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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와 한결이

산오리님의 [술마시면서 밤도 새우고...] 에 관련된 글.

우선은 산오리가 보고 싶어서 밤 10시에 불광동에 갔던 거였다.

함께 있을만한 다른 동지들은

그 이틀 전에 리베라 투쟁 1주년 기념문화제에서 만나선

술도 한잔씩 나누었기 때문에...

 

산오리 팬들이 우르르 몰려 있을 줄로만 알았는데,

웬일로 다들 일찍 가버리고 참 오뭇한 분위기였다.

1시간쯤만 술마시다가 전철을 타면

대전가는 심야우등은 탈 수 있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맘이 바뀌었다.

금요일밤의 고속버스는 일찍 매진되더라는 경험을 들면서

일산으로 2차를 가는 것에 쉽게 주동이 되고 동조도 했다.

그래서 12시쯤에는 정발산 역에 내렸던 것이다.

 

일산, 힘든 일 어려운 일 고민되는 일 있으면

여러 동지들을 찾아 밤새 술한잔 하던 곳인데,

그러던 동지 중의 한 사람이었던 산오리가

대전에서 전임자 생활을 하고부터였나,

시설안전기술공단 94일 파업도 있었고 해서

자주 들락거리기는 했는데 이전처럼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일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한결이가 보고 싶었는데, 귀신같은 산오리는

밤 늦도록 연구실에 남아있는 한결이를

라페스타 거리로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내가 뭣도 모르고 위원장 노릇을 한답시고 뛰어들었을때(96-98)

한결이는 원칙에 충실하되 유연하고 넉넉하고 성실함으로

나를 가르치고 깨우쳤고,

내가 이제는 뭣 좀 안다고 건방을 떨었을 때(2002-04)

산오리가 기본을 지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몸으로 보여주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두 동지 모두 철없는 위원장 만나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 하면 언제나 얼굴이 화끈거린다.

 

암튼, 밤 12시쯤 일산 가서

라페스타의 엄청난 심야인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새벽 5시 반쯤까지 우리 일행 다섯은

트랙백을 건 산오리 글에서처럼 열심히 놀았고-

 

대전으로 와야 하는 두 사람,

일산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고,

다시 대전역까지 오는 KTX안에서 대놓고 자고,

대전역에 세워둔 내차를 타고(앗, 음주운전!) 

아침 8시가 좀 지나서 귀가했는데,

다행히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쉬는 토요일이라서

신나라 하고 점심때가 되도록 내내 잤다.

 

일산의 한결이와 산오리에게 고맙다는 말 하려고 쓴 거였는데,

횡설수설했네요~~두 분의 사진 올려도 되지요?*^^*

 

(산오리는 모두 아실 거고, 그 옆에 한석규 닮은 미소를 가진 한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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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덥다.

총연맹 혁신위원회에 가서 주절주절 떠들어대다가 왔다.

 

혁신이라,

모든 걸 버리고 새롭게 하기로 작정하자면,

제도나 규율을 바꾼다고 유난을 떨기보다는

우리 자신들의 낡은 관념과 구태의연한 습성들을 반성하고

새롭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혁신안이라고 정리되고 있는 것이

산별노조 건설, 대의원 선거제도 개선, 비리엄단과 재정투명성 강화,

재정안정성 강화, 조직집행체계의 정비,

정책대응력과 교육문화사업 강화 따위들이다.

특히 잇따라 터진 노조 간부들의 금품수수등 비리와 관련하여

총연맹에서 단위노조 조합원까지 징계할 수 있는 규율위원회를 구성해서

비리자 제보도 받고 고발, 징계까지 하고,

간부 도덕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윤리강령을 제정하자는 대목에서는 아연했다.

혁신을 제대로 하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하면 비리가 생기겠냐,

일단 터진 비리에 대해서는 비리대응책 정도로 중집위에서 다루고,

혁신안에서는 빼자고, 몇 사람들이 지적을 했는데,

현장 토론을 거치자면서 유야무야 넘어갔다.

 

퇴근 무렵 전철은 만원인데,

영등포에서 뚝섬으로 다시 돌아왔다.

 

-국회 본회의 마침. 환노위 위원장, 노동장관, 법안심사위원장 대책숙의 중,

곧 중대발표 예정

5시쯤 지나서 이렇게 총연맹의 메시지가 왔으니

사무실에서 일단 대기하고 있기로 했다.

 

뒤늦게 밥먹으로 식당에 갔더니

에어컨은 쌩쌩한데 나 혼자 밖에 없다.

별 신명도 없이 밥을 떠먹는데

문자가 또 왔다.

 

-3자(환노위장, 노동장관, 법안소위장) 숙의후

공식발표없이 각당별 대책논의중 대기요망!

 

그래서 어쩌라고?

어차피 내일 아침 7시부터 최저임금 투쟁집회가 있으니

아예 사무실에서 대기했다가 곧바로 집회장으로 가야 하나.

 

내일은 상근자들 월급주는 날인데

총무실장이 말하기를 1천만원 정도 모자란다고 한다.

연맹비 납부현황표를 들여다보며

어느 노조에게 돈내라고 전화할까 궁리 중이다.

 

어, 조직실장이 기안문을 들고 왔다.

비정규법안 처리가 일단 6월 27일로 넘어갔으니

오늘 대기는 해제한다는 것이다.

 

그래, 툴툴거리지 말고

일이나 하다가 조용히 집으로 가자.

그리고 고속버스 첫차를 타고

아침 7시 집회로 가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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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최근 흔적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찍기만 했는데, 보내 주기로 한 동지들에게 아직 보내지 않은

사진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최근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위로부터 한꺼번에 설명을 하자면-

 

1. 정윤광 지하철노조 전위원장 - 6월 8일 중집위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인사차 오셨다.

2. 중집위원들 - 6월 8일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여부를 놓고 마지막 토론이 있었다.

3. 민주노총 중앙위 - 보건의료노조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 철회 권고 결의안을 안건으로 제출하였고, 다음 중집위(6/20)에서 다루기로 하였다. 여기에 대해서 할말이 많다. 위원장과 사무총장, 그리고 뒷모습만 보이는 수석부위원장.

4. 6월 13일 일영에서 조개를 굽는 우리 동지들, 오랜만에 신나게 먹고 열심히 뛰었다.

5-8. 족구하는 여성동지들

9. 과기노조 담당 신현광 동지와 과기노조로 옮긴 한태현 노무사 동지

10. 한태현 동지와 양경규 동지

11. 우리 연맹 상조회장과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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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 지상공방

6월 8일 이후 보건의료노조는

우리 연맹의 간담회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성명서와 공문과 기고문 등을 통하여 연일 우리 연맹을 공격하고 있다.

 

어지간하면 대응을 자제하려 하였으나

보건의료노조의 감정적인 공세가 전혀 누그러지지 않아

매일노동뉴스의 기고문에 대해서는 일단 응수를 했다.

 

앞으로 꽤나 오래 이 사안과 관련된 공방이 이어질 것이고

또 민주노총까지 이 논란이 확대될텐데,

맛보기로 우선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과

우리 연맹 나상윤 정책위원장이 주고 받은 글을 여기에 남긴다.

 



공공연맹은 '정파적' 산별운동을 하려는가
서울대병원지부 사태는 제2, 제3의 산별 파괴의 전주곡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공공연맹이 보건의료노조 서울대병원지부 가입 승인을 결정했다. 그 어떤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서 논리를 만들고 변명해도 이건 아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조직운동의 최소한 상식과 원칙, 그리고 신의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함께 탄식을 하고 있다. 위기 속의 노동운동, 정말 어디까지 가려 하는가? 다른 조직의 아픔과 갈등을 자신의 '세불리기'에 이용하는 부도덕함에 말문이 막힌다. 더구나 이런저런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된 결정을 은폐하기 위해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간에 ‘중재와 조정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다른 조직 내부 문제에 대해 중재하고 조정하겠다고 나선단 말인가?

▲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
공공연맹은 심지어 추가 탈퇴와 가맹 신청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란 없이 가맹 승인을 하겠다’고 한다. 탈퇴를 유도하는 듯한 태도에는 과연 이 조직이 그동안 함께 공공연대 활동을 함께 해 온 동지인가 하는 섬뜩함마저 느낀다. 공공연맹은 이런 결정을 하면서도 ‘노동운동의 원칙을 지키면서 더 큰 틀로 통합해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망연자실할 뿐이다.

'정파'가 산별보다 위에 있나?

공공연맹이 보건의료노조 산별협약 10장 2조 논쟁 이후 일방적 평가를 기초로 보건의료노조 집행부를 비판하고 공공연하게 규약과 규율을 어긴 서울대병원지부 가입을 승인한 것은 결국 '정파적' 산별운동을 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대중적 산별운동의 원칙보다는 자신들의 주의 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면 다 받아들여 세를 불려가겠다는 것이다. 대중적 산별운동의 위기다. 자주적 노동운동의 위기다.

사람들은 이번 일을 두고 '또 시끄럽겠구나'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 '강 건너 불 구경 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번 일이 노동운동의 대의에 따라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서울대병원'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복수노조시대를 앞두고 조직관할권을 둘러싼 갈등의 전주곡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총 차원에서 조직 상호간의 분명한 조정과 나아가 올바른 조직운동의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 이런 정지작업이 없다면 한국적 상황에서는 '민주-어용' 구도의 복수노조만이 아니라 정파 중심의 복수노조까지 생겨 복수노조시대 초기 당분간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앞으로는 집행부가 문제 있다는 주장만으로 단결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대중조직의 민주적 논의구조에 불복하는 조직들이 새로운 조직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대중운동을 교란시키고 계급적 노동운동의 토대를 허물어뜨릴 것이다. 이는 단지 산별구획 정리의 문제가 아니라 자주적 대중운동, 계급적 노동운동의 원칙에 관한 문제다.

우리가 함께 만든 산별규약이 먼저냐, 정권과 자본이 만든 노동악법이 먼저냐

이번 승인은 몇가지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조직의 자주성을 완전 무시한 것으로 조직 상호간 신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훼손이다.

서울대병원지부의 문제는 전적으로 보건의료노조 내부의 문제다. 다들 알고있는 것처럼 작년 산별합의 이후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보건의료노조 내부에서 해당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민주주의 토론절차를 통해 풀어갈 문제다. 그리고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평소 잘하지’ 라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 누군가 보건의료노조가 잘했으면 탈퇴 등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문제의 원인을 보건의료노조로 떠넘기며 가입 승인결정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내부갈등에 끼어들기식으로 개입하고 급기야는 '조직 빼가기'식, '땅따먹기'식의 조직사업이 된다면 민주노총 내부의 단결과 연대의 기풍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조직의 선택권은 전적으로 조합원에게 있지만 최소한 상호간 조정과 연대의 원칙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우리 스스로가 만든 규약에 대한 위반이자 산별운동에 대한 원심력 확대다.

그동안 산별운동을 먼저 고민해온 조직들은 집단탈퇴가 명백하게 산별운동의 후퇴를 의미하기 때문에 금속노조와 과기노조 등 모든 산별노조의 규약은 개별탈퇴만 인정하지 집단조직탈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집단조직탈퇴의 유효 여부를 묻는 보건의료노조의 질의서에 대해 금속연맹 법률원은 "무효"라고 회신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이 자본과 정권에 투항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만든 민주노조운동의 산별규약이 아닌 정권과 자본이 만든 노동악법에 의해 기업별노조를 승인 받고, 그것을 기초로 다른 연맹에 가입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이미 산별노조 집단탈퇴 등 조직적 문제가 다른 산별노조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산별운동에 대한 분명한 원칙정립이 필요하다.

세째, 이번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 가입 승인은 일회적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많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지금은 그 결정이 보건의료노조의 심장에 비수를 꽂지만 결국 그것은 공공연맹, 나아가 노동운동 전체에 똑같이 되돌아 갈 것 이다. 규약과 규율을 어기고 탈퇴해도 다른 조직에서 받아주는, 악순환과 이합집산이 되풀이될 것이다.

산별운동의 기본 구획은 원칙없이 일부 지도부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널뛰기를 할 것이다. 산하 조직들은 민주주의적 토론보다는 상급단체와 탈퇴를 무기로 교섭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며, 민주적 절차와 결정은 무시되고 정파적 이해관계만 가득할 것이다.

'1대5'의 싸움을 해야 하는 2005년 보건의료 산별교섭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은 단지 즉자적 분노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결정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 산별운동을 어떻게 파탄내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 이번 결정이 현실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직시해야한다. 이번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지부가 추가 산별탈퇴공고를 내고, 사측은 더욱더 개별탈퇴공작으로 산별노조를 흔들고 있다. 산별교섭을 거부하고 개별교섭을 하자고 회유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05 보건의료 산별교섭은 마치 '1대5'의 싸움이다. 일부 조직의 산별운동에 대한 원심력, 공공연맹의 가입 승인과 추가탈퇴 유도, 사측의 산별노조 탈퇴공세와 산별교섭 거부, 정부의 반산별적 반노동자적 정책기조, 노동운동에 대해 불리한 사회적 여론….

하지만 우리는 이런 모습에 비난만 하고 한탄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분노는 단지 공공연맹으로 향하는 게 아니라 탄압하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진정한 산별운동을 위해 내부 단결과 연대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다. 산별의 힘으로, 현장의 힘으로 어려움을 돌파할 것이다. 사이비 산별운동, 정파적 산별운동이 아니라 대중적 산별운동의 기치 아래 더 단결하여 당면한 산별 사용자단체 구성과 5대 산별협약 쟁취를 위해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그리하여 실천과정에서 공공연맹의 이번 결정이 얼마나 ‘소탐대실’ 인지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지난 98년 산별노조를 최초로 만들면서 수많은 토론을 거치면서 ‘우리는 이렇게 다르구나’ 를 깨닫고 서로의 차이를 딛고 크게 하나되는 질적 전환을 가져 왔다. 그리고 우리는 2004년 역사적인 산별총파업과 산별교섭을 거치면서 또 한번 ‘우리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깨달음 속에 더 큰 단결과 전진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98년 토론을 통해 확인된 차이를 모아 하나의 산별노조를 만들었듯이 2004년 산별교섭에서 나타난 또하나의 차이를 딛고 진정한 산별교섭을 쟁취하면서 노동운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공공연맹은 자신의 원칙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공공연맹이 보내온 공문 제목에 이런 문구가 눈에 띈다.

‘하나되는 연대, 책임지는 투쟁, 혁신하는 연맹’

공공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를 승인한 것이 6월22일 쟁의조정신청을 앞둔 보건의료노조 투쟁에 어떻게 찬물을 끼얹게 되는지 그런 결정이 스스로 내세운 ‘연대, 책임, 혁신’ 에 어떻게 합당한지 답변해야 한다.

진정한 산별운동을 위해 산별노조를 탈퇴한 서울대병원지부와 노동운동의 원칙을 세우면서 공공대산별을 지향하는 공공연맹의 새로운 만남이 과연 어떠한 산별운동을 전개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어떤 규약을 가지고 산별적 단결과 규율, 민주주의를 실천할지 궁금하다.

말의 잔치, 주장의 홍수 속에 노동운동의 진정성이 새삼 그리워진다.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우리 노동운동 내부에서의 조직정의와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본다.

우리가 우울한 것은 공공연맹이 서울대병원지부 가입을 승인한 것 때문이 아니다. 단지 우리 노조의 한 지부를 빼앗겼다는 그런 소아병적인 차원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뭔가를 자꾸 잃어가고 있다는 게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동지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운동 승리의 희망을 함께 안고, 같이 가야 할 때가 아닌가.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  2005-06-15 오전 8:39:40  입력    ⓒ매일노동뉴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실장 <기고>에 대한 나상윤 공공연맹 정책위원장의 반론
올바른 산별운동을 위한 생산적 논쟁을 시작하자!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봐서야
평소 정책담당자로 함께 활동을 해 온 이주호 정책실장의 기고문에 대한 반론을 쓰게 돼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과도함을 넘어 흑백논리로 비난해서야

“건강한 비판을 하되 악의적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하며, 사실규명은 하되 거짓 매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해야 할 동지이기에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성, 동지애를 지켜주기 바란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공공연맹에 가입신청을 하자 지난 4월6일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성명서의 한 구절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6월9일자 보건의료노조의 성명서와 6월14일자 매일노동뉴스에 게재된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기획실장의 기고문은 위의 문구와 너무 달라 우리 연맹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사실조차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성, 동지애’를 찾아보기 어렵다. 공공연맹의 ‘결정내용’과 ‘결정까지의 과정’은 모두 삭제되고 오로지 ‘결과’만을 놓고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정파적 산별’ 이니 ‘땅따먹기’니 하는 극한 용어마저 등장하고 있다.

사실관계를 편의적으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는 4월1일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고 우리 연맹에 가맹신청서를 냈다. 우리 연맹은 4월6일 중집위에서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되 안건처리조차 하지 않았으며, 4월13일 개최된 중집위에서는 논란의 당사자인 보건의료노조 및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한 이후 연맹의 입장을 결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이를 위해 우리 연맹은 수차례 공문을 통해 양측의 화해를 촉구하기도 하였고, 보건의료노조가 우리연맹 가입을 반대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를 묻기도 했다. 또한 5월4일에는 양쪽 집행부 간의 간담회가 있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가맹승인을 하지 말 것과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며, 공공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와의 관계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과 이를 위해 5월말까지는 가맹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 리고 이 과정에서 양 조직 위원장 그리고 사무처장 사이에 수차례의 접촉과 대화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 연맹은 총연맹에 대해서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화해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였다.

공공연맹의 규약 제8조는 “연맹에 가맹하고자 하는 노동조합과 그에 준하는 조직은 소정의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 중앙집행위원회의 의결로 가입이 승인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가입여부를 중집위에서 심의하지 않으면 이것은 연맹규약 위반이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고민 때문에 70여일의 시간을 가지고 5차례의 보고와 토론을 통해서 가입을 최종 결정을 하였다.

여기까지가 있는 그대로의 건조한 '사실'(fact)이다. 사실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은 다를 수 있지만 사실 자체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몇가지 쟁점에 대해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보건의료노조 성명서와 기고문에서 제기된 지점은 대체로 다음의 것들이다. 우선, 집단탈퇴를 인정하지 않는 산별규약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별노조에서 산업·업종별연맹으로, 연맹에서 산별노조로, 소산별노조에서 대산별노조로 발전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와 지향점을 무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별노조에서 집단탈퇴가 인정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산별노조 건설운동에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은 기업별지부를 골간으로 해온 한국 산별운동의 특수성을 아예 무시하거나 운동이 단선적으로 발전한다는 단계론적 발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또한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규약이 조직형태 변경에 대해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고 있으며, 과거 다른 병원조직이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분리되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조합원들의 단결권, 상급단체에 대한 선택의 권리를 부정하는 논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 2,200여 조합원들의 결정은 산별노조운동을 후퇴시키기 위해 기업별노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산별노조운동에 대한 그리고 조직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정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며 ‘조합원을 대상화’하는 것이다.

‘공공연맹이 민주노총의 조정을 거부하였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오히려 우리 연맹이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신청 직후부터 보건의료노조와의 중재 및 화해를 적극 요청하였다.

다만 조정과 중재의 대상이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하고자 한다. 그것은 보건의료노조가 지적하듯이 특정 조직에 대한 ‘땅따먹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주성을 무시했다’는 주장도 동일한 주장에 불과하며 그런 논리라면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자주성은 왜 부정하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연맹은 조직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타 연맹의 관할 조직을 빼앗아 오거나 가입을 유도해본 적이 없다. 10만 조합원이 함께 하는 공공연맹이 조합원 숫자 조금 더 늘리자고 땅따먹기 할 만큼 소아적이지 않다. 오히려 우리 연맹은 타 연맹이 관할하기 어려운 조직을 책임 맡아서 지원 지도하여 왔으며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다른 지부의 탈퇴를 유도하는 결정을 하고 있으며, 조직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을 결의하고 있는 또다른 조직이 확인되는 조건에서 이를 중지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다른 조직에 대해서 가맹승인을 유보하겠다고 한 것을 일방적으로 폄하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악순환과 이합집산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제대로 세우고 기풍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장해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결자해지 해야 한다

우리 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입신청 후 70여일간의 5차례의 격론과 진통을 겪으면서 중집위(6월8일) 결정사항 7호 중 1호로 “최선의 방안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가 그동안의 갈등을 서로 치유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계속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굳이 사회공공성강화와 공공대산별노조 건설의 길에서 만나야 한다는 점이 아니더라도 민주노조운동을 함께 열어가는 동지로서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결정하면서도 마지막 기회를 가지도록 하기 위해 중재단을 구성했다. 두 당사자 간의 직접 대화가 전혀 안 되는 조건에서 우리 연맹이 중재역할을 다시 한번 해보자는 고민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이를 거부하였다.

산별노조 건설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조직적 무기이며 수단이다

이 시점에서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은 도대체 무엇이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고 산별운동의 본령인가 하는 것이다. 87년 민주노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산별노조 건설은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산별노조 건설 자체가 운동의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계급적 관점을 명확히 하고 한국사회를 변혁하기 위해서는 정치세력화와 산별노조 건설이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에서 민주노조운동은 그것을 강조해 왔던 것이다. 즉 산별노조 건설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투쟁을 위한 조직적 무기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산별노조 건설운동은 이러한 원칙을 충분하게 실현하지 못했다. 그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점에서 우리 노동자들의 시야가 좁았던 측면도 있었겠지만, 기업별노조체제의 관성과 저항 그리고 현실적인 타협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였다.

굽은 쇠를 바로 펴기 위해서는 반대쪽으로 더 강하게 휘어야 하듯이 기업별체제의 관성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무늬만 산별’이라도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강조’가 나름대로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산별노조를 건설하고자 하는 후발주자들은 선구자들의 경험을 통해서 그러한 시행착오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건너뛸 수 있게 되었다.

‘산별파업’과 ‘산별교섭’의 실현 그리고 ‘산별협약’의 쟁취! 기업별체제를 근거로 하고 있는 우리의 노동조합운동의 현실에서 그 의의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입장에서 이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성과는 성과대로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그것도 하향평준화를 초래함으로써 산별운동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10장 2조’의 문제와 사실상 조직징계의 의미를 갖는 지부장 제명으로 드러난 ‘조직민주주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다면 산별노조 건설운동은 중대한 장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기준협약이 되어야 할 산별협약이 최고기준이 됨으로써 하향평준화 될 수밖에 없고, 이것을 이유로 산별노조 건설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과연 ?ʼn?책임질 것인가? 또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를 근거로, 다수라는 것에만 의존해 더 높은 민주주의·내용적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제명’이라는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과연 산별에서 실현되는 조직민주주의의 실체인가?

정말로 생산적인 논쟁이 되었으면 한다

가맹승인이라는 결정사항만 본다면 보건의료노조가 느끼는 서운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간혹 과도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준은 양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지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연맹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었으면 한다.

우리 연맹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건의료노조 내부의 문제로 인하여 우리 연맹 또한 조직 내적으로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 연맹은 오히려 피해자임에도 어느날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특히 ‘주홍글씨’를 공공연맹에게 새기려는 보건의료노조 집행부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공공연맹이 똑같이 감정적 대응과 언사를 한다면 운동적인 논쟁, 생산적인 논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논쟁은 얼마든지 하자. 논쟁을 통해 민주노조운동의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논쟁은 누가 이기고 지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산별협약, 조직구획, 조직민주주의, 복수노조 등 산별운동에 있어서 주요 쟁점이 될 만한 것들을 묶어서 민주노조운동 전체로 확산해보자. 아마도 그것은 올바른 산별건설의 밑거름이 될 것이며, 민주노조운동의 질적 수준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온갖 감정적 언사와 격한 표현을 동원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논쟁이 되기 어렵다. 비록 서운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하더라도 한 발 물러서서 논쟁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나상윤 공공연맹 정책위원장  2005-06-17 오전 8:41:51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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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간부와 설전을...

그저께 다른 일로 민주노총 어떤 간부에게 전화를 했다.

내 용건을 끝냈는데,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뭐냐고 했더니, 서울대병원지부노조에 관한 거란다.

얘기해보라고 했더니 요지가 이렇다.

 

총연맹 제4차 중앙위원회(6/10)에서 보건의료노조가 기타안건을 제출했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민주노총 내부의 조직간 분쟁에 관한 사항은 중집위에서 다룰 사안이니까 중집위로 넘기자고 이수호 위원장이 제안했고 보건의료노조가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중앙위에서는 일단 넘어갔다. 20일부터 비정규개악법안 저지와 권리보장입법 쟁취를 위한 투쟁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20일 오후에 민주노총 중집위에서 투쟁현안을 제쳐놓고 서울대병원건을 다룰 수는 없다. 그러니까 민주노총 중집위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와 관련된 결정을 하기 전까지 우리 연맹 중집위 결정으로 6월 20일 18시에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처리하기로 한 것을 늦추어달라는 거다.

 

-그게 어디서 결정한 겁니까?

=상집위에서 결정했어요.

-연맹의 가맹 승인건은 연맹 중집위에서 결정할 사안인데 총연맹 상집위에서 그걸 어떻게 결정해요?

=조직간의 분쟁이 있으면 총연맹 중집위에서 다룰 수 있고 중집위가 20일 이전에 결정내기 어려운 상황이니까 그 때까지 연기해 달라는 것이죠.

-우리 중집위는 이미 결정이 끝났는데 어떻게 연기합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요청하는 거 아닙니까?

-아니 그게 위원장이나 사무처장이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닌데요.

=총연맹의 고민을 이해한다면 좀 노력해 줄 수 있지 않습니까?

-노력해서 될 게 있고 안될게 있지 그게 될 말입니까?

=그러면 공공연맹은 이미 결정 끝났으니까 총연맹이 뭐라고 결정하든 막무가내로 밀어부칠 작정입니까?

-70여일 고민할 때 노력을 하셨어야죠.

 

설왕설래, 갑론을박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어제 저녁 무렵에 다시 전화가 왔다.

공공연맹이 결정을 잘못한거다, 서울대병원 문제가 앞으로 얼마나 심각하게 문제가 될지 아느냐, 그러니까 좀 늦춰라, 이런 식으로 그저께 하던 얘기가 반복되었다.

우리 연맹이 얼마나 고민하고 얼마나 열심히 토론해서 내린 결정인데 그렇게 얘기하지 말아라, 총연맹 상집위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거다, 중집위도 아니고 말이지, 앞으로 분쟁만 생기면 모두 총연맹에서 정리할 거냐, 하고 나도 맞섰다.

 

얘기가 길어지고 내가 끝내 총연맹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결국 하는 얘기가, 일단 공문을 하나 보내겠노라고 했다. 보내라고 했다. 곧바로 팩스로 공문이 하나 날아들었다. 그 공문의 내용과 우리 연맹의 답변을 (점심밥먹고 와서) 여기에 첨부하기로 한다.

 

 



<앞에 붙은 사족>

일전에, 보건의료노조에 보낸 공문 초안을 이 블로그에 올렸고, 그것을 프로메테우스 기자가 기사에 첨부한 적이 있다. 5월 4일에 보건의료노조 임원들과 간담회를 하는데, 어떻게 조직간에 오간 문서를 외부에 유출할 수 있느냐고 막 따지더라. 아니 공문서라는 것은 특별히 비밀을 요하지 않는 한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답했다. 어디 공문 뿐이랴, 회계관련서류든 그 무엇이든 노동조합 조직의 모든 활동과 관련한 기록 일체는 원하는 누구에게나(자본과 권력기관을 제외하고)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설령 그것이 나와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지라도.

 

<민주노총 공문>

문서번호: 민주사무처 .....호

시행일자: 2005. 6. 15

수      신: 공공연맹 위원장

참      조: 사무처장

제      목: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공공연맹 가입 승인에 따른 협조 요청 건

 

              1.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위해 전면투쟁을 준비하고 계시는 귀 조직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 6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위원회가 비정규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므로써 입법쟁취투쟁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고, 비리사건 등응로 민주노조 운동이 최대의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 내부의 조직간 분쟁은 당면투쟁과 민주노총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것입니다.

 

              3. 제4차 중앙위원회에 기타안건으로 제출된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 철회 건'은 규약 제24조 중앙집행위원회으 기능 5항(조직관할범위 등 조직간 분쟁 처리)에 따라 차기 중앙집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되었습니다. 조직간 갈등이 커지면 비정규입법쟁취투쟁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아래 6월 14일 열린 민주노총 제19차 상임집행위원회에서는 공공연맹이 6월 20일까지 제시한 중재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최소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이 나기전까지는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 승인을 보류하도록 권고한다'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4. 귀 조직의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므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비정규법안투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위원장의 결단 또는 조직의 결정으로 민주노총 상임집행위원회의 결정사항을 받아들여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 수 호(직인)

 

<우리 연맹 회신 공문>

문서번호:  ...........호

시행일자: 2005. 6. 17.

수      신: 민주노총 위원장

참      조: 사무총장

제      목: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입승인 보류 요청에 대한 회신' 건

 

              1.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최선을 다해 파업투쟁을 조직하고 있는 총연맹에 경의를 표합니다.

 

              2. 여러 가지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연대와 단결'을 중요시하는 민주노조 운동에서 보건의료노조와 우리 연맹이 조직적 갈등을 빚고 있음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총파업투쟁을 앞두고 이러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 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와 보건의료노조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나아가 총 연맹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연맹과 우리 연맹의 노력은 결실을 얻지 못했고, 결국 우리 연맹은 규약에 의거하여 이 문제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 이런 측면에서 총연맹이 제19차 상임집행위원회의 권고 결정(이하 "총연맹 권고")에 근거하여 이와 관련된 공문(민주사무처 1101-367호)을 우리 연맹에 보낸 저간의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총연맹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가맹조직의 규율과 질서를 더욱 어지럽히는 처사입니다. 첫째, 위원장의 결단으로 중집위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총연맹은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우리 연맹에서는 위원장의 결단으로 중집위에서 결정된 사항을 번복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 우리 연맹이 이 문제로 70여일 동안 5번의 중집위를 개최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음을 조금이나마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4. 더욱이 총연맹 권고는 총연맹 규약 제26조를 볼 때도 맞지 않습니다. 규약에 따르면 상임집행위원회는  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 중앙집행위원회의 수임사항을 집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총연맹 제4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사안에 대해서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처리하고자 한다면 중앙집행위원회의 위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임집행위원회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 승인의 건에 대하여 결정을 내린 것은 조직적 질서에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5. 우리 연맹은 총연맹 권고를 비정규법안 투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고심에 찬 권고로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조직간의 분쟁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에 대하여 총연맹이 특정한 입장에 편향되어 있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승인 건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우리 연맹 중집위에서의 논의의 핵심은 가맹승인이냐 불승인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즉각적인 가맹승인이냐 아니면 일정기간 유보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는데, 총연맹 권고는 사실상 이 사안에 대하여 일정한 편향을 갖고 유보하자는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연맹은 이 사안과 관련하여 총연맹이 앞으로 과연 중립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6. 우리 연맹은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자계급의 미래가 걸린 비정규직 철폐와 비정규보호입법 쟁취를 위한 투쟁을 회피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보건의료노조 또한 그럴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 연맹은 앞으로도 전체 노동자의 연대와 단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총연맹이 우리 연맹이 처한 여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을 총연맹과 같은 심정으로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양 경 규 (직인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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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놀기

연맹으로 출근한지 어느새 여섯달째,

첩첩이 산중으로 일과 투쟁이 이어지니

동지들이랍시고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시간이라고는

회의시간밖에 없다.

 

임원과 사무처로 구성된 상조회에서

사람이 들고 나는 것을 챙겨서 모임을 갖기도 하는데,

1월 31일엔가 환송회/환영회를 빙자하여 회식 한번 한 것을 빼면

다함께 놀아 본 기억이 도무지 없다.

 

그래도 끼리끼리는 가끔 술도 마시고 노래방에도 가기는 가지.

임원 8명은 최대 7명 모여서 밥 먹고 술마신 일이 세번 있었고,

수습이며 훈련까지 포함해서 12명이나 되는 조직실은

날마다 집회며 현장 챙기느라 정신없는 가운데 가끔은

자체적으로 술자리도 갖고 회식도 하고,

5명의 정책기획실은 여성이 3명이나 되어 그런가

술보다는 도란도란 얘기하며 즐기는 분위기.

 

가끔은 실별로 모임을 갖는 교육선전실(5명)에다가

우스개로 기타실로 부르는 미조직비정규실(3명 중 1명 연수휴가),

대외협력실(2명), 총무실(1명)을 합치고

지역본부장 6명과 지역본부 상근자 5명(1명은 조직실 훈련중)까지

모두 다하면 얼추 50명 가까운 대식구가 되고,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은 일년에 두번쯤 되겠다

-바로 상집수련회, 회의가 1박 2일로 주구장창 이어지는...

 

그래서 오래 전부터

한나절이라도 야외로 나가서 공도 차고 뛰기도 하고

술도 마시며 놀자고 제안하고 별러 왔는데,

일정만 잡아놓으면 집회 일정이 전해지거나

긴박한 투쟁지침이 전달되어 그냥 무기한 연기하기를 여러 번.

 

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8시 임원회의에서 계획을 얘기하고

10시 상집회의(임원-사무처회의) 시작하자마자

오늘 회의 끝나면 무조건 나가서 놀기로 했다고 내질렀다.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구파발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영,

장자원가든이라고 했던가, 축구장, 족구장 등 운동장이

다양하고 넓직하게 갖춰진 곳에 오후 3시쯤 우리는 모였다.

 

상조회에서는 그새 수산시장에 가서

갖가지 조개류들을 사다가 불 위에 올렸고

삼겹살에 큰 새우도 안주거리로 넉넉했다.

한쪽에서는 연신 족구 시합이 벌어지고

나중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두 패로 나뉘어

발야구에 축구까지 경합을 벌이며 원없이 뛰었겠다.

 

소백산맥(소주+백세주+산사춘+맥주)이라는 요상한 것을

가는 동지 오는 동지들에게 퍼부어대고

노래와 율동과 기타와 춤이

박수와 환호로 흐드러지던 시간에는

까만 하늘에 반달 하나 가냘프게 걸렸었다.

 

막차를 놓칠세라 술김에 또 뜀박질을 숨차게 했지만

경쾌한 한나절이었으니,

그래, 일년에 두번이라도 이러고 놀면서

가쁜 숨결 서로 느끼고 땀도 뒤섞어 보아야

술집과 노래방의 끈적거림과는 다른 정이 들지 않겠나.

 

저마다 다시 힘차게 일과 투쟁 모드로 되돌아온 오늘,

오전 일과 순식간에 지나버리고

몇 동지들과 어울려 간 식당에서

호박잎쌈과 된장과 멸치등속을 잘 버무려 조린 쌈장을 만나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6월 하순까지

주로 투쟁일정으로 빼곡한 일정표가 앞에 있어도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건으로 니편내편의 공방들이

게시판 여기저기 지뢰밭처럼 널려 있어도

큰숨 들이쉴 때 코끝을 간지르는 티끌 정도로 봐 주자.

 

(그렇다고, 책상 가득 쌓인 이 파일더미들을

누가 대신 치워주지는 않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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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성명서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관련 기사 2건] 에 관련된 글.

어제 회의 끝나고 나서

보건의료노조에 우리 연맹 중집위의 <결정사항>을 팩스로 보냈다.

 

오늘 오전이면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듯하여

보건의료노조 홈페이지를 틈틈이 들어갔는데

먼저 매일노동뉴스의 기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척 센 성명서가 나왔다면서

몇 가지 내용을 읽어주고서는 내 입장을 말해달라고 했다.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지만,

보건의료노조에 최소한의 예의를 잃지는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의 성명서는 다른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아주 무례하고도 억지스런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네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감정적인 대응을 할 일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이런 대응이 서울대병원지부를 이탈하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단, 첨부된 성명서 내용을 보시라.

기자에게는 한 20분 이상 조목조목 힘주어 말했던

내 의견은 오늘 밤에나 시간이 나면 써올리겠다.

 

참, 내게 들어온 팩스의 편집 짜임새로 봐서는

내일 아침에

매일노동뉴스에 이 성명서가 아마 광고로 실릴 듯하다.

 

진짜로 전쟁을 하자는 것이냐-

비극, 웃기는 비극이로다.

 



        산별운동을 후퇴시키고, 민주노조운동을 분열시키겠다는 것인가?
               공공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을 철회하라!

보건의료노조의 강력한 반대와 신중한 판단요청에도 불구하고 결국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공공연맹)은 2005년 6월 8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을 승인하였다.
우리는 공공연맹의 이 결정이 산별노조운동의 발전에 역행하고, 민주노조운동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결정임을 분명히 지적하며,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승인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우리는 그동안 서울대병원지부 보건의료노조탈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혀왔다.


첫째, 서울대병원지부의 보건의료노조 탈퇴는 민주노조운동이 총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는  산별노조 건설과 산별노조 발전에 역행하여 기업별노조로 회귀하는 잘못된 결정이다.
둘째, 개별탈퇴만 인정할 뿐 집단탈퇴를 허용하지 않는 보건의료노조의 규약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는 효력이 없고, 여전히 보건의료노조 소속이다.
셋째,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하기로 결정한 서울대병원지부를 포용하고, 복귀하여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간담회 추진, 서울대병원지부의 복귀방안 마련 등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한다.
넷째, 특정지부가 자체 결의로 기업별노조 전환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노조법 시행령 제7조는 산별노조를 무력화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법률적 검토와 제도개선투쟁을 전개한다.

그러나, 공공연맹은 이러한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였다.
어떻게 조직의 규약·규율을 위반하여 산별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노조로 회귀한 노조를 가맹승인할 수 있는가?
어떻게 여전히 보건의료노조 소속이자 병원노련 소속인 서울대병원지부를 어떻게 가맹승인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서울대병원지부와 함께 하기 위한 보건의료노조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무시할 수 있는가?
어떻게 산별노조의 규약과 원칙보다 정부와 자본이 만든 노동법의 독소조항을 더 존중할 수 있는가?

우리는 산별운동의 역사에 심각한 오점을 남기고, 민주노조운동에 심대한 파장을 가져올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 결정과 관련하여 4만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의 분노를 담아 공공연맹에 묻고자 한다.

첫째, 공공연맹은 집단탈퇴를 인정하지 않는 산별노조의 규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과기노조와 금속노조를 보더라도 산별노조에서 집단탈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산별노조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기업별지부나 분회가 전체 조직의 결정을 거부하고 집단탈퇴를 결의하는 비슷한 사례가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노조법 시행령 제7조의 독소적 내용은 폐기되어야 하고, 산별노조 산하 지부나 분회의 집단탈퇴는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금속연맹 법률원과 진보적 법조인·법학자들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둘째, 공공연맹은 기업별노조에서 산업·업종별 연맹으로, 연맹에서 산별노조로, 소산별노조에서 대산별노조로 발전하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와 지향점을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더군다나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은 공공대산별노조를 지향하면서 <공공연대>를 만들어 함께 활동해왔고, 연대활동·연대투쟁을 전개해왔는데, 공공연맹은 연대조직간의 신뢰와 의리를 저버리고, 보건의료노조의 조직분열과 공공대산별노조를 향한 공동연대전선을 파탄내겠다는 것인가?

셋째, 공공연맹은 보건의료노조는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공공연맹 가맹승인요청을 한 것과 관련하여 산별노조운동의 원칙과 전망, 민주노조운동의 구획정리와 통일단결에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므로 민주노총에 조정을 요청하였지만, 공공연맹은 민주노총의 조정을 거부하였다. 공공연맹은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논의와 결정에 의거하여 활동하지 않고 '자기 조직 키우기 경쟁' 소위 '땅따먹기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인가?
결국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은 '자기 조직이기주의'를 앞세워 산별노조운동과 민주노조운동의 발전방향을 거스르는 잘못된 결정이다. 그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공공연맹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공공연맹은 6월 8일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을 승인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재단을 구성하여 6월 20일까지 보건의료노조·서울대병원지부노조·공공연맹 간의 간담회를 열어 화해와 조정을 하되, 화해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6월 20일 18:00에 가맹된 것으로 처리한다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공공연맹 스스로의 잘못된 결정을 면피하기 위한 형식적 수순밟기일 뿐이며, 기만적인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공공연맹은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에 대한 화해와 조정의 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조정하겠다는 것인가? 지금 공공연맹이 해야할 일은 6월 8일 중앙집행위원회의 잘못된 결정을 전면 철회하고, 보건의료노조 소속 서울대병원지부가 산별활동에 복귀하여 활동하도록 가맹신청을 반려하는 일이다.

공공연맹은 6월 8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를 가맹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사업장노조의 가맹신청이 있을 경우 2005년 산별교섭이 완결되는 시기까지는 가맹심의를 유보하되 논란없이 가맹승인처리하겠다"고 결정했다.
이것은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에 이어 보건의료노조내 다른 지부의 탈퇴를 유도하는 결정으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조직분열책이다. 어떻게 공공연맹이 보건의료노조 내 조직이탈을 부추기는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가? 공공연맹은 보건의료노조를 분열·와해하고자 하는가?
공공연맹은 최근 전체 간부회의를 열어 산별노조 건설을 결의하였다. 98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연맹조직을 산별노조로 조직전환하여 산별노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운동을 분열·와해시키면서 산별노조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이율배반이며, 산별운동에서 극복해야 할 분열주의·조직이기주의의 전형적인 태도가 아닌가?

우리는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연대, 양심과 도덕마저 팽개친 채 산별노조운동의 후퇴와 민주노조운동의 분열을 초래하는 공공연맹의 6월 8일 중앙집행위원회 결정사항을 전면 철회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또한,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맹을 승인하고 보건의료노조 내 다른 지부의 이탈을 부추기는 행위가 가져올 심각한 후과에 대해 분명히 책임질 것을 경고한다.

우리는 2005년 산별교섭을 파탄내고, 산별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정부와 병원 사용자측에 맞서 산별노조를 사수하고, 산별교섭의 정착과 산별노조의 발전을 위해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산별노조를 무력화하는 노조법 시행령 제7조 독소조항 폐기를 위한 법·제도개선투쟁과 함께 산별운동의 원칙확립과 전진을 위해 민주노총내 공식 안건제기 등 전 조직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다.

지금 병원 사용자측이 서울대병원지부의 보건의료노조 탈퇴를 계기로 2년차 산별교섭을 파탄내고, 산별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승인이 병원 사용자측에 얼마나 큰 힘을 실어줄 것인지,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전선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공공연맹은 직시하라!
공공연맹은 자기조직 이기주의, 조직분열주의의 길로 가지 말고 연대와 단결에 기반한 순수한 민주노조운동의 길, 올바른 산별운동의 길로 전진하라!


                                               2005년 6월 9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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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지부노조 관련 기사 3건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맹 논란 마무리] 에 관련된 글.

 

 

우선, 프로메테우스(www.prometheus.co.kr)에 실린 기사 2건-

2005. 06. 08 18:31  
공공연맹, 사실상 서울대병원 가입 승인
20일까지 중재 뒤 가맹 승인키로…타 사업장 가입은 보건 산별교섭 이후로
정청천 기자 메일보내기

민주노총 공공연맹(위원장 양경규)이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한 서울대병원지부의 가입을 사실상 승인했다.

 

공공연맹은 8일 중앙집행위를 통해 20일까지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지부 간의 화해를 시도하고,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날 오후6시를 기해 가입을 승인키로 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의 지난 1년여의 갈등관계를 고려하면, 화해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재단은 박정규 수석부위원장을 단장으로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간의 간담회를 개최키로 했다.

 

공공연맹은 또 서울대병원지부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 대해서는 올해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이 완료될 때까지는 가맹심의를 유보하고, 이후에는 가맹을 승인키로 했다.

 

7시간여의 마라톤 회의 후 공공연맹은 이같이 결정하고 "보건의료노조가 우리의 노력과 신중한 결정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며 "가맹이 승인된다 하더라도 향후 서울대병원지부와의 갈등을 치유하고 하나가 되려는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공연맹은 또 "그 과정에서 공공연맹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함께 할 것이며 이러한 결정으로 양 조직 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이 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공연맹은 향후 노동운동의 원칙을 지키면서 보다 큰 틀로 통합해 갈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2005. 06. 08 20:57  
서울대병원지부 사태, 민주노총 ‘뜨거운 감자’로
사실상 공공연맹 가입...산별원칙, 가맹조직 재정비 등 논란 불러올 듯
정청천 기자 메일보내기

1년여간의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 간의 논란,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와 공공연맹 가입신청 등 가맹 업종문제가 민주노총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공연맹은 8일 20일까지의 중재노력 이후 서울대병원지부를 가입시키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공공연맹은 이날 7시간여의 중앙집행위를 통해 △서울대병원지부의 가맹승인 △20일까지 중재 노력 △중재 실패의 경우 20일 18시부 가맹 처리 △다른 사업장의 가입신청은 올해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완료이후로 유보 △산별교섭 이후 원칙적 가입승인 등을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부터의 산별협약 10장2조 논란, 보건의료노조의 서울대병원지부장 징계,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 등도 일단락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4월1일 서울대지부의 가입신청 이후 70여일 만에 공공연맹이 마침표를 찍었다.

 

총연맹 차원으로 논란 확산될 듯

하지만 공공연맹과 보건의료노조 간의 미묘한 입장차이가 총연맹 차원의 산별 재정립, 가맹단체에 대한 원칙 확립 요구로 이어지는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공연맹과 보건의료노조와의 관계 설정에 파열음이 예상된다. 또 대산별 방침을 정하고 있는 총연맹으로서도 논란 조정자 역할론도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연맹의 이날 조건부 가입 결정은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 가운데 서울대지부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내부의 징계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부분이다.

 

회의 직후 공공연맹은 결정사항을 통해 "보건의료노조가 우리의 노력과 신중한 결정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며 "가맹이 승인된다 하더라도 향후 서울대병원지부와의 갈등을 치유하고 하나가 되려는 노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일종의 양해형식을 취했다.

 

또 "그 과정에서 공공연맹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함께 할 것이며 이러한 결정으로 양 조직간의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이 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공공연맹은 향후 노동운동의 원칙을 지키면서 보다 큰 틀로 통합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중재단, 실효성 없어...일부 국립대병원지부 가입 기정사실화

이에 따라 공공연맹은 20일까지 수석부위원장을 단장으로 중재단을 구성,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지부의 화해에 나선다.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0개월간의 갈등이 열흘 남짓의 중재로 풀릴 가능성은 없다는 것.  공공연맹이 보건의료노조를 고려하는 유화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공공연맹은 또 서울대지부와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는 올해 산별교섭이 완료된 이후에 가입을 승인하기로 했다. 현재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부분이다. 반면, 공공연하게 나도는 국립대병원 몇몇 지부의 가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그 시기를 조절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지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부 국립대병원지부도 '보건의료노조 탈퇴-공공연맹 가입'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판에 올라왔다가 곧바로 자진 삭제한 기사 1건-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가입 20일 18시까지 중재

[레이버투데이 2005-06-08 18:48]

서울대병원지부노조(위원장 김진경)의 공공연맹(위원장 양경규) 가입 요청에 대한 승인 여부를 놓고 한달여를 끌어온 문제가 8일 공공연맹 중앙집행위원회의를 통해 마침내 결정됐다.

공공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가입승인 안건과 관련 3시간여에 걸친 토론 끝에 박정규 연맹 수석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중집위원들로 구성된 중재단을 구성해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 서울대병원지부노조, 공공연맹 간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오는 20일까지 적극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간의 화해와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공연맹은 보고안건으로 서울대병원지부노조가 오는 20일 오후 6시를 기해 최종적으로 가입된 것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지부가 산별파업에 이어 지부별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부는 지부파업 과정에서 10장2조 폐기를 전면적으로 요구했다. <자료사진=매일노동뉴스>


연맹은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입 요청에 대해 "2,200여명 조합원의 결의와 연맹의 규약에 의거 가입을 승인한다"는 방침이지만 "서울대병원지부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간의 갈등을 서로 치유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해 연맹이 나서 중재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중재단 구성 배경을 밝혔다.

또 중재단의 노력에도 서울대병원지부노조의 가입이 승인됐다하더라도 이후 우려되는 타 병원사업장노조의 가맹신청이 있을 경우에는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의 원만한 진행과 2005년 보건의료노조의 투쟁을 위해 보건의료노조의 2005년도 산별교섭이 완결되는 시기까지 가입심의를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이 기간의 유보에도 새로운 조건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똑같은 경우가 발생될 경우 서울대병원지부노조건을 처리함에 있어 겪었던 조직내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논란없이 가입승인으로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안은 3시간여에 걸친 토론끝에 양경규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은 또 보건의료노조와 서울대병원지부노조 양 조직간에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이 일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지혜 sagess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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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에게 미안하다

4월 하순에 일본에서 107명이 죽고 547명 이상이 다친 열차 탈선사고가 있었다. 날마다 고속철도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나로서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조사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사고의 직접 원인은 과속이라고 했다. 앞의 역에서 정시보다 1분 30초 늦게 출발한 잘못을 다음 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만회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 기관사는 이미 죽었지만, 그가 일년 전에 단체소풍을 가는 초등학생을 태우다가 다음 역 도착이 10초 늦어진 일에 대한 책임으로 19차례에 걸쳐 원고지 30매 이상의 반성문을 썼다는 것까지 뒤늦게 보도되었다.

 

JR서일본은 정류장을 지나치거나 정시운행 위반을 할 경우 철저한 재교육과 보너스 삭감 등 엄한 처벌을 받게 되므로 이로 인한 심리적 중압감이 무모한 운전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과열경쟁이 열차의 제한속도를 높이거나 운행 대수를 늘리는데 집중되었고, 그 결과 통근시간대에는 불과 2-3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과밀운행시간표에 시달리게 되어 안전관리체계에 결함이 생겼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일본의 철도연장은 우리나라보다 약 8.6배, 여객수송은 약 133배인데 비해 사고건수는 우리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철도안전에 대한 연구와 대비를 잘했다고 평가되었지만, 구조화된 경쟁과 이윤지상주의는 대형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나를 무겁게 짓눌렀던 것은 이러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기관사가 감당했을 직무스트레스의 천근만근 무게이다. 직무스트레스는 ‘노동환경이 노동자가 지닌 능력이나 기대, 요구와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해로운 반응’으로 정의하자. 그것은 뇌심혈관계 질환, 소화기계 질환, 정신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의 각종 질환과 직무만족도 하락, 결근, 이직 등의 행동 반응을 초래한다. 미국에서는 40%의 노동자가 심한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유럽연합(EU)에서는 작업관련 손실일수의 50~60%가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이며, 일본은 직무스트레스가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 비율이 82년 50.6%에서 2002년 61.5%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최근 조사에서 노동자의 81.7%(2,083명중)가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질병을 앓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노동자의 93.7%(921명중)가 직무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44.8%는 그로 인해 회사를 그만둔 경험까지 있었다. 어느 지하철 기관사는 어두운 지하에 버려진 신문지가 바람에 펄럭이며 날아오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란다고 했다. 지하철 운행 중에 끔찍한 사고라도 겪으면 후유증이 급기야 공황장애(지독한 공포나 불안상태의 일시적 발작현상)라는 정신질환에 이르는데,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았다. 

 

이렇듯 노동자의 건강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도 버겁고 힘겨운 나라. 무사고 기록을 세운 어느 기관사가 달리는 고속열차의 차창에 부딪혀 죽은 숱한 ‘비둘기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는 인터뷰 기사를 우연히 접했을 때, 나는 우울하고 답답했다. 원시적 대형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채 무한경쟁과 구조조정의 레일위로 빨려 들어가는 이 땅 노동자들의 삶과 죽음은 어쩌면 비둘기의 그것만도 못하지 않은가. <2005. 6. 1, 월간 네트워커에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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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외박

어제는 오늘 회의 준비 때문에

오늘은 슬럼프에 빠진 먼 지역의 활동가 동지가

오랜만에 어렵게 상경했다는 것을 빌미로

 

밤이 이슥하도록 다른 얘기는 끼어넣지 못하고

 

혼자서

하다가

 

결국 오늘도

집에 가지 못하고 찜질방에서 밤을 지샌다

 

서울로 출퇴근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6개월째,

2박 3일 수련회를 제외하고는

이틀 연속 외박은 처음이다.

 

다.

 

처음 그대로의

떨리거나 설레이거나 하는 마음이

나이 마흔이든지 나이 여든이든지

오래도록 이어가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내일은

집에 가야지.

 

아니면

모레 아침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고스란히 교육일정으로 잡혀 있어야 하고,

하루도 귀가하지 못한 채 한 주일을 밖에서 보내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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