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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7/29
    용기(13)
    schua
  2. 2007/07/23
    여름이래서?(8)
    schua
  3. 2007/07/19
    속이 울렁거린다(7)
    schua
  4. 2007/07/11
    잠의식필요(7)
    schua
  5. 2007/07/09
    씽씽 달려보자 우아우아웅(11)
    schua
  6. 2007/07/02
    지지(15)
    schua

용기

비올님의 [몇년전에] 에 관련된 글.

schua님의 [여름이래서?] 에 관련된 글.

 

아느와르씨가 본국으로 돌아갔다. 26일 비행기를 탄다고 했으니 지금쯤 10여년만에 돌아간 본국에서 식구들과 지내고 있을꺼다. 어떤 기분일까? 지난 일요일 환송회에서 그를 보는데 참 먹먹했다. 1년여를 보호소에서 지내면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징역 1년이면 그래도 언제 나간다는 건 알고 지내는 것이지만 보호소는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싸움을 해야 하는데 그게 가당한 일이었을까?

 

*

참 쪽팔리게 울어버렸다. 환송회날은 좀 그래서 다른 날로 날을 잡아 점심을 먹기로 했다. 명동에서 같이 활동했던 활동가들과 함께. 그런데 그날 하필이면 지방교육이 있어 결국 약속 장소에는 못 가고 전화통화만 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요즘 참 힘들고 힘도 빠지고 그랬는데 아느와르씨 보면서 다시 용기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조금씩 다시 싸울 용기가 생기네요. 아느와르씨 참 용기있는 사람에요. 아시죠? 고마워요. 덕분에 참 많이 배웠어요. 가서 잘 살아요. 그리고 꼭 다시 봐요." 그랬다. 하고 싶은 말은 해서 좋았는데...쪽 팔렸다.

 

*

넘 구태의연한가? 그래도 어떤가? 용기. 운동화를 빨면서 힘을 다지는 당고를 보면서 갈매기살 먹으며 자근자근 살아보자는 비올을 보면서 그리고 자기를 걸고 싸운 아느와르씨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는데. 구태의연하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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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래서?

한 2년 잘 돌아가던 데크가 말썽을 부려 남대문에 갔다.

수리실에서 확인해보고 전화준단다. 잘하면 바로 고쳐갈수도 있다고 해서

고픈 배도 채우고 전화도 기달릴겸해서 남대문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에 들렀다.  북적북적. 한 할머니랑 합석을 하게 됐는데

얼마 있으면 여든이시라고 참 곱다고 말씀드리니 병원 생활 오래 해서 스트레스가 많으시단다.

여름에 여행갈 준비로 나오셨다고....

문득 이 할머니는 언제가 가장 행복하셨을까 궁금했다.

밥 먹다 대뜸 "할머니는 사시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하셨어요?"

참 뜬금 없다. 진정.

할머니왈 "그런거 모르고 살았어. 그냥 살았지. 시집살이하고 애들 키우고..."

그러고 나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었는데...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참 사는게 덧없단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서 내가 소외된단 느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실험들을 하면서 살고 있나.

100년도 채 못사는 삶인데 왜 내 삶이 내것이 아닌 상황에서 살아야하는지..

참 지긋지긋하다. 이놈의 자본주의. 이놈의 가부장제.

사람이 점점 박제가 되는 것 같다.

 

궁리를 해야겠다.

내 삶을 찾을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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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울렁거린다

미루 낳고 처음 간 집회,

시작 전에 도착했는데 창문틈으로 그녀들이 보인다.

손도 못 흔들었다.

오는 길에 다음엔 꼭 흔들어야지 했는데

아무래도 오늘밤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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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식필요

미루는 씩씩이 아기의 전형이다.

왜 그 유명한 베이비위스퍼의 분류에 보면 나오는...

진경맘에 의하면 씩씩이 아기가 아기들 중 가장 키우기 어려운 아기라 한다.

나는 맞다고 크게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그래도 미루 낳고 처음의 그 충격에 비하면 육아의 강도는 높아지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마이 줄었다.

 

최근 미루는 업어서 재웠다.

12kg를 넘는 아이를 업어서 재우다 보면 어깨도 빠지고 허리도 아프고 하지만 의외로 업으면 미루가 쉽게 마음이 안정이 되서 씩씩이 아기 특유의 흥분된 기분을 금방 가라앉힐 수 있어서 빨리 잠을 잔다. 대락 5분 정도 길면 10분, 그러면 조용히 내려놓으면 끝이다. 가끔 잠이 덜 들었으면 젖을 물리고 젖을 다 먹으면 또 젖을 빼고 헥 돌아누워 잔다. 미루가 좋아하는 쪽이 있다. 여튼 쉽게 재울 수 있는 방법이라 선호했었다. 무겁긴 했지만. 그리고 하루를 마친다는 느낌으로 그날 있었던 일, 느낌을 주저리 주저리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잼났다.  글고 미루도 은근 업혀서 잠자는 걸 즐겼다. 왠만해선 몸을 기대는 녀석이 아닌데 졸음이 겨우면 머리를 기대면서 존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졸릴때 업으면 싫어한다.

그리고 이틀전부터는 심히 업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업으려고 하면 막 몸부림을 하면서 거부한다.

약간 미안한 맘이 들긴했지만 그래도 얼렁 재울맘에 억지로 업어서 재우긴 했는데...

아무래도 때가 온거 같다.

 

뭔가 의식이 필요한 거다.

이제 스스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것 같다.

뭔가 편안하고 평화로운 잠의식을 하고 싶다.

하루가 소중하고 하루를 잘 지내와서 행복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오늘은 영 업어서 재우는 것이 걸려서 적당한 시기에

미루는 낮잠 자고 나서 6시간 정도까진 나름 괜찮은 컨디션이다.

그때 정도에 재우면 대략 잔다. 근데 진짜루 피곤한 시기는 8시간 이후인것 같다.

정말 체력이 좋은 녀석이다. 아으....

여튼 졸려할 시기에 방으로 드가 불을 끄고 누워서 뒹굴거리다 젖도 먹고 또 뒹굴거리다 이쁜 짓도 하고 그러다 엎드리길래 등을 긁어줬더니...좀 오래...땀도 닦아주면서 했더니 자더라...

음...역시 뭔가 다른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

 

미루에게 적당한 잠의식을 마련해줘야겠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하는디...음..

뭐가 좋을까나~~

달군 마냥 책읽어주는 기억이 남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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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달려보자 우아우아웅

7월 4일날 쓴 건데 다 못쓰고 마저 써서 올려유~~~

 

----------------------------

 

1.

 

낼 교육 준비를 하다 자료를 기다리고 있는데 멍하니 앉아 있느니 뭔가 의미있는 있을 하고 싶어졌다.

 

배란다에 있는 자전거에 눈이 갔다.

 

2년동안의 먼지가 쌓여 있는 자전거.

 

미루 임신하고 출산, 육아로 인해 거의 2년 정도 중단했던 라이딩.

 

임신하기 전 하루 35Km도 거뜬히 달릴 수 있었는데 허이허이

 

먼지 쌓여있는 자전거에 자아를 투영했다지.

 

조금씩 일을 늘려가곤 있지만 여전히 가사에 육아에 묶여 있는 슈아. ㅋㅎ

 

불쌍한 자전거. 불쌍한 슈아.

 

버트!! 자기 연민은 여그까지. 가자 자전거야!!!

 

무조건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안달린다.

 

바람이 한개도 음다.

 

우선 자전거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야 한다. 봐뒀던 자전거포로 달려~

 

질질 끌고 갔다.

 

가는 비가 그친줄 알았더니 다시 빗방울이

 

우헤헤켁...2년 만에 끌고 나왔더니 비가..음하하

 

그래도 많이 안오고 오다 말았다.

 

가다가 중2짜리 남학생한테 혹시라도 가까운 곳을 알까 싶어 물었더니 지도 그 방향으로 간다고 같이 가잔다.  알고 보니 내가 봐둔곳.

 

그래도 같이 수다도 떨고 기말 고사 기간인데 스트레스 심하단다. 쯧.

 

미루 생기고 나서부터는 남자애도 보인다. 이전엔 여자애만 보였는데 흨..

 

여튼 같이 수다 좀 떨다.

 

 

2.

 

자전거포에 도착했는데 우째~~

 

문을 닫았다. 문에 조그만 안내문이 있었는데 '우천시 휴무'

 

우헤헤켁

 

"행복한 사람이네. 비 오면 쉰다. 쪼아쪼아"

 

역쉬~ 자전거는 멋져. 자전거와 관련된 모든 것이 멋지구나.

 

이리 자연스러운 일이 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미안해하는 중딩과 헤어지고 그 전에 봐뒀던 길거리에 있던 바람 넣는 거이 있던 곳으로 실실..

 

근데...이런이런  없어졌다. 이런이런..

 

참 자전거 한번 타는거 디게 힘드네.

 

억지로 바람 빠진 자전거 탔는데 속도도 안나고 속도 쓰린다.(억지스럽군. --)

 

멀리 자전거 타고 오는 아저씨, 라이딩폼이 매니아다. 왜 진정 매니아. 생활속의 라이더말이다.

 

아저씨한테 물으니 오토바이 가게라도 가보란다. 아니면 길건너에 자전거포가 있다고. 우좌지간 바로 앞에 있던 오토바이 가게에 갔다.

 

갔으나

 

구멍크기가 달라서 안된단다.

 

어쩔 수 없지 길건너에 있다는 데 거그에 가야지.

 

길건너 골목으로 쭈욱~

 

안보인다.

 

지나가는 초딩여학생들에게 물었더니 모른단다. 흨

 

그 옆 왠쥐 주변을 잘 알것 같은 학원차 운전하는 아저씨한테 물었더니 자세히 갈켜준다.

 

갈켜준 곳까지 갔는데 역쉬~ 안보인다.

 

다시 부동산에서 나오시는 부동산에서 일하실 분으로 보여지는 아저씨한테 물었다.

 

요 앞 가게인데 오늘 비와서 안열었나 보다

 

이런~

 

괴로움에 그 앞길에서 한바퀴 돌고 있는데

 

지나가던 오토바이 탄 아저씨~ "어 바퀴에 바람이 한개도 없네~" 그런다.

 

쏘오~ 슈아수다가 가만 있을 수 없쥐~ "아자씨, 안그래도 바람 넣으려고 하는데 자전거포들이 비온다고 다 닫았다지요~"

 

아저씨 달리다 다시 돌아와서는 또 다른 자전거포를 알려주면서 열렸다고 확신을 하신다.

 

으하하하

 

갔다. 갔드니 있다. 있다다다다다다...

 

자전거포가 이리 반가울줄이야.

 

ㅋㅎㅎ

 

3.

 

자전거 바람을 넣으면서 슈아수다 가만히 있을 수 없쥐~

 

"아저씨, 자전거 바람이 없으니 휘청취청하더라구요." 했더니.

 

아저씨 왈, "그럼 사람도 배가 고프면 다리가 휘청하잖어." 하신다.

 

슈아수다 급 동감 "그러게요. 말 되네요. ㅋㅎㅎㅎ"

 

왠쥐 그 말이 믿음이 가서 아저씨게 "2년만에 타는데 어디부터 손을 봐야 하나요?" 했더니

 

아저씨 왈, "그냥 타다가 이상하면 와요"  역쉬~ 달인인게야.

 

4.

 

자전거에 바람을 넣으니 진정 씽씽 달린다.

 

2년 동안 베란다에 썩고 있던 자전거님이 물을 만나듯. 진정 씽씽.

 

그래서 노래도 불러 주었다.

 

"씽씽 달려보자 우아우아웅, 자전거로 달려 보자 우아우아웅"

 

큰 소리로. 아주 큰 소리로.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황당해쓰까..

 

우좌지간 행복했다.

 

5.

 

그 여새를 몰아몰아

 

교육 갔다 새벽에 들어온 날 밤에 ㅋㅎㅎ

 

달빛시위에 갔다. 신촌까정 가기엔 시간이 안되서

 

미루를 보러 상구백이 와야 하니까 기둘렸다. 7시반에 대방동에서 출발~

 

가다 타이어 바람 세서 붉은사랑과 배트에게 전화질~

 

여튼 우여곡절을 겪고서 서울역에 도착하니 거의 9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당고와 달군을 만나 또 폴짝 거리다.

 

당고가 준 멋진 망또를 하고 혼자 달려 집으로~~

 

길가던 사람들이 봤으면 또 한번 이상한 사람 있다고 했을껴.

 

망또에는 "달빛속 고고싱"이라고 적혀있었다.

 

6.

 

참 멋진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조금씩 조금씩 멋진 인생이 되가는구나.

 

7.

 

근데 미루는 여전히 아프당.

 

짜식~ 그래서 그런지 짜증도 만땅이다.

 

어제는 정말 정말 힘들었다지.

 

그래도 몸에서 점점 사리가 나오는 듯.

 

조금씩 미루의 징징거림을 객관화할 수 있는 듯.

 

이전에는 내가 이리 힘든데 이 녀석은 왜 이리 날 힘들게 한다지. 했다지.

 

그래도 그 자식이 아파서 그럴때면 참 맘이 아프다.

 

아프지 마라마라마라마라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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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바리님의 [간병] 에 관련된 글.

1.

바리의 글을 읽으며 맘이라도 달래주려 트랙백을 확 눌렀는데

막상 뭐라 쓰려고보니 내 코가 석자다. 미루는 벌써 2주동안이나 코감기, 기침감기 그리고 엇그제부터는 땀띠로 잠을 제대로 못잤다. 아가가 잠을 제대로 안잔다함은 부모도 잠을 못 잤단 이야기.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머리는 멍하고 또 그동안 답답한 살림살이에 탁탁 터지는 구멍들을 메꾸느라 맘을 쓰다 보니 몸도 탈이 났던지 그만 목감기에 걸렸다. 그래도 그 와중에 교육을 하러 다녔는데 역시 사람들을 만나니 맘도 몸도 순환이 되고 조금은 기운을 차렸다. 그런데 땀띠로 잠을 못 자는 미루 때문에 한 사나흘 잠을 못 진 피로감이 결국 터져 별일 아닌 일로 아침에 상구백과 한바탕했다.

 

문득 아기를 키우면서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 뭔가 뭐 그런 생각을 했는데 바리의 글을 보니 여러가지가 확 올라온다. 바쁜 시기에 아가가 아프면 애가 탄다. 속이 상하단 말을 잘 쓰지 않았는데 아가가 아프면 속이 상하다. 많이. (바리 많이 속상하죠. 나도 많이 속상해요.)

 

그래도 믿을 건 아가 밖에 없다. 아가는 그 시간을 잘 견뎌낼 것이다. 그리고 같이 있는 사람.

진경아, 미루야, 잘 견뎌낼꺼지? 그래도 많이 힘들잖아 그럴땐 맘껏 징징거려 그럼 니 등을 토닥여 줄께.

 

2.

미루가 지난 금요일부터 걷기 시작했다. 조금씩 한발 한발씩 걷기 시작했다. 한 이틀 전부터 아무 것도 안 잡고 서는 폼이 참 든든했는데 그러더니 조심스럽게 한발을 띠고는 뒤뚱거리며 다음 발을 띤다. 한발 띠는 미루 얼굴을 보면 정말 뭔가 신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 같다. 나는 그럴때 마다 있는 호들갑을 떨면서 환호를 해준다. 상구백은 평소의 나와는 다르다고 유난히 미루가 걷는 것을 좋아라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아마도 미루가 걷게 되면 좀 더 편해지지 않겠나 하는 기대가 있어서고 그 다음으로는 그 녀석이 한발 걷기 위해 했던 많은 노력들이 생각나서 그렇다. 한동안 엎드려서는 다리를 한짝씩 들고 내리고를 열심으로 했다. 처음엔 왜 저러나 했는데 어느순간 보니 그게 걷기 위해 다리를 단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외 다양한 노력들을 했다. 인간이 직립보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조건이 필요한지...여튼 그런 노력들이 생각나니 마구 환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문득, 나중에 이녀석이 하나씩 뭔가를 성취할 때도 이렇게 호들갑 떨면서 수고했다고 좋아라 해야지 다짐을 했다. 나의 노력의 결과를 나누고 싶을 때 나는 간혹 외로웠던 기억이 있다. 그 시간에 누군가 나를 지지해줬다면 난 더 행복했을 것 같다.

 

3.

내가 지지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건 나의 부모와 관련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엄마와 과련이 깊다. 아빠와는 뭐 소통다운 소통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어려운 살림에 아기 셋을 키우면서 엄마는 내게 참 담담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겐 참 많은 것을 기대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내가 융통성이 있길 바랬던 거다. 난 어릴적부터 부모 걱정 시키지 않는 아이여야했고 그래서 혼자서 뭐든 해결해야 하는 아이였다. 그러다 뭔가 도움이 필요해서 손을 내밀면 부모는 내게 "애가 융통성이 없어서"란 말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아이가 융통성이 있는 것이 이상한 것인데 그땐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한 것인양 힘들어하면서 다음부터는 내가 잘 알아서 해야지 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결정과 행동이 뭔가 융통성 없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 항상 불안하고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려야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부모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맘이 남아서 부모의 특히 엄마의 주위를 맴돌았는데 엄마는 아기 셋을 돌보면서 일도 해야 하는 자기 일만으로도 너무 바쁘고 고단했다. 지금이야 이렇게 고단한 그녀를 이해하지만 그땐 많이 야속했다. 그러다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아에 그 통로를 닫고 살았다. 이제 더 이상 엄마의 지지나 인정을 받지 않아도 대략 자기 긍정을 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조금씩 주변을 두리번 거리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끔 하는 전화통화에도 난 그녀의 지지를 갈구하다 맘이 상한 날 발견할 때마다 내가 참 작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저번 일요일에 6시간 짜리 교육을 하러 나간날, 상구백도 알바로 일이 있어서 부모님 도움 받지 않고 미루를 키우겠단 다짐은 깨고 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가 먼저 집을 나서고 상구백이 엄마 올 동안 미루를 보고 있었는데 난 엄마 얼굴을 보지 않고 나온 것이 여러가지로 맘에 걸려 나가는 버스 안에서 전화를 했다. 냉동젖은 어떻게 녹여서 언제 먹여야 하고 잠은 언제 어떻게 재워야 하고 이유식은 언제 먹어야 하는 지 등등 생각나는 대로 막 떠들고는 "엄마 수고해주라"  했는데 엄마왈 "어~ 걱정하지말고 우리딸 일 잘하고 와~ 화이팅!!", "어, 엄마"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뭔가 울컥하는 것이. 그만 눈물이 나왔다. 어찌보면 가난한 딸이 돈벌러 가니 가서 도와줘야지 하셨을께다. 그래도 난 그 말이 나의 일에 대한 지지로 들렸고 그 지지가 나의 가슴에 가득찼다. 그리고 웃어버렸다. 지지의 맛은 진정 달콤했다.

 

4.

내가 그대의 지지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그대가 주저할 때, 외로워 할 때 달콤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시나 진경한테 물려 받은 신발을 신고 함 필드에 나갔다.

신발이 어색한지 계속 신발을 들려다 보다 앞으로 넘어질뻔했다.

애 신발 신겨서 나갔다 했더니 엄마왈 "애가 바로 뛸줄 알았지?"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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