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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 오타맨...
  2. 200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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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 오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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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 오타맨...
  4. 2004/10/08
    주인장님의 글을 읽고...
    간장 오타맨...
  5. 2004/10/08
    [시/김남주] 벗에게
    간장 오타맨...

짤막한 단상....

  • 등록일
    2004/09/20 23:13
  • 수정일
    2004/09/20 23:13

진보넷 블로그가 생기고 난 후 지인들의 공간에 쓴 글과 이전 통신모임에 올려놓았던 글을 하나둘씩 올려 놓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간혹 살면서 문듯 스쳐 지나가는 흔적을 여기에 남기기도 하고 이전에 무슨 고민을 하였던가 옛날 쓴 글을 읽으면서 회상을 해본다. 그리고 요즘 시집을 사서 읽은 시를 이곳에 옮기기도 하구.... 그냥 몇안되는 이곳 진보네 블로그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훔쳐보면서 나와 대조하거나 비교하면서 힘을 받거나 주제넘게 참견도 한다.(어느 공간엔 글마다 가서 참견을 하지 그래도 사람냄세 풋풋한 공간에 가서 참견하는 것도 때론 미안스럽다.... 남의 삶에 참견한다는 것이 머슥해서... 소심하니까 그런가 보다.... 지식이 없어 사안에 대한 글들은 잘 읽히지 않는다. 다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노동사안에 대해서는 참견을 많이 해볼까 생각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 몇몇 블로그에 대한 글에 대해 트랙백을 걸어 내 생각을 정리해 보았느나 글을 날려 엄두를 내지 않고 있다... 뭐 고심해서 쓴 글을 날리는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니 이제 아예 이에 대한 글을 쓰지 않고, 그냥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오타를 날려가면서 써내려 가고자 한다.)



 

진보네 블로그를 만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은 이런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찾아오는 이는 없어도 내가 찾아갈 곳이 많고, 참견할 곳도 몇몇 곳이 있다, 그러나 참견하면서도 머리 속엔 웬지모를 미안한 감이 있어 자제할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이 곳에 링크 시켜논 곳보다 주로 나에게 답글을 남겨준 이 공간을 중심으로 찾아가 인사를 나누다 글을 만나 참견을 한다. 내 참견이 그들에게 불쾌감은 주지 않을까라는 조심성도 종종 든다. 그래서 편안하게 덧글 쓰기가 때론 미안타... 역시 소심남이였어.... 어쩌랴 성격상 남이 불편을 느낄까봐 조심스러운 생각을 가지는게... 누군가의 일기장을 본다는 것이 이상하기 그지 없지만... 블로그란 것은 남과 나를 이어주는 이야기 장이기에 가능하지 않나 판단해 본다. 이 글을 빌어 주제 넘게 참견이 심하였다면 죄송하였다는 말을 남겨봅니다.

 

워낙 아는게 없어 다방면에 대한 지식을 나열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내 이야기와  생각들을 써내려 간다. 

 

나는 블로그를 만들면서 재미난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초기엔 하였다. 그러나 재미난 이야기를 하기에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리 한가롭거나 여유롭지 않다. 이에 난 방향을 선외하여 나에 대한 이야기와 내 주관으로 바라보는 세상사를 이 공간에 쓰고자 한다., 그리고 시와 산문 수필은 내 기분에 따라 올리고자 한다. 그리고 이 곳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내가 끌적이는 낙서장.... 학교다닐때 학생회나 동아리에 있었던 날적이로 이용코자 한다.

나를 위한 공간으로 이 곳을 가꾸고자 한다.

 

내가 바라는 세상... 나의 머리속의 인식.... 내가 좋아하는 글.... 내가 사랑하는 노동자들의 삶들을 이 곳에 퍼나르기너 끌적이거나 써내려 가고자 한다. 남들보다 한가롭기에 가능하다. 바쁘게 살아가지 않아서... 그래도 좋다.

 

고민하는 이들의 글을 난 좋아한다. 자신을 들어낼 수 있는 글을 좋아한다. 그리고 삶이 배겨난 글을 좋아한다. 과거의 회상도 좋아한다. 나를 보여주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려운 이 시대...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 치열한 삶과 즐거운 일을 훔쳐보면서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행복함을 공동으로 나누고 있는 것 같아 정겹다. 

깊은 산을 등산해 본 이라면 알 것이다. 초면인 사람들이 서로의 등산을 격려하면서 서로의 산행에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면서 산행을 즐기는 모습을... 블로그도 그렇다. 오프라인 모임도 하는 분이 있지만. 난 이 공간에서 서로 자신의 블로그 방에서 온라인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어주는 모임...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어떠하리라는 짐작을 해보면서 그 공간의 글을 읽어내는 느낌,... 이를 즐길지도... 아마 즐기는 것이겠다. 나와 견주어 보기도 하구.,.. 그래서 혹자만의 독백이 다른이와 공유되는 것도 이 공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그래서 내 모습중에 일부분이라도 이 공간에 서투른 글이지만 흔적으로 남긴다. 내 삶의 과정 조각조각들을 이공간에 뿌려 놓았다. 전체는 아니지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사람과 사람이 장벽으로 가려진 삭막한 도시에서 진보네 블로그는 나에게 있어 탈출구요... 대화를 위한 창구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공간.... 내 고민도 그래서 이 공간에 흔적으로 남겼다. 나를 위해... 이후 내가 이때의 일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도록.. 진보네 블로그는 나의 기록소이다.

 

내 삶을 조망할....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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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권정생] 강아지똥

  • 등록일
    2004/09/20 21:15
  • 수정일
    2004/09/20 21:15

EBS에서 어른들이 읽는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을 이곳 다솜공부방 서재에서 끄내어 읽어보고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생명을 가지지 않는 미물이지만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권정생 선생님의 글에서 따스함과 사물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자연에 대한 따스한 온정을 느껴보았답니다. 이곳에서 읽고 싶었던 글을 읽어 기분이 좋군요.

이에 내 공간에 두고두고 읽고자 퍼올 립니다.

---------------------------------------------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

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

강아지똥이에요.

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보더니

강아지똥 곁에 내려앉아 콕콕 쪼면서

"똥!, 똥! 에그, 더러워......"

하면서 날아가 버렸어요.

"뭐야! 내가 똥이라고? 더럽다고?"

강아지똥은 화도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어요.



바로 저만치 소달구지 바퀴 자국에서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고 빙듯 웃었어요.

"뭐 땜에 웃니, 넌?"

강아지똥이 화가 나서 대들 듯이 물었어요.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 부르니?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강아지똥은 그만 "으앙!"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

 

한참이 지났어요.

"강아지똥아, 내가 잘못했어. 그만. 울지마."

흙덩이가 정답게 강아지똥을 달래었어요.

"......."

"정말은 내가 너보다 더 흉축하고 더러울지 몰라...."

흙덩이가 얘기를 시작하자.

강아지똥도 어느 새 울음을 그치고 귀를 기울였어요.

 

"... 본래 나는 저어쪽 산비탈 밭에서

곡식도 가꾸고 채소도 키웠지.

여름엔 보랏빛 하얀빛 감자꽃도 피우고...."

"그런데 왜 여기 와서 뒹굴고 있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내가 아주 나쁜 짓을 했거든.

지난 여름,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무척 심했지.

그 때 내가 키우던 아기 고추를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죽게 해 버렸단다."

"어머나! 가여워라."

"그래서 이렇게 벌을 받아 달구지에 실려오다가 떨어진 거야.

난 이젠 끝장이야."

그 때 저쪽에서 소달구지가 덜컹거리며 오더니 갑자기 멈추었어요.

 

"아니, 이건 우리 밭 흙이잖아?

어제 싣고 오다가 떨어뜨린 모양이군.

도로 밭에 갖다 놓아야지."

소달구지 아저씨는 흙덩이를 소중하게 주워 담았어요.

 

소달구지가 흙덩이를 싣고 가 버리자

강아지똥 혼자 남았어요.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 텐데....."

강아지똥은 쓸쓸하게 혼자서 중얼거렸어요.

 

겨울이 가고 봄이 왔어요.

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 열두 마리를 데리고

지나다가 강아지똥을 들여다봤어요.

"암만 봐도 먹을 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 모두 찌꺼기 뿐이야."

어미닭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가 버렸어요.

 

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

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ㅤㄸㅗㄷ아났어요.

"너는 뭐니?"

강아지똥이 물었어요.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얼마만큼 예쁘니? 하늘의 별만큼 고우니?"

"그래, 방실방실 빛나."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래애..... 그렇구나...."

강이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

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

"....."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내가 거름이 되다니?"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어머나! 그러니? 정말 그러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끼뻣던지

민들레 싹을 함껏 껴안아 버렸어요.

 

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

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

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

줄기를 타고 올라가 ㅤㄲㅗㅍ봉오리를 맺었어요.

 

꽃이 한창인 어느 날.

민들레 싹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

향긋한 꽃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저 나갔어요.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어요.

 

                          강아지똥/ 글/ 권정생, 그림/ 정승각/ 민들레 그림책 1/ 길벗어린이

 

간장 오타맨이...

 

P.S  그림 동화인데 그림을 올리지 못하였군요... 아쉽습니다. 조카들이 있다면 조카책을 뺏어서 잃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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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림] 밤비

  • 등록일
    2004/09/20 20:39
  • 수정일
    2004/09/20 20:39

산동네에 오는 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라

골목골목 어두운 데만 찾아다니며

땅 잃고 쫒겨온 늙은이들

한숨으로 잦아들기도 하고

날품팔고 지쳐 누운 자식들

울분이 되어 되맺히기도 한다.

산동네에서 듣는 남도 육자배기는

느린 진양조 밤비 소리라



세월한테 자식 빼앗긴 아낙네

숨죽인 울음이 되어 떠돌기도 하고

그 자식들의 원혼이 되어

빈 나뭇가지에 오는 밤비는

진양조 구성진 남도 육자배기는

방범등 불빛 얼비치는 골목길

땅바닥에 돌층계에 얼룩진 땅

우리들의 땀 그 땀 피가 되어

벌겋게 살아나게도 하고

슬레이트 지붕에 블록 담벽에 밴

우리들의 한숨 우리들의 울분

함성이 되어 온동네에 퍼지게도 한다.

 

                                                         신경림 집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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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그 씁쓸함...

  • 등록일
    2004/09/20 17:26
  • 수정일
    2004/09/20 17:26

한겨레신문 사설에서 "평화적 핵활동 성과 거두려면"이라는 사설을 읽고 놀라지 아니할 수 없다.(난 핵은 지구상에 사라져야할 물질이라 생각한다. 에너지로서도 핵은 사용되지 말아야 하며, 핵자체가 없는 지구가 되어야 한다. 핵 자체는 지구를 파괴시킬 가공할 무기이다. 에너지라 하기엔 핵의 위험은 너무나 가혹하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건... 그리고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에서 우린 확인하지 않았던가... 한겨레신문 사설을 보며 한겨레 또한 관제 언론의 길을 걷고 있지 않나 의심이 간다. 난 김대중 정부 출범 후 관제언론화 되어가는 한겨레신문을 읽지 않고 있다. 한겨레신문 또한 다른 언론과 무엇이 다른가... 조중동이라는 수구꼴동 세력 언론이 있어 한겨레가 다소 부각되어 질 뿐이다. 한겨레는 쁘띠부르주아를 대변하기 위한 신문에 지나지 않는다. 간혹 시민사회단체 소식을 많이 싫는 것 이외에 차별성은 없다. 다만 수구꼴통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궂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핵이라는 것이 원래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재인가? 선진국을 보라 원자력발전소를 스스로 폐기시키고 있는 마당에 전력 난이라는 이유로 원자력을 활용하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정부 태도와 한겨레 사설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

 

사회 政論直筆을 하기 위한 국민주와 언론사 해고기사를 중심으로 출발한 한겨레신문...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정신과 이념도 퇴색되어져 간다. 당연한 현상이다. 운동적 구심 또한 희석화되었는데 한겨레신문이라고 뭐 바뀌지 않겠나. 그러나 그 출발은 한겨레가 추구하는 이상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한겨레신문을 보면서 일관된 내용 입장이 희석화되어진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다만, 사회현상에 대한 正讀集筆만을 바랄뿐이다.

 

아래는 오늘자 인터넷한겨레 사설이다.

과연 타당한지 의구심이 간다. 씁쓸함...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이 아직도 함성이 가시지 않는 지금.... 과연 정부의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4원칙을 통한 평화적이고 미래지향적 핵 연구가 될 수 있을까? 국민이 전혀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이사안이... 정녕 그 뜻대로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정부가 18일 발표한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4원칙’은 일부 과학자들의 핵물질 실험으로 불거진 국제사회의 핵 의혹 해소를 위해 비핵화 의지와 핵 투명성 높이기를 재천명하면서 동시에 핵의 평화적 이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핵무기를 개발·보유하지 않겠다는 비핵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4원칙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핵 투명성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전력의 40%를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할 정도로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우리 현실에서 국제원자력기구와 협조해 투명한 절차를 밟아 평화적이고 미래지향적 핵 연구를 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의 발표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아직 가시지 않은데다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 지나치게 핵 의혹을 부풀리는 점이 있어, 이를 차단하고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국제사회가 우리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납득하게 하려면 정부가 실천을 통해 핵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첫 관문인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가 사무총장의 ‘심각한 우려’ 표명 선에서 더 나아가지 않고 사찰 결과를 지켜보기로 한 것은 일단 다행이다. 2차 사찰단이 어제 방한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으므로 적극 협력해 받지 않아도 될 오해를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11월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공식 보고서를 채택해 핵 의혹을 말끔히 털어낼 때까지 조금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가 평화적 핵 활동을 인정받으려면 국제사회의 신뢰가 기본이다. 국제사회에서 핵 모범국으로 공인받을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핵 관련 국제규정을 성실히 준수해 신뢰를 쌓는 것과 함께 국내적으로 원자력 연구활동을 통할·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춰 불가측성을 최대한 없애는 일도 중요하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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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드렸을까

  • 등록일
    2004/09/20 13:11
  • 수정일
    2004/09/20 13:11

내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드렸을까
- 시골집배원의 섬마을 이야기 
 

 


                                                                                                                     편집부 editor@digitalmal.com
 
월간 말 신간 안내 보도자료

 

▶ 함성주 글 /신국판변형(151×216)/280쪽/값9,000원/9월13일 초판발행/비소설 에세이 인생이야기 isbn 89-90748-16-× 03810
금년 추석에는 이 책을 읽고 고향에 갑시다. 고향의 기억을 오롯이 되살려낸 이 책을 읽고 가면 고향이 사뭇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휴일이라 의무적으로 가는 고향길이 아니라 정말 애터져 그리운 고향이기에 작년 방문길과는 그 걸음걸이가 아주 다를 것입니다.
▶ 현직 시골집배원(영광군 홍농우체국)이자 생태해설가로 활발히 살고 있는 한 사내의 열두 살 유년의 섬마을 이야기. 그리고 절망에 빠진 오늘의 고향에 희망을 불어넣는 이야기.
▶ 각 장마다 편지마당 마련. 오랜만에 어머니, 아버지, 벗들에게 편지를 써서 책과 함께 띄우자.
▶ 교사와 학생이 함께 읽으면 교육효과가 클 것이다. 옛고향의 생활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기에.
▶ 추석을 맞아 고향 가는 사람들의 필독서. 나와 함께했던 가족과 고향 사람들이 떠오른다.
▶ 오늘의 고향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시골집배원이 목소리 높여 외치는 책.




 

월간말 출판부 : 서울시 용산구 효창동 동호빌딩 5층, 담당 : 김서정(3270-2735)

 

 

1. 출간 의의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 시골고향은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라 농촌체험과 생태체험을 하는 학습의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연과 농촌을 가르치려는 어른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현재 우리의 시골고향은 산업적으로 보면 정말 먹고살기 힘든 농사일, 삶의 터로 보면 영원히 머물러 살기 힘든 소외지역일 뿐이다. 그러나 그곳에도 엄연히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이 생명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전남 신안의 작은 섬 재원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현재 영광군 홍농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남들과 다른 세밀한 기억력의 소유자다. 그가 따듯한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잊혀진 고향의 풍경을 되살려내고, 현재의 고향이 어떠한지를 사실적으로 그려 놓았다.

어른들에게는 유년의 기억을, 농촌경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의미의 생태적인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도 있다.

 

 

2. 구성

 

▶ 앞마당 “내가 살던 고향이 그립습니다”에는 ‘어머니의 부엌’을 비롯한 12개의 이야기들이 엮어져 있다. 밥상, 문 바르기, 뒷간, 명절날 목욕하기, 학교, 메주 등에 얽힌 가족과 고향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전부리 사계(四季)에는 어린 시절의 먹거리가 맛깔스럽게 소개되어 있다. “쉬어가는 마당” ‘도꾸의 묵언’에는 처음 암태도에서 집배원을 시작했을 때 인연을 맺은 개 이야기다. 그리고 뒷마당 “지금 내가 사는 새 고향입니다”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모여 있다. 오늘날 고향의 풍경이 섬뜩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꽃향기가 없는 카네이션’ ‘너무나, 너무나 쓸쓸한 어르신들’ 등이다.

▶ 각 장 끝마다 ‘편지마당’이 있다. 어머니, 아버지, 친구들 혹은 어린 시절 함께했던 물건, 가축 등에 대해 펜으로 한번씩 쓰게끔 되어 있다. 펜으로 한번 써봄으로써 저자의 고향을 자신의 고향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한 편지를 써서 어머니나 벗들에게 책을 보내도 뜻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3. 차례 및 주요 본문

 

▶ 재원도를 아시나요 : 저자의 고향인 신안군 임자면 재원도에 대한 스케치
목포로 전학 나온 열두 살 때, 할머니께서 시장에서 사오신 배추에 앉아 있던 조그만 청개구리가 제가 생전 처음 보는 개구리였습니다.(5쪽)

앞마당 : 내가 살던 고향이 그립습니다

▶ 어머니의 부엌 : 섬마을 부엌에서 밥을 짓던 어머니에 대한 회상
가끔 울퉁불퉁한 양은 그릇에 싸라락거리며 보리쌀 씻는 소리나, 톡톡거리며 나무 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곤 했는데, 엉금엉금 기어가 밥상문의 문고리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문턱을 짚은 채 찡그린 얼굴로 억지 눈을 뜨고 내다보면 어김없이 어머니의 얼굴은 감빛으로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언제 일어나셨는지 비땅(부지깽이)으로 땔나무를 이리저리 들춰가며 밥을 하고 계셨지요.(19쪽)

 

▶ 문 바르던 날의 수묵화 : 태양담배 물고 문 바르던 아버지를 그리며
그렇게 창호지를 다 벗기고 나면, 아버지께서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문살을 햇살 좋은 돌담에 기대어 세워두셨습니다. 그리고 토방에 앉아 창호지를 가위로 자르기 시작하셨습니다. 입에 태양담배를 문 채로 말이지요. 파랗고 하얀 담배연기가 햇살에 작은 입자까지 들켜가며 아버지 눈으로 들어가면, 아버지께서는 얼굴을 찡그리시면서도 담배를 재떨이에 올려놓는 일없이 끝까지 다 태우셨습니다.(32쪽)

 

▶ 술 익는 집 : 집에서 술을 담가 먹던 방법과 술에 얽힌 가족의 풍경 소개
한겨울밤, 아버지께서 “술 한 그릇 퍼온나” 하시면 큰 양푼과 수저 하나를 들고 뛰어나가, 항아리 뚜껑 위에 쌓인 눈을 걷어내고 술을 퍼서 방으로 가져갑니다. 말이 술이지 아직 물을 붓고 체에 거르지 않은 상태여서, 온 식구가 모여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뱃속이 뜨듯해질 뿐 그다지 취기가 오르지도 않는 훌륭한 간식거리였지요.(44쪽)

 

▶ 어머니의 밥상 : 식사예절과 밥시중을 들면서 초라하기만한 어머니의 밥상에 대한 이야기. 어머니는 상의 크기가 작았기에 반찬의 가짓수도 적은 상에 앉아서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것도 부엌으로 난 작은 문 앞에 앉아 식사하시며, 물 달라는 할머니의 시중을, 김치 더 퍼오라는 아버지의 시중을, 밥 더 달라는 제 시중을 부엌을 들락거리며 매 끼마다 들어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머니께서는 항상 물에 밥을 말아 식사하셨고, 포기로 담근 김장김치를 식구들 먹기 편한 크기로 찢어주시느라 젓가락은 아예 쥐지도 않으셨습니다. 김치 찢고 난 손가락을 ‘쪽’ 소리나게 빨아 드시는 것을 반찬으로 삼으셨지요.(58쪽)

 

▶ 사라져버린 것들 : 깡통 복숭아, 손톱깎이, 병마개, 목함성냥 등에 얽힌 추억
화들짝 놀라 이미 깡통 속에 들어가 2차 범행을 저지르던 손가락을 급하게 빼내는 순간, 섬뜩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깡통에 손을 베인 것이지요. 하지만 아버지께 다친 모습을 보이게 되면, 무슨 짓을 하다 다쳤는지를 들키게 될 것이 ‘종자 고구마 갉아먹은 놈이 쥐’라는 것보다 더 빤한 일인지라, 피 뚝뚝 떨어지는 손가락을 감싸쥐고 뒷문으로 냅다 달아났습니다. 그날 저녁 밥상머리에서 할머니의 은은한 미소는 다친 제 손가락에 내려앉아 떠날 줄 몰랐습니다.(64~65쪽)

 

▶ 또 하나의 가족 : 소, 염소, 개, 돼지, 고양이, 닭 등 가축과 함께했던 그 시절
저녁상에 돼지가 올라오면 또 한번 눈물이 났습니다. 아침까지 눈 맞췄던 살아 있던 돼지가 죽은 고기가 되어 상에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불쌍한지요. 얼마나 안쓰러운지요.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하지만 저는 울면서도 그 고기를 먹었습니다. 그럴 때면 아버지는 “저 놈이 저렇게 맛있게 처먹을람서 울고 불고 지랄을 했구마” 하시며 핀잔을 주셨지만, 어쩝니까, 먹고 싶은것을요.(92쪽)

 

▶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드렸을까 : 추석과 설날, 일년에 두 번 목욕하던 이야기
지수를 씻어주다 떠오른, 아비가 되어서야 궁금해진 것이 하나 있는데요, 바닷일에, 농사에, 밥이며 빨래 청소까지 다 하시고, 명절음식 장만까지 준비하셔야 했고, 차례로 네 형제들을 허리 굽혀 씻겨주시던 제 어머니의 등 말입니다. 당신의 손이 닿지 않는 제 어머니의 등은 어떻게 닦으셨을까요.(113쪽)

 

▶ 혹, 고무신에 맞아본 적 있습니까 : 고무신을 통해 본 옛고향의 풍경
“어어……” 소리만 내며 계속 맞던 영만이의 코에서는 급기야 피가 흘렀고, 반항할 틈은커녕 숨쉴 틈도 주지 않고 작심한 듯 휘갈기는 혜순이의 고무신은 매번 짝짝 소리를 내며 영만이의 등이며 팔뚝이며 얼굴 위에서 튀어올랐습니다. 땅바닥에 누워 꺽꺽대며 제대로 울지도 못하는 영만이를 뒤로하고 명남이를 잡아끌어 걷던 혜순이. 혜순이가 이겼으면서도 왜 우는지를 그때는 몰랐지만, 그날의 기억은 너무 선명해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121~122쪽)

 

▶ 귀신이 사라진 변소 : 옛 고향의 화장실 문화에 대한 여러 이야기
두드러기가 나면 형은 옷이 다 벗겨진 채 아버지 손에 끌려 변소로 갔습니다. 아버지는 변소 지붕에서 보릿짚을 한줌 뽑아들고 변소 앞에 쪼그리고 앉아 짚에 불을 붙이셨습니다. 보릿짚은 순식간에 변소를 밝히며 연기를 내뿜었지요. 그러면 아버지는 큰형이 그 짚 사이로 폴짝폴짝 뛰며 건너다니게 하셨지요. “중도 고기 묵은대야. 중도 고기 묵은대야(중도 고기를 먹느냐).” 아버지는 무당처럼 주문을 외며 큰형 몸에 소금을 뿌리셨고, 똥빗자루로 형의 몸을 쓸어내리셨습니다.(134쪽)

 

▶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 프린트 숙제, 연필, 책받침, 위생 검사, 국민체조, 청소 등의 이야기

숙제로 나눠줄 문제지 작성이 끝나면 얼멍얼멍한 모기장 같은 천이 있는 네모난 틀에 그 기름종이를 붙이셨지요. 그러고 나서 옆에 놓인 고무판에 까맣고 끈끈한 잉크를 따르신 후, 네모난 틀 아래에 ‘갱노지’라고 부르던 누런 종이를 깔고, 널따란 롤러로 문지르시면 한 장 한 장 거짓말처럼 똑같은 숙제가 찍히고는 했습니다. 그 네모난 틀은 곧추서 있는 막대기에 고무줄로 묶여 있어서, 선생님이 롤러로 한번 문지르시고 나면 위로 올라가고, 곁에 서 있던 저는 그 틈에 인쇄된 프린트를 한 장씩 빼내는 게 일이었지요.(145쪽)

 

▶ 메주 쑤던 날의 삽화 : 메주 쑤기, 간장 담그기, 된장 만들기 등의 풍경
힘겹게 올라가는 어머니의 도굿대가 겨울하늘 날랜 구름들을 쫓아내면, 콩이 묻은 도굿대에서도 어머니의 이마에서도 옅은 김이 나와 다시 구름의 빈자리를 메우곤 했습니다. 적당히 빻고 나면 울퉁불퉁한 절구통 안에 박혀 있는 콩을 솔잎으로 긁어내셨는데, 어머니는 항상 절반 정도만 긁어내시고 나머지는 먹성 좋은 셋째가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165~166쪽)

 

▶ 주전부리 사계(四季) : 보리똥나무, 앵두, 소라, 운저리, 으름, 칡, 김, 동백꽃 등에 얽힌 이야기

-동네 어른들은 육지 사람들이 쟁피를 실어가는 모습을 보고 “무식헌 놈들이 품 베린다(노동력 낭비한다)” 하시며 끼던 팔짱은, 나중에 그 쟁피를 육지 사람들은 ‘춘란’이라고 부르며 어떤 것은 한 뿌리에 그때 돈으로 몇백만 원씩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호미를 쥐고 부랴부랴 산에 올라가며 풀렸습니다.(176~177쪽)

-볕 좋은 담벼락에 기대 하루쯤 세워두면 삐득삐득하게 말라가며 박제처럼 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봐야 여남은 장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우습게 보이는 한 장의 김이 얼마나 귀했고, 50장을 묶어야 한 톳이 되는데 겨울 한철에 스무 톳 넘게 땄던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207쪽)

 

쉬어가는 마당 : 도꾸의 묵언 - 암태도로 처음 집배원 발령 받아 가서 겪은 개와의 인연

도꾸의 배가 불러움을 막 느낄 즈음, 저는 영광으로 발령을 받아 짧은 섬생활을 곱게 접어서 이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휴가 받아서 꼭 한번 보러 가야지 하고 마음먹은 게 벌써 6년째입니다. 제 머리에 자리하기 시작한 흰 머리만큼 도꾸도 많이 늙었겠지요.(228쪽)

뒷마당 : 지금 내가 사는 새 고향입니다

▶ 꽃향기가 없는 카네이션 : 요즘 어버이날 풍경에 대한 쓴소리
여름 휴가철이면 농사도 한창 바쁠 때입니다. 여름에 내려와서 예쁜 내 새끼 모기 물렸다고 약 바르며 호들갑 떨지 말고, 파리 모기 없는 어버이날에 내려와서 농사일이나 좀 거들다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여름에 낼 수 있는 휴가, 어버이날엔 못 냅니까?(238쪽)

 

▶ 살가운 우편물이 그립습니다 : 채권회수 회사에서 발송하는 우편물이 늘어난 세상을 개탄하며
증시 부양책도 좋고, 부동산 안정대책도 좋고, 경기 부양책도 좋습니다. 다 잘살아야지요. 그런데 힘없는 농민들은 이대로 도태시킬 심산인가요? 다 떠나고 텅 빈 농촌에 러브호텔 농사지을 생각인가요? 농민들에게 집 뺏고 땅 뺏어서 거기에 주말농장 지을 계획인가요? 허리 굽은 노인들마저 돌아가시고 나면 중국에서 농민 수입해다 농사시킬 겁니까?(248~249쪽)

 

▶ 너무나, 너무나 쓸쓸한 어르신들 :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농촌
집집의 내막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도 드물 테고, 집배원들은 배달을 위해서 매일 지나야 하는 길이니, 지나는 길에 홀로 사는 노인들이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린 사람들에게 매일 들러서 건강도 챙기고 일도 보아드리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책상머리에 앉아서 서류 검토하는 사회복지사도 늘려야겠지만, 집배원들을 많이 뽑아서 일을 좀 덜어주고, 그만큼 소외 계층의 복지 증진에 힘쓰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258쪽)

 

▶ 몸뚱아리가 아퍼 죽겄어 : 병원버스 운행 중단에 대한 항의의 변
병원버스 타고 나가, 시장도 보고 볼일도 보는 어르신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버스회사에서 보는 피해도 적지 않겠지요.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보건지소 하나 없는 마을에 살면서, 군내버스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아파도 참아야 하는 건가요.(264쪽)

 

▶ 평화로운 고향땅에 살고 싶습니다 : 순진한 사람들 속여서 실속 챙기는 사람 사라져야
눈을 무섭게 부릅뜨고 한참을 따지던 그들이 훈계조(?)로 말했습니다. “우체부면 배달이나 똑바로 해.” 그래도 화가 안 풀리는지 그들은 차 문을 쾅 닫고 시꺼먼 매연을 제게 뿜어내고 갔습니다. 참 화가 났습니다. 잡힌 목이 얼얼해서가 아니라, 동네에 단 한 사람이라도 세상 물정에 밝은 젊은이가 있었다면 그들이 그렇게 태연하게 바가지를 씌우려 들지는 못했을 터인데 말입니다.(275쪽)

 

저자 소개 : 함성주

저는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에서 태어났습니다. … 수업을 거의 받지 않는 체육특기자치고 국어시험 하나는 잘 봤습니다만, 모범생보다는 문제아에 더 가까웠다는 점은 열일곱 살 때 가출하여 기름바지 입은 프레스공이었던 것이 대신 말해줍니다. 그후 수은이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모른 채 형광등 만드는 공장에서 1년 넘게 일했고, 술시중 드는 웨이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 학비 때문에 주말이나 방학마다 막노동을 했지요. 졸업하고 나서 지금도 이름 쟁쟁한 ㄹ사에 합격하여 화이트칼라도 아니고 블루칼라도 아닌 어중간한 스카이칼라로 밥벌이하다가, 바쁘고 빠듯한 도시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건설회사 경리로 일해보기도 하고, 자유로운 직업을 찾다가 영업사원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 직업, 시골의 집배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즐겁습니다. 저처럼 보잘것없는 사람이, 아무 가진 것 없이 누군가에게 사소한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일, 그리고 정신이 자유로운 일, 하루하루가 이렇게 즐거운데 월급까지 받아야 하는 게 미안하기까지 한 이 일, 하늘이 주신 천직입니다.

… 철없습니다. 뜨거운 아스팔트길을 가로질러 건너가다 헤매는 뱀을 위해 도로를 가로막고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고 … 차창 밖으로 미친놈 소리를 던져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철없는 사람들입니다. 평생 시골 집배원으로 살다 퇴직금 받아서 섬에 들어가 흙집 짓고 호롱불 아래에서 자연인으로 살다가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래서 천연염색, 차 만들기, 전통 서민가옥, 술 담그기, 농사일 등은 제 관심사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제게 시달립니다.


"차례"

재원도를 아시나요

앞마당 : 내가 살던 고향이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부엌
문 바르던 날의 수묵화
술 익는 집
어머니의 밥상
사라져버린 것들
또 하나의 가족
어머니의 등은 누가 닦아드렸을까
혹, 고무신에 맞아본 적 있습니까
귀신이 사라진 변소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메주 쑤던 날의 삽화
주전부리 사계(四季)

쉬어가는 마당
도꾸의 묵언

뒷마당 : 내가 사는 새 고향입니다
꽃향기가 없는 카네이션
살가운 우편물이 그립습니다
너무나, 너무나 쓸쓸한 어르신들
몸뚱아리가 아퍼 죽겄어
평화로운 고향땅에 살고 싶습니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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