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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을 처음 배울때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의 하나는.. 얼른 빨리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에 활긋기 연습을 게을리 하고 곧바로 악보를 연주하는 것입니다. 활긋기란 바이얼린에서 보윙이라고 부르는 천천히 활을 그으며 고운 소리를 내는 연습을 말합니다. 이 연습을 게을리 하거나 몰아치듯이 며칠 죽어라 하기도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활긋기 연습은 매일 2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활이 손에 익어 고운 해금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연주는 손이 하고 연주자는 단지 소리를 듣고 느낄 뿐입니다. 마치 남의 신발을 신었을때 어색함을 느끼는 내 발처럼.. 우리 손은 단박에 알아차리며 음계를 찾아 연주를 합니다. 음.. 어찌보면 나의 감정과 내 맘속의 음계를 우리 손이 냉큼 따라가 연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우리 감각은 우리 생각보다 무지무지 정확합니다.
백번 천번 활긋기 연습을 반복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운 소리가 신기하게도 나기 시작합니다. 해금을 하면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부분은 보기보다 고운소리를 내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백번 천번 계속해서 가슴을 펴고 옳바른 자세로 활을 명주실에 "반복해서" 문지르다보면 고운소리가 나옵니다. 이때 활과 명주실은 90도 정도 직각이 되어야하며 한 곳을 활이 고정적으로 문질러주어야 고운 소리가 납니다. 사실 해금을 꾸준히 할 수 있느냐 아니면 도중에 그만 두느냐는 바로 이 활긋기 연습을 얼마나 인내심과 비중을 두고 꾸준히 하는데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해금은 얼마나 내 손에 익숙해지느냐의 싸음인데.. 활긋기 연습만큼 효과적인 연습은 없습니다.
활긋기 연습은 오른손에 힘을 빼고 천천히 활의 처음부터 마지막을 온전히 사용하며 밀고 당기는 활이 바뀌는 시점에도 고운소리가 나도록 연습합니다. 모든 활을 사용해서 그어야하며.. 천천히 하는게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때 활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 소리가 (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해서 낭중에 응용하셔야 합니다.
나 하나의 사랑이란 노래를 1지를 A나 G 혹은 F로 잡아도 음계를 옮겨와 가능합니다만는 중짚기 1지를 G#을 잡고 연습해봅니다. 중짚기에서.. 1지를 반음 꾹 누른 중짚기로도 연주해봅니다. 명주실의 텐션이 높아지면 더 고운 소리가 나게되는걸 느끼실 겁니다. 반음이 맥동하는 싸인곡선을 그리는 농현도 가능하다면 함께 넣어 연습합니다.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쳐준 공부법] 소통(교감)이 끊어진 상태, 죽음
아저씨는 오늘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섭죠? 죽는다는게요. 그런걸 왜 생각하냐고요? 핸드폰에 연락처가 2개만 저장되어 있는 어느 분의 집에 찾아가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죽음이란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죽음이다, 정치적 죽음이다.. 죽음을 가져다 쓰는 말은 참 많은데 결국 생명체가 소통하지 못하는 상태, 즉 교감할 수 없는 상태를 우리는 죽은 상태라고 부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목숨이 붙어있고 없고가 아니고요. 나뭇잎도 바람과 햇볕과 교감하고.. 꽃들도 바람과 비와 벌들과 교감하듯이요.
아저씨가 요즘들어 부쩍하게 되는 생각은 차라리 농사짓고 대가족에 집단 노동을 하던 예전이 삶의 질은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배고프고 넉넉하진 않았지만 모두가 공평하였고 (그때도 먼가가 있었겠지만 지금보다는 공평했을거예요) 과년한 처녀총각이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서는 동네 어르신들께서 며칠 뚝딱뚝뚝 흙집을 지어주면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보아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함께 일하며 일한만큼 나눴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요즘은 삶이 파편화, 부속화되어 송장썩는 냄새로 생물학적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집장만을 위해 수십년을 힘들게 살아도 내집과는 점점 멀어집니다. 인류문명과 삶의 질은 반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저씨가 이렇게 친구들이게 쑥덕거리는 것은 아직까지 아저씨가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예요. 아저씨가 이렇게 쑥덕거리지 않으면 아저씨는 어디서 깩하고 죽어있을 겁니다. 아마 아저씨 글들은 유령처럼 이 사이버공간을 떠다니다.. 결국 진보넷이 망하면 없어져 버리겠지요. 더 정확히 서로 소통하고 서로 교감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망할겁니다. 아저씨가 살아있고 죽어있고의 갈림길은 바로 아저씨와 친구들이 함께 교감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어요. 온갖 호스를 꼽고 식물인간으로 생물학적으로 살아있는 건 살아있는게 아니 듯이요. 살아있다는건 내가 어떻게 쑥덕거리며 부디끼며 살아가느냐인 거예요.
친구들은 핸드폰에 연락처가 몇개가 들어있나요? 아빠엄마, 친구들... 10개요? 아저씨는 일하다 저장한 연락처 말고는 별루 잘 보이질 않네요. ㅠㅠ 아저씨 나이에 핸폰에 저장된 연락처가 2개라면.. 이미 죽음을 향해가는, 반은 죽어가는 상태였던 거지요. 죽음의 원인은 전에 아저씨 혼자 생각한대로 내 몸 속 미생물들이 번식을 위해 우리 몸을 죽인 상태로 여겨집니다. 이런 미생물들은 숙주서 많은 번식을 한 다음에 숙주를 탈출해 다른 숙주에 또 많이 번식해야하거든요.
계속 쑥덕거리기 위해서는 숙주인 우리 몸을 유지해야 삶이 이어지는 미생물들이 우세하도록 가꾸는 일입니다. 이들이 지금 글쓰고 있는 아저씨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을거예요. 계속 쑥덕거리며 주변 생명체와 교감하고 소통하랴.. 숙주인 아저씨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고 아우성 치는 것 같습니다. 아저씨가 생각하는 죽음은 심장이 멈추는 상태가 아닌.. 더이상 그 생명체와 내가 교감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해요.
아니, 내가 지금 하는 고민들과 생각들이 내 몸속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미생물들의 농간이라고? 예.. 전 그렇게 확신합니다. 물론 전적으로 영향을 주는게 아니고 일정 부분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내 대장속 미생물들이요. 이런 생각에는 당연히 아무런 과학적 근거같은건 없습니다. 연락처 2개의 핸드폰과 먼지 쌓인 책꽂이, 소중히 모아놓은 어릴적 사진 뭉치, 의미없는 낙서 종이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번식을 위해 숙주를 살려야하는 미생물들을 내 몸속에 선택적으로 잘 기르셨으면(섭취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깊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오늘은 김애라 1집 앨범에 나온 거울 앞에서 라는 노래를 연습해 보았습니다. 해금 연주자 김애라 1집은 꽃별아주머니 음반 다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반입니다. 국악기 해금 대중화의 한 획을 그은 2003년 음반인데.. 연주자 목록을 보니 오징어게임, 기생충 영화음악 감독으로 최근 대중에게 알려진 정재일 음악가(연주자) 이름이 보이네요.
해금은 2000여년전 만주벌판에 해족들이 말타고 연주하던 악기라고 합니다. 아래 지방으로 전래되면서.. 중국서는 얼후(장미나무에 뱀가죽 울림판, 문화혁명때 바이얼린과 같은 쇠줄로 바뀜) 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해금(대나무뿌리통에 오동나무 울림판, 명주실)이 되었고, 일본에는 엔카?, 동남아시아로 가서 타후라는 2줄 짜리 악기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만주벌판에는 대나무가 자라지 못하므로 해족들은 침엽수 나무로 해금을 맨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시 만주벌판 해족들은 이 어려운 악기를 말을 타고 연주했다 합니다. 말타고 해금연주를 통해 서로간에 신호를 주고받기도 하고 무슨 의식을 치루기도 했을거 같아요. 가만 생각해보면 그지 깽깽이라고 거지들이 동냥할때 해금을 들고 다니며 켜기도 해서 그지깽깽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간보 라는 악보는 조선 정조때 첨으로 맨들었고.. 악보도 읽지못하던 거지가 어떻게 해금을 연주할 수 있었을까요? 해족들은 말 위에서 나고 자라고 죽었을텐데 어떻게 해금을 습득할 수 있었을까요? 음.. 그것은 바로 듣고 그대로 따라 연주하는.. 청음 혹은 구음(입가락)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해금은 좌뇌를 사용하여 악보를 읽으며 어렵게 연주하며 습득하기도 하고, 우뇌를 이용하여 느낌을 따라가며 쉽게 연주를 습득하기도 하는 것이죠.
해금은 어떨땐 아주아주 구슬푸게 들리고, 어떨땐 장난스럽게도 들리는 요상한 악기입니다. 우리나라 해금은 대나무로 맨들어서인지 시원한 대나무밭 바람소리를 닮았습니다. 명주실을 말꼬리털로 문질러.. 박꼭지 (말리면 아주 단단해짐) 를 통해.. 오동나무 판에 소리가 전달되어.. 대나무 뿌링이 통을 통해 나팔처럼 울려퍼지는 악기입니다.
슬픔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나이가 먹을 수록 점점 드는 생각은 기쁨이 있으려면 슬플이란게 있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죽음이 있어야 새생명이 있고, 밝은게 있으려면 어두운게 있어야 하듯이요. 모두 밝으면 밝은게 그저 그런 것이지 밝은게 되지 않겠지요. 기쁨도 모두 기쁜 일만 있으면 기쁜게 그저그런 일이지 기쁜 일이 되지 않듯이요. 그래서 슬픔이란 걸 자세히 알 수록 우리는 기쁨을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슬픔이란 걸 알아가는 이유는 슬픔에 빠져 허부적대라는게 아니고.. 바로 기쁨을 온전히 알아가기 위해서 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전통 정서는 무지무지 슬프다가도 슬픔을 알은 만큼 기쁨이 되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것을 한의 승화라고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세계관은 신이 허락해서 잘먹고 잘살거나 거지처럼 사는게 아닌.. 싸인곡선, 즉 오르락 내리락 좋다가도 바닥치고 바닥치면 다시 좋아지고.. 그렇게 순환하는게 인생이라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진한 슬픔이 아주 뚝뚝 뭍어나는 거울 앞에서 라는 곡을 전에는 일부러 피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슬픔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기쁨을 온전히 알기 위해 오늘 구음법으로 연습해 보았습니다. 원곡과 달리 연주하기 쉽도록 소릿결(스케일)을 옮겨 1지 중심음을 A로 연주하였습니다. 농현이 아직 연습중이라 온전한 느낌을 살리진 못했지만.. 아주 슬픈 마음을 연주에 담아 슬픔에 연주를 맡겨 연주가 끝난후 온전한 기쁨을 느껴봅니다.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줬던 공부법] 미생물과 정신건강
지금쯤 산에는 으름열매가 덩그러니 달려있을 겁니다. 꽃향유 꽃에는 벌들이 연신 잉잉거리고 있겠죠. 아저씨는 생명은 계속해서 번성하려고 무지무지 애를 쓴다는 사실을 관찰을 통해 알고 있어요. 사실 친구들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부터 내려온 생명현상에 대한 정수를 담고 있는 샘이지요. 수억년의 세월동안 수없이 시행착오를 격어오며 가장 진화된 최고봉, 생명현상의 정수박이 모습이 곧 친구들인 샘이예요. 아저씨도 그렇고요. 우리들이 최고의 모습이라니 대단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저씨가 세운 가설은 우리가 지금껏 먹으며 뼈가 되고 살이 된 음식을 먹으면 건강하고 한번도 격어보지 않은 새로운? 음식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가설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벼를 수확해 방아에 찧어 껍데기만 갱신히 베껴서 수천년 밥을 해먹었죠. 껄끄러우니 물에 하루 정도 불려서 밥을 해먹었겠죠. 씨앗은 싹을 틔울때 스스로 지키는 독성도 없어지고 나무나 줄기로 크기위해 떡잎의 영양분을 활성화 합니다. 영양분을 수십배 활성화 시키죠. 그렇게 우리 조상님들은 건강한 밥상을 드셨고 그 영향을 우리도 받고 있는 거구요. 자연에서 벌어지는 대부분 발효는 식초가 되어 끝이 납니다.
우리 몸속의 수조개 미생물들 또한 번성하려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왜냐면 그 친구들도 생명이니까요. 그러면 숙주인 내몸이 건강해야할까요? 병들어야 할까요? 그건 각자 미생물들만의 경험을 통해 획득된 생존 방식일거예요. 어떤 미생물은 병들어야 번성하고, 어떤 미생물들은 건강해야 번성하고요. 마치 개미와 진딧물 같은 놈들도 있을거구.. 연가시와 사마귀 같은 놈들도 있을 겁니다. 인삼밭, 고추밭으로 둘러쌓였던 아저씨 전전 핵교서 연가시라는 걸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사마귀 똥구녁서 검은 철사줄 같은게 나오며 사마귀가 죽는 충격적 모습을 봤었죠. 연가시에게는 번성을 위해 숙주를 죽이고 밖으로 나와 번성하는 방식을 채득한 것이죠. 테레비를 보니 이렇게 숙주를 죽이고 나와 생명을 이어가는 생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미, 기생충.. 등등. 이들은 물리적으로만 배를 찢고 나오는게 아니라 숙주가 목이말라 물가에 가도록 조정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숙주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지요.
관찰에 의해 또 하나 가설을 세워보겠습니다. 내 생각과 행동은 우리 몸속 미생물에 의해 지배당한다. 입니다. 거꾸로 내가 어떤 미생물을 섭취하냐에 따라 내 생각과 행동은 달라지는 것이지요. 사실 산에서 뜯어온 봄나물을 집안에 펼쳐놓으면 그 향기 만으로도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경험을 합니다. 깊은 산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뜯어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신선한 야채를 먹어도 그 비슷한 느낌이 들고요. 반대로 통조림이나 가공식품을 먹으면 맛은 좋을지 몰라도 기분이 별로 좋아지진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병들게되면 발효시킨 음식을 먹으라고 일러주셨고.. 인도 경전에는 곯은 음식, 매운 음식, 신선한 음식을 즐겨 먹는 이들의 성향을 분류한 글이 나옵니다. 위산을 거쳐도 죽지 않고 맹장에 도달하는 미생물을 먹거나.. 대장에 살고 있는 좋은 미생물이 번성할 먹이가 되는 야채를 먹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운동을 통한 체내 온도변화,산소공급 등 여러 변수가 있으므로 뭘 먹는다고 뚝딱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조건이 많으므로 법칙을 세우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럴땐 뉴턴 아저씨가 알려준 방식대로 해보니까 된다. Try & Error 로 건강을 지켜면 될 것입니다. 현대문명은 대단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산업혁명이후 불과 200여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모르는게 더 많은 문명을 우리는 살고 있어요.
결론은 내 대장 속 미생물들은 숙주인 나의 행동과 생각을 지배한다. 그런데 이 미생물들의 특징은 대다수는 이두저두 아닌 미생물이지만.. 어떤 미생물을 만나느냐에 따라 숙주를 죽이자고 할 수도 있고.. 숙주를 함께 건강하게 하자고 할 수도 있다. 내 대장과 맹장 속에 과연 어떤 미생물을 살게할까는 온전히 우리들의 몫인 샘이죠. 어떤 음식물들을 먹냐에 따라서요. 심한경우 깊은 산속에 밥알을 뭉쳐서 갖다놓은다음 곰팽이나고 삭쿼서 (미생물을 침투시켜서) 그 밥알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요구르트는 사실 장에 좋은게 아니고 우리들 정신건강에 이로운 음식입니다. 고추장, 된장을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굳이 미생물이 아니더라도 그 부산물이 영향을 줄 수 있겠죠. 과연 나는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발효시킨 음식이나 신선한 야채, 양파, 마늘을 먹을 것인가.. 냉동만두나 컵라면을 먹을 것인가.. 이것은 온전한 내 선택일 겁니다. 내 몸속 좋은 미생물들에게 감사하며 좋은 음식을 먹어야 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준 공부법] 내가 떠난 뒤에 세상은
[하종강-고속도로의등대.mp3 (3.31 MB) 다운받기]
[하얀 등대 (song for jiyeon 지연의 노래).mp3 (7.25 MB) 다운받기]
20여일 만에 전에 일하던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시설물에 대해 후임자에게 설명하기 위해서요. 찾아간 학교엔 늘 그랬듯이 학생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엄숙한 수업이 교실마다 진행되고 친구들 합창소리가 간간히 들려왔습니다. 이제 방문자이니 방문증을 착용하고 늘 그래왔듯이 천천히 학교의 풀들과 주변의 모든 것들에 귀기울이며 천천히 걸어 후임자를 만나러 갔습니다. 일부 시설물은 벌써 고장불을 띄우고 있었고 애지중지하던 각종 도면 책자들은 창고로 옮겨 놓여져 있었습니다. ㅠㅠ
시설물은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새 주인?에게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기도 하고 못버티고 고장나버리기도 합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 것도 같아요. 암튼 시설물은 관리하는 사람이 자주 바뀔 수록 더 빨리 망가집니다. 비상문자동개폐기를 고치고 하루종일 구석구석 시설물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왔습니다.
시설을 다루는 노동자들은 한 5년 이상 같은 시설물들을 다루다보면.. 마치 내가 그 시설물의 주인인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때가 되면 연장을 놓고 언제 있었냐는 듯이 훌쩍 떠나야하는게 기술밥 먹는 사람들의 숙명입니다. 아니 모든 노동자의 공통사항이기도 합니다. 나는 그저 노동력을 팔아먹으며 한달 한달을 근근히 살아가는 노동자이죠. 얼른 착각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리고 나는 그저 노동력을 팔아서 먹고사는 노동자일 뿐이라고 되뇌어도 여전히 내가 만지던 공구들이며 땀 깨나 쏟아냈던 손때뭍은 시설물들이 눈에 밟힙니다. 마치 어르고 달래던 어린아이를 외딴 곳에 뚝 뗘놓고 온 느낌이랄까요?
그러나 세월은, 세상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굴러가고 친구들은 다시 웃고 뛰어다니고 저는 이방인이 되어버립니다. 아니 이제 명백한 이방인입니다. '아.. 시로코팬에 올해도 구리스를 쳐줘야하는데.. 녹슬지 말라고 사놓은 스토퍼 앙카를 박아놓아야하는데... 지하수탱크에 EM 자동공급기를 달아놓고 나왔어야했는데..' 하는 생각들을 해도 소용이 없는 일이죠. 친구들이 때가되면 졸업을 하듯이 아저씨도 때가되어 연장을 놓고 나와버린 샘이죠. 아저씨가 없으면 잘 안굴러 갈거 같은 학교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잘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연장을 놓고 나왔지만.. 손때묻은 시설물과 함께 남은게 있었습니다. 바로 아저씨가 설치해놓은 각종 문구나 경고 표지판들이었지요.
'보호구를 착용하시고...' 하며 달아놓은 안전모,
'등사잉크는 발암물질이니 등사실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지말고...'
'22900V 특고압..'
'조리흄 제거를 위해 조리땐 123번, 배식땐 1 번 휀을 가동하시고...'
'동파예방을 위해... 침수방지턱... '
하는 문구들만이 아저씨가 '여기' 일했었다고 증언?하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평소 귀찮아 붙이지 않은 아래 안전문구가 후회로 남았습니다.
'지하기계실이 물에 잠겼을때 들어가면 감전사망하게 되니 절대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아저씨가 깩하고 죽어도 세상은 아무일 없다는 듯이 굴러가겠지요? 세상은 그런거라는 걸 오늘 새삼 느끼고 왔습니다. 시설관련 노동자들은 시설로 이야기합니다. 예전 유럽 석공들이 자기들만의 조형물로 소통했다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내가 얼마나 오만하고 부질없이 일했었나를 깨달은 하루 였습니다. 제가 기초를 닦아놓은 그 학교는 수십년 수백년? 이어질 것이고 친구들은 그 공간 속에서 배움을 이어가겠지요.
함께 사는 건강한 노동자로 살게될 친구들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친구들 안녕히...
[전교죠선생님이 안갈켜주는 공부법] 쉬어가기 74. 꿈
[이 세상 사는 동안.mp3 (3.04 MB) 다운받기]
http://bob.jinbo.net/album/view.php?table=album&no=69
친구들 송편 많이 먹었어요? 코로나로 명절 안지냈다고요? 아저씨는 어머니가 시장떡집서 사온 송편을 두어개 집어먹었어요. 달콤한 깨고물이 들어있는 송편은 아니구요.. 허연 콩고물이 들어있었어요. 지금보니 구름 속으로 둥그런 달이 보이네요. 아저씨도 달보며 먼가를 빌었습니다. 음.
아저씨가 친구들 학교에 와보니.. 등교때 바래다주는 히잡쓰신 학부모님도 계시고 야구복과 태권도복을 입고 등교하는 친구, 얼핏보면 서양 사람같은 친구들도 있네요. 아마 야구복입은 형들이 멋있어보여 아저씨도 야구하겠다고 졸랐을 것만 같아요. 멋집니다.
아저씨가 급식소서 밥먹다 신나게 점심 먹으러 오는 친구들을 보니.. 야구복을 입은 친구, 태권도복을 입은 친구들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저씨는 예전에 생활체육으로 권투를 했었고 지금은 수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운동하는 친구들을 각별히 생각합니다.
투수랑 외야를 본다는 등번호 1번을 달고 검게 그을린 친구를 물끄럼히 보고 있다가 갑자기 나도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친구의 초롱초롱한 눈망을을 보며 친구가 격으며 살아갈 일들, 친구를 훌륭히 키우고 싶은 가족들 마음, 있을 수도 있는 야구감독님의 전횡, 자심감에 찬 친구의 공손한 자세. 점심에 나온 미역국을 그릇을 들어 들이키다 줄서있는 친구를 보며 갑작스런 상상의 나래가 주마등 같이 스쳐갔습니다. 아저씨는 꿈이 멀까? 친구처럼 꾸밈없는 꿈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저씨는 별다른 꿈이 없지만 막연한 생각으로는 이름없이 살다가 즐거웁게 죽는거예요. 죽는게 즐겁진 않겠지만 후회없이? 누구에게 원망듣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 여기며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살아보니 내맘대로 되는건 별로 없네요. ㅎ 그래도 친구처럼 꾸밈없는 내꿈 하나는 갖고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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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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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느다랗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이렇게 소통의 끈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득명님이 알려주신 참선요가도 열심히 하고, 귀를 좋게하는 도인술도 매일 하면서 제 몸속 미생물들이 잘 자랄수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부가 정보
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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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님, 들풀님, 사랑이의 방송은 언제나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