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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5
    2009/02/05(7)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9/02/03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7)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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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9/02/03
    벨트, 그게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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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9/01/23
    (7)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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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9/01/14
    쩨쩨하고 소심한(8)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9/01/08
    편지(5)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8/12/30
    사실상 첫 눈(9)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8/12/29
    교육과학기술부 보도자료 유감
    손을 내밀어 우리

김이태 조합원 징계하던 날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김이태 조합원 징계 추진에 대한 성명서] 에 관련된 글.

 

23일,

김이태 조합원에 대한 징계위를 저지하러 건기연에 갔다가

어찌하여 징계위 참관하는 노조측 3명에 포함되고 말았다.

그 때의 메모를 더듬으며 끄적거려 봤다.

 

미디어충청에 기고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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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태는 복권되어도 대운하는 복원 못할 것이니 그 책임은 누가 지랴-
 
김이태 박사.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첨단환경연구실 책임연구원. 20년 이상 상수, 하수, 생태, 수질관리, 환경영향평가 등 환경에 관한 전문가로서 연구에만 몰두하던 사람. 지난 5월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대운하 사업’이라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 이명박 정부의 꼼수를 폭로한 사람. 이제 ‘김이태’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용기있는 과학기술자를 일컫는 보통명사이다. 그 김이태가 지난 23일 건기연에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정직’이라면 파면 다음 가는 중징계로서 직원의 신분은 유지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일체의 보수를 지급받지 못한다.
 
23일 밤 9시경, 건기연 지하 회의실 앞. 김이태에 대한 징계안건을 심의하려는 건기연 인사위원들이 전국공공연구노조 간부들과 건기연지부 조합원들에게 막혀 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었다. 인사위원장은 마치 국회에서 배운 것처럼 선 채로 인사위원회 개최 선언과 정회 선언을 되풀이했다. 이 때 김이태가 그 현장에 나타났다. “제가 인사위원회에 응하겠습니다. 벌 받아야 할 것이 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고, 인사위원회는 원칙이니까 물리적으로 시간 끌어 봤자 전부 다 힘들고 그러니까 좀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지만 물리적으로 막지는 막아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정중하게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요청했다.
 
오후 4시부터 줄곧 회의장을 막고 있던 노동조합 간부들이 징계 강행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지만, 김이태는 조곤조곤 말을 이어갔다. “감사드립니다.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살펴보십시오. 같은 사람이 일을 했는데 참여정부 때는 안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같은 연구진임에도 불구하고 대운하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거 물리적으로 무조건 막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고 그 정부 상황에 맞게 사는 분들한테는 내 의견을 밝히고 벌 받을 게 있으면 벌을 받으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 김이태는 양심을 처벌하려는 저들의 재판정에 스스로 나섰다. 승진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제외하고는 부서장들이 20-30%쯤 참여하던 건기연의 관례를 깨고 김이태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는 12명 전원이 부서장들이었으니 결과는 뻔했는데도 말이다. 징계 사유도 구차했다. 정부가 대운하와 관련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비밀리에 폐쇄적으로 추진하는 것처럼 인터넷을 통해 퍼뜨림으로써 정부의 신뢰를 저하시켰으니 직원으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하나요, 대운하의 실현가능성을 미리 주관 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예단하여 연구원 개인의 의견을 일반인에게 알린 행위가 직무상 중요사항을 누설해서는 안되는 비밀엄수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두 번째 사유이다. 특히 두 번째와 관련해서는 지난 5월에 건기연측에서 공개적으로 보안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밝혔고, 이번 특별감사에서도 연구내용에 대한 보안사항을 유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비밀엄수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인사위원들의 추궁은 더 가관이었다. “우리가 하는 연구 중에는 외부로 노출되면 엄청난 파장이 나타날 수도 있어서 보고서에 따라서는 대외비로 하고, 회의 끝나면 소각하기도 하고, 내용을 빼버리는 것도 많다. 대부분 국익과 관련된 일이라서 우리 입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연구자의 정서이고 기본적인 자세라고 본다. 그러니까 김 박사는 연구원으로서 갖춰야 할 품위를 손상시킨 측면이 있다.” 명색이 부서장급 연구원이라는 인사위원의 발언이 이러하니, 스스로 연구자로서 기본적인 자질이 없다고 실토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심지어 “연구를 의뢰하는 사람의 요구에 맞추어서 우리의 지식을 총동원하는 것이 연구원의 역할이며, 그것이 어려우면 이러저러한 가정에서는 가능하다고, 전제를 달아서 맞추어주면 되는 것”이라고까지 하니 아연실색할 수밖에.
 
반면 김이태의 답변은 시종일관 당당하고 떳떳했다. 우리 연구원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년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문제점까지 지적하면서 보고서를 쓸 수 있었겠지만, 정부는 불과 1달 만에 모든 답을 제출하라고 했다. 답부터 주고 풀이과정을 쓰라고 하는 정부의 요구에 응했다면 모든 책임은 건기연이 지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건기연은 4년 반만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고 계속 국민과 함께하는 긍지있는 연구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 관계자가 TV에 나와서 앞으로는 투명하게 하겠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김이태의 마지막 발언은 이렇게 끝난다. “저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인사위원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지만 아마 저처럼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특별하게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지난 5월에 모두 8억 4천억원에 이르는 연구과제를 맡았던 김이태는 7천만원짜리 대운하 관련 과제를 ‘품위있게’ 수행하지 못한 죄로 앞으로 석달 동안 아무런 연구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김이태에 대한 징계를 끝내자마자 정부는 29일부터 4대강 정비사업을 동시에 착공한다. 역사는 김이태를 복권하겠지만 과학기술자의 양심과 국민의 저항을 짓밟고 밀어붙인 대운하사업은 결코 복원이 쉽지 않을 터이니,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과연 무엇일까? (2008.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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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태 조합원 징계 추진에 대한 성명서

<성명서>

정부는 김이태 조합원에 대한 징계 외압을 중단하고

4대강 정비사업을 빙자한 대운하 재추진 기도를 즉각 포기하라!


5월초부터 시작하여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시위는 이명박 정부의 굴욕적 한미쇠고기협상과 무모한 대운하 추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 그 과정에서 ‘4대강 정비사업의 실체는 대운하’라고 폭로한 김이태 조합원의 양심선언은 대통령이 직접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는 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다. 따라서 김이태 조합원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진작 끝난 일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은 오로지 김이태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표적감사를 하고,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김이태 조합원을 중징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정치적 보복행위이고, 공공기관이 대외적으로 했던 약속을 뒤집는 비도덕적인 행위로서,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배후에는 정부와 권력기관이 도사리고 있음은 묻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논란을 자초하고 저항을 무릅쓰면서도 정부가 징계를 강요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2009년도 4대강 정비사업 예산 7910억원을 한푼도 깎지 않고 통과시키고, 2012년까지 무려 14조원을 이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정부가 밝히고 있는 시점에서, 제2, 제3의 김이태 조합원이 양심선언을 하는 일이 없도록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연구원이라면 학문적 객관성과 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주어진 연구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데, 정부가 과학기술자들에게 곡학아세와 견강부회를 강요하고 연구원들의 양심을 유린하는 참담한 현실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우리는 김이태 조합원에 대한 어떠한 징계기도와 징계 외압도 용납할 수 없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징계를 강행한다면 온몸으로 막을 것이며, 징계를 강요하고 있는 권력기관을 밝혀서 국민 앞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나아가 4대강 정비를 빙자한 대운하 추진에 맞서 6천여 조합원들, 그리고 모든 양심적 국민과 노동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한다. 대운하에 반대하는 국민이 여전히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소신있고 양심적인 과학기술자에 대한 보복이나 징계가 아니라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는 것, 즉, 대운하 포기 선언이라는 것을.


2008년 12월 1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지난 여름에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려고 준비했던 자료 중에서

김이태 조합원과 관련한 내용만 여기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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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의 양심선언


1987년 12월 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기관 최초로 노동조합이 출범한 이래 2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출연연구소의 노동조합은 연구자율성 쟁취, 연구소 운영의 민주화, 처우 개선 등을 위한 활발한 투쟁을 전개하였고 상당한 성과를 획득했습니다. 그렇지만 노동조합의 존재만으로 과학기술계의 구조적 문제들을 모두 조직적으로 파헤치거나 개혁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고, 그 와중에 용기 있는 연구원들의 양심선언과 공익제보가 크게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낡은 제도 개선, 비리 척결, 사회적 인식의 전환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1.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경우<주1>


(1) 양심선언문: 5월 23일 오후에 <다음 아고라>에 본인이 직접 게시한 글


저는 국책연구원에서 환경을 연구하는 사람입니다.(실명은 김이태. 첨단환경 연구실에 근무합니다.) 본의 아니게 국토해양부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사이비 과학자입니다. 저는 매우 소심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입니다.

한반도 물 길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계획입니다. 저는 본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소위“보안각서”라는 것을 써서 서약 했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올리는 자체로서 보안각서 위반이기 때문에 많은 불이익과 법적조치, 국가연구개발사업 자격이 박탈될 것입니다. 하지만 소심한 저도 도저히 용기를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둔 불이익을 감수할 준비를 하고요. 최악의 경우 실업자가 되겠지요.

그 이유의 첫째는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 분들이라면 운하건설로 인한 대재앙은 상식적으로 명확하게 예측되는 상황이라 생각 합니다.

저는 요즘 국토해양부 TF 팀으로부터 매일 매일 반대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를 받습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반대논리를 뒤집을 대안이 없습니다. 수많은 전문가가 10년을 연구 했다는 실체는 하나도 없습니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답변을 주지 못하다 보니 “능력부족”, “성의 없음” 이라고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이명박 정부는 영혼 없는 과학자가 되라 몰아치는 것 같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 구조조정 및 기관장 사퇴도 그렇습니다. 정정당당하다면 몰래 과천의 수자원공사 수도권사무실에서 비밀집단을 꾸밀게 아니라, 당당히 국토해양부에 정식적인 조직을 두어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마음자세로 검토하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왜, 오가는 메일 및 자료가 보완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까? 국가 군사작전도 아닌 한반도 물길 잇기가 왜 특급 비밀이 되어야 합니까? 제가 소속된 조직은 살아남기 위해서 정부에 적극적 협조해야 한다는 것은 인정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국가 정책은 국책연구원 같은 전문가 집단이 올바른 방향을 근원적으로 제시하여야 하는 게 연구기관의 진정한 존립이유 아닙니까?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6%로 설정하라 해서 KDI에서 그걸 그대로 반영하여야 제대로 가는 대한민국입니까? 이명박 정부에 참으로 실망스러워서 이 같은 글을 올립니다.

기회가 되면 촛불 집회에 나가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이 글 때문에 저에게 불이익이 클 것이지만 내 자식 보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한마디 합니다.

.................

추신1 / 숨어있지 않겠습니다. 떳떳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국가 보안법을 위반하였다면 아이피 추적하지 마시고 아래 주소에서 찾으세요.

http://www.kict.re.kr/division/advanced_environment/people.asp

그리고 불이익 감소하겠습니다. 한참 입시준비중인 고3의 딸과 고1의 아들만 아빠를 믿어주면 됩니다.

추신2 / 여러분의 많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저는 본 건으로 인해 언론에 사소한 신상정보까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일부 원하지 않는 정보가 공개된 점에 대하여 유감을 표합니다. 실명과 소속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일에 관여하시는 공무원, 관련연구원, 기관의 책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단지, 제가 원하는 것은 정부의 올바르지 못한 의사결정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절차와 추진방법(연구결과의 도출 시기 등)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일로 인하여 마음 고생을 하시는 관련자 여러분께는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노동조합의 대응: 성명서와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간추림.


과학기술자의 양심에 반하는 연구결과 강요하는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대운하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주2>


우리 노동조합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게시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책임연구원의 글을 보고 충격과 경악,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국토해양부가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추진계획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라 함)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기본적인 과학기술자적 양심마저 저버리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과학기술자는 전문가적 판단과 학문적 객관성을 토대로 자신의 양심에 따라 연구에 임하고 그 결과물에 대하여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바와 같이, 취임 3개월이 채 되지도 않은 이명박 정부는 그 동안 연구자의 전문가적 판단과 양심에 반하는 결과를 제출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과 전문가들에 대한 정권차원의 대응논리 개발에 출연(연) 연구자들을 동원하였으며 억지 논리 개발을 강요하였다.

대운하 관련 T/F팀을 없애겠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계속 운영을 해 온 사실도 최근에 확인되었다. 이 T/F에는 출연(연) 연구자들이 대거 동원되어 ‘정권의 나팔수’가 되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자신의 과학기술자로서의 판단은 접어 둔 채 오직 대운하 추진을 위한 찬성논리의 개발만을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우석 사태를 겪으며 정부는 연구윤리를 강조하고 있으나 정부 스스로 연구윤리를 뿌리 채 흔들고 양심마저 저버리라는 강요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 출범부터 주요 정부기관장들과 출연(연) 기관장들에 대한 사퇴 강요, KBS 사장 퇴진 요구, 각종 방법을 동원한 언론 통제 시도와 비판적 언론 재갈 물리기를 마치 점령지에 들어선 군사정권처럼 아무런 부끄럼 없이 자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이제 출연(연) 연구자들의 전문가적 판단과 양심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 정권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국가적 주요 과제와 목표에 대하여 전문가적 판단과 학문적 객관성에 근거하여 정책대안을 개발해야 하는 출연(연)의 막중한 공공적 임무와 연구풍토를 황폐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토해양부는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30억 원의 대규모 연구용역을 발주하여 대운하 추진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연구용역임에도 연구자체를 대외비에 준한 내용으로 분류하고 연구자들에게 강력한 보안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내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할 것을 연구진에게 강요하고 있다. 정부연구용역을 군사작전 하듯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반대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아지자 이명박 정부는 최근 대운하를 ‘치수’로 포장해 국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으며 이 논리의 개발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출연(연) 연구자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다. 동원된 연구자들은 그 동안 이로 인한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 왔으며 김이태 책임연구원의 결단은 이런 정신적 고통의 과정에서 나온 일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앞으로 이와 관련하여 진상을 낱낱이 조사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양심적 국민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저항의 선봉에 나설 것이다. 또한 정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용자측이 용기 있는 결단을 한 김이태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압박이나 불이익을 강요한다면 조직의 모든 역량을 모아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이태 책임연구원의 과학기술자로서 양심과 용기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국책연구기관이 ‘폴리페서’ 교수보다 못한가?

김이태 박사를 근거 없이 비난한 박석순은 공개 사과하라!<주3>


얼마 전 이화여대 교수 박석순씨는 우리 연구원의 김이태 박사의 양심선언에 대해 ‘무능고백’이라고 매도했다. 마치 자신이 하천수질 전문가인 척하면서 자신에게 강의를 요청하면 해결될 듯이 말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박석순씨가 그동안 보여온 전형적인 폴리페서의 행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최근까지 운하반대 입장을 계속 보이다가 정권이 바뀌자마자 자신의 소신마저 뒤집은 대표적인 폴리페서 교수가 바로 박석순임은 잘 알려져 있다. 수질 전문가라는 사람이 ‘선박을 운행하는 배의 스크류가 돌면서  산소가 공급돼 물을 깨끗하게 한다’고 하는가 하면 ‘운하는 사실 별로 큰 공사가 아니라니까요. 댐이나 몇 개 짓고 강바닥 파내고 산에 터널 뚫고.... 그러면 되는 거예요’라는 수준 이하의 발언을 거듭해온 인사가 박석순이다. 운하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커녕 학자의 자질을 의심할 만한 발언을 계속하는 인사가 바로 박석순씨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무능력하다 하며, 박석순씨에게 배울 게 뭐가 있다고 국책연구기관에 와서 강의 운운한단 말인가? 박석순씨는 남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학자적 소양을 갖출 것을 충고한다.

또한 우리는 전형적인 정치꾼 교수의 김이태 박사 비난에 대해 연구원이 침묵하는 것에 분노한다. 김이태 박사에 대한 비난은 우리 연구원에 대한 비난인데도 그 흔한 반박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고 있음을 개탄한다.

노동조합은 김이태 박사의 양심선언을 지지하고 성원해 나갈 것이며 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

박석순 교수의 사과를 촉구한다.


정부는 거짓해명으로 과학자를 두 번 죽이지 마라!<주4>


대운하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박사의 주장에 대해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김 연구원의 개인적인 주장일 뿐,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도 반대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며 김이태 박사의 주장을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는 거대한 정치적 압력에 견디다 못해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의견을 피력한 과학기술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며 연구자에게 양심을 저버리고 영혼 없는 연구를 계속 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이 파악한 바로 김이태 박사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며 추가인 사실도 밝혀 지고 있다. △‘친환경적 친문화적 물길 잇기 기본계획 및 5대강 유역 물관리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은 대운하를 한다는 전제하에 추진되고 있으며, △14개월의 과업기간을 무시하고, 1개월여 만에 결과를 내놓으라고 강요 했으며, △수자원공사 수도권사무실에서 연구팀을 모아 놓은 별도의 합동사무소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보안각서를 쓰지만 이 용역의 참여자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안강화 지시를 여러 차례 해 왔으며, △대운하의 국민적 반대를 모면하기 위해 ‘5대강 물관리 종합대책’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왔다는 것 등이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이를 개인적인 의견으로 치부하고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는 정부의 처사에 우리는 분노한다.

이명박 정부와 국토해양부는 출연기관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제출하도록 끊임없이 압력을 가해왔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이번사건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와 국토해양부는 김이태 박사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번 사태의 원인인 국토해양부의 부당한 강요와 압력 등 연구 자율성 침해에 대해 겸허하게 사과부터 하기 바란다. 아울러 정부출연기관의 연구원들이 정치적인 논리를 버리고 자신의 양심적 판단과 학자적 양식에 따라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박석순 교수의 주장에 대한 김이태 연구원의 반박<주5>


박석순 교수님, 교수님께서 저한테 하신 말씀을 인터넷 뉴스를 통하여 확인하였습니다. 그냥 대꾸할 가치도 없어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한마디 하고 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박석순 = 그런데 국책연구원의 이름도 없는 이상한 연구원 하나가 양심고백이니 하고 나오는데, 이거 분명히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저는 이건 양심고백이 아니고 자신의 무능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이태 = 박석순 교수님이 저를 알아야만 유능한 사람입니까? 수자원환경분야 및 하수고도처리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서울대 환경관련 교수님들이나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등 참여 위원분들 등에게 물어보세요, 저를 모르는지.)

박석순 = 제가 이야기 했듯이 김이태 박사님의 이야기는 말입니다. 조금 뭔가 석연치 않은 게 있어요. 또 그 분 올린 글도 보면, 맞춤법이 다 틀려가지고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올려놓고 한 거 보니까.

김이태 = 예 글을 쓰다 보면 맞춤법도 틀릴 수 있고, 오타도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에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맞춤법이 좀 틀리면 자기주장도 못합니까? 박석순 교수님 쓰신 원고에서 제가 틀린 맞춤법 찾아서 한번 보여 드릴까요?

박석순 = 한국수자원학회에서도 운하 토론회를 했습니다. 거기에서도 운하가 좋은 치수 대책이고 홍수 방지 대책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나한테 강의 한번만 들었으면 그런 일이 없을텐데 요청도 하지 않았다. 

김이태 = 박 교수님이 발표하신 내용 현장에 가서 거의 다 들었고요. 정 갈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인터넷 생중계(오마이뉴스)를 통해 100% 다 들었습니다. 매번 같은 주제에 말씀을 계속 바꾸시더군요. 교량 때문이라면 1,500톤 바지선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씀 까지도요. 사실 2,500톤급도 바다로 나가면 나뭇잎입니다. 경제성도 없고요. 그런 엉터리 주장까지도 확실히 들었습니다.

박석순 = 김이태 박사라는 사람이 하천의 수질을 연구하는 것은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사람이 이 분야에 그대로 하천 수질을 제대로 하는 그런 전공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김이태 = 박 교수님께서는 환경분야 중 하천수질모델링 부분인 것 인정하시죠? 적어도 지금 정부용역 연구자 중 환경분야는 "하수, 상수, 생태, 수질모델링"으로 나누고 하수나 상수도 사실 분야가 다양하며 저는 하수고도처리 부분을 맡고 있고 다른 부분에 대하여는 겸허히 의견을 수렴합니다. 그런데 박 교수님께서는 환경분야 중 하천 수질모델링을 전공 하셨음에도, 환경 전문분야뿐만 아니라, 물류, 홍수, 경제성 등 모든 분야를 다 담당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름도 없는 이상한 연구원으로 매도하지 마세요.

박석순 = "이 사람이 이 분야에 그대로…", "그런 사람이 왜 수질 연구를 했고…", "왜 이런 사람이 이런 것에 참여 했나…"  

김이태 = 저보다 한 3살 정도 연배이신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공적인 언급에서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저는 이때 알았습니다. 박 교수님이 학문적 소양은 저보다 높을지라도 인격적 성숙도면에서는 저보다 한참 어리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웃으며 무시하려다 우리 연구원 노동조합에서 박 교수님께 사과요청 성명서를 보냈다 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박 교수님께서 운하 얘기하실 때는 제발 본인의 전공분야인 수질모델링만 얘기 하십시오. 그리고 대학원생들과 같이 작업하여 보니 물이 더 깨끗해지더라는 Qualko모델 입력조건과 경계자료 등 모든 자료를 공개하여 수질모델링을 전공하는 분들이 한번 검증하게 해주십시오. 원래 운하를 건설하면 초속 0.07m/sec 조건에서 WASP모델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대운하, ‘논의중단' 아닌 ’백지화'를 촉구한다!<주6>


청와대는 최근 운하 추진 ‘논의 중단’을 얘기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온 국민의 반대에도 예정대로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밀실추진에 대한 비난여론이 부담스러웠는지 공개적으로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전 국민의 70%가 넘는 압도적인 반대여론 속에서도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연구원(가나다순) 등 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용역을 발주하여 그 동안 비밀리에 대운하 관련 연구를 실시해왔음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운하의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경제성, 지역개발, 법·제도 등 운하와 관련된 모든 부문을 포괄하고 있다. ‘물 관리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 운하를 위한 대책을 말하는 것이며 연구의 대부분이 운하와 관련된 내용으로 운하를 추진한다는 전제하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그 동안 정부가 민간의 제안서를 받은 뒤 운하를 검토하겠다는 말은 거짓으로 밝혀지게 되었다. 정부는 이미 국책연구기관을 동원하여 운하에 필요한 모든 연구를 하고 있으며 건설사는 시공만 맡으면 될 수 있는 단계까지 사전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예산 투입이 없다는 말 역시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

5개 출연연을 동원하여 추진되고 있는 대운하 관련 연구용역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출연연은 정권이 추진하는 ‘대운하’를 위한 용역기관이 결코 아니다. 출연연은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발전을 고민하고 장기발전전략을 연구해야 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이지 권력의 입맛에 맞는 연구를 대행해주는 기관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5년이면 끝날 정부지만 출연연은 그 이후에도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가 ‘민간 건설업체들이 알아서 할일’이라는 자신들의 공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출연연을 대운하의 늪에 끌어 들이는 행위를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또한 우리 노동조합은 대운하 관련 연구용역의 수행과정에서 연구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14개월의 과업기간은 무시되고 1개월여만에 결과를 내놓으라고 했으며, 과업지시서는 운하를 추진한다는 전제하에 작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개인 이메일은 물론 연구추진의 모든 내용을 대외비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 왔으며 국토해양부의 어떤 용역보다 보안이 강조되었다. 연구 수행과정에서 연구자율성이 침해된다면 연구결과의 신뢰도는 추락하게 되고 그 부담은 온전히 출연연 연구자들이 지게 된다. 어떤 경우에도 출연연의 연구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하며 연구자율성을 보장할 수 없다면 그 연구는 중단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전 국토에 생태적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 뻔하고 물류효과도 거의 없어 경제성을 찾을 수 없는 대운하 추진 자체를 중단하여야 한다. 대운하 추진으로 득을 볼 세력은 건설사와 일부 지방 토호들 뿐이다. 대대손손 우리는 생태파괴자로 낙인찍혀 원망을 듣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논의 중단’ 따위의 꼼수로 전 국민적인 저항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대운하 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

경제인문사회계와 과학기술계 출연연, 그리고 공공기관 종사자들로 구성된 우리 노동조합은 8천 조합원의 의지를 모아 대운하의 즉각 중단과 연구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는 종사자들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다.

출범 100일만에 20%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박정부가 운하추진을 백지화하지 않은 채 국민을 속이면서 대운하를 추진하려 든다면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에 이어 국민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대운하 백지화를 위해 운하추진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관련 단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주1> 김이태 박사는 한국건설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환경공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의 후신인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의 조합원입니다. 2008년 5월 23일 정부의 4대강 유역정비 관련 연구는 대운하 관련 연구임을 폭로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대운하 추진에 우호적인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와 대운하 관련 환경 영향 평가에 대하여 공개 논쟁을 하였습니다.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 이후 온라인상에서 '김이태 박사 지키기' 서명운동이 벌어졌는데, 단 하루만에 3만 5000명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은 위키백과에 실린 것을 보완한 것입니다.


<주2>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즉각 긴급회의를 갖고 5월 24일에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김이태 연구원을 지지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포기를 촉구하며, 김이태 연구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아울러 한국건설연구원지부는 사용자와의 면담을 통해서 김이태 연구원을 보호할 것을 분명하게 요구하였습니다.


<주3> 한나라당 운하정책환경자문교수단 단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공약에 깊이 관여해온 박석순 이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양심선언 다음날(5/24)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을 매도하자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건설기술연구원지부가 5월 27일에 발표한 성명서입니다.


<주4> 국토해양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사실 왜곡에 항의하여 5월 27일에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입니다.


<주5> 박석순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 김이태 연구원이 <다음 아고라>에서 직접 반박한 내용입니다. <다음 아고라>에는 본인이 삭제한 것으로 되어 있어서, <서프라이즈>(http://www.seoprise.com)에서 옮겼습니다. 박석순 교수의 발언 부분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 내용입니다.


<주6>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6월 9일 오전 11시 청와대 근처에 있는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김이태 연구원 공익제보 지지, 한반도 대운하 철회, 연구 자율성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운하 추진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김이태 연구원을 앞장서 지키겠다고 결의했습니다. 그 때 발표한 기자회견문입니다.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6월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게 됩니다. 이미 확인된 국민의 여론은 80% 이상이 대운하를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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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 24 = 46

오늘 저녁 7시부터 24시 30분까지

우리집에 모여서

떠들고 먹고 마시고

또 마시고 먹고 하다가 간 사람이 도합 46명이다.

어른 22, 아이들 24.

 

그래도 반갑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치우고 자야 하니까 일단 흔적이라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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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당신은 몇 명의 이름을 부르며 살고 있습니까? '팀장님!', '저기요~', '엄마야?'에서 '야!'에 이르기까지 이름을 대체할 만한 수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기억하는 건, 행인1과 그를 구별하는 첫 번째 신호탄인 셈입니다. 누군가에게 붙은 고유한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 인물의 기운이 담겨있기 마련이지요."

 

아침에 무심하게 신문을 보다가 덜컥 눈에 밟히는 구절이 이것이었다. '당신은 몇 명의 이름을 부르며 살고 있습니까?' 살아오면서 참 많은 이름들을 부르며 살았다. 대학시절까지 친구들의 일상적인 별명조차 무시하고 이름만 부르곤 했는데, 피씨통신으로 사람들과 사귀면서 아이디가 슬그머니 이름을 자처하고 나서기 시작했고, 한 때의 직책이 이름을 대신하기도 했다. 산오리, 바두기, 날세동 같은 이름들이 앞의 것이라면, 권부, 연부, 꽉부 같은 이름은 뒤의 예가 되겠다.

 

내가 만난 사람들, 무수히 많고, 삼사십년 전의 이름일지라도 기억에서 지워진 사람은 거의 없다. "나의 연인은 하나지만 남몰래 그리던 님들은 열손가락이 모자라고, 또한 나의 벗들은, 동무들은 셀 수가 없습니다." 20년도 더 지난 옛날에, 논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감사의 글에 나는 감히 이렇게 썼었다. 그 때 셀 수 없이 많았던 그 이름들은 지금은 전지구적으로 흩어져 살고 있지만, 내 머리 속에 내 가슴에 뜨겁게 살아 있다. 그리고 그 때 무수했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살아왔으니 어떨 땐 내 머리와 내 심장이 터지지나 않을까 하는 실없는 소리를 스스로 하곤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게 좋은 사람들이고 그만큼 그 이름들이 소중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언젠가 내가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될지 모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나치고 스치는 한 사람 한 사람 또한 얼마나 귀한 존재들인가.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이름을 알고 모르는 것의 차이인듯 싶다.

 

여지없이 취해서 들어온 다음날 아침, 신문 기사 한조각에서도 내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취가 느껴져서 한마디 썼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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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날

술을 물처럼 마시면

속절없이 취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젠

짧은 시간에 세 팀과 조우했고

제각기 사연은 출중했으므로

술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여

일찌감치 취해서 귀가했고

 

집에 와서는

혹시라도 취하여 늦잠잘까 걱정하여

밀가루 입힌 말린 고추를 튀기고

쇠고기고추장볶음과

쥐눈이콩조림을 챙겨서

미리 도시락 반찬으로 준비하고야 잠들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반쯤 채운 더운 물에 몸을 가두고

눈 감고 가만히 생각한다.

 

술 취했으면 자야지

세상 없어도 자야지

아침에 일찍도 일어났는데 뭔 걱정?

취해서 뜨거운 식용유라도 엎었으면 어쩔 뻔 했어?

도시락이야 하루쯤 건너뛰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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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화

어젯밤,

나는 아직 초저녁인 자정 직전에

전화가 걸려왔다.

 

2-3년에 한번쯤 술 마시고

개인적으로는 일년에 두어번 전화로 얘기하는 사이,

연구소의 오래된 벗님께서(음, 그는 부서장이다^^)

 

술 많이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꼽아보며

전화를 걸었더니

다른 두 사람은 자다가 깨서 받더라면서......

 

보고 싶어서 그랬단다.

당장 보자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네 엘리베이터를 탈 거라고 했다.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기약할 순 없지만

다시 보자고 했다.

둘 다 유쾌하게 웃으면서 전화는 끝났다.

 

휴대폰이 있었으면

필시 그 전화를 받았어야 할 또 다른 벗이여,

이같은 일은 시샘하거나 약올라 해도 뭐라 하지 않으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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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하루

1.

꽃이 핀다

 

                            문태준

 

뜰이 고요하다

꽃이 피는 동안은

 

하루가 볕바른 마루 같다

 

맨살의 하늘이

해종일

꽃 속으로 들어간다

꽃의 입시울이 젖는다

 

하늘이

향기 나는 알을

꽃 속에 슬어놓는다

 

그리운 이 만나는 일 저처럼이면 좋다.

 

2.

올해 들어 제일 춥다는 날

대전역 집회(11:30)에 갔다가

여의도 집회(14:00)에 갔다가(끝나고 도착)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비정규권리선언자대회(16:00)에 갔다가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돌아왔다.

 

아내는 이렇게 추운 날 서울까지 집회를 가야 하느냐고 했고

누구는, 복잡한 서울에서의 일은 서울사람들한테 맡기자고 하며 웃었는데,

몹시 추운 날이라서

이렇게 추운 날엔 나 하나라도 더 가서

다같이 추위 좀 녹여보자는 심정으로 기어이 갔다.

 

춥더라.

추워도 다들 열심이더라.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채울 만큼

촛불집회 한창일 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연설이나 노래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플랭카드를 펼쳐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선언을 다함께 읽어갈 때

뭉클한 그 무엇이 내 혈관을 타고 흐르더라.

 

열심히 팔뚝질을 했다.

 

3.

너무 춥다고

우리 노조 동지들 여럿이 몸 좀 녹이자고 도중에 자리를 비웠는데

끝나기 직전에 경찰들이 덥쳐서

행사장이 엉망이 되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욕해봤자 내 입만 더러워지니 끙끙 참자.

 

<사진: 참세상>

 

4.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갔다.

4권의 시집을 샀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하나하나 읽었다.

그 중의 한 편이 위에 소개한 것이고.

 

오늘 이벤트 중에

비정규직 철폐의 염원을 담아

꽃을 하나씩 꽂아 글씨를 꾸미는 것이 있었는데

나도 한 송이 들고 가서 정성껏 꽂았는데

경찰이 여지없이 군화발로 짓밟았다.

 

<참세상 사진 일부 편집한 것>

 

짓밟힌 꽃들, 짓밟힌 꿈들, 짓밟힌 권리들, 짓밟힌 사람들,

그래도 다시 피는 꽃들, 일어서는 사람들,

생각하며 시를 다시 읽는다.

 

우리에게 '볕바른 마루'같은 날은 언제나 올까?

 

5.

그래봤자 비정규직 투쟁에서 나는 아직 아무 것도 아니다.

내 주변의 비정규직 동지들의 절실한 요구들도 알아채지 못하고

온몸 던져 같이 싸우지도 않고

무엇 하나 제대로 쟁취하지도 못하고

빙글빙글 제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진들 어찌 용서가 되리...

 

6.

비정규직노동자 권리선언

○ 하나, 분할당하고 차별당하지 않을 권리
○ 하나, 비정규악법을 폐기하고, 비정규직이 일반화되는 사회를 거부할 권리
○ 하나, 비정규악법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해고되지 않을 권리
○ 하나, 불안정 노동 철폐와 비정규악법 폐기를 위해 ‘스스로’ 나서서 투쟁하고 연대할 권리
○ 하나, 죽지 않고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권리
○ 하나, 초과노동 없이 생활 가능한 임금을 받을 권리
○ 하나, 실질적인 사용자가 노동법상 책임을!
○ 하나, 노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근로기준법, 사회보험 적용!
○ 하나,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권리
○ 하나, 정치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할 권리
○ 하나, 노동하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생계를 보장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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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서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지만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어쩌다 한 번씩 겪을 때마다

내 마음 속에서는

어쩌자고 매번 태풍이 일고 격랑이 몰아치고

밤낮으로 혼자서 끙끙 앓게 되는지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그 까닭을 모르겠다.

 

내가 아직 철들지 않았다는 증거라면

그저 싫어하거나 피하기만 할 일은 아니겠지만

때론 지나치게 생각이 많은 내가 낯설고

차라리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것들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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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실린 김준 동지 추모글

[가신이의발자취] 김준, 그곳은 투명하더이까

김준 전 공공연구노조 산기평 부지부장

 
 

한겨레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23쪽에 실림

 
 
 
» 김준(40)씨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2003년 평가원의 기술료 500억원 부당사용을 폭로해 해고당했다. 그는 이듬해 법원에서 승소해 복직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공익제보자 모임 창립을 주도했다.
 
산자부 내부고발로 벼랑끝 삶
당신의 열정·사랑 이어가려오

 

한참을 망설입니다. 소중한 동지를 다시 떠올려보니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할지 한꺼번에 너무 많았던 일이 떠오릅니다. 항상 밝은 동안으로 웃음과 재치로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동료들의 영어선생님, 동시통역사도 마다않더니 국제공공부문노동조합연맹(PSI) 국제회의에 공공연맹 대표로 여러번 참가하였습니다.

 

동료의 어려움과 비정규직의 고통을 마치 자기 일인 양 먼저 생각하고 발 벗고 나섰습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자, 부조리와 부패를 바로잡아 보자고 무척 노력하였습니다.

 

수년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예산 493억원의 부당전용에 대한 내부 고발로 삶은 더욱 치열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보복성 직위해제, 개인 휴업명령, 정리해고를 당하였으나 모두 하나같이 부당하다고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비리와 부패의 구조를 척결하는데 앞장서 그 결실로(UN) 반부패연맹 한국본부 ‘투명사회기여상’(2004년), 흥사단 ‘투명상’(2006년), 국가청렴위원회 추천 ‘국무총리상’(2007년)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2006년 316일간의 공공기관 최장기 파업에서도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와 불굴의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암(림프종 3기)이 발병하였지만 여전히 그 많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일에서와 같이 몹쓸 암과 처절하게 투병생활을 할 때 우리 모두 가슴을 졸이긴 했지만 그 강인한 열정으로 결국 이겨내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 많은 법원 서류를 거침없이 써내려가 매번 승소하듯이 몹쓸 병마를 이겨내리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 모두의 소망도 뒤로 한 채 떠나갔습니다. 허망합니다.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남을 돕는 일에는 무한한 사랑으로 그리고 일과 투쟁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살다간 당신, 진정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는 넓은 사랑과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당신을 그리며 어리지만 늠름한 당신의 아들 태영과 함께 마음을 붙잡아 봅니다.

 

                                                                       2008년 11월27일, 양평 갑산공원묘지에

                                                                                            김준 동지를 홀로 두고 온 날

 

                              안형수(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전 지부장) 드림


 
기사등록 : 2008-11-28 오후 06:44:58 기사수정 : 2008-11-28 오후 06: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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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했던 동지여...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부고] 고 김준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에 관련된 글.

 

 

 

김준 동지.

당신의 뜨거운 눈빛은 아직도 우리 가슴에서 형형하게 타오르고 있는데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피를 나누고 40년 생애를 고스란히 간직해온 가족과 친지들의 오열,

사랑하는 아내 이선희와의 평생의 약속과

씩씩하고 튼튼하게 믿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는 아들 태영의 모습,

태영이가 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보고 있습니까?


세상의 온갖 신산스러운 추억까지 공유해온 오래된 벗들의 통곡,

노동자 민중이 모두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부패와 비리를 뿌리 뽑아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316일의 파업과 7년의 투쟁을 통해 뼛속까지 사무치게 서로에 대한 믿음을 확인했던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21명의 동지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우리 조합원들이 애타게 찾는 목소리를 여기 두고,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테헤란로를 떠도는 바람은 당신의 숨결입니까?

달리는 차량들의 분주한 경적소리가 당신의 목소리입니까?

벌거벗은 11월의 가로수 사이로 하늘이 걸리고

그 뒤편에서 말없이 떠올라 우리를 지켜보는 태양은 당신의 웃음입니까?

마치 영화의 스크린처럼 온 세상을 담아내는 이즈음의 짙은 새벽안개,

안개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이 도시의 또렷또렷한 이목구비가 당신의 얼굴입니까?

오늘 이 시간, 세상의 모든 존재는 바로 김준 동지 당신입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곧 당신입니다.


김준 동지.

우리는 당신과 함께 했던 일들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1998년 11월, 꼭 10년 전 이맘때였습니다.

당신은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의 사무국장을 맡아서

현업의 일과 노동조합의 일을 반반씩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는데,

당신은 사무국장으로서의 업무가 더 중요한 것이라면서 책상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옮겼습니다.

그 때의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책임지고 실천하는 당신의 모습은 그 후로도 한결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연구원으로서의 맡은 바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을

지금껏 우리는 본 적이 없습니다.


김준 동지.

당신의 치열했던 생애, 그 중에서도 특히 지난 10년은 참 불꽃같은 삶이었습니다.

정부에 맞서서, 국민의 돈 500억원을 부당하게 집행하는 정부에 감히 맞서서,

2002년 이후 7년간 온몸을 바쳐 투쟁에 앞장서 왔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이 투쟁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개인 휴업명령과 정리해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당신은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당신과 우리 동지들이 옳았음을 판결로 증명했고,

UN 반부패연맹 한국본부 ‘투명사회기여상’, 2006년 흥사단 투명상,

국가청렴위 추천 국무총리상 수상 등 이 사회가 당신의 의로움에 함께 했습니다.


2004년, 산업기술센터 13층에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을 때,

사무실 안쪽 우리 눈높이쯤 되는 곳에 쓰였던 경구(警句)를 동지는 기억합니까?

이성으로 비관하더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정부와 사용자의 탄압은 가혹하고 엄중하고 끝을 알 수 없었던 그 때,

혹시라도 우리가 약해질까봐 누군가 걱정이 되었던가 봅니다.

그 때 동지는 그 말뜻을 우리한테 풀어주고는 했습니다.

김준 동지.

우리는 이성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우리들 의지, 힘을 모아 하나씩 헤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당신이 살고자 했던 세상,

당신이 꿈꾸었던 세계,

당신이 가고자 했던 미래,

오늘 이 순간 우리의 꿈과 소망과 포부로 이어받겠습니다.


김준 동지.

혹여 남겨 두었을지도 모르는 당신 몫의 일일랑 이젠 거두고

오로지 당신을 그리는 가족과 벗들과 동지들의 사랑만 보듬고

평화롭고 평등한 새 세상에서 고이 잠드소서.

우리 모두, 동지를 사랑합니다.


고이고이 잠드소서


2008년 11월 27일



 

68년  1월 서울 출생

95년 12월 산업기술정책연구소 기술협력부 연구원 입사

98년 11월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3대 사무국장

98년 12월 PSI(국제공공부문노동조합연맹)국제회의 공공연맹 대표로 참가

03년  7월 내부고발(기술료 500억 부당사용) 당사자로 보복성 직위해제

03년 11월, 12월 개인휴업명령 및 경영악화 명목 보복성 정리해고: 이후 서울지노위, 서울중앙지법 등 내부고발의심 해고무효 확인

04년 10월 서울중앙지법 해고무효소송 승소 후 복직

04년 12월 UN 반부패연맹 한국본부 “투명사회기여상” 수상

06년  2월 ~ 12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316일간 파업투쟁

06년  9월 “나부터 정직하게 다함께 투명사회” 2006년 흥사단 투명상 수상

07년  3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8대 부지부장

07년  5월 국무총리상 수상(국가청렴위 추천)

07년  9월 최초 암 발병(혈액암 일종 림프종 3기) 및 항암치료 시작

08년  3월 완전관해(완쾌)로 판정되었으나 2주 후 재발병

08년  4월 ~ 9월 항암치료 다시 시작, 자가조혈모 이식수술

08년 11월 18일 여의도 성모병원 재입원(합병증 폐렴 증세 악화)

08년 11월 25일 새벽 4시 45분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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