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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4/01
    카메라 근육(4)
    새삼
  2. 2006/03/28
    엄마에 관한 기억(6)
    새삼
  3. 2006/03/22
    진정한 美는 마음 속에(5)
    새삼
  4. 2006/03/14
    [펌] 정리의 기술(2)
    새삼
  5. 2006/03/12
    레고로 만든 간단한 이데올로기의 세계
    새삼
  6. 2006/03/04
    어떤 기억.(4)
    새삼
  7. 2006/02/28
    순간(3)
    새삼
  8. 2006/02/13
    창이 큰, 햇살이 따뜻한, 더 좋아질,(5)
    새삼
  9. 2006/01/18
    아침 두뇌 세척 겸 쓸데없는 수다(2)
    새삼
  10. 2006/01/13
    아직도(1)
    새삼

카메라 근육

난 지금까지 한 번도 팔씨름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내 나름대로 힘도 좋고 완력도 좋고 몸으로 하는 일 잘 하는데...

팔에 참 힘이 없다. 고등학교 체력장도 다른 건 다 만점이라도 오래 매달리기와 던지기는 늘 최하 점수였다.

뭐 그래도 사는데 큰 지장 없으려니 하고 그냥 고렇게 살았는데...



나름 다큐멘터리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여차저차 그 언저리에 들어서고 나니

이 쓸모없는 팔 때문에 속상하다.

오늘 지난 번에 촬영한 테잎을 보는데 화면이 내내 흔들거린다.

안 그래도 슈아 언니가 안 흔들리게 잘 찍으라고 주의를 주어서 꼭꼭 생각하면서 언니가 말해준 자세로 열심히 숨도 안 쉬고 찍었는데도...ㅠ.ㅠ

속상해 죽겠다.

집에서 팔굽혀펴기라도 해야겠다. 흑.

나에게도 카메라 근육이 어서 생기길.

 

+) 대추리 좋드만~ 집에가서 포스팅 해야겠다. 어제까지 일 잘해서 기분 좋았는데 테잎보니 울적해..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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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관한 기억

알엠님의 [상담] 에 관련된 글.

엄마가 죽을 뻔하다 살아돌아왔다.

며칠간 엄마도 나도 실감나지 않다가 갑자기 어제 아침 엄마가 누워있는 나를 꼭 안더니 그런다.

'이렇게 살아와서 너를 다시 안을 수 있어서 참 좋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사고가 난 순간에도 이제 아이들이 다 커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상하다.

엄마는 늘 항상 있어야 할 것 같은 사람인데... 그러고보면 나는 참 엄마를 많이 의지하고 산다. 이 나이가 되고도 자꾸 엄마한테 안아달라 그러고 ㅋㅋ

 

 

 

 



어릴 때 부터 엄마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 법한 직장에 이야기나

당시 엄마가 공부하던 문서들이나 여성 평등이나 아빠와의 문제나 뭐 그런것 까지 다.

 

(그런 일화도 있다. 아빠가 대공장 다닐 때 얘긴데, 그 땐 주로 울집서 모임을 하고 그래서 아저씨들이 가득 오면 양동이로 감자탕을 끓여먹곤 했었다. 내가 한 4살 때쯤인데 갑자기 일을 막 도와주더란다. 그래서 엄마가 참 신기하다 얘가 왜 이러나 했더니, 내가 숟갈 몇 번 나르더니, 가만히 앉아있는 아저씨한테 가서 '이렇게 쪼꼬만 여자도 일하는데 아저씬 왜 가만히 있어요!' 이랬다는 ㅋㅋㅋ 나는 매우 치밀한 아이였던 가보다...)

 

여하튼 나는 엄마의 얘기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고,

아주 어려운 문제들을 나에게 선택하게 하면 엄마가 너무 미웠다.

다른 엄마들은 다 길을 정해 주고 이것도 하라고 하고 그랬는데,

엄마는 엄마 일을 나한테 물어보고 그러니까 나 사는 것도 힘든데 엄마꺼까지 나한테 미루는 것 같이 생각되기도 했다.

게다가 당시 엄마는 너무 바빴다. 아빠야 아주 어려서부터 같이 못 지냈으니까 으레 그런가보다 해도 엄마도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니까 속이 상하기도 했고,

그래서 엄마랑 자주 싸웠다.

쓸데없는 고집도 많이 피우고, 엄마가 싫어할 만한 짓을 골라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할머니네 버스 타고 가야 하는데, 시간 다 됐는데 일부러 안 나가고 안 간다고 고집부리거나...그런 거.

그리고 일기장에 엄마 밉다고 막 써 놓고, 심지어 티눈액으로 집에 가구에다가 엄마 미워 이렇게 막 새겨 놓기도 했다. 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이없지만.

 

 

여하튼, 정신없는 집 때문에 나는 주민등록을 바꿔서 일찍 학교에 보내졌고,

내가 학교에 들어갈 무렵 엄마도 집에서 좀 먼 곳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 때 우리집이 산본 시장에 있는 작은 단칸방이었는데,

나와 동생은 만날 문을 열어놓고 잠이 들었다.

위험하니까 문 닫으라 그래도 끝까지 안 닫았다고 한다. 쯧쯧.

 

엄마랑 얘기하고 싶은데 엄마가 없으니까 난 편지를 써 놓곤 잠들곤 했다.

그럼 엄마가 답장 써주고, 그럼 내가 동생한테 읽어주고 그랬었다.

몇 번 그러니까 엄마가 어느날인가 편지를 테이프에다 녹음을 하고 나갔다.

그럼 학교 가기전에 일어나서 그거 듣고, 학교 갔다와서 자기 전에 동생이랑 답장 쓰고 그러고 잠이 들었다.

정확하게 무슨 내용이었는지 얼마나 그 일을 지속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얼굴 못 보는 엄마에게 카셋트에다가 대고 학교에 있었던 일들을 녹음했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 틀리면 지우고 다시 녹음하고 그랬는데...ㅋㅋ

그 기억은 굉장히 강렬해서, 나중에 그걸로 동화도 쓴 적이 있었다. ㅎㅎㅎ

(동화를 큰 맘 먹고 올리려고 했는데 파일첨부가 안된다. 이런~)

 

사실 크면서 엄마, 아빠를 원망한 적이 많았다.

어린시절이 보다 풍족했더라면, 좀더 평범했다면 좋았을 거라고, 그랬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애썼던 사람들인 거다.

엄마가 나를 낳은 나이를 지나쳐 살다보니,

엄마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게 되어서 인가.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 참 많은데 종종 써 놓아야겠다.

하지만 너무 칭찬해 놓으면 그 여인이 또 너무 흡족하게 생각할까봐 불안하다. ㅋㅋ

다음 번엔 욕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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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美는 마음 속에

 

schua님의 [우리에겐 평화가 필요해.] 에 관련된 글.

1.

전쟁하는 꿈을 꾸었다.

전쟁을 하는 꿈을 꾸었다기 보다,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전쟁에 내가 속해 있었다.

그런데 꿈을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피를 보지도 못했고 폭탄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그저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가득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전쟁이었다. 내내 힘이 들었다.

몽둥이로 맞은 것도 아니고 총소리가 울리는 것도 아니었는데도 몸이 덜덜 떨렸다.

잠에서 깨니 기분이 구리다.

그리고 내가 잠에서 깬 이 곳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

내 기분을 더, 더럽게 만들었다.

 

2.

그런 생각을 했다.

대추리에 한 번 가보고도 싶은데, 나도 뭔가 할 만한 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찻집이 생겼다더라, 어린이집도 있던데,

블로그나 기사에서 이야기를 훔쳐보면서, 근데, 그런데

 

그런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활동가도 아니고 대학생도 아니고 운동권도 아닌 내가,

사안도 잘 모르는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이야기를 꺼내기 두렵게 만들었다.

대학을 다닐 때도 그랬다.

운동권이 아닌 내가 어떤 사안에 관심을 보이거나 집회에 가려고 하면 사람들은 의외라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점점 더 뻘쭘해지곤 했었다. 뭐 실제 게으리기도 했지만.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규정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안 하는 사람이건 모두에게 적용되었다.

 

3.

아직도 잘 모르긴 마찬가지다.

구속된다는 활동가들의 얼굴도 잘 모르고,

무엇이 그들에게 그 땅을 지키게끔 하는지 나는 그저 표면적으로만 알 뿐이다.

그래도 응원하고 싶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고작 컴퓨터 앞에서 글씨를 써대는 거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응원하고 싶다.

 

평화는 추상적이고 먼 말 같지만, 또 어느 한 순간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아마 평화를 느껴본 사람들일 거다.

그래서 그걸 지키려고 하는 걸 거다. 그래서 나도 조금은 돕고 싶다. 평화를 아는 사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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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정리의 기술

 출처는 이 곳. 묵향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왔삼.

 

출처 : 정리의 기술/ 사카토 켄지

 

<정리의 기술>  2006. 2. 27


1. 정리는 바로 한다.

-혹은 정리 주기를 정한다.

-정리주기는 매일 10분, 매주 1회,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정리할 때는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는 ‘정돈’이 아니라 필요할 때 ‘곧바로 꺼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든다.

-이름표를 붙인다.

-제목을 붙인다.

-색을 다르게 한다.

-투명케이스에 보관한다.


3. 눈앞에서 치운다.

-캐비닛 안에 넣는다.

-박스 파일 안에 보관한다.

-책꽂이에 꽂아둔다.


4. 책상 위에 둘 물건과 두지 않을 물건을 구분한다.

-항상 쓰는 것 : 필기구, 포스트잇,스테이플러, 메모지 등 : 책상위

-가끔 쓰는 것 : 테이프 커터, 넘버링, 연필깎이 등 : 서랍 안에 자리를 마련한다.

-거의 쓰지 않는 것 : 과거 자료 등 : 캐비닛, 책상 하단 서랍




5. ‘미처리’ 파일을 활용한다.

-하다 만 일이나 바로 처리할 수 없는 자료 등은 ‘미처리 파일’(보류파일)에 넣어둔다.

-이 미처리 파일을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몇 개의 파일로 분류해 나간다.

-단, 미처리 파일은 임시 보관이지 여기에 서류를 자꾸 쌓아두면 안된다.


6. 책상 서랍 정리는 상단, 중간, 하단의 용도를 구별한다.

-긴급한 것을 가장 상단에서부터 정리한다.


7. 명함의 정리

-명함은 인맥 데이터베이스이다.

-자주 연락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류한다.

-만난 날짜, 장소, 소개해준 사람이나 동석했던 사람의 이름을 함께 적어 놓으면 기억하기 쉽다.


8. 정보 선택을 위한 키워드를 만든다.

-대략 3가지로 정보분류 : 업무와 관련된 정보/ 일반적인 정보/ 자신의 취미에 관한 정보

-이러한 장르 구분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키워드는 만든다.

예) 업무- 메모, 기획&플래닝, 이벤트 등

    상식 - 경제, 주식, 금융, 정치 등

    취미 - 스포츠, 자동차, 여행, 건강 등

-키워드에 걸린 정보만을 선별해서 파일한다.

[메모][스포츠][주식][여행]


9.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NO :  처음부터 완벽하게 파일철을 준비해서..., 철저하게 기준을 세워서.., 뭐든지 크기를 통일해서...

-우선 필요한 정보를 바로 꺼낼 수 있으면, 나머지 세세한 부분은 일단 뒤로 미뤄도 괜찮다.


10. 작업 리스트를 작성하는 방법

- 작업 리스트 항목은 상세할수록 좋다.

- NO : 오전 중, 중앙기획에 전화

- YES : 오전 중, 중앙기획 마케팅부 M씨에게 전화

         오후 일찍 택배로 발송


11.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구분하는 기준

-바로 쓸 자료(긴급성이 있는 것) ⇒ 현재 진행중인 테마와 관계 있는 자료나 정보 등

-사용 빈도가 높은 자료 ⇒ 고객 명부, 영업데이터, 매출 데이터 등

-장차 필요하게 될 자료 ⇒ 라이벌 회사의 데이터, 강습회 자료 등

-희소성이 있는 자료 ⇒ 계약서 등


12. 메모의 기술

-첫머리에 반드시 ‘날짜’를 기록해둔다. 가능하면 **씨와 **건 식으로 제목도 붙인다.

-키워드(누가,언제,어디서(6하원칙), 숫자, 기타 핵심적인 단어 등)를 적는다.

-생각이 나면 바로 적는다.


13. 가방 정리

- ‘이것 밖에는 넣지 않는다’는 룰을 만든다.


14. 컴퓨터 데이터 정리

-하드디스크의 데이터와 백업데이터는 ‘같은제목’ ‘같은 분류방식’으로 정리한다.

-파일명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게 제목(이름)과 날짜를 적어둔다.


15. ‘일의 끝맺음’을 예상하여 일을 한다.

-일을 시작할 때, 일을 마치는 순간(완료상태)을 예상해둔다.→ 준비를 잘할 수 있다.

                                                            (준비성)

-처음 결정한 준비 내용과 달라져도 당황하지 말것, 정한 일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것도 중요.

 

16. 저녁에 회사에 돌아와서 할 일

-저녁에 돌아오면

 외근지에서의 업무 정리

 오늘 업무의 총정리

 오늘 업무 점검

-퇴근할 때에는

내일의 준비를 해두고 퇴근한다

내일의 일정표를 작성해두고 퇴근한다.

내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둔다.

내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두면 일의 능률이 오른다


17. 효율적인 시간관리

-자투리 시간 이용

-소요시간을 정해서 작업에 임한다.

-사실은 한 달 후이지만 2주 안에 어느 정도 뼈대는 세워 놓자 는 식으로 시간을 정해둔다.


18. 하루의 계획과 결과를 기입한다.


년 월 일

 

해야할 일

오늘 한 일

 

AM 10:00

 

 

 

11:00

 

 

 

12:00

 

 

 

13:00

 

 

 

14:00

 

 

 

15:00

 

 

 

16:00

 

 

 

17:00

 

 

 

18:00

 

 

 

19:00

 

 

 

20:00

 

 

 


19. 연간계획을 세운다.

-월별 테마를 정해두는 방식도 좋다.

1월 : 5일까지 해외! 18일까지 정리의 기술 원고 점검

2월 : 정리의 기술 디자이너와 회의

-매월 일정을 미리 기입해둔다.

▸약속계획: 이동에 걸리는 시간도 기입해둔다.

▸출장계획: 미정의 경우 파란색, 결정되면 붉은색으로 기입

▸납품일 : 납품일로부터 반대로 계산해서 계획을 세운다.

▸신청 계획일 : 내용과 장소는 메모해둔다.

▸마감

▸프로젝트별 계획 : 화살표 등을 사용해 기입

▸개인적 계획 : 휴가, 취미등을 기입해 두면 일에 의욕이 생긴다.

▸생일, 결혼기념일, 중요한 날 : 준비할 것도 기입해둔다.

▸사내 여행, 연중 행사 : 우천시에는 어떻게 한다는 등, 알고 잇는 사실을 기입한다.

▸올 일 년의 목표 : 10년 단위로 미래를 생각한다. 올해는 무엇을 할 것인가, 목표 같은 것도 월 옆에 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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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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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만든 간단한 이데올로기의 세계

* 민중언론 참세상[정치적 이데올로기] 에 관련된 글.

관료주의가 제일 재밌게 표현된 거 같다.

파시즘은 약간 알쏭달쏭.

누가 설명해줘요. ㅋㅋㅋ

 

(한 마디로 고등학생들이 나보다 훨씬 낫다는 말씀이다..난 고등학교 때 뭐했더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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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

Daybreak_님의 [대학 입학.] 에 관련된 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만우절에는 짜장면을 반 전체가 시켜서 그 시간 선생님한테 옴팡 뒤집어 씌우는 것이 유행이었다. 해도 안 들어오는 복도에서 생활하는 여고생들에게 일 년에 딱 두 번 있는 해방일, 그건 만우절과 대청소 날이었다.

(우리학교는 대청소 날에 바닥을 물청소를 했는데, 모든 일을 까르르까르르 하는 여고생들로서는 그 날의 목표는 청소가 아니라 체육복 입고 물바닥을 뛰어다니며 선생님들한테 양동이 물을 퍼부어대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러려니 하고 짜장면 값을 내주기도 했고, 더러는 화를 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가 일 년에 단 두 번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심하게 나무라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날은 상황이 좀 달랐다.



우리가 짜장면을 시킨 시간은 우리 담임이 수업을 하는 시간이었다.

악명높게 깐깐했던 여선생. 우리는 그래도 희망을 갖고 짜장면을 시켰다.

짜장면은 호통과 함께 되돌아 갔고,

우리는 종례시간까지 책상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어야 했다.

잘못이라면 잘못이었지만 억울했다.

그리고 종례시간, 일분단 맨 앞자리부터 차례차례 허벅지를 때리기 시작했다.

끔찍했다. 차라리 빨리 맞기라도 했다면 덜 힘들었겠지만 그 소리를 들으며 책상 위에 앉아 무릎을 꿇고 견디는 건 정말 괴로웠다. 일분단을 거의 다 때렸을 때쯤, 그 여자는 매질을 멈추더니 다시 맨 앞으로 가서 그 애에게 말했다.

 

"넌 꿈이 뭐야."

그 아이는 우물쭈물 거렸다. 잘못 대답하면 회초리가 다시 날아온단 사실을 알았다.

그 여자는 대답을 재촉했다. 아이는 조그맣게 말했다. "요리사요."

그 애의 진짜 꿈이 그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한 것만은 분명했다. 그건 그 여자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고, 그 애는 허벅지를 한 대 더 맞았다.

다른 아이들은, 나를 포함해, 모두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내 꿈, 저 여자에게 진짜 내 꿈을 말해야 하나,

저 여자가 원하는 답은 무엇인가.

 

그 애는 세 번이나 더 답을 해야 했다.

"건축가요."  "변호사요."  "선생님이요."

그리고 그 애는 세 대를 더 맞았다. 눈물을 뚝뚝 흘리자 그 여자가 말했다.

"그럼 무슨 과를 가야 하냐."

그 아이는 울먹거리며 사범대라고 답했고, 그제서야 그 아이는 자리에 앉혀졌다.

 

모두 답을 찾았다.

그 옆에 앉은 아이는 자기가 더욱 놀라서 함께 울며 자기도 사범대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어느 대학이냐고 물었고,

우물쭈물 하던 아이가 서울에 있는 어느 대학 이름을 대자,

그녀 특유의 비웃음과 함께 "거기 가고 싶은 애가 이러고 있냐?" 라고 말했다.

 

몇 명이 더 지나가자 대답은 수월해졌다.

지금의 내 상황에서 적당히, 아주 조금만 상향 지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대면 되는 것이었다.

내 꿈이라는 것은, 무엇이 되고 싶다거나 어떻게 살고 싶다가 아니라,

어느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공부를 잘 못했다.

마땅히 댈 수 있는 학교는 없었고, 특별히 가고 싶어하던 학과도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에게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나는 서울 소재에 가장 낮은 점수대일 것 같은 대학에 유아교육과라고 대답했다.

그 여자는 피식 웃더니 나를 앉혔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나는 그 날이 잊혀지지 않는다.

생각보다 너무나 성적이 잘 나와서

예상했던 곳 보다 좋은 대학을 가게 되었을 때, 난 그 여자를 떠올렸다.

이걸로 복수할 수 있겠다 싶었다.

대학을 간 걸로 복수할 수 있겠다 싶은 선생은 그 여자 말고도 몇 더 있었고,

이런 것 따위로 복수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좀 구차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굳이 학교를 한 번 찾아갔고,

원서 다시 쓰러 왔나보지? 라는 비아냥 거리는 물음에 더 비아냥거리며 아니오,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 보러왔는데요, 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통쾌하고 더러운 기분이었다.

 

사실 드리머님 글과는 별 상관 없는 얘기 같다.

대학에 전혀 못 갈 것 같던 나는 대학에 가서,

진심으로 행복하고 좋은 순간들이 많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어쩐지 저 날의 기억의 찝찔함 때문에 대학 입학이 아주 즐겁지만은 않았던,

그런 쓸데없는 생각이 떠올랐을 뿐이다.

 

드리머님 대학생활 잘 하세요. ^^ (참 뜬금없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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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종로에서 점심을 먹고, 서점에 잠깐 들렀다.

사고 싶었던 책은 너무 비싸서 선뜻 살 수가 없었고,

서점에서 그냥 나가기는 싫어서 만 원 안 되는 책으로 한 권만 사기로 혼자 정해 버렸다.

책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고, 서점에서 빈 손으로 나오길 싫어하는 나는

주로 그럴 경우에 시집 한 권을 사서 나오곤 하는데

오늘은 구천 오백원짜리 소설집을 샀다.

간당간당히 마지노선을 맞추고 룰루랄라, 오랜만에 탄 지하철은 밖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책 읽기엔 참 좋았다.

 

책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이라는, 일종의 소설 모음집이었다.

철커덩 거리며 한강을 건너 노량진으로 가면서 노량진에 관한 김애란의 소설을 읽었다.

가끔 그녀의 글을 읽으면 나이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해졌다. 나와 거의 동시대를 살고, 매우 비슷한 경험을 했고, 심지어 비슷한 동네에서 생활 했던 그녀의 글은 나에게는 무지막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노량진에만 가면 느껴지던 그 음울한 공기와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과 63빌딩이 고시원 창문에서 보인다던 친구의 말. 그녀의 글 속에는 나의 그런 추억들이 있었다. 가장 치열한 곳이었지만 한편으로 가장 우울하게 보이던 곳. 그 곳을 떠올리자 얼마 전에 읽었던 KTX여승무원투쟁에 대한 한 기사가 생각나서 기분이 찝찔해졌다.

63빌딩을 보고 처음 서울에 왔다고 느꼈던 그녀의 글을 읽다가,

나는 노량진역에 내렸다.

축축히 비가 내려와 있었다.

'씨발 비.'

내 뒤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트렁크를 끌고 세 명의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제각각 츄리닝 차림으로, 얼굴에는 여드름이 잔뜩난 앳띤 스무살 정도의 모습의 아이들. 다른 아이가 말했다.

'야, 드디어 서울에 왔다!'

그 애가 바라보는 곳에는 커다랗게 정진학원 광고판이 붙어 있었다.

 

어쩐지 그 순간이 묘했다. 그 글과 내 세상이 같은 곳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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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큰, 햇살이 따뜻한, 더 좋아질,

schua님의 [출근] 에 관련된 글.



졸업하고 한 동안, 내 책상이 있는 공간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다.
내가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실 두 개였다.
내 책상이 있는 곳, 그리고 아침 일찍 나가지 않는 곳.
나는 아침 일찍 나가지 않지만, 내 책상은 없는 곳에서 일한다. 아니, 사실 그 공간이 내 직장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내 책상이 없다는 건 내가 소속된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할 때도 많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건, 난 정말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난다는 것이고, 여전히 약속시간엔 5분 이상 꼭꼭 늦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난 이 일을 잘 선택한 게 분명하다.
누군가는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겉멋만 들어서 말만 많은 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때론 나도 내가 하는 일들에 확신이 없지만,
그래도 일찍 나가지 않는 일이라 좋다.
내 책상이 일터엔 없지만, 내 방에 있는 이 녀석을 쓰면 된다.
부족함이 없구나. 하.하.하.

이제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거고, 설령 조금의 어택이 들어온다해도 청소 따위를 하며 풀거다.
더러운 웰빙 세상이지만, 폭식은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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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내 홈페이지에 써 놓았던 글이다.

저 때도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은 심지어 내 책상과 내 컴퓨터가 있는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정말 부족함이 없는 시기인 것이지.

책상 앞에는 커다란 창이 있다.

내 양 팔을 쫙 펴도 모자랄 만큼 길고, 넓은 창.

커튼을 가리지 않으면 그 커다란 창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햇살이 들이친다.

따뜻하고, 환한. 빛.

 

나는 설렁설렁 인터넷을 하거나 모니터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프리뷰를 하거나,

혹은 라디오를 들으며 뒹굴거리기도 한다.

아직 책상이 내 것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그만큼 내가 내 작업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지.

햇살이 따땃해서 그냥 몇 자 끄적여봤다. 히히.

아,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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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두뇌 세척 겸 쓸데없는 수다

블로그에 비공개 포스팅이 늘어가고 있다. 쯧쯧.

어느 때보다 할 말들이 꽉꽉 들어차 있는데,

아직 그걸 제대로 풀어 낼 방법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요즘 집에 자주가서, 긴 지하철 여행을 종종 하는데,

덕분에 올 들어 책을 대 여섯 권이나 읽었다.

재미있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들이어서, 그걸 통한 소통을 해 보고 싶었다.

 

이런 저런 기회들이 생겨서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꽤 봤다.

청연, 왕의 남자, 킹콩 (엥, 이게 단가? ㅋㅋ)

내 머리 속에 논란 거리도 많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기도 했다.

 

근데 왜 암 것도 못쓰고 비밀일기나 끄적이고 있을까나.

점점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될 까봐 걱정이다.

 

참. 머리 잘랐다. 싹두욱.

내가 머리 자르면 반응은 두 개다.

개 아니면 소년.

이번엔 소년 컨셉이다. 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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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Rory님의 [오락가락] 에 관련된 글.

내가 글 쓰고 하루 있다 올라온, 그림. 이러니 내가 어찌 이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


몸이 아프니 짜증만 는다. 온 몸이 바짝 곤두서있는 느낌. 꼭 이럴 때 할일은 많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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