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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울다.

너나나나님의 [젖병으로 젖 먹이기] 에 관련된 글.

 

1. 고무줄

엄청 안늘어나는 고무줄이 있다.

겨우 겨우 낑낑거리며 늘려서 일정 거리까지 늘려보지만

여지 없지 놓으면 쌩하고 원상태가 된다.

요즘 나의 모습이다.

 

미루가 젖병을 물지 않아서 난 미루가 젖 먹을 시간이 되면

다시 집으로 쌩 돌아가야 한다.

 

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이 미루랑 있는데도

그리고 나름 미루랑 잘 지내는 데도 난 집에서 나오기가 힘들다.

미루 젖을 먹이고 어찌하여 씼고 젖을 짜고 그러다 보면 어찌하다

다시 미루 젖 먹을 시간이 된다.

 

사무실에 가자고 맘을 이빠이 먹고 전날 밤부터 준비를 해도

결국 사무실에 나올 수 있는 시간은 1시가 넘어서다.

그것도 정말 큰 맘 먹어야 가능하다.

 

아무리 안깐힘을 써도 난 겨우 3시간 안에는 집에 들어와야하고

미루 젖을 먹이고 나오다 보면 그 시간이 길어야 1시간 40분 정도다.

 

난 질긴 고무줄 같다.

 

2. 두려움

난 두려움이 있다.

미루가 내 젖을 안물면 어쩌지 하는..

조리원에 있을 때 젖병으로 젖을 먹이라고 해서 그렇게 몇번 했는데

조리원 젖병은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해 무척 쉽게 젖이 나오는 젖병이다.

그러다 보니 미루는 그 젖병으로 젖 먹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래서 결국 나의 젖을 거부했다. 그런 미루를 설득하는데 이박 삼일이 걸렸다.

한시간 내내 젖을 물리는 연습을 했다. 젖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면 안되니까.

그리고 다시 한시간 동안 젖을 짜서 그것을 먹였다.

그렇게 이박삼일동안 토막 잠을 자면서 미루를 설득한 결과

미루는 젖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도 한 한달은 더 고생을 했다.

미루는 내 젖꼭지가 너무 짧고 젖량이 많아서 많이 힘들어했다.

나도 힘들었고...이제 겨우 미루가 편안하게 젖을 먹고 있다.

그런데 젖병을 물리려니 참..무섭다.

다시 젖을 거부하면 어쩌나 겁난다.

 

3. 두 사람 울다.

같이 사는 사람이 내가 밍기적 거리는 것이 싫었던지

얼렁 작업실 가라고 짜증을 낸다.

젖은 자기가 어찌해볼터이니 얼렁 나가라고 막 뭐라한다.

결국 대충 준비하고 사무실에 나왔다.

일이 손에 안잡히지만 그래도 이것 저것 하다 보니

젖 먹을 시간이 됐다.

전화기만 쳐다 보게 된다.

둘은 어찌하고 있을까??

걱정이 된다.

전화가 온다.

미루가 젖병으로 젖을 안 먹고 울고 있단다.

알았다. 간다.

 

헐레벌떡 집에 들어오니 한사람은 울다 지쳐서 마른 울음을 흘리고 있고

다른 한사람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처음에 울때는 안 불쌍했는데.....

울다 울다 힘이 빠져서 안우니까 너무 불쌍해.

엉엉엉"

 

참...어찌해야 할지..

어렵고 어려운 일이다.

미루야 젖병에서도 맛난 젖이 나온단다.

엄마 아빠 좀 봐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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