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풍경관람기 - 2005/09/09 17:37

* 민중언론 참세상[경찰청고용직 고공농성 강제진압] 에 관련된 글.

40m....
그걸 지켜보는 동지들의 심정은,
떨어진 걸 본 동지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오늘 경찰청 고용직 노조 집회가 있었다.
반드시 승리~!




 

 

울먹이며 발언하는 김미숙 위원장

 

오늘의 플랭

 

 

항의서한 전달하러 가는 동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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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9 17:37 2005/09/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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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5/09/05 12:58

누가 인간은 자유의지의 존재라고 외쳤던가?

사람은 몸이 지배하고, 몸은 달거리와 변덕스러운 날씨, 바이오리듬이 지배한다.

 

그래도 그리 나쁘진 않다.

오랜만에 씩씩, 활발, 진취, 긍정적인 생활을 내팽겨치고

그저 노곤노곤, 나른나른하게 보내는 나날들.

(혹시 아직은 높은 감정곡선 탓?)


 

누군가 나 대신 움직이고 있는 시간...



너 누구야 O_O?


 

 

음... 큰 사고만 치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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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5 12:58 2005/09/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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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5/09/04 18:59

달군님의 [작업하는것의 일부분] 과는 사실 크게 관련은 없는 글.

(트랙백 따라온 분, 미안^^;;)

 

[[달군]]의 그림들을 보니 뭔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

나도 뭔가 그려보고 싶어서 글적거려보는데 회의시간에 하던 낙서밖에 안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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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4 18:59 2005/09/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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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9/01 18:15

지난 8월 1일부터 보육시설 종사자 자격관리가 시.군.구로 이관되었다. 이제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은 시, 군, 구청이 관리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 관리는 근무 중인 어린이집의 원장이 맡아왔는데, 간혹 호봉 산정이나 자격 승급 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호봉에 따라 월급을 올려줘야 하고 교사가 승급교육을 가면 대체교사를 써야하는 원장에게 자격, 경력 관리를 맡겼다는 사실 자체가 고양이에게 냉큼 생선 던져놓은 꼴과 같은 모양새였다.

 

처음부터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 관리를 원장이 해온 것은 아니었다. 2001년 3월까지는 분명 지자체가 총괄하여 지역 내 보육노동자와 원장의 자격을 관리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부터 행정 업무 간소화를 명목으로 모든 종사자 자격 관리 업무가 해당 보육시설로 이관되어버렸다.
당시 몇몇 보육교사들과 보육관련 단체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와 예상 피해에 대해 밝히고 시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지만 행정기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시행 4년이 조금 넘은 현재, 관리체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보육노동자 입장에서 이번 이관은 결코 제자리로 돌아온, 모든 게 정상화된 상태가 아니었다.


한 보육교사는 이번 자격관리 이관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 경력 중 무려 3년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과거 직장인 A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A 어린이집에 근무하였으나 고용보험에 들어있지 않았고, 임금 통장의 거래내역은 이미 오래 전 일이라 은행에서도 보관본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분명 과거 근무지에서 원장에게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하였다. 그러나 그 경력증명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현재 보육노동자가 자신의 경력을 증명받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서류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납입영수증, 소득세 원천징수부, 보수교육 또는 승급교육 이수증명서류, 처우개선비 지급 관련 서류, 급여지급 계좌 관련 서류, 그 밖의 임면보고 관련 공적 서류 등이 있다고 한다.


전,현직 보육노동자인 사람은 대충 알겠지만, 4대 보험은 지금도 사용자가 가입시켜주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보육노동자가 있을 정도이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이 워낙 많아 소득세 한번 못 내본 보육노동자도 태반이다. 보수나 승급교육은 대체교사 없으니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예 교육 정보를 몰라서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처우개선비 역시 지금도 지급되지 않는 지역이 있다.
그러니 이런 서류를 가져와야 ‘너의 자격을, 너의 과거를 증명’해주겠다고 하면, 전체 시설의 90% 가 민간시설인 상황에서 보육노동자의 90% 이상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5년 앞도 못 내다보는 안목과 시설장의 시커먼 뱃속에서 놀아나느라 새우등처럼 터져 사라져버린 그녀의 보육 경력 3년, 그동안 4대 보험도 들지 못했던 열악한 민간시설에 근무한 것도 억울한데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여 호봉도 깎이고 승급도 미뤄지고...

설상가상도 이런 설상가상이 없지.

 

보육노동자의 자격관리를 어린이집 원장에게 넘긴 건 분명 행정기관이었다. 이번에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역시 행정기관이다.


애초에 신뢰하지 못할 집단이었으면 관리업무를 넘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행정기관이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


위에 언급된 보육교사가 자신의 경력 증명을 위해 내민 경력증명서는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의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매우 정당하고 공식적인 문서이다.

행정기관은 그냥 2001년에서 2005년 사이 관리 책임 방기한 거 인정하고 시설에서 발급한 모든 종류의 경력 관련 문서 인정해라. 그게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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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1 18:15 2005/09/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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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8/28 02:03

무위님의 [펭귄 - 위대한 모험] 에 관련된 글.

만약 내가 이 영화를 뜯어고칠 수 있다면, 성우 빼고 나레이션도 빼고
찰리 채플린 영화식으로 화면 중간중간 간단한 설명 깔아주고 끝내고 싶다.
물론 펭귄들의 소리와 근사한 배경음악은 필수~!

 

어디서 읽은 바로는
영화감독 자신이 성우를 꼭 썼으면 했다고 하고 프랑스판 역시 성우가 나온댄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동물의 의인화에 반대하여 실제 나레이션만 넣다고 한다.
감독의 의도는 대략 알 것도 같은데 동의는 안되고, 매우 미안하지만 차라리 미국판 구해보고 싶다 -.-#



인간의 음성들을 제외하고 화면만 평하자면 그야말로 장관.
내 평생 영하 40도의 남극과 살을 애는듯한 겨울바람, 한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은 황제 펭귄과 오로라를 체험하지 못할 것이며,
펭귄들이 물 속에서 얼마나 멋진 새처럼 날아다니는 지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할 것이며,
그들이 새로운 생명을 위해 자신에게 닥쳐오는 생명의 위협을 몇 고비나 넘기는지 지켜보지 못할 것이다.

이 영화를 보지 못했더라면
같은 하늘 아래 그다지도 지독하게 아름다운 곳이 존재함을, 펭귄의 아름다움을, 그들이 함께 뭉쳐 이루어내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이 영화의 컨셉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어느덧 스며들어 있는 인간 중심의 사고, 편협한 정상가족 개념에 대한 집착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4살이 넘으면 짝짓기를 위해 추위와 천적을 피해 얼음이 단단히 어는 오모크까지 한참을 걷는다.
그리고 짝짓고 알 낳고 품고, 수컷에게 알 넘겨주고, 암컷은 먹이 구하러 가고, 수컷은 자기들끼리 몸을 촘촘히 붙여 바람을 막고, 암컷이 돌아올 때쯤 새끼 펭귄이 나오면 먹이 주고, 수컷은 또 떠나고...
이 사이에 칼날같은 겨울 바람이, 물표범이, 새가 시시때때로 그들을 위협하고 목숨을 앗아간다.

 

그들은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 뭍에서 걸을 때도, 짝짓기할 때도, 추위를 막을 때도,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고 새를 쫓을 때도 그들은 언제나 무리지어있다.
늦가을에 만나 초여름에 모두 뿔뿔이 헤어질 때까지 그들은 거대한 공동체 그 자체이다.
함께 모여 무언가 헤쳐나가는 모습, 감격 그 자체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들의 1부1처제에 주목하고 아빠, 엄마, 아기 펭귄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옆집 아저씨 펭귄이 없었다면 과연 추위에 살아남았을까?
앞집 아줌마 펭귄이 없었다면 아빠,엄마가 모두 먹이 구하러 간 아기 펭귄은 새의 먹이가 되지 않았을까?


실제 새끼가 적당히 자라 각자 제 갈 길 떠나는 걸로 위대한 한 단락을 마친 펭귄들의 모습에 (매우 폭력적인) 정상가족 개념을 각인시키고 가족애를 환기시키는 것은 감정이입을 완전! 방해하신다.
왠지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인간의 잣대로 재다가 뭔가 제대로 된 모습을 못 보게 된 꼴이라고나 할까?

 

기간동안 펭귄이 보여준 모습은

그저 삶을 치열하게 살아나가는 존재들의 위대함이며,
그야말로 '모험'이라 불리울 만한 거대한 노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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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8 02:03 2005/08/2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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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5/08/28 00:28

한심한 스머프...님의 [진보 블로그 다시 그리기 10문 10답] 에 관련된 글.

<진보블로그 다시 그리기 10문 10답>

 

1. 블로그를 언제부터 알고 사용하게 되셨어요? 


 - 블로그를 안 건 : 2003년~
   블로그를 쓴 건 : 2004년~

 

2. 그런데 왜 하필 진보블로그를 ^^ ?


 - 왠만한 블로그 서비스 하는 곳에는 블로그들이 다 있지만 그나마 관리하는 건 진보블로그 뿐이져.^^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멀리 하기엔 너무 가까운 당신-.-)



3. 블로깅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 개인 홈피 대체용(이라기보다 블로그땜시 홈피는 죽었네요.)

 - 최근 소식, 경향, 입장 파악. 운동에 대한 공유를 넘어서 공감.
 -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가능
 - 근데 이 이상 블로그, 블로깅으로 업그레이드가 좀체로 안되네여.
   오는 사람 말리지 않으나 좀처럼 가지 않으니 관계가 형성될 리 만무.. 게으른 탓이지요...

 

4.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 1번째, 역시 진보네. 캐릭터도, 쏟아내는 내용도 맘에 듭니다.
 진보네가 없었다면 진보블로그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 2번째, 포스트들. 비겁한 지 모르겠지만 받아들이기 편한 곳입니다.(토해내긴 쉽지 않지만...^^;;;;)

 

5. 진보블로그 메인 페이지에서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혹은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 '글 이어가기'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트랙팩처럼 트랙백이 한 곳에 모이는 것도 좋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1번째 글'을 읽고 트랙백 걸린 데 가면 '2번째글', 읽고 트랙백 걸린 데 가면 '3번째 글' 뭐 이런 방식도 재미있을 듯...


 - '오늘의 사전' : 많이 사용되는 단어나 각자가 붙인 단어의 정의, 단어를 사용한 포스트 등을 보여줄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주제별 블로그 옆에는 해당 주제에 몇개의 블로그들이 있는 지 표시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새로 트랙백 걸린 최근 포스트들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배경이미지나 프로필이미지, 각종 캐릭터를 모으고 알리는 공간이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진보블로그 말고 괜찮은 외부블로그들도 많이 추천되어졌으면 좋겠어요. 포스트를 직접 소개해주는 것도 좋고...( 1타 多피 정신~!)

 

6. 진보블로그를 사용하면서 가장 짜증나는 점은 무엇인가요?

 - 역시 검색 기능이겠지요

 

7. 진보블로그 외에도 다른 블로그에 많이 가시나요? 주로 어떤 블로그를 많이 찾게 되나요? (특정 블로그를이야기 해주셔도 좋고, 어떤 주제의 블로그라고 말하셔도 됩니다.)

 - 넘의 블로그까지 갈 여유는 없네요.

 

8. 새로운 블로그, 마음에 맞는 블로그를 만나게 되는 계기나 방법이 있나요?

 - 1번째, 내글에 붙은 덧글과 트랙백 따라가는 경우
 - 2번째, 블로거진에 올라온 포스트 따라가는 경우
 - 3번째, 새로쓴포스트에 올라온 포스트 따라가는 경우

 

9. 하루에 블로깅(쓰기 읽기 모두)에 쓰는 시간은 얼마나 되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블로그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방문하나요?


 - 하루 블로깅 시간은 음....^^;;;; 일 많을 때와 일 적을 때 편차가 매우 큽니다.
   일 많을 때는 못 들어올 때도 많고요. 일 적을 땐 보통 1번에 읽기 40분, 쓰기 1시간 30분 정도?
 -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블로그는 모두 웹브라우저에서 URL 쳐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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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8 00:28 2005/08/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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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8/16 21:28

레니님의 [SICAF 2005 #1] 에 관련된 글.

 

COEX 메가박스에선 SICAF 애니메이션, 태평양관에선 전시회가 진행중이다.(가 아니라 오늘 끝났겠는 걸?^^;;)

 

전시회장이 워낙 넓어서 제대로 다 본건지 알 수 없지만 몇가지 찍은 거 올려보면...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이 이두호 특별전.

이두호는 [임꺽정]과 [머털도사...]로 유명한데, 전시 작품 중에도 두 캐릭터가 많다.

 

근사한 그림들도 많았지만 작가가 메모지에 끄적거린 그림들이 눈에 띄었다.

이 사진은 머털도사와 작자의 모습인데, 나는 왠지 SD를 좋아하나봐.^^

(SD : Super Deformation. 보통 2등신으로 얼굴을 과장시킨 캐릭터를 말해요.)

이 그림 근처에는 작가가 썼다는 펜촉이 아크릴 각 안에 하나 가득한데,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려왔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래 같은 삽화도 눈에 띄는데, 시대 모습을 정말 푸근하게 표현한다는 느낌이다.



COEX 전시회에 오면 왠지 장사치들이 쫘~악 깔려 기분 안좋을 때가 많은데, 애니, 만화, 캐릭터는 일반인도 즐길만한게 많다 싶어서 그런지 나름대로 볼 것도 있는 것 같다.

얘는 토로(Toro)라던데, 표정이 끝내줌~!

 

이번 전시회에선 새삼스레 한국의 만화 재벌 두 회사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서울문화사와 대원이 바로 그 회사들...

한켠에 "19세미만 판매불가"라 붙어있던 BL 코너. (저거 못 본거다, [환월루기담(?)])

 

 

이번 전시회의 메인 주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해방 60년]이라던데, 그중 '저항 만화' 코너가 가장 볼 만 했다. 

표현이 재미있고 신선하다고 느꼈는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직선적인 표현이 오랜만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 만화는 지주에게서 쥐어짜지는 농민의 모습.

 

대체로 6공 때쯤 그려진게 아닐까 싶은데, 반미, 노동운동, 군대.경찰의 과잉진압등에 대한 내용이 많다.

 

 

그림 가운데 군인 개들 보이는가?

 

언제나 남의 탓만 하는 전두환의 모습^^ 훌륭하시옵니다, 민족미술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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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6 21:28 2005/08/1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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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8/14 17:24

지난 8월 2일부터 일민미술관에서 2005 동아LG 국제만화 페스티벌 (DIFECA 2005)이 열리고 있다.

 

크게

자유로운 감성전 - 해외만화 초대전 (독립만화)

즐거운 발견전 - 만화 공모전 수상작 전시

유쾌한 상상전 - 한국만화 특별전

로 구성되어 있는데, 3가지 섹션 모두 볼 만함. (O_O)b



자유로운 감성전 - 해외만화 초대전

 

1층에서 열리는 해외만화 초대전은 해외의 독립만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종이와 펜'이 아닌 다양한 재료의 사용이 눈에 띈다.

 

벨기에의 티에리 반하셀은 유명한 독립만화가이자 독립만화 출판자라고 한다.

그의 작품 [야만(Brutalis)]은 빛과 육체의 움직임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더 압권인 건 [야만]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얼알론(Hollalone)].

[얼알론]은 벽 3면에 육체와 풍경의 모습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며 흘러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느낌이 언젠가 본 모래 애니메이션과 비슷하다.

 

포르투갈의 페드로 노라는 사회비판적이고 우울한 만화를 그린다고...

그의  [미스터 버로우(Mr. Burroughs)]는 실존인물의 삶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배경을 처리할 때 일정한 짧은 사선으로 면을 채움으로써 뭔가 긴장되고 불안한 느낌을 준다.

 

스위스의 이븐 알 라빈은 미니멀라이즘 경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만화가.

말풍선 모양으로 다양한 표현을 한 [추상만화 BN **]이나 [축제의식]을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대사 한마디 없고 배경도 없이 단선으로 그린 캐릭터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슬로베니아 출신 안드레이 스툴라 역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많이 전달한다고 하는데 작품중 [러시아인]이 눈에 띈다. [러시아인]은 작가가 러시아와 러시아인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던데 외국어라 한마디도 읽을 수 없음...-_-;;;

 

역시 슬로베니아 출신인 토마스 라브릭의 작품 [불빛의 신]은 파괴된 미래와 환경재앙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는 데, 역시 외국어라...-.-;;

 

스위스의 프레데릭 피테르스의 작품은 전시된 어떤 작품보다 개성만점으로 느껴졌는데, 캐릭터가 일본만화처럼 눈이 엄청나게 커서 그런 것 같다. 그의 작품은 시대가 불분명해도 대체로 SF적 냄새가 솔솔나는 게 정말 독특하다.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리치의 작품중에는 [사피아 야세프]라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 있는데, 그림 표면에서 질감이 느껴지고 전반적으로 매우 우울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스테판 블랑케는 애니메이션[슬픈 피부]와 [나의 찻잔 받침]이 선보이고 있는데, 그림으로 그려진 것이지만 절지인형과 같이 뚝뚝 끊어지는 움직임을 보인다. 마치 위에서 누가 줄로 동작을 만드는 것 같다.

그 옆에는 스테판이 만들어놓은 [악몽의 방]이 있는데, 사방이 악몽의 그 현장이고 가운데 놓인 침대안의 사람 머리 위에서 악몽들이 종이조각에 그려져 날아올라가고 있다. 언제나 저런 생각만 하고 살면 노이로제 걸릴 텐데...-.-

 

 

즐거운 발견전 - 만화 공모전 수상작

 

2층에 올라가보니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중 캐릭터와 카툰 부문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캐릭터는 그다지 맘에 드는 게 없었는데 2가지 정도 뽑으라면

2등신도 아닌 1등신 동물들 [미니게임팻]과

 

[플래넷 큐몬]

 

 

카툰 부분에선 볼만한 게 많았는데, 재미있는 점이 조지 부시와 핸드폰에 대한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이건 콜롬비아 Freddy Pibaque 의 작품 [조지 부시]이다.

 

하나 더 소개하자면 이건 중국의 Xu Caixiao 가 그린 [조지 부시].

(대략 분위기는 알만 하지요?^^)

 

 

핸드폰 소재로 하는 작품들은 대체로 핸드폰에 중독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건 중국 Huang Kun 의 [무제]

 

이건 이란 Tarbriz Cartoon Society 의 [무제]이다.

 

 

한편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다룬 작품도 눈에 띄는데, 이 작품은 루마니아 Pavel Constantin 의 [무제]이다.

 

이란 Ali Divandary의 작품 [무제] 역시 거대한 현미경으로 노동이 감시당하는 것과 같은 현대인의 삶을 나타내고 있다.

 

콜롬비아의 Freddy Pibaque 의 작품 [Productive Use] 는 반전의 메시지를 알리고 있다.

 

 

유쾌한 상상전 - 한국만화 특별전

 

신명환의 [팔방치기 횡단보도]는 짧은 컷 만화를 실제 공간에 표현해본 것이다. 횡단보도가 땅따먹기라면? 건너는데 꽤 시간 걸리겠지? ㅋㅋ

 

백주연의 [대머리 위의 계란후라이]벽과 탁자등에 계란후라이들이 잔뜩 놓여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모두 머리 위에 계란 후라이가 놓여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사진의 왼쪽 사람은 제목과 가장 부합하는 모습이겠지?

 

신명환의 [깔깔깔 구리기 짐볼을 구해주세요]는 정말 내 무릎정도의 지름을 가진 커다란 짐볼들이 가득 있다. 그려진 표정들이 정말 귀여워.

 

조주현의 [유아용 비데]는 출산 욕구를 높히기 위해 '유아용 비데 설치를~'이라는 *** 연구소의 문구가 보이는 데, 왠지 국가의 출산장려정책만큼이나 허무해보인다.

노란 방은 참 예쁨.

 

신명환의 [뭉크의 절규]. 왜 절규하는지 이제 알았지?

 

정은향의 [어항변기]. 근데 물 빠질 때 붕어들은 어쩌나?

 

이 그림 아시나요? 바로 그 유명한 델로스. 이 소파 말고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건 신명환의 [눈사람 아이스크림]. 알고보면 아이스크림은 진짜 이렇게...^^;; 이 아이스크림은 진짜 사먹을 수 있다.

 

 

* 사족.

이번 전시회 참가의 또다른 즐거움, 진짜 델로스를 봤다!

오, 역시 또 편견의 시각으로 '어리다 싶은 젊은 여자' 생각했다가, '그냥 젊은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좀 말랐고 신경 예민할 듯 싶지만, 매우 스타일리쉬함!

 

일민미술관은 광화문역 교보문고로 나와 길 건너 광화문 우체국 있는데 있다.

페스티벌은 8월 21일까지

 

* 사진출처 : 일민미술관(http://www.ilmin.org) + 거의 다 직접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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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4 17:24 2005/08/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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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8/12 14:01

현대 그림책의 유명한 작가 두 사람, 존 버닝햄(John Burningham)과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

그들의 동화는 아마 만 4~6세 사이 어린이를 키워본 사람은 적어도 한 권이상은 접해봤을 만큼 꽤 유명하다.

 

존 버닝햄은 37년, 앤서니 브라운은 46년생, 둘다 나이든 영국 아저씨들이다.

이 나이든 영국 아저씨들의 그림책을 유감없이 볼 수 있는 그림책 전시회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존과 앤서니는 둘다 이야기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는 전천후 작가들.

어떤 이야기꾼들인지, 어떤 그림장이들인지 한번 보실라우?

 

(위의 날으는 침팬지는 앤서니 브라운의 윌리 시리즈 주인공인 바로 그 '윌리')



{ 존 버닝햄 }

 

존 버닝햄의 이야기는 언제나 아이들의 편에 서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어른에게 대신 전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그림책 [지각대장 존]이나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등도 어른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어른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 적어도 어른이 보기엔 - 아이의 눈과 무한한 상상력으로 표현해낸다.

그는 딱딱한 영국식 교육을 견디지 못하였고 섬머힐 학교를 다니며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자신의 재능을 깨달았다고 하는데, 왠지 이야기 하나하나가 스스로 꾸어왔던 꿈이 아니었을까 싶은 공상도 해보게 된다.

 

이 그림은 [마법침대]의 한장면.

어느날 길가 가구점에서 아버지와 함께 산 침대.

그 침대에는 '이 침대에 누우면 먼 곳으로 여행하게 됩니다. 먼저 소원을 빌고나서 ... 주문을 외우세요!' 라고 적혀있다.

제대로 주문을 읽은 어느 날, 아이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도시를 지나 들판의 난쟁이와 요정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아기 호랑이를 어미 호랑이에게 데려다주기도 하고, 돌고래와 수영하기도 하고...

어느 날 부모님과 여행 후 돌아와보니 할머니가 낡았다고 침대를 버리셨다. 쓰레기장으로 정신없이 달려가자 침대는 사라질 위기! 다시 한번 멋진 주문을 외우자 침대가 부~웅 하고 날기 시작하고, 아이와 침대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

당신도 주문을 알아내보라고 부추기기 까지한다.

옆에 서있던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놀라는 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당연하지, 그 침대는 마법침대이니까.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는 존 버닝햄이 즐겨 사용하는 화면 구성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 왼쪽 면은 어른의 세계, 오른쪽은 아이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셜리는 어느 날 부모님과 바닷가에 놀러왔다.

부모님은 모래사장에서 의자 펴놓고 햇빛만 쪼일 뿐.

그러나 물 속에 과감히 끼어든 셜리는 다양한 모험을 한다. 지나던 개도 만나고, 보트 타고 나갔다가 해적도 만나고, 용감히 해적과 결투도 벌이고, 보물도 쟁취하고...

셜리가 열심히 모험을 즐기는 동안 부모님은 여전히 조용히 앉아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셜리에게 말만 할 뿐이다. "셜리야, 예쁜 새 구두에 지저분한 흙탕물 안 튀게 조심해라"

(어른들, 애들하고 놀기 무쟈게 힘드시죠? ㅋㅋ)

아마도 부모님은 평생 셜리의 모험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의 그림체는 엉성해보여도 글 만큼이나 간결하고 핵심적이다.

왠지 지나가던 어느 카페, 술집, 식당, 누군가의 노트 한켠에서 편안하고 깔끔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림들.

 

 

{ 앤서니 브라운 }

 

앤서니 브라운은 맨체스터 왕립병원에서 인체삽화 작업을 3년 정도 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볼륨감있고 배경까지 꽉 차는 경우가 많다.

그의 그림책에서는 일상에서 아이가 겪게 되는 소소한 문제나 공포 등을 해소시켜주고, 뭔가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려는 작가의 열망이 느껴진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아예 공포를 앗아가는 것이 아니다.

공포를 느끼는 상황은 이미 벌어진 상황이며, 다만 그 장면은 생각외로 간단한 미소로 대처할 수 있다고 잠깐 아이의 손을 잡고 용기를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림책 [숲속으로]는 고전 [빨간모자]의 패러디인데...

[빨간모자]는 아이들에게 공포와 죄책감, 죄에 대한 가혹한 징벌 등을 체험하게 하지만,

[숲속으로]는 [빨간모자]로부터 파생된 모든 스산한 기운을 느끼게 하면서도 아주 덤덤하고 별 일 아니라는 느낌으로 아이에게 미소를 돌려준다.

 

그림책 [고릴라]는 고릴라를 좋아하지만 한번도 본 적 없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소녀는 언제나 고릴라를 보고 싶지만 일이 너무나 바쁜 아버지는 그녀와 동물원에 갈 시간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생일 날 사준 고릴라 인형은 진짜 고릴라가 되었고, 아버지 대신 아버지의 모자와 외투를 걸치고 동물원도 가고 맛있는 식사도 함께 한다.

그리고 어느 새 아침, 아버지는 딸을 보며 "동물원에 가고 싶지?"라고 물으며 빙긋이 웃는다.

 

이 그림책은 절대적으로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30, 40대 어른들과 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그림책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시켜주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아이가 무언가 꿈꾸는 것은 매우 정당한 것임을 알려준다.

 

 

[특별한 손님]은 이혼한 아버지와 사는 딸이 어느 날 아버지의 재혼 상대자를 만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아버지와의 시간을 뺏긴 것 같은 딸이 재혼 상대자와 그녀의 아들하고 불편한 모습도 보여주고, 그녀가 아들과 함께 다시 그녀의 집으로 돌아갔을 때의 아버지의 외로움도, 왠지 모를 딸의 허전함도 보여준다.

이런 과정 속에서 딸은 그들과의 생활의 어려움뿐 아니라 함께 해서 행복한 면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도록 하고 있다.

 

 

쭉 보고나니

 

두 사람의 그림책을 보니 왠지 두사람을 상상하게 된다.

존 버닝햄은 먼 하늘을 쳐다보며 팔을 활짝 펴고 소리내어 웃으며 빙글빙글 돌고 있을 것 같고, 앤서니 브라운은 정확히 자신의 눈높이와 같은 곳을 쳐다보며 슬며시 미소짓고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들의 눈높이는 어른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것 내지는 아이들로 향하고 싶은 눈높이이기에,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는 성곡미술관 본관과 별관에서 진행중인데, 본관에서는 그야말로 그림과 글의 전시를 볼 수 있다.

한편 별관은 정말 '심봤다!'인데 2,3 층은 그림책 중 일부 장면을 재현하여 아이들이 놀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놓았고,

1층에서는 존 버닝햄과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위의 그림책 중에서 [특별한 손님]은 별관 1층에서 책으로 본 것이다.

 

어제 하루만 그림책 20권 가까이 본 것 같다.

이 두사람의 그림책은 왠만해서 재미없기 힘들기 때문에 뭐든 잡히는 대로 읽으면 된다.^^

(음.. 내가 재미없게 읽은 유일한 그림책은 존 버닝햄의 초기작 [보르카])

 

 

* 사진 출처 : 성곡미술관(http://www.sungkokmuseum.com) + 인터넷 서점 알라딘(http://www.alad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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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2 14:01 2005/08/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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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8/11 00:01

음... 거리도 멀고, 미술관 만든 이도 맘에 안 들고, 고전예술에 혹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이유로 호암미술관은 평생 안 가볼 줄 알았는데... 어떻든 가봤다.

 

[연꽃전]---------------------------------

1층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제목은 연꽃전.

예쁘게 생긴데다가 물도 정화시킨다는 연꽃,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림을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19세기초에 그려졌다는 [수련도 십곡병]. 물 위에 떠있는 연꽃이 그려진 10폭짜리 병풍이다.

가만히 보면 꽃은 평면이고 간략한데, 연잎은 화려하고 정말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감동이다.




아래 그림은 역시 19세기 조선시대 그려졌다는 [연압도].

연꽃과 오리 그림이다.

오리가 물살을 헤치는 모습이 마치 모래 위를 헤집고 다니는 듯해서 웃긴다.

 

이 [연압도]의 연꽃과 연잎도 참 섬세하게 그려지긴 했지만,

현재 심사정이라는 사람이 그린 [연지쌍압도]는 더 섬세한데다가 무척 화려하다. 평면인데도 이파리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아래 그림은 김홍도가 그린 [연해도]. 화첩에 그려진 건데, 담백 그 자체.

크기로 봐서는 연잎위에 연꽃, 그 위에 게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반대라도 전혀 이상하지도 않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그림 근처에는 정선이 그린 [삼승정도]가 있었는데, 인왕산 동쪽 기슭의 세심대와 옥류동 사이를 그린 산수화다.

그림 한 가운데 작은 집과 작은 연못이 있는데, 연못 위에 떠있는 연잎들이 마치 커다란 물방울 같아보인다.

 

 

18세기 김두량이라는 사람이 그린 [화조도]도 참 고왔는데, 물위로 고개를 떨군 연잎 사이로 오리가 헤엄쳐 나오고 있었다. 그걸 보니 왠지 자연은 종족을 떠나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대단한 존재다 싶다.

 

14세기 고려때 만들어졌다던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권10변상도].

오른쪽엔 보현보살이 제자들에게 비로자나불의 화장체계를 설법하고 있고,

그 설법 그대로 왼쪽에 화장체계가 구현되어 있다.

세상의 가장 밑엔 풍륜이란게 있고 그 위에 향수해가 있고 그 속에 큰 연꽃이 있는데,

그 연꽃 안이 화장세계란다. 그 주위는 아름다운 금강륜산이 둘러싸여있다.

화장세계란 연꽃속에 있는 일체의 만물을 뜻한다는데,

연꽃 안에는 꼬마 부처들(내 생각에)이 연잎 줄기를 따라가보면 그 끝에 연결되어 잔뜩 앉아 있다.

왠지 이정애 만화의 [안녕 유리카]에 나오는 미래인들의 존재 그 자체같기도 하고,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강하게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전시회에는 그림 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도자기도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 [업경대]라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험상궂은 사자(내지는 해태)위에 연꽃장식의 기둥이 있고, 그 위에 화염에 둘러싸여있는 거울이 있다. 이 거울은 명부에 끌려간 자를 비추면 업이 얼마나 되는 지 보여준댄다. 그에 따라 윤회시키겠지?

 

[2층]---------------------------------

연꽃전과는 관계없이 2층에는 항상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 있었다.

별 생각없이 돌아보려다가 그 중 2개의 병풍이 눈에 확~! 들어왔는데,

[호피장막도 8곡병]과 [철산읍지도 8곡병]였다.

 

보통 병풍은 일관된 주제나 한폭한폭마다 십장생을 그린다던지 그러던데,

[호피장막도 8곡병]은 전체 8폭에 호피가 드리워져있고 3번째 폭과 4번째 폭에 호피가 살짝 들어 올려져있다.

그 사이로 서재의 모습이 보인다. 책상도 보이고 안경도 보이고... 정말 특이한 병풍이었다.

 

[철산읍지도 8곡병]도 한 '개성'하는데, 오른쪽 5폭은 그야말로 흔한 산수풍경이었지만 왼쪽 3폭은 도성 모습이 성냥갑 쌓아올린 것처럼 그려져있다. 마치 현대의 도심 속 같다. 심지어 새들도 빌딩 꼭대기에 모여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완전 포스트모던!

 

병풍 말고 재미있었던 그림중 하나는 [금강산도]였는데, 진짜 초등학생 정도가 그린 보물지도처럼 생겼다. 만화영화에서 많이 본 지도 그림이다..^^

 

[잠깐, 그림 본 전반적인 느낌]------------

전시회엔 도자기나 조형물도 많았는데 나는 그림에 관심이 많이 갔다.

 

옛날 그림들, 식상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특이한 그림 몇가지가 나를 빙그레 웃게 해주었다.

특히 민화는 - 몇 작품 안되어 참 아쉬웠지만 - 정말 독창적.(O_O)b

(이미지파일이라도 남기고 싶은데 구할 수가 없당.)

학교 미술책에선 민화는 그저 덜 섬세한 그림 정도였던 것 같은데 왠지 대한민국 교육에 다시 한번 속은 느낌이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고전도 새롭다. 

확실히 빛바랬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바람 한번 휙 불면 찰랑찰랑 움직일 것 같다. '생동감 넘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또 하나 느낀 점은 그림을 보고 있으니 뭔가 계속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 연잎 쓴 아이는 이제 무얼 할까?

두 아저씨는 앞뜰에서 무슨 수다를 떠는 걸까?

연잎을 헤쳐나온 오리는 무리들쪽으로 움직일까? 재미있다고 다시 연잎으로 들어갈까?

머리속에서 계속 이야기를 만들게 한다. 그것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가 가능한 그런 무한한 이야기를...

 

 

[외부]---------------------------------

호암미술관은 외부에 넓은 정원과 호수를 볼 수 있는데, 약간 인공 냄새가 나긴 하지만 한적하고 탁 트여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비가 약간 와서 사람도 거의 없어서 그런지, 한산하기도 하고 풀, 나무들도 싱그러워보였다.

 


 


 

 


 

* 사족

(혹시 갈 사람 있나 싶어서) 호암미술관을 어떻게 갔냐하면...

사당역에서 1500-2번 타고 80분 -> 에버랜드에서 무료셔틀버스 이용(5분)

에버랜드에서 호암미술관까지 셔틀버스는 오전 10시부터 16시까지 매시정각에 출발.

 

* 사진출처 : 호암미술관(http://www.hoammuseum.org) + 직접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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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1 00:01 2005/08/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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