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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9
    444444 기념 이벤트(29)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8/12/09
    어떤 전화(2)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8/12/07
    추운 하루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8/12/02
    독백(9)
    손을 내밀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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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5)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8/11/18
    날씨(6)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8/11/13
    본부로 출근하다(10)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8/11/11
    상념(6)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8/10/27
    안면도 간다(6)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8/10/23
    200000(6)
    손을 내밀어 우리

200000

 

카메라 정리하다가...ㅎㅎ

 

10월 초순의 일이었다.

차를 몰고 나서는데 막 주행거리가 막 20만킬로미터로 올라서고 있는 거다.

허리춤에 끼고 있던 카메라를 꺼내어  한 장 찍었다.

 

2000년 5월 26일부터인가 이 차를 몰기 시작했으니

8년 하고도 넉달 가량 지난 시점에 20만 킬로미터라...

 

처음 4년은 참 무지막지하게 쏘다녔던 것 같고

나중 4년은 주로 KTX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언제 이 차로 지구를 다섯바퀴 돌았지?

 

암튼, 고생했다, 주인 잘못 만나서 혹사당한 너.

 

(예전에 누가 계산해 준 바에 따르면

내가 돌아다니는 거리가 1년에  약 4만킬로미터 된다고 했으니

이 차가 20만킬로미터 다니는 동안에 나는 최소한 32만킬로미터는 다닌 것인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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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 3개

 

어제 오후에

같이 일하는 모모 동지가 혼자서 애쓰더니

투표함 3개를 뚝딱 만들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제1대 임원 보궐선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지부 제17대 대의원선거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제2기 임원선거

 

이 3개의 선거가 다음 주(20-23일)에 동시에 치러진다.

 

공공연구노조 임원보궐선거,

작년 8월 중순에 선거했다가 지난 4월 3일에 위원장 해임하고, 우여곡절을 거치며 지금 와서야 임기 10개월 남은 보궐선거를 하게 되었다.  위원장 후보로 나선 동지가 나를 콕 찍어 무조건 정책위원장을 하라고 하는데 예전부터 임원만 아니면 다 하겠다고 큰소리친 적도 있고, 우리 지부 투쟁도 끝났으니, 뾰족하게 도망칠 핑계도 없다. 공식화되면, 처음 본부에 상근하던 마음으로 다시 치열하게 한번 일에 매달려 보자는 마음이다.

 

지부 대의원선거,

9개 선거구 중에서 3명은 연임하게 되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지부장(비대위원장)과 모모 동지가 고생하는 옆에서 나는 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다.

우리도 수련회 한번 가 보자고 했던 계획이 투쟁하느라 또 밀렸는데

새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수련회나 한번 가자고 할까?^.^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임원선거,

2004년말에 내가 연맹 임원으로 나갈 때 선거 치르다가 부정선거니 뭐니 시비가 붙어서 실패한 이후에 무려 4년만에 정상화를 위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 지난 주까지 여러 번의 모임을 갖고 다들 노력하고 몇 동지들이 어려운 결심을 한 끝에 후보진이 구성되었고 어제는 선거대책본부 발대식까지 했다. 본부장 맡으라, 수석부본부장 해라, 나한테까지 불똥이 튀는 것을 가까스로 마다 했더니, 선대본 집행위원장을 덜컥 맡겨서 선거대책회의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어제 발대식은 모처럼 지역의 노조 간부들이 1백여명 모여서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는데, 선거까지 잘 되기를 바라고 믿는다. 

 

이런 선거의 틈새에서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은....

-지역연대모임 집행위원회를 언제 어떻게 하지?

-미디어충청에 내기로 했던 기획안은 언제 마무리하지?

-참터 운영위원 노릇 좀 열심히 해라...진보신당 운영위원 노릇은 어떻고?

-출연(연)에 대한 정세동향 원고 써야 하는데...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지역본부는 임원선거만 끝나면 저절로 가는 건가?

-노건추...아 노건추....이번 주말에 출범하는구나...

-투쟁보고서(속보1-95호 모음 등) 편집은 언제 하나?

-지부 투쟁 마무리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등등등, 얼핏 적어 보니 이런 것들이네.

살펴 보면 내가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는 듯...ㅠ.ㅠ

 

그래도

10월 20일에 생공투를 해산하고(속보 94, 95호...두번 남았다^^)

3개의 선거까지 잘 치르고 나면

몇 달 동안 나를 짓눌렀던 큰 일들은 모두 풀리는 셈이다.

좋은 일이거나 다행한 일이거나...ㅎㅎ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여유롭게

이 가을의 끝을 맞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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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464

요즘 블로그 방문자 수 관련한 이벤트가 없는 것 같아서

나라도 40만번째 방문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한번 열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랍쇼,

얼마전까지 39만 언저리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와서 확인하니, 벌써 40만을 넘어서서 400464이다.

 

언제들 다녀가신 거지?

참 부지런한 분들이시네요.

고맙습니다. 꾸우벅~~

 

말난 김에, 444444번째 방문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구상해 볼까.

좋은 아이디어 있는 분 제안해 주세여.

 

연휴에 어디 여행간 분들,

집에서 쉬고 있는 분들,

연휴에도 출근하거나 투쟁을 멈출 수 없는 분들,

무얼 하시든지 신명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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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표 완전 매진

숙명여대에서 7시 15분부터 9시 20분까지 강연을 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10명쯤의 학생들을 앞에 놓고

BT, IT, 현장과학기술자들의 보람과 고민, 과학과 사회의 소통과 시민참여,

대안과학운동 어쩌구 하면서 떠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늦었다.

7시에 시작하면 9시 차는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빔 프로젝트 세팅이 늦었고

으레 그렇듯이 사람들 오는 것 기다리다가 더 늦었다.

 

(10시 반에는 대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고

술 약속을 하나 잡아 두고 왔는데 너무 늦었다.)

 

다음 주에 고대에서 한번 더 있으니까

오늘 나랑 같이 뒷풀이할 생각을 한 학생들은

고대 강연회 뒷풀이에서 만나자고 양해를 구하고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서울역을 왔다.

 

그런데 웬걸,

KTX 9시 40분, 10시, 10시 30분, 새마을 무궁화 모두 매진이다.

특히, 10시 30분발 KTX는 대전이 종착역이라서

명절 연휴에도 매진된 것을 경험하지 못했는데

만만한 자유석도 동이 났고 특실 하나 남았단다.

 

울며 겨자먹기로 1만원 가까이 더 주고 특실을 끊고

오랜만에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술자리에서 이모 동지랑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해야 하는데, 큰일났네...ㅠ.ㅠ

 

-서울역 대합실에도 자리가 없어 버거킹에서 자리잡고 놀고 있음.

-저녁도 안먹었는데 햄버거나 하나 먹을까? 그냥 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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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월의 첫 날, 가을의 흔적을 더듬어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어느 조합원이 지나다가 한마디 툭 던집니다. “자료가 없으세요?”

네. 맞습니다. 내가 발 담그고 있는 강물이 어제의 그 강물이 아니듯이, 10월은 작년의 그 10월이 아니지 않습니까? 눈부신 10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오늘 <생공투 속보 90호>에 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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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수요일(9/24) 저녁,

오랜만에 통영에 갔다.

금호충무마리나리조트라...

그 위에 금호아시아나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언제 금호아시아나는 여기까지 진출했다냐?

 

교육하러 간 것이었는데 도착하니까 이미 분위기는

밥먹고 술마시는 자리로 변해 버려서

더 좋은 자리에서의 교육을 기약하면서  그냥 술판에 어울렸다.

 

밤에 가고 아침에 왔으니

느긋하게 산책할 시간도 별로 없었지만

흔적이라도 남겨본다.

 

콘도 11층에서 내려다 본 야경...

아침에 일어나서 내려다 보니 이렇더라...

전화로 가문비를 깨우고는 혼자 산책길에 나섰는데, 방파제에서 돌아다 본 마리나리조트...

 

바다엔 고등어만한 물고기들이 펄떡이며 1-2미터씩 날아다니는데

워낙 잽싸고 날렵해서 똑딱이 카메라로는 잡을 수가 없더라...

통영에 갈 때마다 들러서 아침밥을 먹는 동광식당...중앙시장 앞쪽 도로가에 있다.

고정메뉴가 복국인데 값이 많이 오른 듯...

반찬으로 나온 전어무침과 멸치가 통째로 나오는 멸치젓갈이 참 맛있었다.

 



갈 사람은 가고, 콘도의 넓다란 거실에서 2차.

한약을 취급하는 곳이랍시고 술 깨는 특효약까지 주던데 나는 그냥 가방에 던져 두었다.

누구 필요한 사람, 술 마실 때 얘기하삼~^.^

돌아오는 길에, 30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실크연구원에 들렀다.

노조 만들고 10년 동안 잠잠한 적이 거의 없었지 아마.

지금 원장이 온지 3년째인데 3년 동안 한일은 임금동결, 지네들 활동비 인상,

그리고 연구직 조합원들 중요 프로젝트에서 배제하기...한맺힌 얘기가 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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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생신

음력 8월 21일 아버지 생신, 장모님 생신

음력 8월 22일 어머니 생신

 

그러니까 추석이 지나고 일주일(6-7일) 지나면

나와 아내를 낳아주신 분들의 생신이 모두 몰려 있다(장인께서는 돌아가셨다).

 

어쩌다가 바깥사돈과 생신이 같다는 이유로

장모님은 회갑을 맞던 해를 제외하고는

둘째 딸과 둘째 사위를 당신이 태어나신 날에 볼 수가 없었다.

(추석에 가서 미리 인사드리는 것도 슬금슬금 빼먹다가

 아내가 서울에서 근무하게 된 작년부터 아예 말로 때우고 있다)

 

어머니의 생신 또한 아버님 생신 바로 다음날이니

이틀 연속 똑같은 상차림과 정성이 고루 나눠지기보다는

아버님 생신에 묻혀가기가 일쑤이다.

 

암튼, 어른 생신이 하나라도 신경이 적지 않게 쓰이는데

세분의 생신이 사실상 한날에 집중되어 있으니

추석 지나면 곧바로 생신을 어찌할 것인지

국제적으로 노는 형제자매들끼리 의논하는 일도 간단치만은 않다.

 

특히 올해는 아버님 팔순을 맞는 생신인지라

추석이 오기전에 생신 맞을 궁리들부터 했다.

 

청력이 많이 떨어진 아버지께 보청기를 해드리고

일산과 필리핀 사는 여동생 둘이

부모님(+혼자 되신 이모님) 모시고 2박 3일 설악산 여행을 하기로 했다.

(설악산 여행은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거였다)

 

그래서 지난 주(추석 무렵)에 일정이 짜여지기를,

생신상은 토요일(어제) 저녁에 우리 식구들하고만 함께 하기로 했고,

일요일(오늘) 아침에는 부모님께서 일찍 수원역으로 기차타고 가셔서

여동생들(일산동생네는 식구 포함)과 만나서 속초로 가시는 것으로 했다.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어제 저녁 생신상을 차리는 일과

오늘 아침밥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어제 오후:

장보고 두부 만들고(잠깐 대전역 가서 부모님과 이모님 모셔오고)

쇠고기 미역국, 잡채, 안심 불고기, 고등어 갈치 구이, 표고 조림, 어리굴젓.......

애고... 바빴다.

 

아참, 어제는 장모님 생신이기도 해서

낮부터 몇 번이나 강릉 처가로 전화를 했는데 부재중,

저녁 무렵에 큰 동서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함께 서울 처남집, 그러니까 장모님의 아들 집에 막 도착하셨다고 했다.

장모님께는 이번에도 말로 때우고 말았다.

 

오늘 아침은 6시 30분에 일어나서

밥하고 갈비탕(미리 해두었던 것), 어제 넉넉히 끓인 미역국, 기타 반찬류...

그리곤 8시 20분까지 대전역에 모셔다 드린다고 바쁘게 움직였다.

 

10시 20분쯤

생신상 차리느라고 고생했네요, 수원역에 다 모여서 속초로 출발해요,

라는 둘째 여동생의 전화를 받고

1박 2일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그리곤 오늘 하루, 여느 일요일처럼 보냈다.

주방일, 외출, 장보기(어젠 생신상에 필요한 것들만), 그리고 세 끼 다 먹어치우기,

드라마 보면서 빈둥거리기....

이제부터가 밀린 내 일들을 챙겨봐야 할 시간이다.

 

일요일 밤, 내 수면시간은 늘 부족하기만 하다.

이런 거 쓰지 말고 빨리 자라고? 네..네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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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사랑에 대하여

여기 오는 동지들에게

추석 인사를 대신하여

연휴 동안 하루에 몇번씩 읽고 있는

고은 선생의 시집 "허공" 중에서

한 편을 뽑아서 드립니다.

 

내 말과 글로 인사드릴 여유 없음을 미안해하며...

 

사랑에 대하여

                                 -고은

 

칸첸중가 혹은 에베레스트에는

사랑 따위 없소 필요없소

그 천년 빙벽에

그 천년 폭풍만 있어야 하오

 

팔천 미터 아래

나지막이

거기 어느 골짝에 사랑 있소

거기 오래 묵어

쉰내 나는 사랑 있소

 

물이 사랑에 주려

아래로만 흘러가고 있소

허나

저 아래 바다

거기에는 사랑 없소 전혀 필요없소

 

높지 말 것

넓지 말 것

 

사랑은 첫째 작고 시시할 것 바람벽에 홑적삼 걸릴 것

 

대자대비 아니오 박애 아니오 그저 사랑은 무명 맹목의 그 사랑이오

 

 

....쓰는 김에

재미있게 읽은 것 덤으로 한 편...

 

                         -고은

 

금방 두 날개 접으시고

내려앉은 학이시여

임이시여

 

만번이나 고상하셔라

 

무슨 헛소리이신가

이 물속

참붕어 한 마리

오로지 그 한 마리

그야말로 학수고대로 노리시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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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1.

고은 선생의 등단 50주년 신작시집(허공)이 나왔다길래

바로 주문했더니 어제 집으로 배달되었다.

받고 보니 초판 1쇄 발행일이 2008년 9월 10일이네.

펼치고 맨 처음에 읽은 것이 "앙코르와트"이다.

 

----------------------------

 

어디쯤인가?

 

캄보디아

바람 잔 마을

지뢰 밟아

다리 하나 잃은 아이

눈동자 고요하였다

 

그 아이에게 물었다

이름이 무어냐고

 

라이라 하였다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네 희망이 무어냐고

 

그 아이가 좀 크게 대답하였다

남은 한쪽 다리 잃지 않는 거라고

 

앙코르와트 어디쯤인가?

옛날의 짝 잃은 수코끼리 울음 어디쯤인가?

 

 

2.

앙코르 유적지를 다녀온 것이 벌써 3주가 다 되었다.

시를 읽으면서

멀리 밀림 속에 오두마니 앉아있던 앙코르와트와

땅에다가 그림을 그려놓고 돈을 구걸하던 아이의 얼굴과

코끼리테라스가 생생하게 살아났다.

 

이러다가는 이번에도 여행 후기 올리기는 쉽지 않겠다 싶어서

떠오르는 풍경이라도 우선 올리고 봐야겠다.

 

프놈바켕에 올라 줌인하여 바라본 앙코르와트. 산이라고는 없이 밀림에 둘러싸여 평지에서는 가까이 가기 전에는 아무런 유적지도 보이지 않는다.

 

쁘리아칸 어귀 길바닥에 그림을 그려놓고 돈을 달라고 하던 아이.

나도 혼자였고 그도 혼자였다.

오른쪽 눈은 다쳤는지 원래 그랬는지, 혼자서 처연하게 앉아 있는 모습에 맘이 약해져서

캄보디아 지폐 한장을 꺼내어 주고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앙코르 톰에 있는 코끼리테라스...

이건 입체모자이크라고 해야 하나, 돌조각을 깎아서 쌓아올렸는데 참 튼튼하고 정교하다.

 

3.

고은 시인은 언제나 나를 기죽인다.

 

이를테면,

 

"파리채로/ 파리를 쳤다// 놓쳤다// 잘했다 잘했다 아주 잘했다"

(혼자 술 마시다가, 전문)

 

"칼바람 친다/ 아직 죽을 수 없다// 내려가자/ 내려가/ 술잔에 메아리쳐 술을 붓자"

(소백산에서, 전문)

 

"여보/ 풍경은 그저 풍경이 아니더군/ 한 생애더군/ 누구의/

 울음이고 또 꽃덤불 속 가시에 찔려 아픈 웃음인 생애더군//

 여보/ 풍경은 그저 풍경이 아니더군/ 한 정신이더군/ 어느 시대 세워주고 돌아선/

 키 큰 휑한 지지리 못난 정신이더군//

 여보/ 당신과 나 또한 저 모퉁이 돌아서서 그런 풍경 언저리 어김없이 머물더군"

(귀가, 전문)

 

펼치는대로 눈에 와 꽂히는 그의 말과 운율의 신명과 발랄함,

풍자와 사유의 깊이가 나를 제압한다.

이따금 고은이라는 이름 대신에 다른 시인의 이름을 놓아 보지만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다.

 

4.

청탁받은 글쓰기는 쉽지 않다.

뭔가 얽매이기 때문이다.

내일이 마감이라는 글, 쉽게 쓰지 못하고 헤매다가

하나로 만족하지 못해 같은 주제 다른 내용으로 두개를 쓰느라

오전부터 지금까지 끙끙거렸다.

 

잠시 쉬는 마음으로 고은 선생을 읽다가 숨이 가빠진다.

 

5.

이제 속보를 써야 한다.

오늘 오전에 쓰려다가 낮에 신임 원장과의 상견례가 있어서

그것까지 다루기 위해서 오후로 미루었다.

저녁에 내든지 내일 아침에 내든지, 맨날 내지 않으니까 좀 편하기는 하다...ㅎㅎ

 

 

 



서쪽으로 향하고 선 앙코르와트는 일출 때 해를 등지고 선다.

그걸 보려고 새벽 5시에 호텔을 나섰는데 구름이 끼어서 썩 만족스러운 풍경은 아니었다.

 

날이 밝고...

 

동메본에는 이런 코끼리가 여러 마리 산다.

 

앙코르와트를 내려다보고, 일몰을 보기 위해 올라갔던 유일한 언덕,

프놈바켕의 사원에 걸터앉아서 서쪽 하늘의 해를 보다.

내 뒷쪽에 서서 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앙코르와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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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해한 문자

"창무에 목일 키었ㅁ "

 

간밤에 술 마시고 집에 가던 한 동지가 내게 보낸 문자.

 

나는 쉽게 '창문에 목이 끼었다'고 이해했는데, 곧

'달리는 차 안에서 목이 낄 상황이 왜 생기지?', 하고 의문이 생겼다.

 

문자를 보낸 사람한테 물어보라고?

내 경험상, 이런 문자를 보내 놓고 왜 보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이 글자는 내 악필처럼 가나다로 쓰인 상형문자로

해석 불가능한 상태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 이 글은 문자를 보낸 사람을 나무라는 것이 절대로 아니므로,

  '누가' 보냈을까 따위의 과도한 궁금증을 갖지는 말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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