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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외출

미루 낳고 처음이다.

오늘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식에 갔다 왔다.

가는 길에 계속 으흐...땀이 삐질삐질 났다.

 

어제 늦게 영화제 집행위원인 감독이 전화를 해서

개막식에 한미FTA 반대 성명을 하는 데 감독들이 안오면 좀 그렇다고 오란다.

참말로...아기 키우는 사람한테 염장을 지르는군...하는 마음이 쪼끔 들었지만

워낙에 좋아하는 영화제이고 한미FTA 반대를 위해 내가 한게 뭐 있나 그런 생각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미루는 목욕하면 젖을 실컷 먹고 잠드는 습관이 들어서

과연 내가 없이 잠 자는 게 가능할까....걱정이 됐다.

몇번 상구백이 재운적이 있지만 밤잠은 대부분 내가 재운다.

 

하지만 담주 부터 시작하는 교육을 위해서도 한번 시도는 해봐야한다.

 

7시가 개막식이니

5시부터 목욕을 시키고 평소 6시에 하는 목욕을 한시간 땡겨서...

젖을 먹이니 잠이 든다. 역쉬~~~

 

정신 없이 옷을 갈아입고 휘리릭...

상구백은 걱정 말라며 웃어준다. 고맙다.

미루한테 부탁도 했다.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 푹 자고 있어. 그럼 11시에 미루 깰때 엄마가 맛난 젖 줄께"

 

올만에 지하철을 타니...음...떨려...

 

겨우 영화제 장소에 가니 이 사람 저 사람 반긴다.

음...반가웠다. "아기 잘커?" "건강하지?" 등등

 

여자선배들은 "언니 나 바람 났나봐. 애 놔두고 왔어. 떨려~"란 나의 말에

"괜찮아. 바람 많이 쐬고 가~" 한다. 역쉬~ 그녀들은 안다. ㅋㅋ

 

근데 성명서만 낭독하면 가려고 했는데

으흐...개막작이 넘 보고 싶었다.

상구백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루가 너 나가자 마자 깨서 난리야. 울고..."

"나 갈까? 근데 개막작 너무 보고 싶다."

 

상구백 단호하게

"영화 보고와. 미루 젖 먹이려고 해동시키고 있거든.

걱정 말고 보고와~~"

과연 그럴수 있을까??? 집에 얼렁 가야겠지.

 

글고 잠시후...메세지가 왔다. "미루 젖 먹고 자. 걱정 말고 영화보고 와."

 

아...나 때문에 두 사람이 고생한 걸 생각하니 맘이 짠하다.

 

그래도 보자.

보고 가야 미루도 이쁘고 상구백도 고맙고 그렇지 않겠나.

보고 가자.

 

영화 보면서도 몇번 자리에 일어나서 맨 뒤에 가서

메세지를 보냈다. 잘 자는지...

 

다큐를 보고 나니...아....좋다.

항상 그렇듯 다큐를 보고 나면 좋다.

다큐를 통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왔다.

 

여러분~~

인디다큐페스티발 많이들 가세요~~~

 

얼렁 자야하니 여기서 이만...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이야기도 많은데...

우선 오늘은 여기서 이만...

아..글고 상구백 고맙소~~

미루도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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