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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3/28
    [시/류인서] 그 남자의 방
    간장 오타맨...
  2. 2005/03/28
    문듯(2)
    간장 오타맨...
  3. 2005/03/27
    “안심해. 해가 뜨듯, 좋은 세상이 와”
    간장 오타맨...
  4. 2005/03/27
    "무서운 건 쓰나미가 아니라 가난"
    간장 오타맨...
  5. 2005/03/27
    "치외법권지역 삼성왕국이 대한민국에 존재"
    간장 오타맨...

[시/ 도종환] 가죽나무

  • 등록일
    2005/03/29 22:04
  • 수정일
    2005/03/29 22:04
* 이 글은 노란리본님의 [참으로 오묘한 "순간"] 에 관련된 글입니다.

*** 정양 공간에 글을 읽다. 시하나 찾아 트랙백 걸어본다. 이 시가 글과 매치되어 내 공간에 걸쳐 놓는다.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것을 안다 내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꼬여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 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 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 짝을 잘라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는 그것도 기쁨이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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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운 과거

  • 등록일
    2005/03/29 11:22
  • 수정일
    2005/03/29 11:22
도종환 시인을 시집과 산문집을 사서 읽거나 산문을 홈페이지에서 글을 읽는다. 사람이 살아나가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가슴과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 마음이 부자인 사람.... 도시생활이 어떠했는지 그냥 뒤로 하고 시골 한 공가에 집을 짖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 이 시인을 알게되었던 것은... 나와 동년내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면 한번쯤 대해 보았을 시... 접시꽃 당신... 영화로 나왔다. 중학교, 고등학교때 사춘기라 멋부리고 그럴때 시가 눈에 들어오더니 나가지 않았다. 같은 짝을 이루던 짝궁이 읽었던 홀로서기, 접시꽃 당신, 그리고 김수영, 신동엽 등 시들 그때는 뭔 소린지 모르고 그냥 가슴이 아름답게 장식되었다. 따스한 봄길 시한수 읽고 길을 걷는데 혼자 취해 햇볕이 마냥 밝게만 보이고 온통 사람들이 환하게 보였던 그 시절.... 나도 그 당시가 존재하였음을 시라는 매개를 통해 각인한다. 살면서 때로는 힘들때 뒤를 돌아보며 회상을 한다. 간혹 그렇지 않고 현실에 머물고 정체되어 머리가 복잡할때도 많지만 그러나 되도록이면 뒤를 돌아보고자 한다. 그때 그래도 나에게 힘이 되는 것은 무슨 뜻인지 모르는 글자 뜻이 있으되 생각의 깊이에 따라 달리 다가오는 시와 산문... 수필들이 삶의 지표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고리타분한 책을 읽기전에 꼭 시집 한개를 읽고나서 읽으면 그나마 글 읽기가 수월해 진다. 지식을 담기보다는 지식을 인식하는 과정이기에 책을 마음으로 받는 자세가 중요함을 잠시나마 사고하게 된다. 시 읽기와 산문을 보면서 글을 쓴 이의 의도 또한 발견하다. 어찌보면 모든 책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광장과도 같다. 그 광장을 갖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서 글은 누구의 말이 아니 삶의 총체라 생각을 해본다. 오늘 도종환 글에서 오는 봄 그러나 그 봄을 이루는 소소한 생명의 귀함...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함께 살다 지는 존재임을 일깨워 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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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날

  • 등록일
    2005/03/29 11:04
  • 수정일
    2005/03/29 11:04
봄 산을 넘다 ‘아!’ 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연두색 물감에다 흰색을 조금 섞어 붓끝으로 톡톡톡 찍어 놓은 것 같은 나무들. 그건 신갈나무 갈참나무 같은 참나무류의 새로 돋는 잎들일 겁니다. 바로 아래에 짙은 녹색의 소나무 잎들이 뒤를 받쳐주고 있어 더욱 싱싱하게 연록색으로 빛나는 새 잎의 신선한 채도. 그 사이에 분홍색에다 흰색을 많이 섞어 옅은 연분홍으로 가볍게 칠한 산벚나무들. 골짜기에는 직선의 줄기를 쭉쭉 뻗은 낙엽송 군락. 가까운 산발치에는 희디흰 조팝나무 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는 이토록 아름다운 산의 풍경은 누가 그린 것일까요.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요. 자연의 힘, 생명의 힘, 신의 손길에 감탄하며 저절로 머리 숙이게 됩니다. 뭉글뭉글 솟아오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우듬지의 곡선들을 손으로 쓰다듬어 보고 싶어집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산가의 사계절 풍경 중에 봄의 신록을 으뜸으로 칩니다. 계절별로 두 가지 풍경씩을 선택해 팔경을 삼았는데 그 중 첫째가 봄 산의 신록입니다. 신록이 연록색 깃발을 드는 것을 신호로 산벚나무 꽃이 피고 이어서 자두나무, 앵두, 뜰보리수나무, 배나무가 흰색 분홍색의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골짜기 물이 더욱 맑고 힘차게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붓꽃잎이 쑥쑥 솟아나고 상사화가 단검처럼 빳빳한 줄기를 세우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합니다. 단도직입. 그렇습니다. 그 옆에 앉아 있으면 상사화 잎은 단도직입으로 대답을 요구합니다. 겨우내 혼자 지켜온 고독의 성에 백기를 꽂을 걸 요구합니다. 상사화가 여기저기서 푸른 칼을 들이대고 앞산에선 나무의 대군이 신록의 창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에 갇혀 나는 그만 무장해제 당하기 직전의 외로운 병사 같습니다. 그런 날은 정말 사과꽃을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상현달 새벽하늘 위에 서늘히 떠 있는 모습을 누군가와 같이 보았으면 싶습니다. 모란꽃 여린 순들이 손가락을 들어 수화로 내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숨겨진 뜻을 혼자서는 풀지 못하겠습니다. 봄은 이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꽃 피고 만개하여 이 땅에 아름다운 꽃 향기 가득한 날, 나는 한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는 잡보장경의 한 구절을 떠올립니다. 사람들이 망가지기 쉬운 것이 역경 속에서가 아니라 역경을 이기고 난 뒤 긴장이 풀린 시기입니다. 적과 싸우며 나라를 지켜낸 인물들 중에는 전쟁이 끝난 뒤에 동지에 의해 배신당하거나 적이 아닌 동지의 손에 죽는 이가 많았습니다. 함께 싸워내야 할 적이 사라지거나 공동의 목표가 없어진 뒤에는 내부의 분열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절 중에는 겨울을 이기고 난 봄철이 그렇습니다. 게을러지고 해이해지는 것도 이때입니다. 한 생애를 사는 동안 우리가 맞닥뜨린 경계 중에서 우리를 가로막는 역경계 앞에서는 분노를 조심하고 순탄하게 풀려나가는 순경계 앞에서는 탐심을 경계하라고 스님들은 가르치십니다. 인간은 의외로 어리석은 데가 있어서, 일이 잘 풀리는 시기에는 욕심이 생기고 의욕이 넘치며 그것이 과욕을 불러오고 바로 그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꽃 중에도 화려하고 현란한 꽃을 피워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꽃은 대체로 수명이 짧다고 식물학자들은 말합니다. 자연 속에 살면서 아름다운 건 생존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그 꽃이 성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수꽃은 강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암꽃은 예뻐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매혹적인 색과 향기를 만들어 내는 물질을 끝없이 생산해 내고, 그리하여 더욱 확실하게 씨앗을 잉태할 수 있게 되지만, 꽃을 피우고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 때문에 그렇지 못한 나무들에 비해 수명이 짧다는 것입니다. 피는 꽃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벌써 지는 꽃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는 꽃만 축복이 아니라 지는 꽃도 축복입니다. 꽃이 피는 날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꽃이 지는 날도 소중하다는 걸 꽃은 알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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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석유곤로가 생각난다.

  • 등록일
    2005/03/29 01:36
  • 수정일
    2005/03/29 01:36
오늘따라 석유곤로가 생각난다. 늘 심지를 갈아 끼우기 위해 석유곤로 수리하는 아저씨를 불렀던 기억.... 자취를 하던 그 산동네 어김없이 나타나 석유 심지를 갈아주시던 아저씨가 눈에 아른 거린다. 그 석유곤로 기름이 흔건히 적시고 난 후 양철냄비에 달걀 하나 풀어 끓여먹던 라면이 오늘 따라 먹고 싶다. 지금은 가스렌지다 오븐이다 이런 것으로 온통 치장되고 산동네에 흉물로 휘엉찬란하게 위용을 자랑하는 그 아파트 사는 사람들... 석유곤로의 행복을 알까.... 연탄불에 밥하면 늘 시간타임을 못맞추면 밥이 타서 탄내음 나는 밥을 먹곤하던 그때.... 석유곤로가 들어와서 행복하였던 기억... 밥할때도 양철냄비가 타들어가면 불을 조절하여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그 기억.... 연탄불은 연탄 집개로 각을 세워 양철냄비를 높낮이를 맞춰가면서 밥 뜸을 들여야 했는데... 석유곤로는 심지의 높낮이에 따라 불을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라면도 잘 끓여지고 콩나물국 두부국 지글지글 끓이거나 오뎅과 덴뿌라 반찬 만들어 도시락 쌀때도 좋은 벗이었다. 석유곤로와 양철 후라이팬 코딩이 벗껴지면 아랫동네에 사는 석유곤로 아저씨를 부르면 코딩을 말끔히 해주셔서 새것 같아 신나하던 그때.... 그런 석유곤로가 생각난다. 간혹 석유가 떨어져서 석유를 사러갈때 빼고는 우리에게 자신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심지를 태워 기꺼에 우리게 양질의 불을 제공해 주던 그 석유곤로... 오늘 따라 갑자기 생각이 난다. 석유곤로에 라면 끓여먹고 싶다. 그 둥그렇고 평퍼짐한 면이 부엌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그 석유곤로는 지금 가스렌지보다 더한 행복을 가져다준 생활의 벗이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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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박규리] 치자꽃 설화

  • 등록일
    2005/03/29 01:26
  • 수정일
    2005/03/29 01:26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에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 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번도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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