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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들의 떼죽음

과기노조 정기대의원대회가 있었다.

 

어제 국회 앞 농성장에서 투덜투덜투덜하다가

사무실에서 짧고 굵게 잤고

다시 아침에는 충주호 리조트에 갔다.

 

암튼,

오늘의 모든 프로그램 다 끝내고

여기저기서 건네는 소주잔 하나도 사양하지 않고 마시다 보니

아차, 늦었지만 어제 끝냈어야 할 일이 있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집에 와서 술김에 낙서도 하고

다시 거리로 나가 지금껏 술 마셨다.

 

끊지 말아야지.

 



 

날마다 대전과 서울을 오가는 처지라서 내가 속한 연구소에서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이다. 최근 예기치 않은 사고가 터져서 여러 직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연구소에 우연히 들렀다. 자정을 전후하여 연구소의 변압기 내부코일이 파열되어 연구단지 일부와 가까운 아파트 3천여 세대가 정전사고를 겪었고, 비상발전기까지 가동하면서 즉각 복구했지만, 연구소에서 사육하던 필리핀원숭이 26마리와 마모셋원숭이 73마리가 열사병 증세로 죽었다고 했다.


필리핀원숭이는 개 크기의 원숭이로서 마리당 약 1천만원이고, 마모셋원숭이는 흰쥐 크기의 가장 작은 원숭이 종류로서 번식력이 강해 대부분 연구소에서 번식시켰는데, 마리당 약 3백만원이다. 이들 원숭이는 모두 연구소에서 신약과 신물질 개발 등 연구용이나 전임상 실험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건의 경위는, 공식적으로는 이렇다. 변압기가 파열되는 순간, 또는 정전상태에서 복귀하는 순간에 과전압이 발생하여, 사육실 온․습도 조절용인 공조기 온도조절밸브 제어판넬(DDC)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제어프로그램과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했다.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서 벌어졌던 실제 상황은 좀 더 구체적이다. 한밤중에 원인모를 정전이 발생했다. 기술자들은 재빨리 응급조치를 취했고, 2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복구를 끝냈다.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의 하나로, 기술자들은 사고로 인하여 문제가 빚어질 수 있는 실험실의 관계자들에게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화로 알렸다. 대부분의 실험실에서는 그 시간에도 전화를 받았고,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설혹 정전이 되었더라도 자동적으로 온도가 조절되며, 문제가 생기면 휴대폰을 통하여 경고메시지가 전달되므로, 걱정하지 말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기술자들은 안심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불행하게도, 사고가 난 실험실의 담당 직원은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별다른 일이 없음을 확인했거나 아무 일 없다고 예단한 전기실의 기술자들은, 연락을 애써 되풀이하지는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 실험실에서는 떼지어 죽은 원숭이들의 사체가 발견되었고, 실험실 직원들은 마치 사람이 사고를 당한 듯 통곡했다. 연구소의 한 보직자가 말했다. 난데없는 변압기 사고가 없었더라면 원숭이들이 죽지는 않았을 텐데. 사고가 났더라도 온도조절장치가 고장나지 않았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설혹 고장났더라도 기술자들이 실험실 관계자들에게 끝까지 연락했더라면 괜찮았을 텐데. 사고 즉시 그 사실을 상급 기관에 보고했더라면, 은폐 또는 축소 의혹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세겹 네겹의 완고한 안전장치를 비웃듯이 비껴가면서 사고는 일어나고, 당하는 이들에게 그것은 항상 속수무책이다. 사고는 본디 그런 것이다. 모두가 예측할 수 있고, 누구나 피할 수 있다면, 사고는 이미 사고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월간 네트워커,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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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여의도에서

그러니까 어제-

 

비정규법안과 관련한 그놈의 노사정협의가

이윽고 마지막 교섭에 들어간 상황이고,

여전히 법안처리 유보와 강행처리의 전망이 팽팽한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일찌감치 법안처리 유보로 감잡았을지 모르지만

 연맹이 막연한 추측만으로 지레 손놓아버릴 수는 없는 일...)

임원, 사무처 야간대기 지침을 내렸다가

밤 10시에, 에이, 일 끝난 동지들은 집에 가서 대기하라고

몇몇 동지들을 부추겨 집으로 보내고 나서

밤 11시쯤에

KTX 막차는 이미 놓쳤고

고속버스라도 타야겠다고 사무실을 나서려다가

혹시나 해서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냥 대전으로 가버릴 상황은 아니었다.

 

법안 내용에 대한 교섭은 이미 결렬된 상태였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입장이 다르고

이목희는 현재까지 합의된 것들만 갖고라도

3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해서

처리하면 어떻겠냐고 사실상 강행처리의사를 거듭 밝혔다는 것.

 

만에 하나라도 강행처리를 한다면

당장에 파업으로 치고 나올 조직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

민주노총 간부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길래

전화에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싸움을 제대로 못하면 전사하는 거지요,

이게 정부나 국회한테 매달리며 교섭을 사정해서 될 일입니까,

즉시 판 깨고 나와버리라고 하시지요,

이러고서는 수석부위원장, 조직실장들과 국회 앞 농성장으로 갔다.

 

발전기 한대에 의존해서

겨우 어슴프레한 조명이 밝혀진 천막농성장,

어두운 가로수 아래 '중앙의 고급 간부'들이 웅성거리고 있는데,

무어 건설적인 대책이라고는 논의되지 않고

그저 국회안에서 진행되는 상황에만 급급하고 있었지.

명분을 만들고 만들어 질질 끌어온 교섭이며,

힘없다고 그것에 매달려온 숱한 시간들,

다 누구 책임이겠나-

 

밤 12시가 지나서였나,

이번 회기에는 법안 처리를 하지 않도록 건의하겠다는,

이목희의 발표가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그동안의 협의를 바탕으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열어서

교섭을 계속하겠노라는 것도 덧붙여졌다.

 

천막 안에서는 한국노총 간부들이 상황 보고를 듣고 있었고,

천막 밖에서는 민주노총 임원, 산별대표자, 지역본부장들이

강승규 수석의 소개로

이수호위원장, 단병호의원, 이석행총장 순으로

이어지는 소감과 보고의 말씀들을 경청하였다.

 

이럴 줄 알았어, 집에나 가버릴 껄-

작은 후회가 구석진 자리로 배회하는 나뭇잎에도 묻어나고

여의도를 떠도는 바람에도 실려 내 맨살을 때렸다.

6월 국회에 상정된다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게 된다면,

그 때까지 나는, 우리는, 대관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새벽 2시에서 3시, 그 어중간한 시간에

포장마차, 잔치국수 한그릇 말아달래서

소주 몇잔 연거푸 들이키고는

사무실에 와서 소파에서 잤다.

 

벼라별 꿈을 다 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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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나는 나대로 바쁘고

아내는 5월에만 2번의 국외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

 

가문비는 다음 주에 첫 시험이라고

평소보다 잠자는 시간을 늦추어 아빠의 귀가 시간까지 견디는데...

 

오향장육에 소주 한잔 가볍게 걸친 날에

가쁘게 집에 왔더니

하, 아이들 반찬거리가 떨어졌단다.

 

막 잠자리에 든 가문비에게 묻는다.

-뭐 먹고 싶으냐?

=갑자기 햄버그스테이크가 먹고 싶은데...

-그것만으로 되겠냐?

=고추장볶음도 있고, 오늘 김은 샀어...

-그래 잘 자라, 아침까지 해 놓으마.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24시간 문을 여는 할인점을 찾아가서

아이들의 먹을 거리들에다가 내 도시락반찬까지 찾는다.

 

일찍 자고 싶은 날에, 그래서 또 늦었다.

 

쇠고기며 돼지고기며 야채며

모두 다지고 섞고 한꺼번에 치대고...

그렇게 주방의 모든 일 다 끝낸 다음에

음식물찌꺼기만 따로 모아 현관을 벗어나니

 

헉---

숨이 막히다.

털썩, 주저앉을 뻔 했다.

 

아직도 지지 않은

라일락 꽃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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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날에 반가운 선물 하나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날은 늘 우울하고 답답하다.

뭐라고 한마디 쓰고 싶지만, 정말 시간이 없다.

회의, 결재 등등 아침부터 바쁜데, 산업기술평가원 안형수 지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맞다, 오늘 공판이 있었지, 가보려 했는데 정신이 없네, 어떻게 되었어요?

이겼단다.

꼬박 7개월이 걸린 전쟁이 하나 끝난 셈이다.

그래봤자 또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겠지만-

급하게 기사를 써서 연맹 속보로 처리하고,

대협실장에게 얘기해서 오전에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그래도 과기노조 소식이니까

과기노조 속보를 이어서 소개하고 연맹 성명서는 첨부해 둔다.

참 좋은 선물 하나 받았다.

룰루랄라 즐겁게 집회가야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판결!!
 21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판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의 파괴를 목적으로 설립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해 강남구청이 교부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21일 오전 10시에 과기노조가 제기한 강남구청의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청구소송의 결심공판을 갖고 “강남구청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필증 교부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은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해 노동조합을 이미 탈퇴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대거 노동조합에 가입원서를 제출하여 불법적으로 총회를 소집하고 과기노조 탈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 임원 선출 등을 처리하여 2004년 9월에 설립된 기업별노동조합이다.

당시 과기노조는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 설립 과정의 문제점과 사용자의 지배·개입행위에 대해 일일이 적시하면서 관할 행정관청인 강남구청이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하지 말라고 촉구했으나, 강남구청은 과기노조의 주장을 일축하고 자의적으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을 합법화하였다.

산업기술평가원 사용자는 강남구청의 자의적인 결정 이후 조합 사무실을 폐쇄하고 전임자들을 원대복귀시키는 등 과기노조 산업기술평가원지부를 철저하게 탄압하는 한편,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게 즉각적으로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전임자 인정 등 갖가지 편의를 제공하였다. 이에 맞서 과기노조는 산업기술평가원 근처에 별도의 지부사무실을 마련하여 민주노조 사수와 기관정상화 투쟁을 벌여왔고, 최근 김동철 원장의 연임 시도를 저지하기도 했다.

노동위원회, 법원을 거치며 그동안 산업기술평가원과 벌여온 수차례의 법적 공방에서 한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과기노조가 이번 소송에서도 또다시 승소함으로써, 2003년 이후 과기노조가 끈질기게 전개해 온 ‘산업자원부의 평가비리 척결과 노사관계 불법 지배·개입 분쇄 투쟁’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되었으며, 과기노조와 산업기술평가원의 노사관계도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2005-04-21 14:49:38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행정조치마저 외면하는 노동부여, 노동부여!
- 산업기술평가원의 기업별 노조 설립 신고필증 취소 판결에 붙여

1. 공공연맹 산하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산업기술평가원지부(이하 "산기평지부",
ITEP)의 파괴를 목적으로 설립한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해 "강남구청이
교부한 노동조합 설립 신고필증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21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은 과기노조가 제기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강남구청은 산업기술평가원노동조합에 대한 설립신고필증 교부를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나마 다행이다. 
2. 산기평 지부는 조합원 100여명의 건실한 조직이었으나 2002년 11월부터 사측이
단협 개악요구와 함께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조합원을 회유하는 등 갖가지 노조
탄압을 자행, 이를 견디지 못한 70여명의 조합원이 집단으로 노조를 탈퇴했고,
전직 간부 및 열성 조합원이 부당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물론 내부고발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된 산기평의 김준 선임연구원 등 3인을 포함한 해고자 6인은 지난
2004년 11월1일자로 전원 복직됐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월8일 김 원장과 핵심
보직자 2인에 대해 불법해고 및 부당노동행위혐의로 각각 벌금 3백만원, 1백만원,
70만원의 벌금형을 명령한 바 있다. 보수적인 법원이 명백한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3. 그러나 이에 반해 노동부의 노동행정을 보면 한심하다고 밖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4년 9월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해 이미 노동조합을 탈퇴한
직원들이 일거에 과기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지부총회를
개최하여 과기노조 탈퇴, 기업별노조로 조직형태 변경, 임원 선출 등을 처리한 바
있다. 당시 과기노조는 강남구청이 필증을 교부하기 전인 2004년 9월 중순
노동부를 방문하여 이에 대한 문제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4. 즉, 지부 운영규칙과 단협에 의한 가입대상자가 아닌 19명이 포함된
'자격요건의 흠결사항',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하려는 의도로서의 '재가입 및
가입'의 문제점,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편승한 자들의 '반노조 행위' 등등
아주 자세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강남구청이 이를 노조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할
내용이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강남구청의 조치를 수수방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조 설립과 해산을 맘대로 해도 된다는 것인가?
5. 노동부가 '노동'의 이름에 값하지 못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 온 우리로서는
더 이상 노동부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노동부에만 들어가면 이상하게
변하는 장관도 숱하게 보아왔다. 그러나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행정조치'마저도 포기하여 노동자로 하여금 수많은 날들을 한숨과 눈물로 보내게
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면 이제 존립자체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부의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한다.
2005년 4월 21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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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에 보낼 공문 초안

* 이 글은 30 bullets/sec님의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가입신청 논란] 에 관련된 글입니다.

원래 트랙백을 걸고자 했던 내용은 아직 정리할 틈이 없었구요.-.-

 

일단 오늘 우리 연맹이 보건의료노조에 전달할 공식적인 입장(회신)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안의 성격이 워낙 미묘한지라, 쟁쟁한 실무자들 다 제쳐두고(동지들, 미안혀요~~)

제가 직접 작성했습니다.

 

관심있는 동지들은 참고하십시오.

 

 



 

수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참조: 사무처장

제목: 서울대병원지부노동조합의 가맹 요청에 대한 공공연맹의 입장 알림


1. 비정규 개악법안 저지! 비정규 권리보장 입법쟁취! 귀 노동조합의 건승과 전남대병원 하청지부 투쟁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2. 귀 노동조합이 우리 연맹에 보낸 ‘서울대병원지부 공공연맹 가맹요청에 대한 보건의료노조 입장 통보 건’(조직 제 2005 -64호, 2005. 4. 12)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우리 연맹의 입장을 회신합니다.


- 아    래 -


(1) 귀 노동조합 서울대학교병원지부(이하 “서울대병원지부”)는 2005년 4월 1일 오후에 서울대학교병원지부노동조합(이하 “지부노조”)의 이름으로 우리 연맹에 가맹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연맹은 2005년 4월 1일 오전에 지부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귀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고 우리 연맹에 가맹하기로 결의했다는 사실과 2005년 4월 6일 서울시청에서 설립신고필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2) 우리 연맹은 제7차 중앙집행위원회에 이 사실을 구두로 보고하였고(4/6), 연맹 규약 제8조(가맹과 탈퇴)에 따라 지부노조의 가맹신청서와 지부노조의 입장(1. 공공연맹 가맹 신청을 하게 된 배경과 이유, 2. 보건의료노조 탈퇴 성명서)과 귀 노동조합의 입장(1. 조직 제 2005 -64호 공문, 2. 성명서- 서울대병원지부의 산별 탈퇴에 대한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을 첨부하여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여(4/13), 진지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3) 우리 연맹 제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 이 문제의 당사자인 귀 노동조합과 지부노조가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 연맹의 입장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과, ▷ 귀 노동조합이 2004년에 체결한 산별협약 10장 2조, 서울대병원지부 전지부장에 대한 징계 등과 관련해서는 우리 연맹이 직접 평가하거나 판단할 사안이 아니며, 지부노조의 가맹이 민주노조운동의 정신과 원칙을 훼손하는 것인가를 중심으로 토론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 이러한 논의가 우리 연맹의 조직력과 통합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상당 부분 인식을 같이 하였습니다.


(4) 이러한 공통의 인식 아래, 우리 연맹 중앙집행위원회는 귀 노동조합이 지부노조와 다시금 하나가 되어 의료공공성 실현과 더 나은 산별협약 쟁취를 위한 투쟁에 함께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에 모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1년 가까이 지속된 갈등의 전개과정을 볼 때, 과연 지부노조가 귀 노동조합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또한 갖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연맹은, 중앙집행위원회의 의견으로 ▶ 귀 노동조합이 서울대병원지부와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복원하기 위하여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지, ▶ 귀 노동조합이 서울대병원지부의 탈퇴를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다만 우리 연맹 가맹만을 극구 반대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 귀 노동조합의 입장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5) 따라서 위 (4)에 대해 귀 노동조합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귀 노동조합의 답변은 조만간 우리 연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지부노조의 가맹 승인 건을 재차 논의하는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우리 연맹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대의에 따라 연대와 단결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 이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원칙적인 입장 표명에만 머물지 않고, 곧 이어서 면담, 토론, 기타 적절한 방법으로 귀 노동조합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함께 슬기로운 해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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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 대신에 쌀을!

한국발전산업노조 제5년차 정기대의원대회가

어제(4/12) 낮 2시에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있었다.

삼천포가 서울에서 워낙 먼 곳인데다가

교육, 간담회, 회의 등등 임원들의 일정이 빼곡하게 차 있어서

별 도리 없이 그러나 기꺼이

혼자서 차를 몰고 난생 처음 삼천포에 갔다.

 

삼천포도 지나서 고성 가는 길 바닷가에 발전소가 있었고

부리나케 회의장소로 들어서는데

그 건물 1층 입구에 웬 쌀포대가 가지런하게 쌓여있었다.

 

세어 보니 쌀 20kg 들이 29포대나 되었는데,

신종승 위원장이 설명했다.

(화환 수십개를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걸려서)

화환을 보내겠다고 하는 사용자나 노동조합들에게

차라리 쌀을 보내 달라고 했고, 들어온 쌀들은

양로원이나 가난한 이웃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했다.

 

오호라, 신선한 발상이다.

앞으로 이러저러한 행사장이나 장례식장에 들어설 때마다

앞에 놓인 화환들을 보며 쌀 포대를 떠올리게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먼 발치에서 발전소 풍경을 찍었는데,

황사 때문인지 실력 탓인지 그리 깨끗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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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에 찍은 사진들

* 이 글은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번개, 오버페이스, 외박, 그리고 체육행사] 에 관련된 글입니다. 

막내회집에서 나오자마자 모두 모여 4장을 찍다.

 

1. 붉은사랑이 찍은 사진 - 당연히, 붉은사랑은 없고, jineeya 얼굴의 아랫부분은 미갱의 얼굴에 가려져 있음.

2. 감비가 찍은 사진(1) - 감비가 없고, jineeya는 또 얼굴이 반쯤 가려졌음.

3. 감비가 찍은 사진(2) -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셔터를 눌러봤음. jineeya 얼굴이 온전히 나왔고, 하은기자는 딴 곳을 보고 있음.

 

4. 경찰이 찍은 사진 - 저만치 지나간 정복의 경찰을 불러서 사진 좀 찍으라고 했지. 1차에 참석한 열명이 모두 등장함.

 

2차에 가서 술마시다 말고 22장을 찍었다.

 

5. 스머프, 자일리톨, 하은 - 스머프가 소주잔을 치켜들고, 자일리톨이 하은기자에게 맥주를 따르고 있음.

6. 몰롯, jineeya - 몰롯의 당당한 표정 옆으로 지니야가 웃고 있음. 미갱이 오른손에 맥주잔을 들고 왼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림.

7. 붉은사랑, 현근 - 활짝 웃고 있음.

8. 미류, 감비 - 사이좋게,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음.

9. jineeya, 미갱 - 6번 사진에서 몰롯이 빠지고, 지니야 눈감고 웃고, 미갱은 손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림. 얼굴이 작은가 손이 큰가...^^

10. 하은과 몰롯 - 하은기자 즐겁게 웃고, 몰롯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치며 하은을 외면함. 미갱의 얼굴이 카메라 앞에 하얗게 번짐.

11. 스머프, 자일리톨 - 입천장이 보이라 찢어지게 웃는 스머프, 환한 웃음을 짓는 자일리톨.

12. 감비, 스머프 - 감비는 소주병, 스머프는 소주잔, 술상 위로 머리를 부딪힐 듯 건배.

13. 현근, 네오 - 현근 유쾌하게 듣고, 네오는 떠드는 옆모습. 약간 흔들림.

14. 감비, 붉은사랑 - 담배를 피는 붉은사랑을 등지고 미류에게 정중하게 술을 따르는 감비.

15. 붉은사랑, 현근 - 사진이 흔들려서 너무 흐림. 현근은 봐줄만함.

16. jineeya, 미갱 - 그림같은 표정의 지니야, 다소곳하게 시선을 내린 미갱.

17. 미류, 감비 - 미류는 진지하게 말하는데 감비는 카메라 의식.

18. 붉은사랑, 현근, 네오 - 붉은사랑과 현근의 대화, 네오는 전화기를 들고...

19. 미갱, 미류 - 혀를 살짝 내민 미갱, 눈감고 웃고 있는 미류.

20. 미류, 감비 - 잠시 침묵, 감비는 팔짱을 끼고 눈동자를 굴리며 뭔가를 궁리 중.

21. 현근, 그리고 미갱의 옆모습 - 2차에서 합류한 현근의 사진은 하나 올려야겠지요?

 

22. 스머프, 자일리톨, 하은 -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있음.

23. 네오, 몰롯 - 맥주잔을 들고 웃는 네오, 술취한 듯 제스처에 열중인 몰롯.

24. 네오, 몰롯 - 23번에서 이어지는 사진, 맥주병을 든채 어떤 동작과 말에 열중인 몰롯.

25. 현근, 미갱, 미류 - 21번 사진이 오른쪽으로 연장되어 미류까지 나옴. 현근이 열심히 떠들고 미갱과 미류는 재미있다는 표정.

26. 붉은사랑 - 막 불 붙은 담배를 왼손에 쥐고 흐뭇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음.

 

이상, 사진 보고 끝입니다. 궁금한 분은 메일 주소를 문자로 보내거나 여기 남기면 사진 원판을 보내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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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오버페이스, 외박, 그리고 체육행사

* 이 글은 한심한 스머프...님의 [역시 진보 블로그닷!!] 에 관련된 글입니다.


 

1.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이상한 일이었다. 술이나 마구 마시려고 모인 자리는 아니었는데, 술을 제법 마셨고 보란 듯이 취했다. 서울의 술자리는 소주잔을 마구 돌려대는 대전과는 달라서 느긋하고 여유가 있더라, 그래서 크게 취할 일도 없더라며 네오에게 한 말이 씨가 되었을까, 아침에 깨어나서도 내가 왜 취했지 하고 갸우뚱했다. 전날의 수면부족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가 이유일 수도 있고, 저녁밥도 먹지 않고 내리 소주만 들이켰던 것이 화근이었던 듯도 하고, 한 사람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짠~ 하고 잔을 부딪혔던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긴장이 완전히 풀리게 만든 불로거들 탓이 아니었을까?^^ 올해 들어 서울에서 술마시는 자리는 거의가 업무와 연결된 긴장의 연속이었던 터에, 얼굴을 마주 하기 전부터 이미 친밀해진 불로거들과 어울린 자리에서 나는 처음부터 마음이 아예 풀어져 버렸던 것이다.

 

2. 해 살라 먹고 달 살라 먹고.

 

4월 4일 오후 5시 55분에 나는 막내회집에 도착했고, 8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10분쯤 후에 몰롯이 도착했고, 그 10분쯤 후에 네오에게서 전화가 왔다. 6시에 만나기로 한 것 맞냐고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이내 도착할 줄 알았던 네오는 조금 있다가 한번 더 전화를 했다. 경찰청 담벼락 대신에 서대문경찰서를 한바퀴 돌고 왔다고 했다. 소주 2병 시켜놓고 홀짝홀짝 마시고 있던 우리는 네오가 도착하고 나서 곧장 모듬회를 한 접시 주문했고, 그 때쯤 스머프가 빼꼼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실속있게 차려진 회접시가 나오자 술잔들의 움직임이 나비처럼 활발해졌고, 6시 45분쯤 새롭게 파마를 한 jineeya가 등장했을 즈음엔 그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다. 7시쯤에 온다는 미갱이 20분쯤 지나서 왔고, 그 전엔가 후엔가 하은기자가 와서 jineeya 옆에 앉았다. 맥주를 마시는 동무들이 늘어났고, 네오도 그 참에 소주에서 맥주로 전향했다. 미갱은 오자마자 네오에게 선물꾸러미를 챙겨주었고, 하루종일 한끼도 먹지 못하고 일만 한듯 하은기자는 먼저 공기밥을 한그릇 먹었다. 자일리톨이 와서 준비된 여덟 자리를 모두 채운 것은 8시가 되기 전이었다.

 

8시쯤 오겠다던 미류가 8시 30분이 지나서 와서 끝자리에 앉았다. 회는 큰걸로 두 접시가 모자라서 작은 것을 하나 더 시켰고, 내 뒷자리로 내려놓은 빈 술병들도 그만큼 늘어났다. 3시간을 한자리에서 죽치고 있으니까 얘깃거리도 분권화되어 두셋씩 짝지어 저마다 떠들썩하다. 이쯤이면 1차는 끝내야겠다 싶은데, 회의를 막 끝낸 붉은사랑이 바람처럼 달려와서 미류의 옆자리에 앉았다. 해삼과 멍게를 두 접시 주문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한 접시분량으로 두 접시에 나누어 주었다. 9시 20분쯤 1차가 끝났다. 계산대에 서 있는데, 몰롯이 주인한테 한마디 한다. 아저씨, 끝자리는 잘라 주세요. 주인 왈, 어, 누구시라고, 허허 웃으면서 계산서를 고쳤다. 말한마디로 몇천원 벌었다.

 

2차 역시 몰롯의 안내가 필요했다. 두군데나 이미 끝났다고 퇴짜를 당하고 나서야 김치찜을 전문으로 하는 집에 자리를 잡았다. 선택은 훌륭했다. 10시가 좀 지났던가, 현근이 이 집에서 합류했다. 스머프가 막차도 타지 말고 계속 술마시라고 부추겼는데, 나는 이미 막차를 타기에는 너무 많은 술을 마셨다. 몇시에 3차로 옮겨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산오리와 작은나무가 나타났던 순간 내 얼굴이 활짝 폈던 것은 선명히 기억하지만, 곧 산오리를 따라 자리를 떴고, 잠에서 깨어나니 산오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급하게 연락했던 행인과 azrael은 아쉽게도 만나지 못하고 밤이 깊었다.

 

3. 수다가 사람 살려.

 

몰롯과 서울대병원지부가 보건의료노조를 탈퇴해서 우리 연맹에 가맹신청한 것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나중에 온 하은기자는 오프더레코드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네오의 긴 여행계획은 거듭해서 화제에 올랐다. 자금 부족을 걱정하는 네오에게 우리는 모금이라도 하라고 부추겼다. jineeya가 일하고 있는 보육노조의 교섭 전망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더니, 여기 와서도 공장얘기냐고, 네오가 말했다. 비정규투쟁 포스터와 관련해서 연맹에서의 배포중지 결정의 배경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미갱이 잘한 일이라고 했다. jineeya와 하은기자의 어릴 적 덩치값 한 얘기들이 유쾌했다. 나와 스머프는 술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고 미갱은 얘기 도중에 두어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일일이 다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얘기와 수다가 즐겁게 이어졌는데, 그것은 도중에 합쳐지기도 하고 나눠지기도 하는 아마존의 물길 같은 것이었다.

 

붉은사랑은 선배에게서 들었다며, 한 십년전쯤 내가 학생회 홈커밍데이에 갔다가 한마디 하라니까 시를 읊었다는 얘기를 내 기억 속에서 끄집어냈고, 처음 만난 미류에게는 성을 묻고 이름을 마저 물어서 예쁜 이름 석자를 내 뇌리에 새겼다. 하긴 불로거들에게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나. 스머프, 미류, 붉은사랑, 자일리톨, 산오리, 이런 이름이 번듯하게 저마다의 생김새와 성격들을 잘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몰롯에게는 기자 근성이 느껴진다. 어제 특별히 느낀 것이 아니라 작년에 처음 만났을 때 그랬다. 몰롯이 추천한 술집들은 가끔 가 볼만하다, 이것은 어제의 결론이다. 아, 처음부터 나와 술마시는 속도를 맞추었던 몰롯은 나만큼 취하지 않았을까.

 

네오에게는 참 많은 것을 배운다. 어제 그런 얘기를 했더니 네오는 아니라며 도리질 했지만 그건 겸손이다. 네오의 박학다식함과 성실함은 세상이 안다. 네오는 분노할 것에 대해 분노할 줄 알고 혁명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  

 

스머프는 사람을 좋아한다. 술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술이 아니라 술잔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이다. 사람을 그토록 좋아하면서도 사람에 대해 자주 실망하고 사람들과 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 스머프는 자기를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할 뿐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jineeya는 블로그를 통해서도 그렇고 노조 활동을 통해서도 그렇고 볼 때마다 새롭다. 보육노조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 되더라도 쉽게 지치지 않을 사람이다. 훌륭한 노조 활동가가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노동조합의 벽에 갇혀 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연맹 소속이라서 띄우는 게 결코 아니다.

 

미갱은 어제 입었던 옷의 이미지만큼 좋은 것들을 잘 버무린 성격의 소유자인 듯 싶다.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작은 일에 수줍음을 타고(나도 그래요~^^), 밝으면서도 조심스럽고, 자상하고 섬세하면서 쾌활하다.

 

하은기자는 내가 가본 집회 현장에서 거의 100% 만난 듯하다. 기사를 보면 발로 뛰면서 현장에서 쓴 기사라는 것이 나타난다. 참 열심이고 참 성실하다. 블로그를 만들기만 했지 글을 올리지 않아서 특별한 선입견이나 인상은 없다. 만나면 반갑기만 하다.

 

자일리톨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이런저런 끈들을 통해서 진보와 변혁의 기운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하는 것이 역력히 느껴진다. 예전에 대학생들을 만나면, 당신들이 아무리 큰소리쳐도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면 금세 거기에 빠져들어서 찍소리 못하고 살게 될 것이야, 그러고 싶지 않으면 적어도 5년은 대학교때 꾸었던 꿈을 되새겨주는 끈들을 만들고 거기에 매달려 살란 말이야, 그렇게 말하곤 했는데, 자일리톨은 아마도 예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서서 큰소리치기보다는 묵묵히 실천하는 타입으로 보인다.

 

미류는 처음 만났는데 전혀 낯설지 않은 인상을 가졌다. 블로그의 글을 통해서 익숙해진 탓만은 아닌 듯하다. 80년대 함께 활동했던 여러 동무들의 모습이 한꺼번에 겹쳐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술이나 토론이나 밤새도 지치지 않을 듯한, 미갱의 말처럼, '매력적인' 여성 동무이다.

 

붉은사랑은 작년에 거리행진에서 인사를 처음 나누었고, 술자리에서는 어제가 처음이었다. 주장이 분명하고 맘먹은 것은 행동으로 뒷받침할 실천파가 아닌가 싶다. 조만간 술 한잔 더 하자구요.

 

나중에 나타난 현근, 산오리, 작은나무에 대해서는 생략해야겠다. 잠도 자야 하고, 내일 회의자료도 챙겨봐야 한다. 그래도 한마디, 산오리는 어제 정말 구세주였다. 너무 너무 감사한다. 나는 술이 취하면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안정적인 자리에 도망쳐 버리는데, 어제 산오리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내가 어디로 도망갔을지, 정말 낭패였을 것이다.

 

5. 남은 얘기들

 

어제 만난 모두에게 감사!

혼자서 너무 열심히 술을 마셔서 대단히 죄송!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버페이스 하지 않고 적당히 긴장하면서 밤새도록 많은 얘기 나누도록 하지요.

 

사진은 비공개사진이라고 찍었는데 올려도 되나 모르겠네요...

어쨋거나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사진은 일단 생략.

 

어제 이후 행적은-

산오리집에서 잘 잤구요, 아침에 산오리님이 밥상 차려놓고 깨우길래, 세수하고 밥 맛있게 먹고, 산오리차를 타고 행신역까지 가서, 8시 30분차를 타고 대전역으로 와서, 좌석버스를 타고 유성으로 가서 내 차를 끌고, 집에 도착하니까 11시.

2시까지는 집에서 쉬다가, 풍물패 식구들 체육행사 한다고 해서, 연구소에 나가서는 족구랑 축구랑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 땀을 한바가지 쏟고 저녁 먹고 아이들과 서점도 갔다가 엊그제 사다둔 반찬거리들 손질해서 밑반찬 만들고, 그러다 보니 지금에야 어제의 흔적을 이렇게 남깁니다.

내일 읽어보고 나서 걸리는 대목들은 고치도록 할께요.

불로거들에 대한 인상을 내멋대로 썼다고 서운해하거나 화내지 마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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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다

대전으로 가는 KTX가 밤 10시 3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회의나 술자리가 늦어지면 정기권을 포기하고

할 수 없이 12시에 떠나는 고속버스 막차를 타게 된다.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었지...

그래도 아침에 고속버스를 탈 이유는 없었다.

 

월요일 아침엔 8시에 임원회의가 있어서

KTX 첫차(06:20)를 무조건 타야 하는데,

일요일밤에 유난히 할일이 많은 나로서는

밤잠을 설치는 것이 다반사이고,

KTX에서의 길어야 30분 남짓한 잠으로는 부족해서

월요일에 온종일 이어지는 회의들을 소화하기가 벅찼다.

 

어젯밤에는 궁리 끝에

월요일만은 고속버스 첫차(05:00)를 타기로 했다.

새벽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2시간 이내에 서울에 도착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7시 30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30분쯤 여유를 가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토막잠이 아니라 1주기(90분)의 긴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했다, 오늘,

유성에서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어서

톨게이트를 지날 때까지 1시간 40분 가까이 깊이깊이 잤고,

사무실에 와서 생식으로 아침도 때우고

차도 한잔 마시고

이런저런 일정도 점검하고

그리고 나서도 8시까지 무려 10분 이상 남았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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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번개라면 번개

이 [알림]은 3월 29일 11:58:00에 올린 "번개라면 번개"를

현재 시간으로 업데이트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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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누가: 이 번개를 정했거나 보거나 들은 이들 중에서 원하는 분들

ㅇ. 어디서: 막내회집(서대문 경찰청 민원봉사실 옆 건물 2층)

ㅇ. 언제: 4월 4일 월요일 오후 6시 -

ㅇ. 연락할 곳: 011-451-7760 (이성우)

ㅇ. 그밖에:

     -횟집이라니, 하는 부담은 떨치고 오세용~~(몰롯님이 추천한 곳임)

     -2차까지는 그 근처에 있을 예정이니, 늦더라도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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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번 보자고 했던 동지들이 있습니다.

술이나 마구 마시자고 했던 동무들이 있습니다.

얼굴도 아직 모르지만

만나면 할말이 무지 많을 것 같은 벗들이 있습니다.

 

서울로 출퇴근하기 시작한 지 석달이 다 된 지금에서야

어렵사리 날을 잡아서 모임을 한번 갖고자 합니다.

 

특히 저의 오랜 동지이자

여러가지로 많은 가르침을 주어왔던

최세진(neoscrum)님이 곧 장기간의 외유에 들어갈 예정이니

그와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꼭 오십시오.

 

아는 사람이 없어도

사람에 대한 관심과 술 한잔에 대한 넉넉한 마음이 있으면

부담갖지 말고 달려 오십시오.

 

다른 건 몰라도

소주값은 제가 전적으로 부담하겠습니다.^^

 

날짜는 4월 4일

시간과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장소가 있으면 추천해 주십시오.

 

함께 하실 분은 여기에 덧글을 남기거나

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모임에 올 수 있는 시간을 우선 알려주시면

장소를 미리 정하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4월 4일 저녁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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