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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6
    내조의 여왕을 넘어 투쟁하는 여성주체로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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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을 넘어 투쟁하는 여성주체로 서자

평택, 창원, 구로, 청와대, 산업은행, 법원 등 정리해고에 맞선 쌍용차 노동자투쟁의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녀들! 바로 가족대책위이다. 지난 7월 4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유인물을 돌리고 있는 그녀들 가운데 가대위 운영진인 권지영동지를 만나 가대위 활동과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내에서 또 하나의 투쟁주체로 

 

 

그녀들은 사측의 정리해고 계획 발표 이후 가대위의 필요성을 공감해 5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가대위 까페 가입회원 수는 1000여명, 보통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가대위원들은 60명 정도이고 평일저녁이나 주말에 직장에 다니는 그녀들이 가세하면 한 개의 투쟁사업장 대오를 이룬다. 파업대오가 옥쇄투쟁에 돌입하면서 가대위는 더 바빠졌다.

 

파업대오가 자유롭지 않자 선전전, 공장안 농성 및 정문사수까지 하루하루 쉼 없이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쌍용차 공투본에 노조와 함께 참여하면서 고민도 나누고 활동계획도 수립한다. 그녀들은 스스로 결의해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삼보일배를 하기도 했다. 이제 그녀들은 남편의 상태만 궁금해 하지 않는다. 노동조합의 고민, 파업대오의 상태, 사측의 협박 내용 등 쌍용차 노동자투쟁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디로 갈지가 궁금하다. 

 

남편에게 정보를 소통받는 아내가 아니다. 쌍용차 노동자투쟁에 또 하나의 주체로 서서 노동조합과 공식적으로 소통하고 논의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는 고민이다. 

 

 

 

가대위 활동, 내 이름 찾기 

 

가대위 활동의 어려운 점에 대해 묻자 ‘남편 또는 시댁에서 가대위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이는 가대위 활동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공장 안 대오가 1000여명이 넘는데 가대위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그녀들은 100명이 안 된다. “남의 마누라는 고생하면 힘내라고 하면서 왜 자기 마누라는 못 오게 하는 거야”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장 거점마다 돌면서 가대위 필요성을 알리는 유인물 돌리고 전업주부이든 직장을 다니든 가대위에 참여하도록 조직했다. 

 

하지만 “나혼자 하면 되지, 가족까지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 여자들이 뭐하러 나대냐, 위험하니 나오지 말고 애들 잘 챙겨라” 등 다양한 이유로 가대위 활동을 말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누구의 아내 또는 엄마로만 불리지 않고 꼭 이름을 부르려고 노력하는 가대위의 활동 속에서 자기 이름을 찾아가고 있다. 그녀들은 전업주부이든 직장여성이든 가사, 육아, 직장에서의 노동, 투쟁으로 이중, 삼중, 사중 힘든 조건이지만 서로의 삶을 이해하며 가대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진짜 성장하는 느낌”, 새로운 공동체를 위해 

 

그녀들은 벌써부터 ‘투쟁이 빨리 끝나고 놀러가자, 반지계 하자’며 투쟁 이후를 도모한다.   “사회문제나 노동자문제에 관심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싸움하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됐죠. 선전물 뿌리면서 외면당하면 많이 울고 그래요. 그때 서로 얘기하죠. 우리도 남의 고통에 외면했었잖아하면서요. 많이 반성하죠” 그녀들은 바뀌고 있다. 권지영동지는 자신들이 진짜 어른이 되는 느낌,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제 가족을 넘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엄마, 여성이 될 것이다. 

 

많이 사람들은 옥쇄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 때 가족은 예전의 남편이 쉬는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노동자와 가대위의 그녀들이 함께 쉴 수 있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가족이어야 한다. 이 속에서 가족, 공장, 지역공동체에서 투쟁을 이어나가는 여성들의 모임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자본의 탐욕에 의해 가족, 공장, 지역공동체를 깨는 해고에 맞선 투쟁은 남성노동자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주체인 여성들의 몫이기도 하다. 이제 그녀들의 투쟁이 남편과 가족 지키기를 넘어 자본의 이윤추구에 맞서 자신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운동으로, 여성의 삶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내조의 여왕을 넘어 투쟁의 주체로! 

 

인터뷰 및 정리: 유현경


 


 

7월 1일 금속노동자대회. 누구의 아내 또는 엄마로만 불리지 않고 꼭 이름을 부르려고 노력하는 가대위의 활동 속에서 자기 이름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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