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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5/13
    [시/도종환] 그들 속의 나
    간장 오타맨...
  2. 2005/05/13
    [시/도종환] 운동의 추억
    간장 오타맨...
  3. 2005/05/10
    [시/도종환] 어릴때 내 꿈은
    간장 오타맨...
  4. 2005/05/09
    [시/도종환] 귀가(2)
    간장 오타맨...
  5. 2005/05/05
    [시/이육사] 황 혼
    간장 오타맨...

[시/도종환]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 등록일
    2005/05/15 10:46
  • 수정일
    2005/05/15 10:46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빗발이 멈추면 나도 멈출까

몰라 이 세상이 멀어서 아직은 몰라

아픔이 다하면 나도 다할까

눈물이 마르면 나도 마를까

석삼년을 생각해도 아직은 몰라

닫은 마음 풀리면 나도 풀릴까

젖은 구름 풀리면 나도 풀릴까

몰라 만은 말이 많아서 아직은 몰라

하늘 가는 길이 멀어 아직은 몰라

 

*****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도종환 시집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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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그들 속의 나

  • 등록일
    2005/05/13 12:33
  • 수정일
    2005/05/13 12:33
** 도종환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 12권을 인터파크에서 주문한 것이 오늘 배달왔다. 흐뭇 그자체이다. 매달 시집이나 산문집을 한두권씩 읽기로 했는데 요즘 도통 시간이 나지 않아 책을 사지 않다가 그냥 충동구매 형태로 서핑하여 시집과 산문집을 샀다. 흐뭇 그 자체이다. 이동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고, 작가의 생각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산문집과 시집을 읽는 것이 어떤 책을 읽는 것보다 재미나다. 그림이 그려지는 풍경 또한 상상의 나래이다. ------ 길을 걷다 이십년 전에 알던 사람을 만나는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삼십년 전 또는 그보다 더 기구한 시절에 만났던 사람도 보게 된다 살아서 만나지 못하는 사람 중에도 어느 시절 어느 한때 만났던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방황하던 시절 얼굴을 덮던 긴 머리칼에 묻혀간 내 젊은날을 기억하는 이 있을 것이다 절망에 그늘진 눈매와'내 뒤에 버티고 섰던 죄악의 어두운 그림자 상처받은 짐승이 되어 울부짓던 몸짓들을 충격처럼 기억하고 있는 이가 있을 것이다 고요한 아침에 나를 만났던 이도 있고 광기의 밤과 흔들리는 횃불 아래서 나를 만났던 이도 있을 것이다 감사와 기쁨으로 손잡았던 이도 있고 편견과 미움으로 나를 보았던 이도 있을 것이다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동안 나를 만났던 이는 어땠을까 한낮의 햇살 속에서 꽃길 거닐 때 나를 만난 사람은 어떠했을까 바람 부는 세월의 바다에서 또 몇십년 파도와 뱃전이 되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 하나의 얼굴 하나의 표정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파도처럼 솟았다 물방울처럼 흩어진 수많은 나여 모든 나여 ****** 도종환 시집 부드러운 직선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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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운동의 추억

  • 등록일
    2005/05/13 12:11
  • 수정일
    2005/05/13 12:11
추억으로 운동을 이야기하는 사람 많다 운동한 기간보다 운동을 이야기하는 기간이 더 긴 사람이 있다 몸으로 부닥친 시간보다 말로 풀어놓는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운동 현재가 없는 운동을 현재로 끌어오는 그들의 공허함 *****도종환 시집 부드러운 직선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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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어릴때 내 꿈은

  • 등록일
    2005/05/10 14:42
  • 수정일
    2005/05/10 14:42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 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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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귀가

  • 등록일
    2005/05/09 20:38
  • 수정일
    2005/05/09 20:38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별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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