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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6/26
    [시/김용택] 뜬구름
    간장 오타맨...
  2. 2005/06/23
    [시/도종환] 쑥갓꽃
    간장 오타맨...
  3. 2005/06/18
    [시/정호승] 누더기
    간장 오타맨...
  4. 2005/06/18
    [시/임연] 피 흘리는 꽃
    간장 오타맨...
  5. 2005/06/14
    [시/김용택] 시를 쓰다가
    간장 오타맨...

[시/나희덕] 저 물결 하나

  • 등록일
    2005/07/01 08:23
  • 수정일
    2005/07/01 08:23

한강 철교를 건너는 동안
잔물결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다
얼마 안 되는 보증금을 빼서 서울을 떠난 후
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한강,
어제의 내가 그 강물에 뒤척이고 있었다
한 뼘쯤 솟았다 내려앉는 물결들,
서울에 사는 동안 내게 지분이 있었다면
저 물결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결, 일으켜
열 번이 넘게 이삿짐을 쌌고
물결, 일으켜
물새 같은 아이 둘을 업어 길렀다
사랑도 물결, 처럼
사소하게 일었다 스러지곤 했다
더는 걸을 수 없는 무릎을 일으켜 세운 것도
저 낮은 물결, 위에서였다
숱한 목숨들이 일렁이며 흘러가는 이 도시에서
뒤척이며, 뒤척이며, 그러나
같은 자리로 내려앉는 법이 없는
저 물결, 위에 쌓았다 허문 날들이 있었다
거대한 점묘화 같은 서울,
물결, 하나가 반짝이며 내게 말을 건넨다
저 물결을 일으켜 또 어디로 갈 것인가


             -----『사라진 손바닥 』(문학과지성사)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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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용택] 뜬구름

  • 등록일
    2005/06/26 23:38
  • 수정일
    2005/06/26 23:38
구름처럼 심심하게 하루가 또 간다 아득하다 이따금 바람이 풀잎들을 건들고 지나가지만 그냥 바람이다 유리창에 턱을 괴고 앉아 밖을 본다. 산, 구름, 하늘, 호수, 나무 운동장 끝에서 창우와 다회가 이마를 마주대고 흙장난을 하고 있다. 호수에 물이 저렇게 가득한데 세상에, 세상이 이렇게 무의미하다니 *** 김용택 나무 시집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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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쑥갓꽃

  • 등록일
    2005/06/23 01:06
  • 수정일
    2005/06/23 01:06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오히려 조용히 핀다 한두 해를 살다가도 꽃은 오히려 꼿꼿하게 핀다 쓰리고 아린 것들 대궁 속에 저며 두고 샛노랗게 피어나는 쑥갓꽃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아우성치지 않고 핀다 ***** 도종환 시집 사람의 마을에 꽃이 핀다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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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호승] 누더기

  • 등록일
    2005/06/18 22:33
  • 수정일
    2005/06/18 22:33

당신도 속초 바닷가를 혼자 헤맨 적이 있을 것이다
바다로 가지 않고
노천횟집 지붕 위를 맴도는 갈매기들과 하염없이 놀다가
저녁이 찾아오기도 전에 여관에 들어
벽에 옷을 걸어놓은 적이 있을 것이다
잠은 이루지 못하고
휴대폰은 꺼놓고
우두커니 벽에 결어놓은 옷을 한없이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무인등대의 연분홍 불빛이 되어
한번쯤 오징어잡이배를 뜨겁게 껴안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먼동이 트고
설악이 걸어와 똑똑 여관의 창을 두드릴 때
당신도 설악의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같이 묵묵히 등을 쓸어주는
설악의 말 없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은
바다가 보이는 여관방에 누더기 한 벌 걸어놓은 일이라고
누더기도 입으면 따뜻하다고

                                               ****** 시와 시학 2005년 여름호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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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임연] 피 흘리는 꽃

  • 등록일
    2005/06/18 22:21
  • 수정일
    2005/06/18 22:21

*** 해방글터에 시를 퍼날라 옴.



겨우내 얼었던 손
이제 겨우 봄 햇살에 녹이려는데
지금, 자본의 차가운 바람끝은 매섭다
정맥의 굵은 외침이
질긴 하루를 매달고
휘황한 불빛이 별처럼 반짝이는데
살아갈 희망의 등불 켜고
서릿발 같은 보도블록에 씨를 심는다
뜨거운 눈물이
언 땅을 녹이고
다부진 결의가 햇빛이 되어
단단한 도시에
거부하는 자본에
피 흘리는 꽃이 되었다

피 흘리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피 흘리지 않은 투쟁이 어디 있으랴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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