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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3/20
    [시/도종환] 독도
    간장 오타맨...
  2. 2005/03/15
    [시/도종환] 다시 떠나는 날
    간장 오타맨...
  3. 2005/03/15
    [시/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간장 오타맨...
  4. 2005/03/15
    [시/도종환]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간장 오타맨...
  5. 2005/03/14
    [시/신경림] 갈대
    간장 오타맨...

[시/문태준] 맨발

  • 등록일
    2005/03/21 10:28
  • 수정일
    2005/03/21 10:28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 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로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시집 <맨발>(창비.200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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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독도

  • 등록일
    2005/03/20 08:34
  • 수정일
    2005/03/20 08:34
우리에게 역사 있기를 기다리며 수백만 년 저리디 저린 외로움 안고 살아온 섬 동도가 서도에 아침 그림자를 뉘이고 서도가 동도에게 저녁 달빛 나누어 주며 그렇게 저희끼리 다독이며 살아온 섬 촛대바위가 폭풍을 견디면 장군바위도 파도를 이기고 벼랑의 풀들이 빗줄기 받아 그 중 거센 것을 안으로 삭여내면 바닷가 바위들 형제처럼 어깨를 겯고 눈보라에 맞서며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서로를 지켜온 섬 땅채송화 해국 술패랭이 이런 꽃의 씨앗처럼 세상 욕심 다 버린 것 외로움이란 외로움 다 이길 수 있는 것들만 폭풍우의 등을 타고 오거나 바다 건너 날아와 꽃 피는 섬 사람 많은 대처에선 볼 수 없게 된지 오래인 녹색 비둘기 한 쌍 몰래 날아와 둥지 틀다 가거나 바다 깊은 곳에서 외로움이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해조류떼가 저희끼리 손끝을 간지르며 모여 사는 곳 그런 걸 아는 사람 몇몇 바다 건너와 물질하며 살거나 백두산 버금가는 가슴으로 용솟음치며 이 나라 역사와 함께 해온 섬 홀로 맨 끝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시린 일인지 고고하게 사는 일이 얼마나 눈물겨운 일인지 알게 하는 섬 아,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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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다시 떠나는 날

  • 등록일
    2005/03/15 22:17
  • 수정일
    2005/03/15 22:17
깊은 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물고기처럼 험한 기슭에 꽃 피우길 무서워하지 않는 꽃처럼 길 떠나면 산맥 앞에서도 날개짓 멈추지 않는 새들처럼 그대 절망케 한 것들을 두려워하지만은 않기로 꼼짝 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두기로 산맥 앞에서도 바람 앞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기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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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 등록일
    2005/03/15 01:10
  • 수정일
    2005/03/15 01:10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고등학교 국어생활 / 한국교육미디어) 에 대하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사람은 강한 것 같아도 실상은 약한 존재다. 힘차고 당당하고 굳건한 면을 가지고 있어도 돌아서서 혼자가 되었을 때는 참 약하기 그지없는 면이 있다는 것을 제일 잘 아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수없이 결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도 혼자서는 많이 흔들린다. 이 결정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갈등하고 괴로워한다. 꽃 한 송이가 피는 일도 그렇다. 어려서 아주 작을 때는 작은 대로 바람에 흔들리며, 자라고 조금 더 컸을 때는 그 만큼의 크기로 흔들린다.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는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떤 꽃들도 다 젖으며 피는 것이다. 바람에 시달리고 비에 젖으며 시련 속에서 피는 것이다. 피할 길 없는 빗줄기에 젖어 아름다운 꽃송이가 초라하게 변하고 외롭고 두렵고 비참한 모습이 되기도 하면서 꽃 한 송이가 피는 것이다. 사랑도 그렇다. 수없이 갈등하고 괴로워하고 흔들리면서 사랑의 길을 가는 것이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그저 순탄하게만 가는 사랑은 없다. ‘그만 두어 버릴까.’ ‘이쯤에서 돌아서야 하는 것은 아닐까.’ 수없이 그런 생각을 하며 걸어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다. 이 땅에 곧게만 찍히는 발자국은 없다. 모래 위를 걸어간 내 발자국을 되돌아 보라. 눈 위를 곧게 걸어갔다고 생각한 내 발자국을 돌아 보라. 그 발자국은 아무리 똑바로 걸었다고 생각해도 비뚤비뚤 흔들려 있다. 그게 우리 인생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늘 흔들리는 채로 있는 꽃은 없다는 것이다. 흔들리다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줄기를 위로 올린다는 것이다. 줄기를 위로 올릴 때는 돌아와 있을 때이다. 늘 젖은 채로 피어 있는 꽃은 없다. 그 빗줄기, 그 이슬방울을 제 삶의 양식으로 바꾸어 그것이 아름다운 빛깔을 만드는 힘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고 자신을 탓하지 말고 이게 솔직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흔들리는 채로 있지는 말자. 수없이 제 자리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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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종환]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 등록일
    2005/03/15 00:36
  • 수정일
    2005/03/15 00:36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그대 마음의 눈녹지 않는 그늘 한쪽을 나도 함께 아파하며 바라보고 있지만 그대여 우리가 아직도 아픔 속에만 있을 수는 없다 슬픔만을 말하지 말자 돌아서면 혼자 우는 그대 눈물을 우리도 알지만 머나먼 길 홀로 가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 않은가 눈물로 가는 길 피 흘리며 가야 하는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밤도 가고 있는지 그대도 알고 있지 않은가 벗이여 어서 고개를 들자 머리를 흔들고 우리 서로 언 손을 잡고 다시 얼어서 가자 그대여 아직도 절망이라고만 말하지 말자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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