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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비 오는 날

  • 등록일
    2004/12/27 22:11
  • 수정일
    2004/12/27 22:11
물 묻은 손바닥에 지난 십년 고된 우리의 삶이 맺혀 쓰리다 이 하루나마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아내의 죽음 위에 돋은 잔디에 꿇어앉다


왜 헛됨이 있겠느냐 밤마다 당신은 내게 와서 말했으나 지쳤구나 나는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비틀대는 걸음 겁먹은 목청이 부끄러워 우산 뒤에 몸을 숨기고 소매 끝에 밴 땟자국을 본다 내 둘레에 엉킨 생활의 끄나풀을 본다 삶은 고달프고 올바른 삶은 더욱 힘겨운데 힘을 내라 힘을 내라고 오히려 당신이 내게 외쳐대는 이곳 국방산 그 한 꼴짜기 서러운 무덤에 종일 구절구절 비가 오는 날 이 하루나마 지쳐 쓰러지려는 몸을 세워 마음놓고 통곡하리라 신경림 시전집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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