행의 권한은 막강한 EU의 전반적 기조는 신자유주의적 재편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중적 저항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통합이 형식상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초국가적 권력기구와 국민국가 간의 긴장과 모순은 존재하며, 반신자유주의 대중투쟁의 광범한 토대에도 불구하고 대의정치 수준에서는 배제되는 모순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선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직 경제공황의 초입국면에서 현 체제의 왜곡된 세력관계의 제도화와 통합유럽의 불투명한 미래가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원영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국경제, ‘경기 바닥론’의 진실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경제가 조기에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도하고 있다. 경제전문가, 정부관료, 세계경제관련 기관들의 전망을 인용하며 ‘경제회복’의 기대를 한껏 높힌다.
정말 그럴까? 일단 몇 가지 경제지표로만 보면 무역수지 흑자, 실업률 둔화,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 상승, 해외투자가들의 투자 증대 등 이제는 뭔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보면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중에 떠도는 811는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왔다갔다하며 거품을 만들고 다닌다. 한마디로 투기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말하는 수치들은 바로 투기성 자본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으로 이 때문에 자본시장은 븝락과 급등을 반복한다.
해외투자가들의 투자로 늘어나는 것이 경기를 살린다고! 천만에 이 역시 투기성 자본들이다. 그 중에서도 영국에서 들어온 투기성 자본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한다. 유력한 자본가들의 연구소조차 ‘영국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한국 경제 치명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경제불안정성은 더욱더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말 한마디, 어떤 사건 하나로 주식시장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달러화 약세로 경제는 ‘빨간등’이라고 했다가 달러화가 강세면 강세인대로 경제는 ‘빨간등’이다. 전망은 둘째치더라도 현실은 올해만 50만 명의 신규실업자가 생겨나고, 비정규직들이 잘려나가고 있으며, 시장물가는 계속 뛰어오르고, 임금은 삭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하나가 더 있다. 경기바닥론을 외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은행부실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돈을 채워야 하고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도 채워야 한단다.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수용해야 하고 서민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돈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세금도 깎아줘야 한단다. 아하! 경기바닥론은 실제 ‘구조조정’을 강행하기 위한 논리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한 가지, 저들의 경제전망은 항상 거짓이었다. 그래서 매번 한 달이 지나고 나면, 한주가 지나고 나면 예상수치를 바꾸고 말을 바꾼다.
분명한 것은 자본가들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이미 공황에 돌입했고 이대로 둔다면 노동자민중의 삶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는 점이다.    
선지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경제의 봄날은 왔는가? 경제회복의 착시효과



200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발 세계경제 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로 불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이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듯이 이번 위기는 “반세기에 한번, 아마도 한 세기에 한번 일어날만한 사건”이며 “우리는 1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신용 쓰나미의 한복판에 있다.”
2006년 하반기 이후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만 본다면 이번 위기의 파괴력과 이것이 세계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특히 2008년 9월 중순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자본의 몰락은 세계경제가 파국에 이르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으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혼란과 공포를 야기했다. 더욱이 이 혼란과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실물경제에서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세계경제가 나락에 빠지지는 않을까하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팽하기도 했다.
그런데 2009년 들어서 세계경제는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향후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낙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물위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 각 국의 정부가 5조 달러가 넘은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으며 금융시장에서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입은 은행 등 금융자본이 더 이상 몰락하지 않을 것이고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상승하여 경제가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내년 상반기가 되면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접고 경기순환이 U자형을 띠면서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
낙관적인 전망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비유해서 말하자면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산행을 할 때 산 중턱에서 이미 지친 사람에게 정상이 멀지 않았다고 격려함으로써 정상등정을 완수할 수도 있는 심리적 효과를 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 낙관적인 전망은 불안정한 경제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낳을 공산이 크다. 다시 비유를 들자면 산 중턱에서 이미 탈진한 사람에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희망을 줌으로써 그 사람의 몸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현재의 일시적인 경제안정은 ‘착시효과’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근거한다. 다시 말해 지금의 일시적인 안정은 세계 각 국 정부가 헬리콥터에서 화폐를 뿌리듯 막대한 자금을 공급하면서 나타나는 효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일시적인 착시효과를 바탕으로 현재를 판단하고 이를 미래로 투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과도한 낙관적 기대는 경제회복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에서도 주가상승과 환율하락, 그리고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을 근거로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상승은 정부가 공급가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이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며 환율하락은 한국경제의 성장에 중요한 기여를 수출을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출은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의 회복은 미국경제의 회복이 가시화된 이후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재의 미국경제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하고 실물경제의 추락이 멈추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은 때 이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볼 수는 있지만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봄날은 여전히 멀었다.
장시복(목포대학교 경제통상학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금 세계 노동자민중은 자본주의 심장을 압박하는 투쟁 중

지금 세계 노동자민중은 자본주의 심장을 압박하는 투쟁 중


전 지구적 공황에 맞선 노동자-민중투쟁의 확산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 속으로 떨어지는 전 지구적 공황 아래서 노동자-민중들의 투쟁도 서서히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의 불황국면이 장기공황의 초기국면인 만큼, 아직은 전면적인 투쟁이 폭발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다가올 시기의 폭발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투쟁들이 지구상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4월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은 성난 시위대의 포위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영국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시위대 1명이 사망하면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구하려는 전 세계 지도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때 위기에 빠진 게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던 반세계화운동의 투쟁력이 올해 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살아나면서, 전 지구적 경제위기의 주범들에 대한 국제적 연대투쟁이 본격적인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번 경제위기는 과거 97-98년 동아시아 경제위기, 2001년 아르헨티나 경제위기 등 자본주의의 주변부의 일시적 위기국면과 달리, 전 지구적 자본주의화를 완성한 런던의 시티와 뉴욕의 월스트리트를 연결하는 금융자본주의 중심축이 위기의 진원지인 만큼, 지난 30여 년 간 ‘대안은 없다’는 논리로 강요된 신자유주의적 시장의 폭정이 파산했음을 선고했다. 이 파산선고는 전 지구적 수준에서 다양한 형태의 저항과 투쟁을 불러오고 있다.



G20 정상회담: 공허한 해결책과 대중의 분노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의 제안으로 모인 G20 정상회담은 미국의 정권교체와 오바마 정권의 등장으로 일부에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세계 경제회복과 새 국제금융질서 구축을 위한 6개항 합의사항(▲신뢰, 성장, 고용 회복 ▲대출기능을 회복하도록 금융시스템을 개선 ▲금융규제 강화 ▲현 위기대처 및 향후 위기방지를 위한 국제금융기구 개혁 ▲보호주의 배격과 세계무역 증진 ▲지속가능한 회복의 공고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 실행 등)은 미봉적 해결책에 불과했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민중의 생존을 위한 처방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희생으로 위기에 처한 자본을 구하려는 필사의 노력에 불과했다.
위기의 주범들이 위기의 해법을 논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맞서, 회담개최지인 영국과 서유럽, 세계 각국에서 G20을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였다. 
특히 런던 중심부를 포위한 5만 명의 시위대는 분노한 대중의 힘을 보여주었고, 영국경찰의 무차별폭력으로 시위대 1명이 사망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G20 투쟁은 지난 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 모인 전 세계 활동가들의 투쟁결의에 따른 것으로, 2005년 이후 동력상실과 내부 갈등으로 위기에 처했던 세계사회포럼과 반세계화운동이 전 지구적 경제공황에 맞선 전 세계 민중의 국제연대투쟁으로 자본주의와의 근본적 단절을 위한 투쟁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G20투쟁은 시작일 뿐이다. 4월 4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NATO반대투쟁도 격렬하게 벌어졌다. 이라크에서도 미군의 점령에 반대하는 대중시위가 벌어졌다. 이와 같이 변화된 정세 하에서, 현재 벌어지는 단위 사업장이나 지역, 전국적 수준의 투쟁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연결된 공동투쟁과 연대투쟁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며, 이는 위기에 처한 자본과 정권, 국제금융기구들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돌발적인 폭동의 확산 -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자본의 위기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정치의 위기, 사회의 위기로 전화하고 있다. 작년 12월 그리스를 강타한 민중봉기는 알렉시스란 15세 소년의 폭력살인으로 촉발되었지만,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미래를 잃어버린 ‘700유로 세대’의 저항이었다. 거의 2개월 가까이 계속된 가두의 전투는 기존 여야 정치권을 무력화시켰다. 이번 폭동은 내전과 군부독재 이후에 민주화와 결합된 신자유주의가 청년세대의 미래를 말살하는 사회구조가 가져온 불가피한 현상이다. 비록 지금은 불씨가 꺼져있다해도 언제든지 다시 점화될 것이다.
2008년 9월 경제위기 여파 속에서 3개 주요은행이 연이어 파산하는 유례없는 경제위기 하에서 아이슬란드의 30만 민중들은 일자리와 집, 자동차까지 잃을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책임한 대응에 분노하여 10월부터 본격적인 정권퇴진투쟁에 나섰다. 국회의사당을 포위한 아이슬란드판 촛불은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을 물었고, 마침내 1월말 보수파 정권이 퇴진했다. 4월 25일 새로운 총선이 열릴 예정이다.



붕괴되는 정권들 - 아이슬란드에서 동유럽으로

아이슬란드의 정권붕괴의 와중에,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더불어 자본주의의 주변부에 통합된 동유럽에서도 연이은 민중들의 자발적 저항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불가리아와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최근 그루지야까지 일자리를 잃고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민중들이 정권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사회주의의 해체로 변변한 운동세력조차 없는 황량한 정치지형에서 자본주의과 정권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경제위기와 대중적 저항의 소용돌이 속에서, 최근 몇 달간 헝가리, 라트비아, 체코에서 정권들이 연이어 붕괴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로 재편된 취약한 동유럽 자본주의의 파산은 유럽연합 편입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드러냈으며, 구소련의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되어 신자유주의의 실험장으로 전락한 지 4반세기만에 자본주의로의 이행이 가져온 비극적 결말이다.



조직노동자들의 저항 -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의 총파업

전반적으로 경제공황에 대한 노동조합운동의 대응은 취약하고, 대부분 방어적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에서 노총을 중심으로 총파업이 벌어졌다. 이탈리아는 베를루스코니 우파정권에 맞서 작년 12월 12일 좌파노총(CGIL)의 주도하에 150만이 참가한 총파업을 벌였고 4월 5일에는 20만이 로마에서 다시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에서도 1월 29일과 3월 19일 사르코지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파업에 각각 250만 명과 300만 명이 참가했으며, 전국의 300여개 도시에서 반정권 시위가 벌어졌다. 아일랜드 역시 노총 주도로 2월 21일 총파업투쟁을 벌였다.
경제위기 하에서도 여전히 신자유주의 노선을 고집하는 우파정권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끓어오르면서, 아래로부터의 압력에 밀려 일부 노총들이 총파업과 전국적 가두시위로 정권을 압박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개별현장의 저항 - 노동조합의 한계를 넘어

작년 12월 월스트리트의 비명 속에서 시카고의 창문제조업체인 리퍼블릭사에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이 공장점거를 결정했다. 195
0년대 미국노총의 반공주의 마냥사냥으로 노총에서 추방된 전기노조(UE) 소속의 조합원들이 전격적으로 투쟁을 결의하고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유례없는 ‘불법투쟁’이었음에도 지역사회와 여론의 지지에 힘입어 승리를 쟁취했다. 1930년대 산별노조를 추동한 자동차산업의 플린트 농성파업, 1970년대 전투적 비공인파업의 전투성이 되살아난 중요한 사례로서 저항의 무풍지대인 미국노동운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영국에서도 린지 플랜트 노동자들이 비공인 파업의 대열에 합류했다. 비정규직 이주민 저임금 노동자들만을 고용하는 건설사업주에 맞서 플랜트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의 외면 속에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였다. 최근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도 중소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위협에 맞서 공장점거 파업을 벌였다.
이와 같은 비공인파업과 점거투쟁의 양상은 1970년대 이후 30여년 만에 다시 부활한 것으로 현 시기 경제위기의 강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노총이나 산별노조가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을 갖지 못한 채 정권의 공세로 무력화된 상황에서, 기층에서 누적된 대중들의 불만이 보다 강력한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 - 세계경제 기관차의 이면

아시아의 경우 다른 지역처럼 폭발적 양상의 투쟁이 터져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현 단계 자본주의의 팽창을 주도했던 중국과 인디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위기의 한파 속에서 실업과 생존권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전국 곳곳에서 해고반대, 체임임금 지불을 요구하면서 격렬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투쟁은 2000년대 들어 점차 증가하여 최근에는 연간 5-7만 건에 이르고 있다.
또한 지역최대의 경제 강국인 일본에서도 이른바 ‘파견촌’이 전국의 관심사가 되었다. 파견법 개악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릴 파견노동자들이 연말연시를 보내기 위한 ‘파견촌’이 도쿄 중심부의 하네코 공원에 만들어져, 위기에 처한 일본 노동자들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아시아 전역을 감도는 경제공황의 여파는 단지 경제위기로만 끝나지 않고, 태국과 파키스탄 등에서는 정치적 위기로 전화되고 있다. 태국 2006년 9월 쿠데타과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군부정권의 퇴진을 계기로 촉발된 민주화는 경제공황 국면과 맞물려 대중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 전국적 투쟁과 식민지로의 확산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대처 사르코지 정권은 “68혁명의 관에 못을 박겠다”는 선전포고를 했지만, 채 2년도 넘기지 못한 채 전민중적 저항에 부딪혀 무력화되고 있다. 1월 29일과 3월 19일 2차례에 걸친 전국파업에 3백만 이상의 노동자, 학생, 실업자 등 각계각층의 대중들이 가두에 진출하여 사르코지 정권에 타격을 가했다.
그러나 투쟁은 프랑스 본토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식민지 과들루프와 마르티네크에서도 강력한 투쟁이 폭발해서 준혁명적 상황에 이르렀다. 인구 45만의 과들루프와 인구 30만의 마르티네크에서, 석유가 인상으로 인한 물가폭등과 빈곤 및 생존권 악화사태를 계기로 민중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과들루프 44일 총파업(1.20~3.4)과 마르티니크의 37일 총파업(2.5~3.14)은 프랑스 본토와의 연대투쟁을 매개로 현지 권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이후 프랑스 중앙정부로부터 200유로 임금인상 등 중요한 양보를 쟁취해냈다. 이 식민지령의 전국총파업은 식민경제구조의 청산과 정치적 독립의 문제를 제기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경제공황 시 폭발적 투쟁과 승리의 전형적 사례이며, 이후 벌어질 투쟁의 귀감이다.



전반적 투쟁의 양상과 향후 전망
현 시기에 공황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면서, 유례없는 저항과 투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아직은 공황의 초기단계인 만큼, 투쟁이 체제의 중심부를 타격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반년동안 터져 나온 저항과 투쟁의 파고는 다가올 투쟁의 미래를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먼저 예기치 못하게 터져 나오는 폭동의 물결 앞에서 아이슬란드와 라트비아의 우파 정부가 몰락했다. 그리스의 폭동과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슬로베니아, 그루지야 등 동유럽의 폭동은 정부를 위기상태로 몰아넣었다. 비록 정권교체로 이르지는 못했지만, 저항의 파고는 이미 유럽의 주변부에서 신자유주의 정권들을 심각한 위기상태에 처하게 했다.
한편 제국의 중심부에서도 조직노동 중심의 대응과 아래로부터의 자연발생적 전투적 투쟁이 서서히 결합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노동운동의 전통이 강하고 노동조합이 우파정권에 맞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노동조합들의 통일전선과 사회운동은 총파업을 통해서 우파정권에 압박을 가했다. 아일랜드의 노총 역시 이 대오에 합류했다. 반면 노총이 무력화된 나라들에서는 아래로부터 전투적 비공인파업과 점거파업이 주요한 투쟁 형태로 등장했다. 작년 12월 미국 시카고의 리퍼블릭 노동자들의 공장점거파업, 영국 플랜트 노동자들의 비공인파업, 최근 스코틀랜드 노동자들의 점거파업 등이 그 사례이며, 이런 형태의 파업들은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현재의 공황국면에 대한 투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프랑스와 프랑스령 식민지의 폭발적 투쟁이다. 프랑스의 대처를 자처하는 사르코지 정권의 공세에 2년간 다소 무기력하게 대응했던 프랑스의 노동조합들이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구축하면서 2차례의 전국파업으로 대응하였고, 이 투쟁은 프랑스령 식민지인 카리브해의 소국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에서 전국적 봉기사태로 폭발했고, 결국 2개월에 걸친 총파업 끝에 정권의 양보를 얻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경제위기시 대중투쟁의 가능성과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처럼 현 시기 경제공황에 맞선 투쟁은 폭발적 형태의 자연발생적 투쟁(폭동과 비공인 점거파업)과 조직된 노동자의 총파업 투쟁이 교차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 나라나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서, 특히 모순이 응축된 곳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면서 자본의 중심부를 압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가오는 파국과 불가피한 대결
이번 경제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최종적 파산이다. 이번 G20 회담의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이미 제국주의국가들은 전반적으로 개입정책으로 선회한 가운데 케인즈주의와 신자유주의 사이에서 동요하고 있으며, 보호무역으로 회귀가 가져올 파국적 결과를 두려워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자본을 구하는 데 천문학적 액수의 민중의 돈을 퍼붓지만, 빈곤과 실업, 불안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가난한 민중들에게 별로 약속한 것이 없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 30년이 가져온 파국은 신자유주의에서 케인즈주의로의 복귀를 통해서 해결될 수 없다.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는 다수의 노동자-민중에게 최소한의 임금과 생활수준을 보장하지 못하는 체제임을 드러냈다. 따라서 이제 노동자-민중은 일국적 수준만이 아니라, 전 지구적 수준에서 반자본주의투쟁, 사회주의건설 투쟁에 나설 것을 요청받고 있다.
그럼에도 전 지구적 차원에서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은 여전히 불균등하다. 최근 6개월간 다양한 형태의 투쟁과 저항이 폭발하면서 자본과 정권을 압박하고 있지만, 일부 예외적 사례를 제외하면 아직은 전면적 투쟁으로 발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총파업도 우파정권을 압박하는 수준이며, 경제위기의 대안으로서 국유화와 사회주의도 아직은 구호수준이다.
그러나 심화되는 위기가 노동자의 일자리와 생존을 더욱 위협함에 따라 투쟁의 폭과 수위는 예상을 넘어 확장될 것이며, 일국적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국제적 수준에서도 대결은 불가피하며, 자본주의의 야만을 넘어서는 사회주의적 대안을 위한 투쟁 역시 불가피하다.
 원영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