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04년도 이땅에 모든 것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타살하였다.

  • 등록일
    2004/12/28 18:35
  • 수정일
    2004/12/28 18:35
작년 말 한진중공업 김주익위원장의 28호 타워크레인에서의 죽음이 1주년,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 열사의 분신, 세원테크 위원장의 분신... 그리고 김주익 열사가 위원장으로 있던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열사의 외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산 한진중공업에서 비정규직노동자 김춘봉씨가 계단 난간에서 목을 매 자살하였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들었다. 김춘봉 열사.... 2004년도 조용히 지나가지 않는다.


2004년 또 열사의 외침을 들었다. 비통함을 넘어 가슴이 미어진다. 오늘 유서가 나왔다고 라디오에서 방송을 들었다. 비정규직노동자 김춘봉 열사의 유서에서 "다시는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는 말에서 열사가 얼마나 뼈가 사무쳤을까? 정규직이 대체 뭐길래... 다시는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 메아리가 되어 머리를 맴돈다. 할말이 없다. 2004년이 채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김춘봉 열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촉탁계약직 재개약을 앞두고 있는 심정에 열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짐작만 해본다. 내가 그 당사자 입장이라도 망막했을 것이다. 현장에 와도 재미가 없다는 배달호 열사의 유서.... 비정규직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을 보호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민주노총 또한 비정규직 현실에 있어 선엄적 수준 이외엔 아무런 행동을 조직하지 못하는 현실.... 노동자들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나뉘어진 상황은 참 하늘과 땅 차이라는 소리를 들어왔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는 상황이라 그 처절함은 모르겠다. 비정규직노동자가 처한 현실에 우린 너무나 말로만 투쟁을 외치지 않았는지... 생명은 고귀하다고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명은 참 하찮다. 노동자가 자신의 처한 상황을 온몸으로 알리기 위해 자결하였지만.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써있는 "한진중공업 비정규직 노동자 김춘봉씨 스스로 목매달아 자결"이라는 문구가 눈에 거슬린다. 진상조사를 통해 열사인지 아닌지 구분해서 그런지.... 김춘봉 열사도 아니구 노동자라 표한다. 죽어서도 진상조사를 받아야 하나... 유서까지 나온 마당에... 열사는 누가 붙여 주는가? 한진중공업 내가 알기론 모든 부당함에 대항하거나 사회적 타살을 받은 이는 노동운동 차원에서 열사라 칭하지 않았던가? 분신을 하거나 할복 자해를 하지 않고 죽어 그냥 노동자라 말하는 것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래 이게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현실이다. 노동운동에서도 박일수 열사가 죽어서까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당해야 했던 그 수모가 김춘봉 열사에 까지 이어진다. 죽어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노동자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쓰인 글귀가 계속 눈에 거슬린다. 그래 그래 비정규직 노동자가 언제부터 대접받아왔나.... 작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조차 이용석 열사가 숨졌을때 참관하던 노동자들이 묵념을 하자는데도 회의 운영상 안건을 처리하고 가자고 했던 민주노총위원장의 모습에서 비정규직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대의원들이 조합원을 제일 무서워하여야 하지만 막상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 대의원 장소에서의 어깔린 반응...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하지만 우리내 판에서도 상식은 관례와 회칙이라는 틀거리에 귀속된지 이미 오래다. 비정규지노동자의 죽음은 예견되었던 죽음이다. 이 땅 모든 것들이 김춘봉 열사를 타살하였다. 난 모든 사회로부터의 무관심에 방치된 비정규직노동자 김춘봉 열사의 넋을 기린다. 이주노동자의 죽음 또한 우리 얼마나 무관심 하였던가? 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나도 타살의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생각만 하였을 뿐 어떠한 행동도 못한 내가 한심스럽다. 뭘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열사의 칭호를 붙여주는가? 의문이 든다. 간장 오타맨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