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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백무산] 그런 날 있다.

  • 등록일
    2004/09/23 22:51
  • 수정일
    2004/09/23 22:51

생각이 아득해지는 날이 있다.

노동에 지친 몸을 누이고서도

창에 달빛이 들어서인지

잠 못 들어 뒤척이노라니

이불 더듬듯이 살아온 날들 더듬노라니

달빛처럼 실체도 없이 아뜩해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언젠가 아침 해 다시 못 볼 저녁에 누워

살아온 날들 계량이라도 할 건가

대차대조라도 할 건가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삶이란 실체 없는 말잔치였던가

내 노동은 비를 피할 기왓장 하나도 못되고

발로 지은 집 흔적도 없고

삶이란 외로움에 쫓긴 나머지

자신의 빈 그림자 밟기

 

살았던가

내가 살긴 살았던가

 

                                                 백무산 시집 인간의 시간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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