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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성공회대 이광일 교수가 참세상에 올린 글을 바빠서 대강 읽고 지나갔는데
오늘 다시 생각이 나서 찾아가 꼼꼼히 정독했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renewal_col&nid=53151
제목에서부터 '대당'이라고 하는 논리학의 용어를 들이대어서 좀 당혹스러웠고,
글이 꽤 길어서 차근차근 읽지 않으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단번에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나만의 문제인가~~?^.~)
그래도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민주주의의 의미와 실현방안,
이른바 추모 정국이라는 것에서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들,
그리고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것들에 대해서 잘 짚어준 것 같다.
또 찾아서 읽게 될 것 같아서 일단 링크를 걸고
눈에 띄는 몇 문장들을 그대로 옮겨다 놓는다.
특히, '살아있는 권력'과 '죽은 권력'의 문제를 지적한 첫번째 인용문은
나를 뜨금하게 만들었다.
지난 번 글에서 나도 편리하게 그런 표현을 차용했으니 말이다.
어디 볼까...
요즘 많은 저널리스트들, 학자들이 ‘살아 있는 권력’과 ‘죽은 권력’의 관계에 대해 자주 언급합니다. ‘살아 있는 권력’인 이명박정권이 ‘죽은 권력’을 상징하는 노무현정권을 탄압, 조롱하였고 노무현전대통령은 그 상징적 희생양이라는 평가도 들립니다. 물론 이런 대당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것은 주권자를 대상화, 수동화시킨다는 점에서 그 이데올로기의 혐의를 벗어날 없습니다. 왜냐구요? 어떤 사회이건 민주주의를 표명하는 한 ‘살아 있는 권력’은 오직 ‘자기지배를 실현하고자 하는 주권자’에게만 붙일 수 있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정치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나의 삶과 죽음뿐만 아니라 타자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을, ‘민주주의자 노무현’을 살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요. 그것은 과거에 그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여기에 가로 놓여 있는 그 어떤 부당한 장벽들, 경계들을 비판하고 그것에 저항하면서 그것을 허물고 새로운 삶의 관계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해집니다. 민주주의는 과거의 경력을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살아 움직이는 지금 이 순간의 부당한 관계들을 문제시하고 그것을 넘고자 하는 실천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죽은 노무현을 잡고 그를 기억하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아 고통 받는 용산을,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이주노동자들을, 소수자를, 수탈 받는 환경과 생태의 아픔을 안고 함께 싸우는 것이 진정 그를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민주주의, 즉 자기지배의 실현은 그 어떤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꿈을 투사하여 이룰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아는 자들만이 “이제 저를 버리라.”고 한 ‘대통령 노무현’의 말을 제대로 독해하는 사람이고 그를 넘어섬으로써 그를 살리는 참다운 지지자가 될 것입니다.
개혁자유주의자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세계’는 오직 그것을 넘어 나아가고자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실현되어져 왔다는 역사를 부정하거나 잊지 마십시오. ‘노무현의 꿈’은 열성지지자들인 당신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자, 진보주의자로 거듭날 때만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정말 잊지 말길 바랄 뿐입니다. 그래서 ‘바보 노무현’을 추모하는 저 촛불이 지금 그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는 용산의 착한 이들과 가난한 자들의 삶 속으로 자연히 이어질 때만이, 진정 ‘이 시대의 또 다른 바보들’과 어깨를 할 수 있을 때만이 그 또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요. 이제 당신들의 몫입니다.
=미디어충청(http://cmedia.or.kr)에 오늘 기고한 것.....
민주노총 지도부 조문 유감
1.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 5. 23. 05:21)
2.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들이 투쟁의 제단에 재물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동지들을 희생시킬 수 없었습니다. 동지들을 잃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육신이 비록 여러분과 함께 있진 않지만, 저의 죽음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악착같이 싸워서 사람 대접 받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큰 나라를 반토막내서 배부르고 등 따신 놈들 미국과 극우보수 꼴통들이 이번 참에 아예 지네들 세상으로 바꿔 버릴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는 실종된 지 오래됐고,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을 강요하거나 고분고분 노예로 살라고 합니다.
그 속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안락만을 위해서 투쟁할 것이 아니라 통큰 목적을 가지고 한발 한발 전진하기 위해 손을 잡고 힘을 모으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존권, 민중의 피폐한 삶은 사상과 정견을 떠나서 무조건 지켜져야 하고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민중은 이론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의 죽음이 세상을 바꿀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최소한 화물연대 조직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 힘 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43일이 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깜깜할 겁니다. 어떻게 승리하는지 저는 보지 못할겁니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이런 식의 선택을 해야 되는지, 그래야 한 발짝이라도 전진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속상하고 분합니다.
이름을 거론하자니 너무나 많은 동지들이 떠오릅니다.
저를 이만큼 건강한 간부로 활동가로 있게 해 준 소중한 분들. 저를 믿고 따라 준 형님, 동생, 친구들. 이 의미있는 투쟁, 힘겨운 투쟁에 끝까지 남아 준 동지들 모두가 저에겐 희망이었습니다.
광주라는 곳도 사랑합니다.
날고 싶어도 날 수 없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가 행복하고 서로 기대며 부대끼며 살아가길 빕니다.
복잡합니다. 동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면서 그 속에 저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 올림.
(2009. 5. 3. 자결 확인된 이후 발견됨)
3.
'특별한 사람'의 유서가
'특별하지 않은 사람'의 유서를 뒤덮고 있다.
'특별한 사람'의 유서에는 개인의 상처와 고통이 크게 드러나고
'특별하지 않은 사람'의 유서에는 조직(공동체)의 상처와 고통이 오롯이 배어있다.
'특별한 사람'은
언제나 국익을 외쳤지만 국익을 위해 목숨을 저버린 것 같지는 않고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국익의 근본이 노동자 민중의 삶에 있음을 외쳤고 죽음으로 실천했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 전복의 역사 앞에서
나는 모든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관과 무덤에서 되살아와서
산 사람들과 어울려
전복되지 않는 오늘의 역사를 위해서 함께 싸우는 것을 꿈꾼다.
'특별한 사람'의 죽음이 미구에 태풍처럼 세상을 휩쓸고 가더라도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듬고 지키며 우리는 그저 싸울 뿐이다.
2009-05-20 16시05분 이성우
일요일 낮 12시 10분쯤,
연행된 동지들 면회하러 대덕경찰서에 갔는데
경찰들이 정문을 틀어막고 먼저 온 동지들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더라.
어차피 경찰서 안에 주차하기는 글렀구나 싶어서
경찰서 담벼락을 따라서 스르르르 굴러가고 있는데
어랍쇼, 전경들이 우르르 담장을 넘어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 광경....
그 당시 대덕경찰서 정문에서는....
지난 주일(5/9-10)엔
식구들끼리 예정되었던 1박 2일 여행을 갔었다.
꽃이 지고 난 섬진강을 따라서
순천, 광양까지 갔다가
다시 하동, 화개장터, 구례로 거슬러왔고
다음 날에는 곡성을 거쳐서 성삼재를 넘어서 돌아왔다.
오자마자 곧바로 대전역 촛불집회에 갔고
밤에는 투쟁하는 동지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월요일(5/11)엔 모임이 있었고
아주 특별한 일들이 이어지면서 밤을 새고 말았다.
화요일(5/12)에는 서울에서 집회와 회의(중집위)가 있었고
뒷풀이에 더해서 한잔의 술을 마시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수요일(5/13)에는 오전에는 지역본부 회의,
오후에는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퇴근하고 촛불집회에 갔다.
서울가는 연맹의 간부들을 대전역까지 태워다주고
가볍게 시작한 저녁밥먹는 자리가
조용한 술자리로 길게 이어져 자정을 많이 넘겼고...
목요일(5/14)에는 안전성평가연구소 민영화 저지 출근투쟁,
지부에 잠시 들러서 설문조사 얘기 마무리짓고,
오후 4시 회의가 있을 때까지 일하느라 좀 바빴고,
저녁 7시에 서울 회의는 30분쯤 지각했다.
뒷풀이가 유쾌하게 이어졌고
4년만에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요일(5/15), 오전 10시 회의에 지각했고
좀 일찍 퇴근해서 안양에 갔다.
스승의 날을 전후해서 모이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그 때의 담임선생님, 올해 초에 정년퇴임하셨지만
우리랑 여전히 젊고 활기차게 어울리신다.
토요일(5/16), 아침부터 마음이 바쁜 날이었고
비는 왔고, 전국노동자대회가 처음으로 대전에서 있었고,
행진이 시작되었을 때 사정상 빠져있었고
밤에 다시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다급한 전화를 여러통 주고 받았고 멀리까지 차로 다녀왔다.
일요일(5/17), 오늘이구나...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서울로 가는 도중에
어제 연행된 동지들이 너무 많아서(457명?)
면회투쟁을 같이 해달라는 연맹의 전화를 받고
다시 급히 대전으로 돌아왔다.
둔산경찰서, 대덕경찰서, 다시 둔산경찰서, 왔다갔다 하다가
오후 3시에 점심을 먹고 오후 5시에 회의(민영화저지정책팀)에 갔다.
회의 마치고
저녁 같이 먹고
집에 들렀다가
사무실에 왔다.
12시 지나면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
일은 끝이 보이지 않고
지난 일주일 생각나는대로 줏어섬기고 있다.
돌이켜 보면
하나하나의 일들이 모두 정리가 필요한 것들이지만
언제 다 정리하고 살겠나.
10분 후면, 다시 일주일이 새롭게 시작되는구나...
맛있게 살자 <9>
밥상에 차려내는 향긋한 바다내음, 멍게깍두기
요즘 수산시장에 가면 싱싱한 멍게들을 만나게 됩니다. 멍게는 수온이 높아지는 늦봄부터 여름까지 제철입니다. 멍게의 특유한 맛은 불포화알코올인 신티올(cynthiol) 때문이며, 근육 속에는 글리코겐의 함량(약 11.6%)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많습니다. 멍게에는 또 인체에 필수불가결한 미량 금속성분인 바나듐이 들어 있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술안주로는 곧잘 멍게를 찾으면서도 반찬으로 먹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해던가 장모께서 깍두기를 보내 주셨는데 멍게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후각을 자극했습니다. 바로 멍게깍두기였습니다. 그런 우연한 계기로 멍게를 밥상 위에 올리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멍게를 아예 먹을 줄 모르던 우리 딸도 멍게깍두기에는 쉽사리 손이 가곤 합니다.
멍게깍두기가 익숙해지자 숙성시키지 않고 곧바로 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멍게무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멍게무침은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지만, 따끈한 밥에 구운 김과 참기름이랑 얹어 비비면 맛있는 멍게비빔밥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멍게 손질하기>
-멍게는 2개의 큰 돌기 부분을 먼저 잘라내고 속살을 빼냅니다.
-내장을 깨끗이 훑어서 제거하고 3-4등분으로 칼질합니다.
※멍게를 손질할 때는 멍게 자체의 물이 워낙 많이 나오므로 이것을 모아서 멍게속살을 씻으면 향도 손실되지 않고 맛이 훨씬 좋습니다.
※멍게는 손질하여 껍질을 제거하면 원래 무게의 1/3쯤으로 줄어듭니다.
※멍게의 표준어는 우렁쉥이인데, 멍게를 흔히 쓰다 보니 복수표준어가 되었습니다.
<멍게깍두기>
재료: 무 1.2kg, 멍게 600g, 쪽파 50g, 미나리 50g
양념: 고춧가루 6T, 멸치액젓(까나리액젓) 6T, 마늘 1T, 생강 1/2T, 설탕 1T, 소금 약간
-깍둑썰기를 한 무에 설탕 1큰술과 소금 약간을 뿌려 놓고, 무에서 물기가 생기면 고춧가루 1큰술을 넣어 버무려서 가볍게 고춧물을 들입니다.
-남은 고춧가루에 액젓, 마늘, 생강을 넣어 갠 다음 고춧물 들인 무에 넣어서 버무립니다.
-여기에 멍게 손질한 것과 3센티미터 길이로 자른 쪽파와 미나리를 넣어 가볍게 버무린 다음 실온에서 하루쯤 익힌 뒤 냉장고에 두고 먹습니다.
<멍게무침>
재료: 멍게 1kg, 무 100g, 쪽파 30g, 미나리 30g, 홍고추 1개
양념: 액젓 1T, 간장 1T, 고춧가루 1T, 설탕 1t, 마늘 1t, 파 1t, 깨소금 1T
-양념을 모두 섞어 멍게와 버무리고, 얇게 저며 썬 무와 손질한 쪽파와 미나리, 홍고추를 넣어서 한번 더 버무린 다음에 바로 먹습니다. (2009. 5. 12)
아래는 멍게 무침...
오전에 지역 회의 하나 끝내고 돌아와
오랜만에 느긋한 자세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컴퓨터 위에 놓인 달력이 아직도 4월이다.
한 장을 넘겨 오늘 날짜를 확인한다.
5월 하고도 13일....
5월이 2주일 지나는 사이에 나는 뭘하고 있었나?
오늘 끝내지 못한 일은 내일로 이어지고
그것이 그 다음날로 이어져 기어이 끝을 보고 말아야 할텐데
오늘과 내일과 모레와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날마다 다른 일정과 다른 일들이 첩첩이 쌓여있고
무어 하나 말끔하게 끝나는 일이 없구나.
어디 오라고 해도 가지 말고
사무실에 붙어 있으려고 애 좀 써야 하나.
누구 말마따나
술이라도 끊고 밤낮 일중독자로 전환해야 하나.
달력 한장 넘겼는데
한달의 절반쯤을 그냥 잃어버린 것 같아서
투덜투덜 푸념 한번 해 본다.
"눈을 감으면 깜깜할 겁니다. 어떻게 승리하는지 저는 보지 못할 겁니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이런 식의 선택을 해야 되는지, 그래야 한 발짝이라도 전진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속상하고 분합니다.
이름을 거론하자니 너무나 많은 동지들이 떠오릅니다. 저를 이만큼 건강한 간부로 활동가로 있게 해 준 소중한 분들. 저를 믿고 따라준 형님, 동생, 친구들. 이 의미있는 투쟁, 힘겨운 투쟁에 끝까지 남아 준 동지들 모두가 저에겐 희망이었습니다."
고 박종태 동지의 유서 중에서 눈에 밟히는 대목이다.
처음 문자로 그의 죽음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그저 우리나라 자살율 1위를 구성하는 하나의 사건인 줄로만 알고
곧바로 달려가지 못했다.
둘째날 아침 박 동지의 죽음의 의미를 뒤늦게 알고는
병원으로 달려갔고 촛불집회에 다시 가고 집회에 뛰어갔다.
유서를 되풀이해서 읽으면서
살아서 투쟁할 수 있는 동지가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 화가 났고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을 특별한 죽음으로 몰아세운 것이 아팠고
관짝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뜻을 새삼 확인하면서 진저리쳤고
동지의 죽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동지가 죽지 않았을 때보다 아주 쬐금밖에 더할 수없다는 것이 슬펐다.
이런 감정조차
이미 여러 동지들의 죽음을 통해 익숙해진 것이라는 것도
나를 매우 부끄럽게 하고
하던 일을 자꾸 멈추게 한다.
...........
아무 것도 쓰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마음이 일렁거려서 몇 마디 끄적거려 본다.
오늘은 그의 주검이 발견된 지 5일째 되는 날이다.
빈소 앞
촛불집회 첫날, 5월 4일, 대전 중앙병원 앞
용역들과 경찰들, 5월 5일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촛불집회 둘째날, 5월 5일 저녁,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화물연대 투쟁결의대회, 5월 6일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1.
살면서
어쩌자고
참 많은 눈물들을 만났다.
슬픔, 격정, 흥분, 감동, 그 무엇이든
눈물은
구체적이고 실존적이고 솔직하다.
어젯밤 늦게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한 동지에게서
또 눈물을 만났다.
15년을 친하게 어울렸어도
한번도 만나지 못한 눈물 앞에서
술잔을 연거푸 권하는 것과
손수건을 꺼내드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속절없이 우는 사람은 끝까지 울게 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 눈물을 기억하리라.
2.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동지의 눈물을 기억하기 위하여
여기 기록해 둔다.
댓글 목록
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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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광기에 휩쓸리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슬픈 나라네요..ㅎ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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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저는 바보로 살려구요...ㅎ부가 정보
연부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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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바보 노무현, 바보 감비? ㅋㅋㅋ 적절한 시점에 좋은글 써주셔서 덕분에 속이 좀 풀렸다능.^^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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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 엉, 그 바보는 별루인데...ㅋㅋ 누가 빨랑 술마시러 오시라던데요..^.^부가 정보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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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는 오늘 반성....'바보'는 놈현한테 안어울리는 별명! 그(바보)처럼 칭찬을 의미하는 낱말은 없을테니까...쩝~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스머프>> 놈현도 노무현한테 안 어울리는 것 같은디요...ㅋㅋ부가 정보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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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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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랜만이네. 니가 가까이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면 만나서 소주 여러잔 마셨을텐데... 안그래도 궁금해하던 차였으니 편지로 한번 만나도록 할게. 힘내자고!!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